[삼육人] 배우 사강, 질문을 시작하다

대학원 사회복지·디지털 통합돌봄학과 석사 취득
‘사람중심계획(PCP)’과 ‘플로리싱’에서 삶의 지지대 찾아
“연기와 사회복지 접목할 것”

▲ 배우 사강이 14일 학위수여식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뒤 캠퍼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살다 보면 내가 계획하지 않은 방향으로 삶이 흘러가는 시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개인적으로 삶을 다시 정리해야 하는 시간을 지나왔고, 그 과정에서 ‘앞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때 공부가 저에게 중요한 지지대가 됐습니다.”

1996년 데뷔 이래 대중의 폭넓은 사랑을 받아온 배우 사강(본명 홍유진)이 지난 14일 교내 요한관 홍명기홀에서 열린 ‘2025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석사모를 썼다. 지난해 우리 대학 대학원 사회복지·디지털 통합돌봄학과(계약학과) 석사과정 1기생으로 입학하며 교내외의 이목을 끈 지 1년 만이다.

고등학생 시절 드라마 ‘머나먼 나라’로 데뷔한 그는 ‘인어 아가씨’, ‘소울메이트’, ‘왕의 여자‘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쳤다. 가정을 꾸린 뒤 육아에 전념하며 잠시 휴지기를 갖기도 했으나, 2019년 성공적으로 복귀해 최근까지 ‘우주메리미’,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등에 출연하며 변함없는 연기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삶은 때로 정해진 대본을 벗어나 낯선 무대로 우리를 이끌곤 한다. 불가항력적인 변화 앞에서도 그는 주저앉아 멈추는 대신, 스스로에게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당차게 삶의 다음 장을 열어젖혔다. 타인의 시선이 머무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에서 한 걸음 물러나, 타인의 삶을 가장 깊숙이 살피고 이해해야 하는 ‘사회복지학’을 새로운 업으로 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학위수여식 직후, 삼육대 커뮤니케이션팀이 그와 서면으로 마주했다. 광복절 연휴가 지나고 그가 보내온 답변은 마치 오랫동안 꾹꾹 눌러쓴 일기장처럼 차분하고 단단했다. 삶이 낸 길을 따라 제2의 인생을 묵묵히 걷기 시작한 ‘석사 홍유진’의 이야기를 전한다.

▲ 14일 교내 요한관 홍명기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을 마친 후, 배우 사강(왼쪽)이 지도교수인 윤재영 교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대학 졸업 후 22년 만에 다시 학생이 되었습니다. 수많은 길 중 사회복지, 그리고 계약학과의 문을 두드린 이유가 궁금합니다.

“처음부터 거창한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배우로 오랫동안 일하며 제가 가장 많이 해온 것은 결국 ‘사람을 관찰하고 이해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거기서 한 걸음 나아가, 실제 삶에서 사람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인생의 변화를 겪으며 제2의 삶에서는 제가 살아온 경험과 전문성을 연결하고 싶었고, 그 과정에서 사회복지와 디지털 돌봄이라는 분야를 만났습니다. 삼육대 계약학과를 택한 것은 일을 하며 학업을 병행할 수 있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었지만, 사회복지를 이론으로만 겉핥듯 배우지 않고 변화하는 돌봄 환경을 현장감 있게 고민할 수 있다는 점이 끌렸기 때문입니다.”

─ 20년이 넘는 학업 공백이었습니다. 배우 활동과 두 딸의 양육, 학업까지 병행하는 과정이 녹록지 않았을 텐데요.

“처음에는 ‘내가 과연 석사과정을 따라갈 수 있을까’ 두려움도 컸습니다. 하지만 막상 부딪혀보니 지나온 그 긴 시간이 학업의 공백이 아니라, 사람과 삶을 깊이 경험한 시간이었음을 알게 됐습니다. 물리적인 한계는 시간을 아주 잘게 나누어 쓰는 것으로 버텼습니다. 촬영과 육아를 마친 뒤 밤늦게 과제를 시작한 날이 부지기수였습니다. 쉽지 않았지만, 딸들에게 말로만 ‘도전하라’고 하기보다 엄마가 직접 치열하게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 아이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밤늦게까지 책을 보고 과제 하는 엄마를 처음엔 낯설어했습니다. ‘엄마 또 공부해?’라고 묻기도 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엄마도 시험과 발표 앞에서 긴장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그것도 교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공부에는 정해진 나이가 없고, 어른도 모르는 것이 있으며, 다시 배울 수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대학원 사회복지·디지털 통합돌봄학과 석사과정 수업 중 발표를 진행하고 있는 배우 사강. 사진=사회복지학과 제공

─ 석사 과정 중 가장 흥미롭게 탐구했던 주제는 무엇인가요?

”PCP(Person-Centered Planning, 사람중심계획)’입니다. 이를 공부하며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돕는다고 할 때 보통 ‘무엇이 필요한가’를 먼저 묻습니다. 하지만 사람중심계획은 그보다 먼저 ‘이 사람은 어떤 삶을 원하는가’를 묻습니다. 장애인을 단순한 보호의 대상이 아닌, 자신의 삶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주체로 바라보는 관점이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사회복지가 단순히 돕는 방법을 넘어, ‘누가 누구의 삶을 결정할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학문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 인스타그램에서는 ‘플로리싱(Flourishing)’ 역시 깊이 공감한 주제로 꼽으셨습니다. 삶의 거센 변화를 마주했던 시기, 이 배움은 개인적으로 어떤 지지대가 되었나요?

”‘아동복지론’ 시간에 배운 ‘플로리싱’은 개인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해 번성하고 활짝 꽃피우는 상태를 뜻합니다. 행복을 순간적인 감정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의미와 관계, 성장까지 포함해 ‘인간이 어떻게 잘 살아갈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어려움과 고통이 존재하더라도 삶의 의미를 다시 발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진정으로 잘 살아가는 것임을 배웠습니다.

저에게 대학원 공부는 단순히 학위를 얻기 위한 과정만은 아니었습니다. 다시 책을 읽고, 질문하고, 발표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토론하면서 ‘나는 아직 배울 수 있고, 새로운 삶을 지어갈 수 있다’는 감각을 회복했습니다. 이번 배움은 과거를 덮어두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앞으로의 삶과 단단히 연결하는 매듭이었습니다.“

▲ 14일 교내 요한관 홍명기홀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을 마친 후, 배우 사강(맨 왼쪽)이 동료 원우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연기와 사회복지, 전혀 다른 분야 같지만 ‘사람을 이해한다’는 본질에서 맞닿아 있는 듯합니다.

”예전에는 배역을 맡으면 그 인물이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를 주로 고민했습니다. 사회복지를 공부한 후에는 질문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 사람에게 어떤 삶의 경험이 있었을까’, ‘어떤 사회적 환경과 관계망이 있었고 무엇이 결핍되었을까’를 먼저 묻게 됩니다. 한 사람의 행동을 개인의 성격 하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학문적으로 체득한 셈입니다.

배우 역시 인물을 재단하는 사람이 아니라 철저히 이해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앞으로 연기를 한다면, 인물의 표면적인 감정 너머 그가 살아온 환경과 관계, 상실, 욕구까지 훨씬 더 입체적으로 짚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앞으로 ‘배우 사강’이자 ‘석사 홍유진’으로서 어떤 궤적을 그리게 될까요.

”이제는 굳이 하나의 직업이나 타이틀로 저 자신을 한정 짓고 싶지 않습니다. 배우 사강으로 살아온 시간도 저이고, 밤새워 사회복지를 공부한 홍유진도 저입니다. 앞으로는 오랫동안 해온 연기와 새롭게 공부한 사회복지를 연결하는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사람중심계획을 기반으로 연극심리치료나 표현예술을 접목해, 스스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던 사람들이 고유한 이야기를 발견하고 주체적으로 표현하도록 돕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 받은 학위는 완성이 아닙니다. 제 경험을 어떻게 사회와 나눌 것인가를 찾기 시작한 두 번째 출발선일 뿐입니다.”

▲ 배우 사강. 사진=본인 인스타그램

─ 현실적인 장벽 앞, 새로운 시작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 역시 ‘과연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 수만 가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막상 부딪혀보니 한 가지는 너무나 분명했습니다. 시작하지 않으면 단 1%의 가능성도 생기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늦게 시작하면, 늦게 시작한 사람만이 축적한 고유한 경험이 무기가 됩니다. 살아내며 얻은 경험이 공부와 만나니, 예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책 속의 문장들이 살갗에 닿듯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모든 상황이 완벽하게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두려움이 완전히 사라져야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두려움을 안고서도 떨리는 다리로 한 걸음 내딛는 것, 그것이 진짜 시작입니다. 인생의 다음 장은 나이로 열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다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비로소 열립니다.”

글/사진 하홍준 hahj@syu.ac.kr

ⓒ 삼육대학교 브랜드전략본부 커뮤니케이션팀 supr@sy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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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https://www.chosun.com/entertainments/broadcast/2026/09/07/GE4DQZRZG4YWMYRZHE4DQZBZMY/
미주중앙일보 https://www.koreadaily.com/article/20260907022732395
뉴시스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907_0003779741
헤럴드경제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865578
OSEN https://www.osen.co.kr/article/G1112871554
TV리포트 https://tvreport.co.kr/breaking/article/1073997/
마이데일리 https://www.mydaily.co.kr/page/view/2026090717434912878
스타뉴스 https://www.starnewskorea.com/star/2026/09/07/2026090717174398045
뉴스엔 https://www.newsen.com/news_view.php?uid=202609080536522110
엑스포츠뉴스 https://www.xportsnews.com/article/2193200
일간스포츠 https://isplus.com/article/view/isp202609070228
텐아시아 https://www.tenasia.co.kr/article/2026090792774
MHN https://mhnse.com/news/articleView.html?idxno=1530673
헤럴드뮤즈 https://www.heraldmuse.com/article/10865466?ref=naver

[삼육人] 전재산 털어 만든 예능, 디즈니+ 뚫었다

‘머더클럽’ 송준수(아디과 17학번) 감독

빠니보틀, 페이커, 최양락, 엄지윤, 신성록, 김선태, 최강창민, 범규, 김현수(야구선수), 박주성(셰프). 각 분야를 대표하는 10명의 인플루언서가 정장을 입고 원탁에 둘러앉아 치열한 심리전을 펼친다. 지난 7월 29일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전 세계에 동시 공개된 6부작 추리 예능 ‘머더클럽’의 한 장면이다.

거대 자본과 대형 프로덕션이 독식하던 글로벌 OTT 예능 생태계에 이례적인 이정표가 세워졌다. 이 화려한 캐스팅을 성사시키고 작품을 메인 화면에 올린 주역은 카카오나 TEO 같은 대형 제작사가 아니다. 전 재산을 털어 맨몸으로 디즈니의 문을 두드린 20대 대학생 연출자, 우리 대학 아트앤디자인학과 17학번 송준수(스톤필름·스카퍼 공동대표) 학우다.

‘머더클럽’은 국내 최초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영상 제작 전반에 도입한 예능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야구장, 조선시대, 교도소 등 매회 새로운 시공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의 전말과 재연 영상은 대규모 세트장이나 재연 배우 대신, 그가 직접 개발한 AI 영상 제작 플랫폼 ‘스카퍼(SKAPER)’를 통해 시네마틱하게 구현됐다.

졸업까지 단 10학점을 남겨둔 10년 차 ‘화석’ 대학생. 그러나 그는 수백 명의 스태프가 분담하던 프로덕션 과정을 컴퓨터 한 대로 통제하며 영상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준비를 마친 기획자이기도 하다. 글로벌 플랫폼 메인 화면에 단독 연출작이 떠오른 순간, 창작자로서 벅찬 성취감을 느꼈다는 그와 마주 앉았다.

중소 프로덕션 대표로서 기세 하나로 일궈낸 디즈니플러스 입성기부터 생성형 AI가 뒤바꿀 콘텐츠 시장의 미래까지. 아침에 시작된 인터뷰는 장소를 옮겨가며 5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진실과 거짓이 교차하는 테이블 위 심리전

─ 추리 예능은 코어 팬덤이 강력하고 눈높이도 높은 장르다. 기존 명작인 ‘크라임씬’이나 ‘대탈출’과 비교했을 때, ‘머더클럽’만이 가진 독창적인 무기는 무엇인가.

“‘머더 미스터리’라는 보드게임 장르를 화면으로 가져왔다는 점이다.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다수의 플레이어가 각자 맡은 역할을 연기하며 플레이하는 추리 형식의 롤플레잉 게임이다. 잘 알려진 ‘크라임씬’은 출연진이 거대한 사건 현장 세트장에 직접 들어가서 오직 범인만 찾아내면 되는 동기화 게임이다. 범인 혼자 진실이 아닌 것을 이야기하며 빠져나가야 하기에 범인이 불리한 구조다.

반면 ‘머더 미스터리’는 모두가 진실을 좇으면서도, 동시에 참가자 전원이 자신만의 치명적인 ‘비밀’을 하나씩 쥐고 있다. 범인을 콕 집어내고 싶지만 본인의 비밀도 숨겨야 하기에 심리전의 밸런스가 맞춰진다. 출연진들은 머더클럽이라는 미스터리한 공간에 정장을 입고 모여, 각자의 롤지(역할지)를 숙지한 상태로 테이블 위에서 끊임없이 변명하고 밀담을 나눈다.”

─ 세트장을 누비는 역동적인 추리물과 달리 테이블에 앉아 대화로만 진행된다. 자칫 시각적으로 단조로워 보일 수 있는데.

“그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도입했다. 출연진의 과거 서사나 사건 현장을 재연하려면 본래 거대한 야구장이나 교도소를 빌리고 대규모 재연 배우를 동원해야 한다. 전문 배우가 아닌 예능인들이 직접 재연 연기를 하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자체 개발한 ‘스카퍼(SKAPER)’ AI를 활용해 과거 사건 현장이나 CCTV 단서 영상 등을 모두 시네마틱한 영상으로 구현했다. 테이블 위에서 대화가 오가는 사이사이, AI로 생성된 재연 영상이 증거물로 제시되며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방송 직전까지도 최신 AI 기술 모델을 적용해 수정을 거듭했다. 시각적인 퀄리티를 타협하지 않기 위해 지난주까지도 AI 생성 작업을 다시 했을 정도다.”

─ 전공인 아트앤디자인학과에서의 경험이 이러한 시각적 연출이나 씬을 구성하는 데 영향을 미쳤나.

“확실히 톤앤매너를 잡는 데 큰 무기가 됐다. 디자이너나 미술 감독과 소통할 때, 시각적인 분위기가 카메라 화면에 어떻게 어우러질지 구체적으로 요구할 수 있었다. 특히 세트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 ‘머더 미스터리를 즐기는 비밀스러운 클럽’이라는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게임적인 요소를 공간에 녹여냈다.

출연진 뒤로 샴페인이 놓여 있고, 게임 칩이나 트럼프 카드가 연상되는 중후하고 무거운 분위기를 기획했다. 1회에서 빠니보틀이 냄새를 맡으며 ‘새 냄새가 난다, 고급스럽다’고 했던 메인 원탁은 기성품이 아니다. 포커 테이블 전문 제작사에 직접 연락해 특유의 형태를 주문 제작했다. 크기가 커서 이송이 까다로워 촬영 당일 현장에서 결합해 완성했다.”

─ 빠니보틀, 페이커, 최양락, 김선태 등 캐스팅 라인업이 화려하다. 중소 프로덕션으로서 이들을 한자리에 모은 섭외 과정이 궁금하다.

“오로지 기획한 대본과 포맷의 힘으로 설득했다. 1편 야구장 살인사건의 경우, 현역인 김현수 선수에게 ‘야구 관련 추리 게임이니 한 번 오시라’고 제안했고, 예능이 처음이었던 김 선수가 흔쾌히 응했다. 마침 최강창민이 열렬한 야구팬이라 김현수 선수가 나온다는 소식에 합류가 순조롭게 진행됐다. 현장에서 김현수 선수가 전문적인 야구 지식으로 날카로운 추리를 쏟아내 제작진도 놀랐다.

페이커 선수의 섭외는 천운이었다. 대형 제작사도 섭외하기 힘든 현역 e스포츠 전설 아닌가. 빡빡한 해외 경기 일정 중 유일하게 하루, 그것도 4~5시간 정도 비는 날이 우리 촬영일과 기적적으로 겹쳤다. 김포 촬영장까지 와서 급하게 촬영을 마치고, 바로 다음 일정인 팬사인회를 위해 중국으로 출국했다. 비슷한 시기 T1 유튜브 영상에서 페이커 선수가 숙소에서 보드게임을 즐긴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보드게임 기반 예능이라는 점에 흥미를 느껴 출연을 결심해 줬다.”

▲ ‘머더클럽’에 출연한 페이커. 사진=디즈니플러스 제공

─ 대본은 어느 정도까지 역할을 하나.

“보통의 예능은 화면 뒤에서 작가들이 ‘여기서 이런 캐릭터로 웃겨야 한다’며 오밀조밀하게 대본을 짜고 연출을 가미한다. 하지만 나는 예능 연출이 처음이어서 그런 걸 해본 적이 없었다. 대신 ‘리얼리티’를 택했다. 중간에 단서가 될 아이템을 투입해 추리의 방향성만 제시할 뿐, 실제 게임의 진행은 출연진에게 온전히 맡겼다.

최양락 선배는 특유의 개그감으로 초반부터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리며 맹활약했고, 최강창민은 뛰어난 추리력은 물론 방송적인 토크와 인터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현장의 삐그덕거림을 매끄럽게 잡아줬다. 출연진들이 단서를 발견하는 타이밍이 제작진의 의도와 다르게 흘러간 순간도 있었지만, 그 예측 불가능성 자체가 우리 프로그램만의 리얼한 재미로 완성됐다.”

명함 수백 장의 기세

─ 대형 제작사가 독식하던 디즈니플러스에 1인 중소 프로덕션이 들어간 것 자체가 업계에서는 하나의 사건이다.

“코엑스에서 매년 열리는 국제방송영상마켓(BCWW) 박람회를 노렸다. 세미나실에서 디즈니플러스 최연우 로컬 콘텐츠 총괄 이사님이 포럼 발표를 하신다는 걸 알고 무작정 기다렸다. 발표가 끝나자마자 달려가 명함을 건네고 연락처를 받았다. 그 바쁘신 분의 명함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기필코 연락해서 내 작품을 글로벌 OTT에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아무리 좋은 작품을 가지고 있어도 이메일로 제안서를 보내면 결정권자에게 닿지 않는다. 실무진 선에서 가려지거나, 체계가 잡힌 회사일수록 회의를 거치며 시간이 지체된다. 박람회야말로 비즈니스를 성사시킬 수 있는 임원이나 대표들이 직접 나오는 자리다. 광고 영상 할 때부터 가구, 커피, 로봇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박람회라는 박람회는 다 찾아다니며 명함을 수백 장씩 뿌렸다. 심지어 ‘아딸’ 대표님께도 명함을 드리고 영업을 뛰었을 정도다. 그 수많은 거절과 영업의 경험치에서 나온 기세였다.”

─ 돈(제작비)은 누가 댔나.

“일반적으로는 기획안 단계에서 투자를 받고 제작을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처음 예능을 연출하는 신생 제작사다. 넷플릭스나 디즈니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는 이미 기성 제작자들의 훌륭한 기획안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생초짜 신인의 기획안 쪼가리만 보고 수억 원을 투자할 플랫폼은 세상에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완제품’을 직접 눈앞에 들이미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사비를 들여 일단 제작했다.”

▲ ‘머더클럽’ 메인 포스터. 사진=디즈니플러스 제공

─ 너무 무모하지 않나. 안 팔리면 망했을 텐데.

“안 되면 유튜브에라도 올리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물론 리스크가 컸지만, 우리가 신기술인 생성형 AI를 활용해 이 정도 규모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걸 몸소 보여주면 분명 관심을 가질 것이라 확신했다. 사실 ‘머더클럽’은 2024년에 쿠팡플레이와 기획을 진행하다 무산됐었다. 그 거절이 오히려 ‘어떻게든 완벽하게 만들어서 증명해 보이겠다’는 오기를 만들었다. 다행히 첫 컨택에서 디즈니로부터 작품의 가치를 인정받아, 제작비 전액을 회수하고 이익도 꽤 남길 수 있었다.”

─ 디즈니를 어떻게 설득했나.

“디즈니플러스는 자체적으로 예능을 많이 제작하지 않고 드라마 위주로 서비스하고 있었는데, 마침 예능 콘텐츠를 찾고 있었다. 결정적으로 페이커 선수의 합류가 큰 관심을 끌었다. 디즈니플러스가 리그오브레전드(LoL) 단기 컵 대회인 ‘2025 롤 케스파(KeSPA) 컵’ 전 경기를 글로벌 독점 생중계하게 된 시점과 맞물렸다. 여러모로 소위 ‘아다리’가 맞았고, 운도 따랐다.

늘 보던 뻔한 예능이 아닌 ‘생성형 AI’를 결합한 새로운 기술 포맷이라는 점도 높게 샀다. 무엇보다 거대 자본 없이 부딪혀 온 20대 젊은 감독의 도전과 젊은 피에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다.”

─ ‘글로벌 OTT 감독’이라는 타이틀이 생겼다. 체감하는 변화가 있다면.

“가장 중요한 ‘신뢰’가 생겼다. 글로벌 OTT에 내 이름이 걸린 단독 연출작이 생기니 그다음 걸음이 훨씬 수월해졌다. ‘머더클럽’을 하며 친해진 빠니보틀 님과 함께 곧바로 차기작을 제작 중이다.

궤도 님이 그러더라. 디즈니플러스 연출 PD라는 타이틀 덕분에 신뢰가 생겨 합류한 거지, 아니었으면 안 왔을 거라고. 당연한 말이다. 그들도 그들의 커리어를 보호하기 위해 잘 모르는 감독과 협업하기는 어려웠을 거다.”

컴퓨터 한 대에 스태프 수백 명이 들어가는 시대

─ 영상 프로덕션인 ‘스톤필름’에서 생성형 AI 영상 제작 플랫폼 기업인 ‘스카퍼(SKAPER)’로 사업 방향을 대담하게 확장했다.

“기존의 전통적인 영상 제작 방식만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들다는 구조적 위기감을 느꼈다. 기술의 발전으로 화장품 광고나 영화 특수효과 영역까지 AI 모델과 생성형 도구가 대체하고 있었고, 콘텐츠 제작의 진입장벽과 비용이 눈에 띄게 하향 평준화되는 흐름이 보였다. 이제는 거대 자본이 없어도 개인이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 변화의 파도 위에서 ‘우리는 어떤 도구를 쥐어줄 것인가’를 고민했다. 오래전부터 대본과 스토리보드만 입력하면 영상이 한 번에 출력되는 시스템을 꿈꿨다. 기술적 한계가 있었지만, 지금은 가능해졌다. 단순 영상 제작사에 머무르지 않고, 창작자가 오직 기획과 대본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가용 AI 플랫폼을 직접 개발하기로 결심했다.”

─ 오픈AI의 소라(Sora)나 구글의 비오(Veo) 같은 글로벌 공룡 기업들이 이미 생성형 영상 도구를 내놓고 있다. 스카퍼(SKAPER)만의 차별점과 무기는 무엇인가.

“기존 프롬프트(문자 입력) 기반 생성 AI의 가장 큰 약점은 일관성이다. 짧은 숏폼 클립은 잘 만들어내지만, 전체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는 긴 호흡의 콘텐츠에서는 장면마다 캐릭터의 얼굴이나 배경 분위기가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스카퍼는 대형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한 ‘노드(Node) 시스템’ 방식의 전문가용 워크스테이션이다. 사용자가 대본이나 시놉시스를 입력하면 AI가 전체 스토리 구조와 캐릭터 관계를 분석해 장면을 쪼개고, 배경과 소품 등 비주얼 에셋(visual asset)을 자동으로 배치한다.

비유하자면, 바리스타가 서로 다른 원두를 조합해 최고의 커피를 내리듯, 구글이나 클링(Kling), 시댄스(SeaDance) 등 다양한 AI 엔진의 장점만을 모아 한 화면에서 조립하고 제어할 수 있게 만든 일종의 ‘AI 영상 편집용 깃허브(GitHub)’다. 사용자는 복잡한 코딩이나 프롬프트 작성에 시간을 뺏길 필요 없이, AI가 자동으로 짜놓은 노드 위에서 원하는 부분만 손쉽게 수정하면 된다.”

─ AI 기술이 영상 생태계 전반에 도입되면서, 기존 촬영·조명·미술 등 수많은 스태프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미디어 업계의 공포와 거부감도 상당하다.

“마차가 사라지고 자동차가 등장했던 마차 시대의 산업혁명과 똑같다. 당장 마부나 말 모이를 팔던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큰 곤혹을 치렀지만, 이후 거대한 자동차 공장이 생겨나면서 훨씬 더 많은 노동자와 기술자가 필요해졌다.

영화 한 편을 찍으려면 최소 80명에서 100명의 스태프가 투입된다. 그동안 이들은 1년에 겨우 한두 작품을 하며 월급을 받는 구조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 AI 시대가 되면 컴퓨터 한 대에 그 수백 명 스태프의 기능이 압축된다. 이것은 일자리의 소멸이 아니라 ‘창작의 대중화’다. 80명의 스태프가 한 편의 영화를 만들던 시대에서, 그 80명 각자가 1인 제작사가 되어 80편의 영화를 만들어 내는 시대로 전환되는 것이다.

그동안 참신하고 뛰어난 아이디어가 있어도 제작비와 인력의 한계 때문에 머릿속에서 그냥 사라져 버린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았나. 기술이 장벽을 허물어 주면 ‘창작의 폭발’이 일어난다. 시대를 빠르게 읽고 기술을 도구로 활용한다면, 과거 노동으로 벌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기회와 부를 창출할 수 있다.”

─ 그렇다면 미래 영상 현장에 남게 될 1인은 누구인가.

“’총감독(Director)’, 즉 최종 결정권자로서의 인간이다. 이미 챗GPT나 클로드 같은 LLM에 아이디어만 던져줘도 대본이 나오고, 스카퍼에 집어넣으면 알아서 영상이 구현되는 단계다.

하지만 AI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서 ‘어벤져스’ 20편 같은 3시간짜리 대작을 뚝딱 만들어 낸다고 치자. 그걸 보고 ‘이게 진짜 재미있는가’, ‘이대로 대중에게 내보내도 될까’를 판단하는 건 결국 사람이다. 아무리 대단한 AI가 영상을 뽑아내도 연출자가 애초에 원하던 방향과 조금이라도 달라지면, ‘이건 좀 아닌데’라고 짚어내어 끝내 방향을 잡아주는 건 사람의 몫이다. 이는 과거 편집 감독이 아무리 편집을 잘해와도, 총감독이 최종 컨펌을 하며 영화의 색깔을 맞추던 것과 완전히 같은 이치다.

대신 자유가 커진 만큼 책임도 명확해진다. 예전에는 ‘제작비가 부족해서’, ‘스태프와의 마찰 때문에’라는 핑계를 댈 수 있었지만, 이제 연출의 모든 통제권이 1인에게 주어진다. 핑계의 시대가 끝나고 온전히 연출자의 직관과 완성도로 평가받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 스카퍼(SKAPER)의 정식 출시 일정은. 어디까지 가고 싶나.

“지난해 12월 반얀트리 서울에서 ‘2026 AI 미디어 서밋’을 직접 개최하고 업계 관계자들에게 스카퍼의 핵심 시스템을 공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현재 서비스 고도화와 테스트를 진행 중인데, 올해 연말 정식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플랫폼 안에서 사용자들이 자신이 만든 영상 노드나 콘텐츠 자산을 서로 사고팔 수 있는 크레딧 기반의 스토어 기능도 구축했다.

단순히 국내에 머무는 제작사가 아니라, AI 영상 기술과 콘텐츠를 동시에 보유한 하이브리드 기업으로서 미국 할리우드와 실리콘밸리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AI 기술을 통해 K-콘텐츠의 제작 경계를 글로벌 무대로 확장해 나갈 것이다.”

▲ 송준수 대표가 ‘2026 AI 미디어 서밋’에서 자체 개발 중인 생성형 AI 영상 제작 플랫폼 ‘스카퍼(SKAPER)’의 특징과 미래 영상 산업의 변화상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IT동아

핑계 댈 시간이 없다

─ 콘텐츠 기획자나 연출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먼저 길을 낸 선배로서 조언한다면.

“시작하기도 전에 두려워하면 아무것도 세상 밖으로 끄집어낼 수 없다. 일단 저질러야 한다. 대기업이나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에 도전하는 것을 지레 겁먹고, 선배들이 많이 간 길만 따라가려 한다. 하지만 시대가 변했다. 대기업도 실무 능력을 갖춘 고졸 인재를 뽑는 세상이다. 기업이 원하는 건 학벌이 아니라, 당장 어떤 아이디어로 어떤 역량을 낼 수 있느냐다.

특히 지금처럼 AI가 팽창하는 시기에 AI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은 혼자서 2~3인분의 폭발적인 역량을 낸다. 기술이 평준화된 세상에서 학벌이나 경제 위기 같은 외부 환경을 핑계 댈 시간이 없다.”

─ 전 재산을 털어 예능을 제작하고, 맨땅에 헤딩하면서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유독 없는 것 같다.

“실패를 수도 없이 했다. 프로덕션을 막 설립했을 때 광고 시장이 침체되면서 일거리가 뚝 끊겼다. 촬영장 알바를 뛰며 생계를 이어갔다. 만약 그때 힘들다고 포기하고 아예 다른 업계를 찾아 떠났다면, 그건 진짜 ‘실패’로 남았을 거다.

2024년에 다른 OTT 플랫폼과 론칭 논의가 무산됐을 때도 마찬가지다. ‘이 길은 아닌가 보다’ 하고 멈췄다면 지금의 ‘머더클럽’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다. 끝까지 밀고 나갔기에 결국 디즈니의 문이 열린 것이다. 잠깐 힘들어졌을 뿐이지, 실패가 아니었다.

취업도 똑같다. 면접에서 떨어지면 어떤가. 그날 운이 없었나 보다 하고 다른 중견이나 중소기업에서 실무를 구르며 부족한 점을 채우면 된다. 1~2년 만에 안 되면 나는 3~4년 걸릴 사람인가 보다 하고 스펙과 경력을 더 쌓아서 또 문을 두드리면 된다. 내가 멈추는 날이 곧 포기하는 날이고, 실패하는 날이다.

나는 영상이나 방송계에 인맥이 단 한 명도 없었다. 가족 중에 디즈니 직원이 있는 것도, 할리우드에 연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명함 수백 장을 들고 발로 뛰며 문을 두드렸을 뿐이다. 해외에 나가서 언어가 서툴러도 ‘기세’로 밀어붙이면 통한다는 말이 있지 않나. 비즈니스의 신뢰도 결국 기세에서 나온다. 내가 비록 지금 당장 저것까지는 완벽히 못 해도, 이것만큼은 확실히 해낼 수 있다고 당당히 증명하며 부딪히면 세상은 결국 문을 열어준다.”

─ 17학번인데. 졸업은 대체 언제 할 건가.

“10학점 남았다. 돌아오는 학기에 시간표를 잘 짜서 무조건 졸업할 거다. 학업에 대한 욕심도 커서, 졸업이라는 매듭을 확실히 지어놓고 대학원 석박사 과정까지 진학할 계획이다. 기획도, 기술도 끊임없이 공부하며 다음 챕터를 열고 싶다.”

인터뷰를 마친 그는 남은 편집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서둘러 발걸음을 돌렸다. 영상계에 아는 선배 한 명 없던 20대 청년은 두려움 대신 명함 뭉치를 쥐고 세상에 부딪혔다. 남들이 좁은 취업문과 환경을 탓하며 주춤거릴 때, 그는 전 재산을 베팅해 디즈니플러스라는 거대한 성벽을 뚫고 들어갔다. 전통적인 산업 구조가 무너지는 것을 원망하는 대신, 컴퓨터 한 대로 수백 명의 스태프를 지휘할 수 있는 AI라는 거대한 파도에 가장 먼저 올라탔다.

실패는 멈출 때만 실패가 된다는 그의 맹렬한 기세는 이미 다음 목적지인 할리우드와 실리콘밸리를 향해 있었다.

글/사진 하홍준 hahj@syu.ac.kr

ⓒ 삼육대학교 브랜드전략본부 커뮤니케이션팀 supr@syu.ac.kr

바이오융합공학과 학우, ‘한미 첨단분야 청년 장학생’ 선발

美 샌프란시스코주립대 파견

바이오융합공학과 신지윤(23학번) 학우가 ‘한미 첨단분야 청년교류 지원사업’ 제5기 이공계 청년 장학생으로 선발돼 미국 샌프란시스코주립대(SFSU)에 파견된다. 바이오융합공학과는 지난 2024년 2기 장학생에 이어 다시 한번 우수 인재를 배출하게 됐다.

산업통상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주관하는 이 사업은 국내 우수 이공계 청년 인재를 선발해 미국 대학에 교환학생으로 파견하는 프로그램이다. 첨단산업 분야의 기술과 경험 습득 기회를 제공해 글로벌 인재로 육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장학금 규모는 9천 달러(한화 약 1천318만원)에 달한다.

장학생 선발은 학점과 어학 성적 요건은 물론, 대학 추천, 서류심사, 산·학·연 전문가 면접심사 등 엄격한 절차를 거쳐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신 학우는 바이오 분야에서 보여준 탁월한 학문적 성취와 연구 열정을 높이 평가받았다.

▲ 글로벌 무대로 나가는 이공계 청년들.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선발한 ‘한미 첨단분야 청년교류 지원사업’ 제5기 장학생 318명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용산에서 열린 역량 강화 행사 ‘스텝업 위크(STEP-UP WEEK)’에 참가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IAT 제공

이번 선발에 따라 신 학우는 오는 가을학기 동안 샌프란시스코주립대에서 ‘세포 신경과학(Cellular Neurosciences)’, ‘생물정보학 및 서열 분석(Bioinformatics and Sequence Analysis)’ 등 심화 전공을 이수한다.

학업 외에도 기업 현장학습, 웨비나, 멘토링 등 첨단산업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대표적으로 장학생 현장 탐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에모리대(Emory University) 및 인근 기관을 방문해 바이오메디컬 공학·창업 분야 전문가들과 교류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연구실 견학 △석사과정 설명회 △대학원생 패널 토의(Q&A)를 비롯해, △학생 창업 허브 ‘더 해처리(The Hatchery)’ 방문 △스타트업 교류 △연구 성과 사업화 지원 프로그램 ‘랩투런치(Lab2Launch)’ 체험 △VR 인터랙티브 체험 등 실무 중심의 일정을 소화한다.

아울러 애틀랜타 어린이병원(Children’s Healthcare of Atlanta, CHOA)에서 진행되는 산업 연계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현장 감각을 익힐 예정이다.

▲ 신지윤 학우는 지난해 산업통상부와 KIAT가 주관하는 여학생 산업기술 현장체험 프로그램 ‘케이걸스 데이(K-Girls’ Day)’에 참여, 글로벌 연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첨단 바이오 기업을 탐방하며 산업적 시야를 넓혔다. 활동 중 오스트리아 비엔나 유엔(UN) 사무국(왼쪽), 독일 글로벌 생명공학 기업 퀴아젠(QIAGEN)을 방문했다.

신 학우가 신경질환 치료와 연구에 매진하게 된 배경에는 치매를 앓은 조부모에 대한 기억과 개인적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이 있다. 이후 대학 1학년 전공 수업에서 디지털 치료제(DTx)를 접하며 생명과학과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치료 방식에 주목했다.

이러한 관심을 실제 연구 경험으로 확장하고자 학부 1학년부터 교내 미생물학 연구실에서 1년 7개월간 인턴으로 활동하며 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수행했다.

지난해에는 산업통상부와 KIAT가 주관하는 여학생 산업기술 현장체험 프로그램 ‘케이걸스 데이(K-Girls’ Day)‘에 참여, 글로벌 연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첨단 바이오 기업을 탐방하며 산업적 시야를 넓혔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최우수 서포터즈로 선정돼 산업통상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신지윤 학우는 “생명과학과 AI 기반 헬스케어 기술을 융합해 맞춤형 치료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지털 치료제(DTx)를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며 “단순한 질병 치료를 넘어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삶을 지키는 ‘따뜻한 기술’을 연구하는 학자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글 하홍준 hahj@syu.ac.kr

ⓒ 삼육대학교 브랜드전략본부 커뮤니케이션팀 supr@syu.ac.kr

[삼육人] 유아교육과 김보연 동문, 美 주립대 교수 임용

만 29세에 교수 임용… ‘학제간 연구’로 커리어 쌓아
“도움 청하길 주저하지 마세요”

유아교육과 김보연(15학번) 동문이 미국 주립 유타 공과대(Utah Tech University) 유아교육과 조교수(Assistant Professor)로 임용됐다. 1997년생 20대 후반의 나이에, 치열한 미국 학계의 임용 관문을 뚫은 것은 단연 쾌거다. 초등학생 때부터 품어온 ‘교수’의 꿈은 모교에서 다진 융합 연구의 기틀 위에서 현실이 됐다. 올 가을학기부터 미국 강단에 서는 김 동문을 만났다.

김 동문이 본격적으로 학자의 길을 걷게 된 출발점은 특유의 호기심이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탐구’라는 활동 자체에 큰 재미를 느꼈고, 현상을 볼 때면 항상 ‘왜’라는 질문을 던졌다”고 회상했다.

유아교육을 전공하며 자연스럽게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삼은 그는 2018년 우리 대학 유아교육과로 편입하며 학문적 기틀을 다지기 시작했다. 유아교육과 관련된 사회 현상을 단순히 현장에서 경험하는 것을 넘어, 객관적인 데이터와 정책으로 분석해 보고 싶다는 갈증 때문이었다.

학부 졸업 후 곧바로 석사과정에 진학한 그는 지도교수인 최지영 교수와 함께 본격적인 연구 훈련에 돌입했다. 이 시기의 연구 경험은 커리어 내내 그의 강력한 무기가 됐다. 유아 영어교육 연구부터 유아교육에 빅데이터를 접목하는 혁신적인 시도까지, 다각적인 연구 협업을 통해 남들보다 앞서 다양한 연구 방법론을 체득할 수 있었다.

김 동문은 “밤낮없이 연구에 몰두하다가 최 교수님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따뜻한 격려를 받았던 소소한 일상들이 지금도 가장 소중한 추억”이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 김보연 동문(왼쪽)이 미국 오클랜드대 박사과정 중이던 2024년 모교를 방문해 지도교수인 최지영 교수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석사과정을 마치며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김 동문의 시선을 해외로 이끈 것 역시 최 교수였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라”는 조언에 힘입어 그는 유아교육 분야 연구가 체계적으로 특화된 미국 오클랜드대(Oakland University)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이곳에서 유아교육과 연구 방법론(concentration in research methodology)을 깊이 있게 파고들며, 글로벌 학계의 다양한 연구자들과 교류했다.

지난 5월 성공적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 동문은 ‘졸업 예정자’ 신분으로 과감히 미국 교수 임용 시장에 뛰어들었다. 서류 접수 단계부터 박사 학위증을 요구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은 졸업 예정자에게도 기회가 열려 있었다.

임용 과정은 서류 심사, 줌(Zoom) 화상 인터뷰, 그리고 대학에 직접 방문해 강의와 세미나를 진행하는 대면 면접(On-campus interview) 등 3단계의 철저한 검증으로 진행됐다. 수많은 글로벌 지원자들 사이에서 그를 최종 합격으로 이끈 결정적 경쟁력은 무엇이었을까.

김 동문은 “현재 미국 학계의 메인 트렌드인 ‘학제간 연구(Interdisciplinary)’ 역량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석사 시절 선견지명 있게 시작했던 ‘통계 및 정책 기반 유아교육 연구’가 박사과정까지 일관되게 이어지면서, 융합형 학자로서의 독창성과 탁월성을 완벽하게 입증한 것이다.

▲ 해외 학술 컨퍼런스에서 본인의 연구 포스터 앞에 선 김보연 동문(왼쪽에서 두 번째)과 동료 연구자들. 사진=본인 제공

올 가을학기부터 그는 유타 공과대에서 ‘유아발달론’과 ‘인간발달론’ 강의를 맡는다. 박사과정 중 주로 통계 과목을 강의해 온 터라, 오랜만에 발달론 교재를 다시 들여다보며 초심으로 돌아간 기분으로 출국을 준비하고 있다고.

앞으로의 학문적 비전을 묻자 그는 ‘건실한 교사 생태계 조성’을 꼽았다. 김 동문은 “미국과 한국을 막론하고 유아교육 현장은 여전히 취약(vulnerable)한 환경에 놓여 있다”며 “정책의 거시적 영향, 지역 사회의 중위적 요인, 교수 실천의 미시적 역학을 경제·통계와 융합해 분석함으로써 아동 발달과 지역사회 복지를 모두 지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아교육 교사 인력의 경제적 가치를 규명하는 연구도 지속할 계획이다.

끝으로 그는 지금 이 시간에도 연구실과 강의실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을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바꿔 말하면, 도움을 청하는 걸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박사 동기인 친구들에게도 많이 물어보고 조언을 구했고, 교수 임용을 준비하면서 자기소개서를 작성할 때도 특히 많은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망설이지 말고 먼저 문을 두드리세요. 혼자서 고민하기보다, 교수님들의 연구실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리고 조언을 구하며 자신만의 방향성을 잡아 나가시길 바랍니다. 후배님들의 멋진 도전과 꿈을 늘 응원하겠습니다.”

글 하홍준 hahj@syu.ac.kr

ⓒ 삼육대학교 브랜드전략본부 커뮤니케이션팀 supr@syu.ac.kr

[삼육人] 월드컵 취재 현장 누비는 ‘스포츠 기자’ 김진수 동문

‘2026 북중미 월드컵’ 멕시코 현지 연결
학보사 출신 스포츠 기자가 전하는 언론인의 삶

▲ 지난해 9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넥슨 아이콘매치’ 기자석에서 김진수 동문(영어영문학부 영어커뮤니케이션전공 06학번)이 노트북을 켜고 경기 상황을 실시간으로 타전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는 박지성, 티에리 앙리, 웨인 루니, 스티븐 제라드, 호나우지뉴, 가레스 베일, 잔루이지 부폰 등 세계적인 축구 레전드들이 총출동했다. 사진=김진수 동문 제공

역대 최초로 48개국이 참가하고 32강 토너먼트가 신설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큰 변화를 예고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오는 12일(한국시간) 마침내 막을 올린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결전지의 생생한 현장을 타전하기 위해 프레스 카드를 목에 걸고 현지로 향한 동문이 있다. 올해로 스포츠 기자 8년차를 맞은 <스포츠월드> 김진수 기자(영어영문학부 영어커뮤니케이션전공 06학번 동문)다.

월드컵 개막전을 이틀 앞둔 10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미디어센터에서 본격적인 취재 레이스를 준비 중인 그와 전화를 연결해 이번 대회의 전망과 스포츠 기자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월드컵 한국 대표팀 경기 일정. 사진=KFA 인스타그램

“조별리그 1승 1무 1패 예상”

프로축구 K리그부터 국가대표 매치, 프로배구 V리그, 배드민턴, 테니스까지 다양한 종목의 현장을 전천후로 누비는 그에게 이번 월드컵의 예상 성적을 묻자 날카로운 분석이 돌아왔다. 김 동문은 “현실적으로 조별리그 성적은 1승 1무 1패를 예상한다”고 입을 열었다.

“조별리그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까다로운 상대는 단연 멕시코입니다. 같은 조에 속한 네 팀 중 피파 랭킹이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멕시코 특유의 열광적인 홈팬들의 응원이 엄청난 변수입니다. 특히 한국 대표팀이 경기를 치를 과달라하라는 고지대라는 환경적 특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팀이 현지 적응 훈련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현지 고산지대에 완벽히 적응해 살아온 이들을 체력적으로 압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역대 월드컵 전적에서 한국이 멕시코를 두 번 만나 모두 패했다는 데이터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반면 다른 조별리그 상대인 남아공에 대해서는 확실한 1승 카드로 내다봤다. 최근 남아공의 평가전 성적을 분석했을 때,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만한 위력적인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 근거다.

마지막으로 체코에 대해서는 “전력이 한국과 비교해 엄청나게 강하다고 보기도 어렵지만 결코 만만한 팀도 아니다”라며 비등비등한 접전 끝에 최소 무승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것이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이번 대회부터는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되면서 조 3위를 기록하더라도 성적이 좋은 상위 8개 팀은 32강 토너먼트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김 동문은 “과거 32강 체제에서는 조별리그 통과 자체가 곧 16강 진출이라는 뚜렷한 목표 달성이었지만, 이제는 32강 진출만으로는 온전한 성공이라 평가하기 어렵다”며 “홍명보 감독이 좋은 성적으로 32강에 가겠다고 공언한 만큼, 진짜 진검승부는 토너먼트가 시작되는 32강 이후부터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훈련 중인 한국 월드컵 대표팀. 사진=KFA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역대 최고 전력… 스리백 전술은 불안 요소

김 동문은 현재 대표팀의 가장 큰 강점으로 ‘역대 최고’라 불릴 만한 주전 선수들의 네임밸류를 꼽았다. 베스트 라인업의 대부분이 해외파로 구성돼 있으며, 손흥민(공격수), 이강인(미드필더), 김민재(수비수)가 각 포지션의 척추 라인을 단단하게 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0년 이상 활약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며, 이강인과 김민재 역시 유럽 5대 빅리그에서 세계 톱클래스로 인정받는 자원이기에 전술적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우려 섞인 시선도 숨기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본선 무대를 앞두고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스리백 전술’을 도입해 직전 엘살바도르전까지 라인업을 끊임없이 바꿔가며 실험을 지속해 왔다. 김 동문은 “이 새로운 전술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100% 통할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본래 월드컵 최종 멤버로 계획됐던 수비의 핵심 조유민 선수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수비 조직력 구상에 차질이 생긴 점도 뼈아픈 대목이라고 짚었다.

이번 대회에서 대중이 주목해야 할 ‘키플레이어’로는 튀르키예 리그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 오현규를 꼽았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 당시 등번호도 부여받지 못한 채 선배들의 훈련을 돕는 ‘훈련 파트너’에 불과했던 그는 4년이 지난 지금 당당히 주전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김 동문은 “현재 대표팀의 전문 공격수 자원인 손흥민, 조규성, 오현규 세 명 중 최근까지 소속 리그에서 가장 폼이 좋았고 기량이 완벽하게 물오른 상태”라며, 주전 자리를 위협할 가장 날카로운 창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대중에게는 다소 덜 알려졌지만 반전의 활약을 보여줄 ‘히든카드’로는 수비수 이기혁을 지목했다.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전까지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출전 경험이 없었고, A매치 경력도 통산 3경기에 불과한 신예다.

하지만 최근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서 보여준 안정적인 센터백 수비 능력과 날카로운 왼발을 활용한 적극적인 공격 가담 능력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 동문은 경력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이기혁이 이번 대회에서 깜짝 주전으로 도약해 수비 라인의 새로운 핵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 사진=FIFA 월드컵 공식 인스타그램

스포츠 역사의 최전선에서

이번 월드컵은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관전 포인트를 제공할 전망이다. 세계 축구계를 10년 넘게 양분해 온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무대이기 때문. 이와 더불어 한국 축구의 전설인 손흥민에게도 이번 대회가 커리어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손흥민 선수가 이번 대회 무대를 밟는 순간, 현 대표팀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과 함께 한국 축구 역사상 최다 월드컵 출전(4회)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게다가 손흥민 선수는 현재 남자 A매치 통산 56골을 기록 중인데, 이번 대회에서 단 두 골만 더 추가하면 차범근 전 감독이 보유한 역대 최다 골 기록인 58골과 동률을 이루게 되죠. 축구사의 거대한 역사적 페이지가 새로 쓰이는 현장을 가장 가까이서 직접 지켜보고 활자로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은 스포츠 기자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광입니다.”

하지만 메가 이벤트 취재의 이면에는 혹독한 체력적 부담과 치열한 취재 경쟁이 도사리고 있다. 한국에서 미국 LA를 경유해 시차가 15시간이나 나는 멕시코 현지에 도착한 그는 쉴 틈 없이 취재 동선을 점검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경기장 간의 이동 거리도 상당하다. 대표팀의 조별리그가 치러지는 과달라하라와 몬테레이 사이를 오가기 위해서는 국내선 비행기로만 1시간 반을 이동해야 한다. 현지 숙소와 경기장 간의 이동은 주로 우버나 피파(FIFA)가 미디어를 위해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스케줄에 맞춰 움직인다.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호텔과 항공편 등 기본적인 인프라는 공유되지만, 현장에서 다른 매체들을 압도할 기사를 발굴하는 것은 오롯이 기자의 역량이다. 국내에서만 30여개 매체가 참여하는 치열한 취재 경쟁 속에서 김 동문은 자신만의 차별화된 기획 아이템을 구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기 결과와 선수 인터뷰 같은 기본적인 뉴스 외에도, 경기장 인근 한국 식당들이 누리는 월드컵 특수 현장이나 최근 방탄소년단(BTS)의 방문으로 한껏 고조된 멕시코 내 한류 열풍을 축구 응원 문화 및 굿즈 시장과 엮어내는 다각도의 현지 스케치 기사를 준비 중이다.

▲ 지난 2024년 3월, 육상 높이뛰기 국가대표 우상혁 선수의 파리 올림픽 대비 공개 훈련 현장에서 취재 중인 김진수 동문의 모습(빨간색 사각형 안). 축구뿐만 아니라 종목을 가리지 않고 치열한 언론계 미디어데이 현장을 누비는 것이 스포츠 기자의 일상이다. 사진=연합뉴스TV 방송화면 캡처

밤낮없는 현장 취재… 스포츠 기자의 세계

김 동문이 들려준 스포츠 기자의 하루 루틴은 일반적인 직장인의 삶과는 사뭇 다르다. 오전 8시 50분경 그날 작성할 기사의 주제를 고민하는 ‘발제’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 10시 부서 지면 회의를 거쳐 아이템이 확정되면 곧바로 기사 작성에 돌입한다. 오후에는 현장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축구계 관계자들을 만나 취재원 네트워크를 다지고, 일주일에 한 번은 회사에 들어가 ‘내근’ 업무를 소화한다.

경기가 있는 날에는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된다. 경기 시작 최소 1시간 전 현장에 도착해 감독의 사전 인터뷰를 챙겨야 하고, 2시간의 경기가 끝난 후에도 업무는 계속된다. 경기가 끝난 직후 승장과 패장, 수훈 선수를 만나는 믹스트존 취재를 마친 뒤 현장에서 곧바로 기사를 마감해 송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오후 8시에 국가대표팀 경기가 시작되면 밤 10시가 넘어서 끝나고, 인터뷰와 기사 작성을 모두 마치면 자정을 넘겨 퇴근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체력적 한계에 부딪히는 날이 많음에도 그가 펜을 놓지 않는 이유는 스포츠를 향한 오랜 애정과 역사적 순간의 기록자라는 사명감 때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 순간을 묻자, 지난해 8월 손흥민 선수의 방한 기자회견 당시를 떠올렸다.

회견이 마무리되려던 찰나, 마이크를 잡고 잠시 뜸을 들이던 손흥민이 10년간 몸담은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겠다고 기습 발표한 순간의 긴장감, 그리고 장내에 감돌던 ‘5초간의 정적’은 여전히 그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 김진수 동문의 네이버뉴스 기자 페이지 캡처

교내 횡단보도를 만든 학보사 기자

어린 시절 아침마다 아버지가 보던 일간지 스포츠면을 따라 읽으며 자연스럽게 기자의 꿈을 품었던 그는, 우리 대학 입학 후 학보사 ‘삼육대신문사’에 입사하며 본격적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재학 시절 중앙일보 인턴을 거치며 현장 감각을 익히기도 했다.

특히 학보사 기자 시절, 캠퍼스 곳곳의 교통안전 시스템 미비와 교통표지판, 횡단보도 부족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기사를 기획 보도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 기사는 교내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바로 다음 학기 곳곳에 횡단보도가 설치되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학생 기자 신분이었지만 자신의 활자가 사회를 안전하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한 첫 경험이었다.

김 동문은 언론인이나 스포츠 기자를 꿈꾸는 모교 후배들을 향해 실질적인 제안을 건넸다. 먼저 사회에 나오면 깊이 있게 외국어를 공부할 물리적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당장 스피킹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학원으로 달려가라”고 독려했다.

또한 단순히 경기 스코어나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의 일거수일투족에만 매몰되지 말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90분의 경기 화면과 골 장면만 보고 쓰는 글은 전문적인 기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작성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뜻이다.

“스포츠를 진정으로 깊게 이해하고 차별화된 시각을 갖추기 위해서는 스포츠를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구단의 홍보나 마케팅 부서 인턴십, 심판 교육 과정, KBO가 주관하는 야구 기록지 작성법 교육 등 스포츠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영역에 대학 시절 직접 부딪쳐 보길 권합니다. 경기를 만들어가는 내부 관계자, 행정가, 마케팅 전문가들의 시선을 두루 이해해야만 비로소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전하는 진짜 기사를 쓸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앞으로 어떤 기자로 독자들에게 기억되고 싶은지 물었다.

“화려한 조명을 받는 소수의 스타 선수들 뒤편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 흘리면서도 빛을 보지 못하는 소외된 종목과 선수들이 훨씬 많습니다. 그런 이들의 삶을 부지런히 발굴하고 치열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세상에 꺼내, 독자들에게 진한 감동과 새로운 희망을 전하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아울러 스포츠계 내부에 여전히 존재하는 폭력이나 비리 같은 어두운 이면을 철저히 감시하고 견제하는 언론 본연의 책무 또한 무겁게 지켜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그는 곧바로 과달라하라 미디어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구 반대편 멕시코에서 그가 타전할 치열한 현장의 기록들이 기대된다.

바로가기▷김진수 동문 네이버뉴스 기자 페이지

 

글 하홍준 hahj@syu.ac.kr

ⓒ 삼육대학교 브랜드전략본부 커뮤니케이션팀 supr@syu.ac.kr

[삼육人] 건축학과 학우들, 국제 공모전 ‘YAC’ 우수상 쾌거

이탈리아 올리베티 극장 재설계한 ‘FANNING COMUNITÀ’
홍원기·권가은 학우… “하루 2시간 자며 준비했다”

▲ 왼쪽부터 건축학과 홍원기(20학번), 권가은(21학번) 학우

건축학과 홍원기(20학번), 권가은(21학번) 학생팀 H.K STUDIO(지도교수 사광균)가 이탈리아 기반의 국제 건축 아이디어 공모전 ‘YAC(Young Architects Competitions) – 올리베티 극장(Olivetti Theatre)’에서 우수상(Mention)을 수상했다.

YAC는 30세 이하 젊은 건축가와 학생들의 창의적 설계 제안을 발굴해 국제 무대에 소개하는 대규모 공모 플랫폼이다. 매회 140개국 이상의 건축가가 참여하며, 역대 심사위원단에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가 9명이나 포함될 정도로 높은 권위와 인지도를 지닌다. 이 때문에 신진 건축가들에게는 국제 진출 등용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공모전의 과제는 이탈리아 이브레아(Ivrea)에 위치한 올리베티 복합단지 내, 1958년 지어진 도서관의 미완성 계획을 완성하고 대형 강당을 포함한 세 번째 건물을 설계하는 것이었다.

두 학생은 단절된 기존 건물의 구조를 해체하고 부채꼴 형태로 매스를 펼쳐 자연스러운 공공 공간을 조성한 ‘FANNING COMUNITÀ(패닝 코무니타, 공동체를 향해 펼쳐지다)’를 제안해 국제 심사위원단의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번 성과는 두 학생이 방학 중 건축사무소 인턴 실무와 공모전 준비를 병행하며, 하루 2시간 수면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빚어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학생 신분으로서 마지막 방학, 오로지 설계에 대한 집념으로 치열하게 몰두했던 이들의 작업 과정을 들여다봤다.

─ 수많은 공모전 중 YAC에 도전한 계기가 궁금하다.

“건축학과는 매 학기 새로운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해 나간다. 졸업설계만을 앞둔 마지막 방학이었다. 학생으로서 온전히 하나의 프로젝트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가장 큰 동기였다.

프로젝트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 안에서 얻는 깊이 있는 고민과 성취감은 무엇과도 바꾸기 어렵다. 학생이기에 가질 수 있는 자유로운 사고와 열린 시각으로 설계에 몰두할 기회가 점점 줄어든다는 아쉬움이 있었고, 그 마지막 순간을 의미 있게 불태워 보고 싶었다.

해외 공모전이라는 점도 결정적이었다. 국내를 넘어 국제무대에서 우리의 건축적 언어를 검증받고, 전 세계 젊은 건축가들과 같은 주제로 경쟁해 보는 것은 놓치기 어려운 기회였다. 졸업 전 마지막으로 ‘가장 학생다운 방식’으로 도전하고 싶었다.”

─ 수상작 ‘FANNING COMUNITÀ’의 문제의식은 무엇이었나.

“작품명은 ‘공동체를 향해 펼쳐지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다. 기존 사이트의 건물들은 주도로를 따라 선형으로 나열돼 각자 내부 동선만을 위해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단절된 구조였다. 우리는 이 구조를 해체하고, 주도로에서 진입하는 시선의 흐름을 활용해 매스를 부채꼴 형태로 펼쳐냈다. 그 중심에 광장이 형성되고, 건물들은 광장을 감싸는 형태를 띠며 자연스러운 상호작용 공간을 만들었다.

광장을 중심으로 한 상호작용은 세 단계로 확산된다. 광장을 직접 점유하는 ‘직접적 상호작용’, 골목길처럼 이어지는 경로를 따라 건물 내부로 유입되는 ‘간접적 상호작용’, 그리고 유리 매스를 통해 외부에서도 내부 프로그램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시각적 상호작용’이다. 이를 통해 별도 안내 없이도 누구나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공 공간을 목표로 했다.”

▲ 기존 건물의 단절된 구조를 깨고 공동체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 길을 따라 나란히 서 있던 건물들을 해체하고(아래 왼쪽), 사람들의 시선이 흘러가는 방향에 맞춰 건물을 부채꼴 모양으로 펼쳐낸 뒤(아래 가운데), 그 중심에 생긴 광장을 통해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교류하고 스며들도록(아래 오른쪽) 했다.

─ 대상지가 이탈리아인 만큼 공간의 맥락을 파악하는 데 물리적 한계가 컸을 것 같다. ‘이브레아’라는 도시에 어떻게 접근했나.

“올리베티는 이탈리아 산업 역사의 아이콘이며, 이브레아는 거장 르 코르뷔지에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라고 칭할 만큼 건축적 가치가 높은 도시이다. 현장을 직접 방문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기존 건물의 사진을 며칠 동안 반복해서 살펴보고 위성지도를 통해 이브레아가 가진 도시적 맥락과 장소적 가치를 분석했다. 직접 모형을 제작해 산업단지의 공간 구성을 파악하기도 했다. 아이디어에 대해 스스로 확신을 얻는 과정이 필요했다.”

─ 기존 공모전들과 접근 방식에서는 어떤 차이가 있었나.

“기존 공모전들은 보통 하나의 담론 아래 주제를 먼저 세우고, 그 주제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대지를 선택해서 진행하는 방식이다. 말하자면 백지 위에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는 식이다.

반면 YAC는 이미 그려진 그림 위에 새로운 그림을 얹어야 하는 작업이었다. 올리베티 산업단지의 역사와 정신에 대해 먼저 공부해야 했고, 이를 재해석해 팀만의 새로운 주제를 만들어야 했다. 리모델링과 신축이 동시에 진행되는 프로젝트였기에, 두 건물의 맥락이 산업단지라는 전체적인 틀 안에서 조화롭게 배치되는 것이 중요했다는 점이 기존 공모전들과 가장 다른 접근 방식이었다.”

─ 콘셉트를 도면화하는 과정에서 가장 집중한 디테일은.

“아이디어를 건축적 형태로 만드는 과정은 많이 험난했다. 공모전 자체에서 각 공간의 면적을 제한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기준에 맞춰 형태를 조율할 필요가 있어 특히 까다로웠다. 제약이 많은 만큼 팀 내에서도 의견이 가장 활발하게 오갔고, 어려웠기에 동시에 가장 재미있던 단계이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도면화하는 단계는 이미 논리가 잘 짜여 있었기 때문에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도면 자체로 공간을 설명해야 했기에, 공간의 성격과 짜임새, 디테일에 더 집중하여 작업했다. 도면이 만족스럽게 잘 나와 마지막에 둘이 안심했던 기억이 난다.”

▲ 프로젝트 전체 평면도 및 동선 계획. 공간의 짜임새와 디테일, 단지 전체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보행 흐름이 도면 상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 수상작이 지닌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이었나.

“아이디어의 ‘연계성’이라고 생각한다. 올리베티 산업단지가 유네스코 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기존 공간들이 박물관이나 관광 위주로 변화했고, 이 과정에서 파편화된 건물들을 하나로 연결해줄 기능이 필요했다. 우리는 이를 리모델링 건물과 신축 건물 간의 단편적인 연계로만 보지 않고, 산업단지 전체로 확장해 바라봤는데 이 지점이 차별화된 경쟁력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거시적인 아이디어를 단면 이미지를 통해 시각적으로 명쾌하게 전달한 점도 주효했다. 복잡한 공간 구성과 핵심 콘셉트를 심사위원단에게 한눈에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이 좋은 인상을 남긴 것 같다.”

─ 공모전 당시 건축사무소에서 인턴 중이었다고.

“퇴근 후에야 시간을 낼 수 있어서 일정이 많이 빡빡했다. 야근이 겹치는 날에는 새벽에 만나 작업을 이어가기도 했다. 거의 매일 두 시간 남짓 잠깐 눈을 붙인 뒤 다시 출근하는 생활을 한 달 가까이 반복했다.

한 번은 한 명이 회사 현상설계 마감 때문에 야근을 하는 동안, 다른 한 명이 학교에서 기다리다 그대로 잠든 적이 있다. 눈을 떠보니 새벽 두 시였는데, 상대방은 여전히 야근 중이었다. 돌이켜보면 웃기지만, 그만큼 서로 한계까지 밀어붙이며 치열하게 작업했던 시간이었다. 둘이 함께였고, 설계가 재미있어서 끝까지 버틸 수 있었다.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경험일 것 같다.”

▲ 수상작 ‘FANNING COMUNITÀ(패닝 코무니타, 공동체를 향해 펼쳐지다)’ 조감도

─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지난 5년 동안 가장 결정적이었던 가르침은 무엇이었나.

“지도교수님인 사광균 교수님께 건축적 사고의 뼈대를 이루는 가장 본질적인 가르침을 받았다. 단순히 설계 기술을 익히는 차원을 넘어, 건축가로서 무엇을 바라보고 어떤 질문을 던지며 세상을 마주해야 하는지에 대한 태도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교수님께서는 늘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건물이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다’라고 강조하셨다. 길과 마당, 그리고 그 안에서 형성되는 커뮤니티가 도시의 본질임을 일깨워 주셨고, 건축이란 사람들의 일상과 관계를 공간적으로 조직하는 행위임을 끊임없이 상기시켜 주셨다.

이러한 시각은 이번 공모전 작업 전 과정에서 설계의 근본적인 방향을 잡아주는 나침반이 되었다. 사람들이 공공 공간 속으로 어떻게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을지, 이브레아라는 도시적 맥락 안에서 진정으로 요구되는 공간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묻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질문이었고, 그 고민의 깊이가 결국 수상으로 이어졌다고 믿는다.”

─ 앞으로 어떤 건축가가 되고 싶나.

“(홍원기) 그동안 공모전에 다섯 번 도전했다. 계속된 실패로 좌절할 때도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매달린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게 되어 무척 기쁘다. 이번 공모전으로 문화·공공시설 설계에 큰 흥미를 느끼게 됐는데, 졸업 후에도 공공건축 분야를 더 깊이 탐구하며 설계를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 건축은 배움에 끝이 없는 분야인 만큼, 앞으로도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배우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자세를 잃지 않겠다.

(권가은) 사람과 공간, 도시의 관계에 대해 우리가 던진 질문들이 국제 심사위원단에게도 의미 있게 닿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내가 가진 건축적 시각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새벽까지 작업하며 한계를 밀어붙였던 시간이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보며 ‘진심으로 쏟아부은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도 생겼다. 거창한 미래를 계획하기보다 우선 눈앞의 졸업설계를 이 공모전만큼 열심히 해내는 것이 첫 목표다. 실무에 나가서도 화려한 결과물보다 본질적인 질문을 끝까지 붙들고, 매 순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건축가가 되겠다.”

글 하홍준 hahj@syu.ac.kr

ⓒ 삼육대학교 브랜드전략본부 커뮤니케이션팀 supr@syu.ac.kr

조선일보 https://news.chosun.com/pan/site/data/html_dir/2026/05/27/2026052703108.html
뉴시스 https://www.newsis.com/view/NISX20260527_0003646150
전자신문 https://www.etnews.com/20260527000372
대학저널 https://dhnews.co.kr/news/view/1065590150799885
스마트경제 https://www.dailysm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4647
한국NGO신문 https://www.ngo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230318
위드인뉴스 http://www.withinnews.co.kr/news/view.html?section=1&category=155&item=&no=39401
비즈월드 https://www.bizw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37492

[삼육人] 정상급 경제외교 무대 이끈 ‘국제 MC’ 윤수린 교수

이재명 대통령 국빈 방문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 단독 진행
삼성 이재용 회장 등 그룹 총수 대거 참석
“기획자의 마음으로 무대에 선다”

▲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이 열린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컨벤션센터 현장에서 윤수린 교수. 사진=본인 제공

지난 4월 20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 바랏 만다팜 컨벤션센터. 8년 만에 이뤄진 한국 정상의 인도 국빈 방문을 계기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은 양국 경제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자리였다.

현장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와 인도 주요 기업 대표 등 양국 정재계 수뇌부 600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이 막중한 무대를 책임진 단독 공식 사회자는 우리 대학 영어영문학과 윤수린 교수였다. 윤 교수는 국제회의 동시통역사이자 국제전문 MC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산업통상부와 인도 상공산업부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경제인협회가 주관한 이번 포럼은 양국 교역액 500억 달러(약 75조 4천억원) 달성을 위한 핵심 행사였다. 2000년 전 가야국 김수로왕과 아유타국 허왕후의 인연을 언급한 이 대통령의 연설처럼, 양국의 협력은 자동차, 철강, 조선을 넘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헬스케어 등 첨단 산업으로 폭넓게 확장하고 있다.

이처럼 중대한 비전을 선포하고 총 20건의 민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복잡한 현장을 윤수린 교수는 한 치의 오차 없이 조율해 냈다. 국가적 위상이 걸린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친 윤 교수를 만나 긴박했던 현장의 뒷이야기와 글로벌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철학을 들었다.

▲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 전경. 단상에서 연설 중인 이재명 대통령과 우측 사회자석에서 진행을 맡고 있는 윤수린 교수. 사진=청와대

─ 대규모 국가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는데 소감은.

“안도감과 보람이 교차한다. 그 순간만큼은 한국을 대표하는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책임감이 막중했다. 서양 문화 기반의 국제회의와는 또 다른 인도의 관습과 정서 속에서 낯선 순간들도 있었으나, 행사가 끝난 뒤 현지 관계자들의 찬사를 들으며 큰 뿌듯함을 느꼈다.”

─ 행사 규모를 고려할 때 사회자 선정 기준이 매우 까다로웠을 텐데.

“주최 측에서 요구한 핵심 역량은 두 가지였다. 한국어와 영어를 상황에 따라 완벽하게 구사하는 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VIP가 총출동하는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침착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위기관리 능력이었다.”

─ 실제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나. VIP 참석 행사는 변수가 많다고 들었다.

“VIP 입장 전부터 장내는 팽팽한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이재명 대통령의 연설 직후였다. 연설을 마친 대통령께서 계획된 동선으로 바로 퇴장하지 않으시고, 단상을 내려와 인도 경제 리더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셀카’까지 찍으셨다. 이 새로운 동선에 대한 정보는 연설 마무리 직전에야 전달받았다.

그 순간부터 장내에 소위 ‘마가 뜨지 않도록’(어색한 침묵이나 대화의 공백을 뜻하는 방송계 은어) 상황을 자연스럽게 끌어가기 위해 머릿속이 바쁘게 돌아갔다. 대통령 이석 후에도 고조된 현장 분위기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아 수차례 영어로 자리 정돈 안내를 해야 했다.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 덕에 치른 유쾌한 곤욕이었다.”

▲ 연설 직후 이재명 대통령이 계획된 동선 대신 인도 경제인들과 악수를 나누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윤 교수는 연설 직전 전달된 이 돌발 상황을 자연스러운 진행으로 조율해 냈다. 사진=청와대

─ 이번 포럼에서만 20건의 MOU가 체결됐다. 산업군도 다양한데, 진행자로서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한국의 전통적인 주력 분야인 자동차, 철강, 조선 및 중공업부터 AI, 신재생 에너지, 디지털 플랫폼, K-뷰티까지 스펙트럼이 방대했다. 국제회의 통역사이자 MC로서 사전 준비는 기본이다. 특히 20건의 MOU가 연속으로 이어지는 체결식은 극도의 긴장이 요구됐다.

MOU 진행 순서, 정확한 타이틀, 체결 기관명과 대표자 성명, 핵심 내용을 양국 언어로 완벽히 숙지해야 했다. 현장에서는 대표자가 갑자기 바뀌거나 순서가 변동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대처할 수 없고, 돌발 상황이었다 할지라도 그 책임은 고스란히 MC에게 돌아간다.“

─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노하우가 있다면.

“초년 시절부터 지켜온 철칙이 있다. 바로 ‘기획자의 마음으로 진행하라’는 것이다. 그 누구보다도 행사가 탈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기획자라면, 행사 진행 순서의 A부터 Z까지 완벽히 숙지하는 것은 기본일 것이다.

여기에 단 몇 초의 동선 이동, 발표자 지각 시의 플랜 B, 실시간 화상 연결 오류 시의 대처, 심지어 동시통역 기기 오작동 시 직접 순차통역을 제공할 가능성까지 대비한다. 무대 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돌발 변수를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고자 하는 기획자의 마음으로 접근할 때 비로소 매끄러운 진행이 완성된다.”

▲ 국제 행사 무대에서 사회자로 활약 중인 윤수린 교수

─ 최근 몇 년간 맡았던 행사 중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나.

“지난 3월 이재명 대통령과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나란히 참석했던 ‘한-필리핀 비즈니스 포럼’이 생생하다. 양국 정상이 경제 협력을 논하는 현장에 함께하며 큰 보람을 느꼈다. 2024 해양포럼, 2025 세계오션포럼 등 블루 이코노미 관련 국제회의도 기억에 남는다. 수많은 회의에서 AI 분야는 빠지지 않는 키워드다. 다양한 학계와 업계에서 AI가 어떻게 접목되고 발전하는지 최전선에서 목격할 수 있는 귀중한 경험들이었다.”

─ 글로벌 최전선에서의 경험을 학생들에게 어떻게 전달하고 있나.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의 견해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이를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나눈다. 학생들이 진로를 결정할 때 근시안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더 큰 판을 읽고 다양한 가능성에 도전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각 분야 정상에 오른 리더들을 만나며 발견한 공통점은 ‘여유와 겸손, 그리고 배려’였다. 우리 삼육대 학생들이 지식 함양을 넘어 넓은 시야로 주변을 살피고 연대하는 성숙한 인격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그것이 삼육대의 교육 지향점이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리더의 필수 덕목이라 확신한다.“

▲ 지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열린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당시 연합뉴스TV 생중계 동시통역을 맡은 윤수린 교수. 사진=연합뉴스TV 방송 캡처

─ 국제 무대 진출, 통번역 전문가를 꿈꾸는 제자들에게 조언한다면.

”최대한 다양한 사람을 만나 네트워크를 넓히고, 국내외 시사 동향을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 영어와 한국어의 4개 영역(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을 치열하게 갈고닦는 것은 기본이다.

방학을 이용해 국제회의에 참석해 보는 것도 강력히 권한다. 일일 아르바이트나 자원봉사자로 현장 실무를 경험하면 최신 동향을 파악하고 식견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사람을 아끼고 소통의 가치를 아는 학생이라면, 통번역 대학원 진학을 거쳐 글로벌 MC나 통역사로 활동하는 것이 탁월한 선택이 될 것이다.“

글 하홍준 hahj@syu.ac.kr

ⓒ 삼육대학교 브랜드전략본부 커뮤니케이션팀 supr@syu.ac.kr

[언론 인터뷰] 두 강의실 한 수업… 하이플렉스 ‘김향일 교수’

김향일 창의융합자유전공학부 교수
아시아타임즈 인터뷰 기획 ‘전지적 교수 시점’

▲ 김향일 창의융합자유전공학부 교수가 하이플렉스 강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수강 신청이 시작되는 봄. 인근 PC방, 카페에는 노트북을 연 학생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모니터 화면을 바라본다. 듣고 싶은 강의, 원하는 전공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수강 신청 홈페이지가 열리는 순간 ‘광클’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전국 대부분의 대학에서 반복되는 풍경이다. 삼육대학교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삼육대에는 여러개의 영화를 한 극장에서 상영하는 ‘멀티플렉스’ 처럼, 한 강의를 여러 강의실에서 동시에 들을 수 있는 ‘하이플렉스(HyFlex)’ 수업이 있다. 두 개의 강의실을 동시에 열어 하나의 수업을 진행하고, 강의는 실시간으로 연결된다. 같은 수업이 서로 다른 공간에서 동시에 진행되지만, 화면과 음성을 통해 하나의 강의처럼 작동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물리적인 강의실 크기가 제한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며 축적된 비대면 수업 경험이 기반이 됐다. 온라인 강의를 통해 ‘공간을 넘는 수업’이 가능해졌고, 이를 오프라인 수업과 결합한 형태가 하이플렉스다.

다만 삼육대의 방식은 두 개의 강의실을 동시에 운영하는 ‘이중 대면 구조’를 통해 수업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각 강의실에는 교수가 배치되고, 수업은 연결과 분리를 반복하며 진행된다. 학생 수가 늘어나도 토론과 참여가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다.

하이플렉스 수업을 적용한 ‘글로컬 영어’ 강의는 공통 질문으로 시작해 각 교실에서 소집단 토론을 진행한 뒤, 다시 연결해 결과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수업의 핵심은 ‘동시에 움직이는 구조’다. 두 교실이 같은 흐름 안에 있지 않으면, 연결은 쉽게 분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김향일 창의융합자유전공학부 교수가 하이플렉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수업을 읽는 힘

“학생 참여 규칙이 없으면, 하이플렉스는 ‘연결’이 아니라 ‘분열’로 끝납니다.”

하이플렉스 수업을 운영한 김향일 삼육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의 말이다. 두 개의 강의실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이 수업 방식은 ‘미래형 강의’로 불리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교수의 수업 설계가 성패를 가른다.

김 교수는 하이플렉스 수업의 핵심을 ‘참여 구조’로 설명했다. 두 개의 강의실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이 수업 방식은 기술보다 설계와 운영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하이플렉스 수업은 준비 단계부터 기존 대면 수업과 차이가 크다. 교수 간 협업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면서 강의안을 각각 준비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는 두 배, 많게는 세 배짜리 수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준비 시간이 많이 들었다”며 “수업이 안정화되면서 점차 부담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 김향일 창의융합자유전공학부 교수

수업 구조 역시 달라졌다. 김 교수는 두 개의 강의실이 동시에 움직이도록 수업을 ‘연결형-분리형-재연결’ 구조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공통 질문으로 수업을 시작한 뒤 각 강의실에서 소집단 활동을 진행하고, 이후 결과를 공유하며 전체 토의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두 강의실이 따로 움직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전 설계가 중요했다. 그는 “상대 강의실 교수와 수업 진행 방향과 토의 질문, 방법을 미리 논의했다”며 “수업 중에는 각 교실에서 토론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교수들이 함께 개입했다”고 말했다.

학생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규칙도 별도로 마련했다. 김 교수는 “각 팀이나 개인이 세션마다 최소 한 개의 질문을 제출하도록 하는 ‘질문 의무 규칙’을 적용했다”며 “모든 발언에는 텍스트나 자료 근거를 포함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질문이 나오면 다른 팀이 답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운영했다”고 덧붙였다.

하이플렉스 수업에서만 가능한 운영 방식도 있었다. 김 교수는 “한 교수는 A교실에서 토론을 진행하고, 다른 교수는 B교실에서 코칭을 하면서도 서로의 수업을 동시에 모니터링하며 개입 타이밍을 맞췄다”며 “이런 동시 분업과 공동 조율은 단일 대면 수업에서는 구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김향일 창의융합자유전공학부 교수가 하이플렉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교수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달라진다. 김 교수는 기술 숙련보다 수업을 읽고 조정하는 판단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공간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흐름을 파악하고 활동 전환 시점과 발언 기회를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기술은 기반이고 실제 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운영 판단”이라고 말했다.

수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환경적 조건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현장에서 장비와 네트워크를 관리할 수 있는 지원 인력이 없으면 교수는 수업이 아니라 장비 운영에 매달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끊김 없는 네트워크와 기본 장비, 팀티칭 구조, 사전 설계 시간이 확보되지 않으면 수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학생 참여 규칙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질문 의무나 근거 제시, 교실 간 피드백 구조가 없으면 두 강의실은 쉽게 산만해진다”며 “학생들도 ‘내가 말해야 수업이 진행된다’는 책임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아시아타임즈 양혜랑 기자
사진 하홍준 hahj@syu.ac.kr

아시아타임즈 https://www.asiatime.co.kr/article/20260324500151

안개 속 ‘빛의 길’… 도로경관디자인 大展 장려상

환경디자인원예학과 조경민 학우
레이저 기반 안전 가이드 시스템 ‘L-VGS’ 설계

환경디자인원예학과 조경민 학우(23학번, 지도교수 김유선·길수연·윤주영)가 한국도로공사 주최 ‘제14회 도로경관디자인 대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국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고속도로 디자인 개선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된 대국민 공모전으로, 대학부와 일반부로 나뉘어 진행됐다. 지난해 9~10월 두 달간 세 가지 지정 주제와 자유 주제로 총 212건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예비심사와 최종심사를 거쳐 총 23건의 수상작이 선정됐다.

조경민 학우의 수상작은 안개 속 운전자를 에스코트하는 지향형 레이저 가이드 라인 시스템 ‘L-VGS(Laser Based Virtual Guiding System)’다.

기존 LED 안개등이 안개 입자에 산란돼 오히려 시야를 가로막는 ‘빛의 장벽(Wall of Light)’ 현상을 유발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 시스템은 산란 없이 직진하는 레이저를 활용해 도로 위에 선명한 ‘빛의 길(Path of Light)’을 구현함으로써, 운전자에게 명확한 시각적 기준점을 제공한다.

특히 갈매기표(VVV) 점선 패턴을 도로에 투사해 시각적 넛지(Nudge, 간접적 행동 변화 유도) 효과를 구현했다. 운전자가 무의식적으로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유지하도록 돕는 방식으로, 복잡한 속도 통제 대신 시각적 인지를 활용해 악천후 상황에서도 추돌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시스템은 안개 강도에 따라 △안개경보(Fog Advisory) △안개주의보(Fog Hazard) △안개 심각(Severe) 등 3단계로 구분된다. 520mm 파장의 녹색 레이저를 적용했으며, 방수·내충격 성능을 고려한 소재와 마감, 단순 교체가 가능한 모듈형 체결 방식을 채택해 유지관리의 효율성도 높였다. 일정 간격의 쉐브론 패턴(>>>)을 활용해 시각적 리듬을 형성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조경민 학우는 “이번 수상은 디자인이 단순한 아름다움을 넘어 누군가의 생명을 지키는 적극적인 언어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한 계기”라며 “안개 속 ‘빛의 장벽’을 뚫고 ‘빛의 길’을 제시하고자 했던 고민이 실질적인 해법으로 인정받은 것 같아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 환경디자인원예학과 조경민 학우

이번 작품 구상에는 전공 수업과 캡스톤 디자인 프로젝트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전공 수업을 통해 아이디어를 정교하게 시각화하며 구체화하는 기반을 다졌고, 프로젝트 수행 과정에서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체득했다. 이를 통해 기존 안개등의 한계를 분석하고, 레이저 기반 대안을 논리적으로 구체화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조 학우는 “이번 공모전을 계기로 디자인을 심미적 도구가 아닌, 해결의 언어로 인식하게 됐다”며 “앞으로는 자연 요소가 공간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 원리를 연구해, 기후 위기 등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는 공간 디자인 체계를 구축하고 싶다”고 밝혔다.

졸업 후에는 자신만의 디자인 철학을 담은 독자적 브랜드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공간의 본질과 지속 가능성을 관통하는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사용자 삶에 실질적인 영감을 주는 결과물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수상작은 한국도로공사의 고속도로 디자인 개선 사업에 반영된다. 향후 디자인 구체화 작업을 거쳐 실제 현장에 적용될 예정이다.

글 하홍준 hahj@syu.ac.kr

ⓒ 삼육대학교 브랜드전략본부 커뮤니케이션팀 supr@syu.ac.kr

글로벌 산업현장 누빈 여성 공학도, ‘케이걸스 데이’ 최우수 서포터스 영예

바이오융합공학과 신지윤 학우, 산업통상부 장관상 수상
독일·오스트리아 산업현장 체험 성과 인정

▲ 지난 11월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가넷스위트에서 열린 ‘2025 케이걸스 데이(K-Girls’ Day) 시상식’에서 신지윤(오른쪽 학우)가 산업통상부 고상미 과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바이오융합공학과 신지윤(23학번) 학우가 산업통상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주관하는 여학생 산업기술 현장체험 프로그램 ‘2025 케이걸스 데이(K-Girls’ Day)’에서 최우수 서포터스로 선정돼 산업통상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은 지난 11월 2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가넷스위트에서 진행됐다.

케이걸스 데이는 이공계 여학생들이 국내외 산업기술 현장을 직접 탐방하고 현직 여성 멘토들과의 만남을 통해 산업 현장을 생생하게 경험하는 기술현장체험 프로그램이다. 여성 공학도의 자긍심을 높이고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2014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800여 개의 산업현장 및 여성 멘토와 2만여 명의 여성 공학도가 참여했다.

올해 프로그램은 2194명의 학생이 참여해 지난 7월 14일 발대식을 시작으로 10월까지 약 4개월간 운영됐다. 단순 견학을 넘어 여학생들이 스스로 진로를 탐색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국내 산업현장 탐방 △글로벌 연계 프로그램 △글로벌 산업체 체험 △현직자 멘토링 △네트워킹 행사 등이 진행됐다.

특히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한 유럽 산업현장 탐방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은 글로벌 기술 환경을 직접 경험하며 역량을 강화했다.

▲ 수상소감을 발표하는 신지윤 학우

신지윤 학우는 휴학 중 우연히 SNS에서 프로그램 모집 공고를 접하며 참여를 결심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져온 그는 대학 1학년 때 수강한 ‘바이오산업개론’ 수업에서 디지털 치료제(DTx) 분야를 처음 접하며 AI와 VR 기반 헬스케어 기술에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미생물학 연구실 인턴 경험을 통해 기초 연구 역량을 쌓는 한편, 국내외 산업 환경과 제도적 한계에 대한 고민을 이어오던 중 케이걸스 데이 글로벌 연계 프로그램이 진로를 구체화할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서포터스로서 그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산업현장 및 연구기관을 탐방하며 멘토 인터뷰와 콘텐츠 제작을 진행했고, 국내에서는 중·고등학생들과 함께 기업 현장을 방문해 진로 멘토 역할을 수행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율촌화학, 안랩, 한국콜마 등 총 9개 기업·기관을 탐방하며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

가장 인상 깊었던 활동으로 그는 글로벌 프로그램을 꼽았다. 신 학우는 “조원들과 함께 생활하며 팀장을 맡아 협력과 책임의 가치를 배웠고,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국제기구를 직접 방문하며 산업과 연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우수 서포터스로 선정된 배경에 대해 신 학우는 “프로그램에 대한 진심과 성실함, 그리고 끝까지 몰입하려는 태도가 가장 큰 강점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멘토와의 만남을 위해 링크드인에서 사전 조사를 진행하고 적극적으로 질문하며 소통했고, 탐방 후에는 즉시 콘텐츠로 정리해 공유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이어갔다.

▲ 오스트리아 비엔나 유엔(UN) 사무국 방문(왼쪽), 독일 글로벌 생명공학 기업 퀴아젠(QIAGEN)에서 실험기구를 조작하는 모습(오른쪽).

그는 이번 프로그램의 의미에 대해 “이공계 여성이 자신의 가능성을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현실적인 선택지로 인식하게 해주는 점”이라며 “현장을 직접 보고 여성 멘토들의 실제 커리어를 들으며 불안과 고민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강조했다.

활동 전에는 연구 중심의 단선적인 진로를 떠올렸지만, 이후에는 연구·산업·정책·창업이 서로 긴밀히 연결된 구조임을 이해하게 되며 진로에 대한 시각도 확장됐다. 멘토들의 조언을 받으며 “전문성은 완벽한 준비 이후가 아니라 도전 속에서 형성된다”는 인식을 갖게 된 점 역시 큰 변화로 꼽았다.

신 학우는 앞으로 디지털 헬스케어와 의료 AI 분야에서 연구와 산업을 연결하는 커리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교환학생과 학부 연구를 통해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해외 대학원에서 디지털 치료제와 의료 AI를 연구하며 실제 임상 현장에 적용 가능한 기술 개발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수상은 선택한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이라기보다, 계속 질문하고 탐구하며 나아가도 괜찮다는 용기를 준 계기였습니다. 앞으로도 열린 자세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는 이공계 인재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글 하홍준 hahj@syu.ac.kr

ⓒ 삼육대학교 브랜드전략본부 커뮤니케이션팀 supr@sy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