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19일 서울 중구 퇴계로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사옥에서 열린 ‘제38회 공간국제학생건축상’ 시상식에서 (왼쪽부터) 건축학과 김세연, 정현선, 이건희 학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건축학과 정현선(21학번), 김세연(21학번), 이건희(20학번) 학우팀(지도교수 사광균)이 메이저 건축 공모전인 ‘제38회 공간국제학생건축상’에서 특선을 수상했다. 이들은 올해 초 ‘2025 정림학생건축상’에서도 대상과 특별상을 거머쥐는 등 주요 건축 공모전에서 연이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관련기사▷건축학과 학생팀, ‘정림학생건축상’ 대상·특별상 2관왕)
‘공간국제학생건축상’은 1983년부터 공간그룹이 주최해 온 대표적인 학생 건축 공모전이다. 매년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는 건축적 질문을 던지며 젊은 건축가들의 실험적 시도를 독려해 왔다. 2001년부터는 국제전으로 확대돼 세계 각국의 건축학도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무대이기도 하다.
올해 주제는 ‘건축의 유동하는 경계, 그 안과 밖’이었다. 기후위기, 인공지능, 도시 쇠퇴, 공동체 회복 등 동시대의 다양한 사회적 이슈 속에서 건축은 더 이상 고정된 담론이나 경계 안에 머물지 않는다. 공모전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오늘날의 건축가란 누구이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삼육대 팀의 수상작 ‘Who is Architect?’(누가 건축가인가)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들은 “건축의 경계는 전문 건축가의 영역 안에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서울 도심 속 일상 공간에서 드러나는 ‘비공식 건축’ 현상을 관찰하고 분석했다.
을지로동, 공릉동, 수유동 등 상업과 주거가 혼재된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도시 공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회적 실천을 여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작업건축가 △상인건축가 △노점건축가 △주민건축가 △관리건축가 △학생건축가로, 이를 통틀어 ‘일상건축가(Everyday Architects)’라 명명했다.
팀은 수개월간의 답사와 사진기록, 지도 제작, 관찰 일지를 바탕으로 ‘일상건축가’가 만들어낸 공간의 변형과 확장을 세밀하게 기록했다. 이를 통해 건축적 실천의 주체가 반드시 전문 자격을 지닌 설계자에 한정되지 않음을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이처럼 “도시 공간은 전문 설계자만이 아닌, 사회적 실천을 통해 누구나 만들어갈 수 있다”는 선언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현대 건축의 역할과 담론의 경계를 새롭게 조명했다.
심사위원단은 “일상 공간에 대한 치밀한 관찰과 ‘건축가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인상 깊었다”며 “새로운 유형의 건축가를 발견하려는 시도가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정현선 학우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건축가의 결과물이 반드시 물리적 건축물일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도시와 건축의 현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태도 자체가 건축적 행위임을 느꼈다. 앞으로도 연구하고 사유하는 건축가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건희 학우는 “건축은 도면이나 건물로 완성되는 결과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라며 “도시의 다양한 행위를 읽어내고 이를 건축적 언어로 해석하는 ‘매개자로서의 건축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세연 학우는 “관찰과 기록은 단순한 조사가 아니라 건축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핵심적인 방법임을 체감했다”며 “앞으로도 일상의 공간 실천을 주목하며, 그 속의 의미를 발견하는 연구 중심의 건축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 (왼쪽부터) 노의용 장로, 아내 이선은 사모, 삼육대 제해종 총장이 지난 20일 교내 총장실에서 열린 발전기금 전달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알토스에 거주하는 재미동포 사업가 출신 노의용(제임스 노·James Rho) 장로가 삼육대에 미화 200만 달러(한화 약 28억 7천만 원)의 발전기금을 기부했다.
노 장로는 독실한 재림교인으로, 평생 성실과 나눔의 신앙을 삶 속에서 실천해 왔다.
이번 기부금 가운데 100만 달러는 현금으로, 나머지 100만 달러는 리빙트러스트(유언대용신탁) 형태로 이행된다. 이는 삼육대 개교 이래 단일 기부로는 최고 금액이다. 누적 기부액은 총 208만 달러(한화 29억 8700만원)에 달한다.
1941년 일본에서 태어나 경남 사천 삼천포에서 자란 노 장로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중학교 진학을 포기해야 했다. 그는 소풍 가는 또래 친구들을 바라보며 “나처럼 형편이 어려워 공부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꼭 돕겠다”는 다짐을 마음에 새겼다.
이후 고학으로 중·고등학교를 마친 그는 1968년 삼육대 영어영문학과 1회생으로 입학했으나, 1학기 만에 학업을 중단했다. 1973년 아내 이선은 집사와 함께 각각 400달러씩 빚을 내 미국으로 이주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이민 초기에는 접시닦이로 일하며 시급 1달러 85센트를 받았다. 이후 청소업으로 전환해 3달러 25센트로 늘었고, 특유의 성실함으로 1년 만에 가장 신뢰받는 직원이 됐다. 곧 자신만의 청소회사를 설립한 그는 ‘하나님과의 동업’이라는 마음으로 사업을 이어갔다.
당시 미국은 한인 이민이 활발히 이루어지던 시기였다. 노 장로는 견적서를 낼 때마다 기도했다. “이익은 남기지 않겠습니다. 대신 이민 온 형제자매들에게 일자리를 주게 해주십시오”. 그는 실제로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을 최소화한 낮은 단가로 입찰했다. 이는 곧 저가 경쟁력으로 이어져 사업은 빠르게 성장해 갔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한인 이민자들에게 조건 없이 도움을 베풀기도 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노 장로를 찾아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이유를 묻지 않고, 갚을 날짜를 정하지도 않고 선뜻 돈을 내줬다. 물론 그렇게 돌아오지 않은 돈도 적지 않았다.
노 장로는 “주는 건 잘하지만 받는 건 서툴다. 아마 그게 복을 받는 비결인 것 같다”며 웃었다. “내가 남기지 않으면 하나님이 채워주셨습니다. 성경에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고 쓰여 있지요. 살아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가정집 청소로 시작한 사업은 점차 대형 빌딩 관리로 확장됐고, 한때 50명 이상의 직원을 둔 기업으로 성장했다. 노 장로는 후배 세대에게 “성실히 공부하고 하나님을 의지하면 반드시 길이 열린다”며 “성실과 신앙이 인생의 두 기둥”이라고 강조했다.
▲ (오른쪽부터) 노의용 장로와 아내 이선은 사모
노 장로는 “이제 내가 받은 은혜를 젊은 세대에게 돌려줄 때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제해종 총장의 비전과 열정에 감동해 200만 달러의 거액을 삼육대에 쾌척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내 이선은 사모 역시 남편의 뜻에 깊이 공감하며 결심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노 장로는 “기금의 사용은 학교의 판단에 전적으로 맡긴다”며 “삼육대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기관으로 더욱 우뚝 서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해종 총장은 “사람을 키우는 일은 그 어떤 일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며 “장로님의 크고 귀한 결심은, 삼육대가 장로님처럼 봉사하고 헌신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데 든든한 밑거름이 될 뿐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헌신의 귀감이 될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번 공모전은 신협의 지속 성장을 이끌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실현 가능한 사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전국의 대학(원)생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경영학과 팀은 신협의 대표 모바일뱅킹 앱 ‘온(ON)뱅크’와 조합원 생활금융 플랫폼 ‘라이프온’을 중심으로, 앱 기능 강화와 사용자 참여형 서비스 개발을 제안했다. 기존 앱의 한계를 보완하고, 조합원 중심의 커뮤니티 생태계를 조성하는 실질적 개선안을 내놓았다.
이들은 먼저 UI·UX 개선을 통해 연령대별 맞춤형 테마와 홈 화면 편집 기능을 도입하고, 사용자가 자주 이용하는 기능을 직관적으로 배치하는 등 편의성과 접근성 중심의 설계를 제안했다.
또한 ‘조합원 중심 커뮤니티’ 기능을 강화해, 지역 상권과 신협을 연결하고, 조합원 인증 스티커·스탬프 투어 등을 통해 참여형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신협의 상징 캐릭터 ‘어부바’를 활용한 ‘나만의 어부바 키우기’ 서비스와 SNS 이벤트도 제안해 젊은 세대의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는 전략을 구체화했다.
경영학과 팀은 아이디어 제안에 그치지 않고, 직접 UI 시안을 제작해 시각적으로 구현함으로써 “실제 서비스로 적용 가능한 수준의 완성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단은 “신협의 철학과 핀테크 발전 방향을 함께 고려한 현실적 제안이었다”고 했다.
세 학우는 경영학과 전공 수업 팀플(팀 프로젝트)을 계기로 만나 이번 공모전에 함께 도전했다. 주제 선정부터 자료조사, 회의, 발표 준비까지 전 과정을 함께 진행하며 긴밀한 협업을 이어갔다. 김민성 학우는 보고서 작성, 유나현 학우는 PPT 및 UI 디자인, 임가현 학우는 발표와 전반적인 서포트를 맡아 각자의 강점을 살린 팀워크를 완성했다.
그런 세 사람 모두 수상의 비결로 단연 ‘팀워크’를 꼽았다. 김민성 학우는 “의사소통이 곧 결과의 완성도를 좌우한다는 걸 실감했다”며 “팀워크가 잘 맞을 때 얼마나 큰 시너지가 나는지 직접 경험했다”고 말했다.
임가현 학우도 “함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협력의 즐거움을 느꼈다”며 “사람들과 소통하며 일하는 진로를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나현 학우는 “현재 팀원들과 함께라면 어떤 주제의 공모전이든 또 한 번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 (왼쪽부터) 경영학과 유나현(23학번), 임가현(23학번), 김민성(21학번) 학우가 지난 9월 24일 대전 신협중앙회관 회의실에서 열린 공모전 시상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전공 수업의 실질적 가치도 체감했다. 특히 ‘디지털 마케팅 전략’(안영진 교수)과 ‘신제품 전략’(이정임 교수) 과목에서 배운 이론과 사례, 팀플 및 발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두 교수의 피드백을 통해 아이디어의 구체성과 완성도도 한층 높일 수 있었다.
김민성 학우는 “이번 경험으로 금융권 진출이라는 목표가 더욱 확실해졌다”고 했다. 마케터를 꿈꾸는 임가현 학우는 “공모전 과정 자체가 성장의 기회였다”며 “앞으로도 여러 사람과 아이디어를 나누며 함께 목표를 이루는 프로젝트에 꾸준히 도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상식은 지난 9월 24일 대전 신협중앙회관 회의실에서 열렸다. 신협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발굴된 우수 아이디어를 향후 신사업 및 서비스 개발에 적극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아트앤디자인학과 박체홍(19학번) 학우의 단편영화 ‘그들이 왔을 때(When They Came)’가 ‘제17회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SESIFF 2025)’ 단편 경쟁 부문에 진출했다.
서울국제초단편영화제는 2009년 국내 최초의 초단편영화제로 출범해, 매년 전 세계 신진 감독들의 실험적 시도와 새로운 시선을 발굴해왔다. 올해에는 69개국에서 총 2707편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100편이 본선 무대에 올랐다. 영화제는 오는 24일부터 29일까지 6일간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리며, 본선 진출작은 극장과 온라인 상영관을 통해 관객과 만난다.
박 학우의 출품작 ‘그들이 왔을 때’는 스릴러적 긴장감과 실험적 연출이 결합된 독창적인 작품이다. 밥상 위에 매달려 차례로 죽음을 맞는 인물들과 이를 태연히 지켜보며 식사를 이어가는 사람들을 통해, 한국 사회에 뿌리 깊게 박힌 계층·세대 갈등과 집단의 배타성을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박 학우는 “이 이미지가 곧 한국 사회를 담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우리가 얼마나 쉽게 범주화와 혐오를 학습하고 동조하는지, 또 한민족을 강조할 정도로 가족 같던 공동체가 점차 분열되어 가는 모습을 무대 위에 그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박체홍 학우
작품은 대사나 전통적인 플롯 없이, 반복적 이미지와 변주로만 전개된다. “대사 없이도 몰입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그의 실험적 시도는 치밀한 기술적 고민과 준비 과정을 필요로 했다.
촬영은 교내 총장 공관 정원에서 진행됐다. 당초 경기도 일대 폐가와 재개발 단지를 찾아다니며 서울주택도시공사와 산림청까지 수소문했지만 성과가 없었다. 그러던 중 학과 교수들의 조언으로 교내 총장 공관을 알게 됐다. 조건에 딱 맞는 장소였다. 제해종 총장이 흔쾌히 허락하고, 부속실 직원들도 세심히 지원해 촬영을 원만히 마칠 수 있었다.
제작비 마련도 큰 도전이었다. 최대 30명에 이르는 스태프와 배우가 참여한 대규모 현장이었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받은 보험금이 초기 자금이 됐고, 이후 펀딩과 가족·지인의 도움으로 제작비를 충당했다.
부족한 제작비 탓에 촬영은 단 하루 해가 떠 있는 시간 안에 모두 마쳐야 했다. 예보에 없던 비가 쏟아졌을 땐 절망하기도 했으나, 기적처럼 비가 곧 그쳤다. 현장 스태프들의 격려와 협력 덕분에 완성을 이룰 수 있었다.
▲ 촬영 현장에서 디렉팅하는 박체홍 학우의 모습. 특수장비까지 동원된 고난도 촬영이었다.
박 학우는 지난해 단편영화 ‘여행길’로 ‘제16회 대단한단편영화제’ 단편초청 부문에 선정된 바 있다. (관련기사▷[삼육人] 아디과 박체홍 作 ‘여행길’, 단편영화제 공식 상영작 선정) 그는 “늘 주변 사람들의 도움만 받아 미안했지만, 동시에 연대와 용기를 배울 수 있었다”며 “앞으로는 더 단단해져 관객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올해 졸업을 앞둔 그는 졸업전시회에서 이번 작품과 함께 신작 ‘너의 종말’을 상영할 예정이다. 갑작스레 닥친 이별을 세상의 종말처럼 받아들이는 한 남자의 처절한 구애를 다룬 이야기다. 차기작으로는 본격적인 좀비 장르물을 기획하며, 스토리보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내년 촬영이 목표다.
박 학우는 “그저 흥미롭게 봐주셔도 감사하겠지만, 이 작품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혐오를 행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서로를 덜 상처 입히는 따뜻한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촬영과 제작 과정 전반에 도움을 준 학교와 교수진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한 분 한 분 그 따뜻한 마음을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
미디어아트영상 부문 최고상 영예
3D 영상으로 도서관의 새로운 가치 풀어내
‘메타버스 콘텐츠’ 교과목 프로젝트 성과
삼육대 아트앤디자인학과 한가은(4학년) 학생이 ‘2025 경기도서관 크리에이티브 시너지 공모전’에서 미디어아트영상 부문 대상(상금 300만원)을 수상했다.
경기도서관은 수원시 영통구 광교신도시 경기융합타운에 들어서는 광역대표도서관으로, 연면적 2만 7775㎡, 지하 4층·지상 5층 규모의 대형 문화시설이다. 오는 10월 개관을 앞둔 이 도서관은 단순한 자료 열람 공간을 넘어 도민이 다양한 감각을 통해 경험하고 교류하는 복합문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이번 공모전은 개관을 앞두고 도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서관 운영과 공간 연출에 반영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시그니처 향 △미디어아트영상 △인스타툰 △시그널 뮤직 등 4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4월 9일부터 6월 30일까지 총 126점의 작품이 접수됐고, 전문가 심사와 공개 검증을 거쳐 최종 수상작이 가려졌다.
한가은 학생의 출품작 제목은 ‘상상이 피어나는 곳, 경기도서관’이다. 이 작품은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상상·놀이·배움·창작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통해 새로운 문화 공간으로 재해석했다.
영상은 한 아이가 도서관에 들어서며 책을 펼치는 순간, 우주와 미지의 세계가 펼쳐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어 놀이 공간, 학습 공간, 창작 공간을 차례로 비추며, 도서관이 세대와 연령을 아우르는 열린 플랫폼임을 시각적으로 풀어냈다.
특히 작품은 경기도서관의 실제 공간 요소를 3D 모델링으로 재현해 현실성과 상상력을 동시에 담아냈다. 밝고 따뜻한 색감, 동화 같은 연출은 도서관을 딱딱한 공간이 아닌 친근하고 즐거운 문화 공간으로 그려낸다.
이번 수상은 전공수업에서의 학습이 공모전 성과로 결실을 맺은 대표적 사례다. 작품은 지난 학기 아트앤디자인학과 교과목인 ‘메타버스 콘텐츠’(지도교수 노주희)와 연계해 제작됐다.
이 교과목은 3D 디자인 툴 블렌더(Blender)를 활용해 모델링, 스컬핑, 텍스처링, 리깅, 애니메이션 등 3D 제작 전 과정을 학습하고, 학기 말에는 짧은 영상을 결과물로 완성하는 프로젝트 기반 수업이다. 특히 공모전 출품과 연계해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실제 결과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가은 학생은 학기 초 공모전을 직접 리서치해 참여를 결심했고, 지도교수의 밀도 있는 피드백과 동료 평가 과정을 거쳐 작품 완성도를 높였다. 결과적으로 기말 프로젝트 결과물이 전국 규모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노주희 지도교수는 “개인 상담에서 한가은 학생은 저학년 시절 처음 3D를 접했을 때 매우 어렵게 느꼈다고 말한 바 있다”며 “그러나 이번 공모전을 목표로 기획부터 제작까지 차근차근 과정을 밟으며 눈에 띄게 성장했다. 꾸준히 피드백을 반영하고 몰입한 결과, 전국 규모 대회에서 큰 성과를 거둔 것은 학생 본인뿐 아니라 교육과정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가은 학생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값진 경험이었는데, 수상까지 하게 되어 영광스럽다”며 “준비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 자체가 값진 배움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3D와 미디어아트를 접목한 창작에 큰 자신감을 얻게 됐다”며 “앞으로도 사회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아내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수상작은 향후 경기도서관 내부에서 송출되는 영상 콘텐츠로 활용된다. 개관을 앞둔 도서관의 차별성과 매력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할 예정이다.
삼육대 배구부 수윙스(SU-WINGS, 지도교수 체육학과 유재현)가 대학 아마추어 배구 최강팀에 올랐다.
지난 8월 24일 서울 동대문구체육관에서 열린 ‘2025 서울시민리그 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에서 삼육대는 서강대 스파이크G(SpikeG, 이하 서강대)를 세트 스코어 2-0(25-23, 21-14)으로 완파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서울특별시와 서울특별시체육회, 서울시배구협회가 공동 주최·주관한 이번 대회는 서울 및 수도권 대학 배구팀이 총출동하는 아마추어 리그 최정상급 무대다. 남자 25팀, 여자 23팀 등 총 48개 팀이 참가했으며, 6월 29일부터 시작된 예선 리그전을 거쳐 8월 24일 본선(16강) 토너먼트로 이어졌다.
삼육대는 결승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김동희(체육학과 19학번)의 파괴적인 스파이크와 송승규(19학번), 장휘수(19학번)의 속공이 연이어 터지며 점수 차를 벌렸다. 서강대는 송주환·홍현석·조성준이 연속 서브 에이스로 반격하며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지만, 세트 후반 삼육대가 서브 득점으로 흐름을 되찾아 1세트를 따냈다.
2세트는 삼육대의 독무대였다. 송승규의 연속 득점과 김동희의 강타, 장휘수의 안정적인 세트 플레이가 완벽히 맞아떨어졌다. ‘19학번 3인방’의 노련한 합작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장악한 삼육대는 범실이 잦아진 서강대를 압도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불과 얼마 전 박계조배 결승에서 서강대에 패해 준우승했던 삼육대는 이번 승리로 완벽한 설욕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삼육대 김동희에게 돌아갔다. 그는 경기 내내 결정적인 순간마다 득점을 책임지며 승리를 견인했다. 송승규·장휘수와 함께 마지막 대학 무대를 장식한 ‘19학번 3인방’은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완성하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4강전에서 부상을 입어 결승 무대에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전현우(19학번) 학우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최근까지 2년간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며 앞차 포지션에서 캐치와 공격 모두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다. 이번 대회에서도 안정적인 플레이로 팀이 4강까지 무난히 진출하는 데 크게 기여하며, 우승의 밑바탕을 마련했다.
주장 이완재(21학번)는 “졸업을 앞둔 선배들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안겨줄 수 있어 기쁘다”며 “중부지역이 대학 아마추어 배구의 강호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우리 실력을 증명한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 남자부 9인제에는 여성 선수 2명까지 출전할 수 있었다. 삼육대는 배구 명문 일신여상 출신의 이다혜(25학번)를 기용했다. 그는 남자부 경기의 유일한 홍일점으로 주목받으며 리시브와 공격 모두에서 활약, 팀 전력에 힘을 보탰다.
삼육대 수윙스는 이번 우승으로 상금 155만 원을 수상했다. 준우승은 서강대, 공동 3위는 국민대와 단국대가 차지했다.
▲ 서울시민리그 우승의 주역들. 사진=아마추어 대학배구연맹 ALUV 인스타그램
수윙스는 2024 서울대배, 단양 도담상봉배에서 연이어 정상에 오르고, 2023 서울대배 준우승, 인제배 왕중왕전 준우승, 2022 국무총리배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대학 아마추어 배구계의 신흥 강호로 자리매김해왔다.
대회 성적뿐만 아니라 팀 문화와 활동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수평적인 선후배 문화와 남녀 합동 훈련을 통해 강력한 팀워크를 다져왔으며, 체육학과 배구 특기자 중심의 전문 코칭 시스템으로 실력을 갈고닦고 있다. 훈련 후 회식을 통해 친밀감을 높이는 독특한 전통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매년 교내에서 ‘삼육대 총장배 배구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교내외 배구 인재들이 실력을 겨루는 장을 마련해 왔다. 이 대회를 통해 교내 스포츠 문화 확산은 물론, 수윙스가 대학 배구계에서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관련기사▷[비하인드] 삼육대 배구대회를 아세요?…체육관 달군 ‘불꽃 스파이크’)
수윙스는 현재 약 55명의 부원이 활동 중이다. 체육학과 외에도 물리치료학과, 음악학과, 간호학과, 인공지능융합학부, 자유전공학부 등 다양한 전공 학생들이 함께한다. 주 2회 정기 훈련을 통해 기량 향상은 물론 학우 간 교류와 인성 함양까지 아우르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완재 주장은 “아마추어 대학 배구의 정상 자리를 오래 지켜내고, 후배들에게 더 재미있고 발전된 팀을 물려주고 싶다”며 “이번 우승을 계기로 더 큰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 14일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윤선미 박사(오른쪽)가 이금선 지도교수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천 개의 계단을 한 번에 뛰어오를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계단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며 어렵다고만 하죠. 한 계단씩 차근차근 올라가다 보면 끝은 반드시 옵니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올해 환갑을 맞은 중증 시각장애인 윤선미 박사가 삼육대 대학원 중독과학과에서 두 번째 박사학위이자, 여섯 번째 학위를 취득했다. 학위수여식은 14일 교내 요한관 홍명기홀에서 열렸다. 그의 논문은 ‘우수학위논문’으로 선정돼 학문적 완성도와 사회적 기여를 동시에 인정받았다.
윤 박사의 박사학위 논문 제목은 ‘시각장애인의 인구사회학적 요인, 중독행위, 정신건강 및 라이프스타일과 만성질환 간의 연관성’(지도교수 이금선)이다.
국내에서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보건·중독·라이프스타일 융합 연구는 전례가 드물다. 그는 전국의 50세 이상 중증 시각장애인 450명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인터뷰·설문을 진행했다. 성별·연령·경제활동·교육수준, 음주·흡연 행태, 스트레스·우울 정도, 식습관 등을 조사하고, 고혈압·간질환·뇌혈관질환·당뇨병·신장질환 등 만성질환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 14일 학위수여식에서 윤선미 박사(오른쪽)가 제해종 총장과 함께 학위기와 우수학위논문상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시각장애인 중 고혈압이나 당뇨 없으신 분을 거의 못 봤어요. 뇌졸중과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사례를 숱하게 보면서,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생활습관과 정신건강을 반드시 함께 들여다봐야 합니다. 이번 연구가 향후 보건교육과 제도 설계의 기반이 되길 바랍니다.”
연구 과정은 험난했다. 한 사람당 15분이면 끝날 설문이 대부분 1시간을 넘겼다. 장애 원인을 묻는 순간, 응답자들은 자신의 삶의 역사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한 80세 고령 응답자와는 1시간 45분간 대화를 이어가기도 했다. 하루 11명을 인터뷰해 11시간을 채운 날은 멀미가 날 정도였다고.
선천성 백내장으로 태어난 그는 망막박리와 녹내장 등으로 시력이 점차 악화돼 현재는 색과 형태를 구분하기 어려운 상태다. 시각장애인 보조기기를 사용하지 못해 논문 작업의 90% 이상을 학습도우미와 활동지원사의 도움에 의존했다. 도우미가 바뀔 때마다 문서양식과 내용을 다시 설명해야 했고, 사비로 인력을 충원하는 부담도 컸다.
“스스로 발등을 찍었죠. ‘뭐 하러 이걸 시작했나’ 싶은 순간이 많았습니다. 그래도 ‘시작한 것은 반드시 끝낸다’는 마음과 ‘사람으로는 할 수 없으나 하나님으로서는 다 하실 수 있다’(마태복음 19장 26절)는 말씀을 붙잡고 버텼습니다.”
▲ 윤선미 박사가 삼육대 커뮤니케이션팀과 인터뷰하고 있다.
윤 박사의 학위 여정은 폭넓다. 1987년 삼육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2004년 보건학석사(M.P.H.), 2010년 신학석사(M.Div.), 2015년 목회학박사(D.Min.)를 취득했다. 2020년에는 삼육보건대 사이버지식교육원에서 사회복지학사를, 이번에 보건학박사(Ph.D.)를 더해 총 6개의 학위를 갖게 됐다. 5개 학위가 삼육대에서 나왔다.
“삼육대는 저를 만든 곳입니다. 신앙을 키워주고 ‘진리·사랑·봉사’의 정신을 심어준 곳이죠. 여러 장학 제도와 장애학생 지원 정책이 있었기에 공부를 이어갈 수 있었어요.”
윤 박사는 학위를 “인생이라는 집을 짓는 도구”에 비유한다. “도구가 많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져요. 한쪽이 힘들면 다른 분야로 숨을 고르며, 배움을 즐겼어요. 기회가 올 때마다 잡았고, 덕분에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환갑 선물로 6번째 학위이자 두 번째 박사학위를 스스로에게 안긴 그는 ‘120세 시대’, 봉사할 분야와 할 일이 많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지난 4월 말에는 서울 휘경동 ‘화이트케인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2대 센터장으로 취임했다. 전공 분야의 강점을 살려, 건강·보건 분야에 특화된 동료상담, 권익옹호, 자립생활지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건강이 있어야 자립도, 권익 찾기도 가능하니까요. 논문 작업을 하며 인터뷰했던 450명 중 벌써 몇 분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분들의 시력을 회복시켜 드릴 수는 없지만, 마음의 빛이라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가 평생 해야 할 일이자, 가장 큰 보람입니다.”
천연치료·통증관리·수치료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1994년부터 미국, 유럽, 아시아 등 40여 개국과 국내 대학에서 강의를 이어왔다. 앞으로도 이러한 활동을 지속하며, 새로운 봉사의 길을 넓힐 계획이다.
‘혹시 7번째 학위에 도전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질린 듯 손사래를 쳤다. “학위는 이제 족합니다. 대신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요. 초등학교 때 눈이 나빠져 포기했거든요. 학위가 아니라 제 취미를 위해서요. 물론, 그게 학위가 된다면… 거절하진 않겠어요.”
우리 대학 통합예술학과 홍선미 교수가 세계적인 공연예술 축제 ‘제32회 시비우 국제연극제(FITS, Festivalul Internațional de Teatru de Sibiu)’에 연출자로 공식 초청받아 현대무용극 ’방랑자(Wanderers)’를 무대에 올렸다.
루마니아 시비우에서 매년 개최되는 시비우 국제연극제는 프랑스 아비뇽, 영국 에든버러와 함께 유럽 3대 연극제로 손꼽히며 전 세계 공연예술계의 주목을 받는 대규모 축제다. 올해는 지난 6월 20일부터 29일까지 열흘간 개최됐으며, 82개국 5천여 명의 예술가가 참가해 총 830편 이상의 공연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홍 교수가 연출한 ‘방랑자’는 삶의 불확실성과 방향 상실의 감정을 주제로, 인간 존재가 근본적으로 안고 있는 혼란과 기도라는 행위를 예술적으로 풀어낸 현대무용극이다.
▲ 방랑자(Wanderers)
“어느 인간에게도 완벽한 지도는 주어지지 않았다. 혼란스레 발을 딛는 모든 땅이 당신의 옳은 길이다”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인간이 고대로부터 미래에 대한 불안과 삶의 방향성에 맞서 기도를 통해 해답을 구해온 여정을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이러한 보편적 정서는 ‘방랑자’라는 상징으로 응축되며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안무는 신예 안무가 김재원이 맡았다. 2024 MODAFE(국제현대무용제) 금상, 2022 육완순 무용콩쿠르 금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가진 유망주로, 이번 작품을 통해 첫 해외 무대에 데뷔했다.
‘방랑자’는 홍 교수가 총괄기획 및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서울댄스플레이페스티벌(SDP, Seoul Dance Play Festival)에서 11분 분량의 단편으로 지난해 초연된 바 있다. 이후 스페인 디렉터의 추천과 시비우 조직위원회의 공식 초청을 계기로, 50분 분량의 중편 작품으로 새롭게 확장돼 유럽 무대에 선보이게 됐다.
공연은 시비우 루치안 블라가 대학교 CAVAS홀에서 열렸으며, 300석 규모의 좌석이 사전 예매로 전석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현지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관객들은 작품에 녹아든 한국적 정서와 현대무용의 섬세한 표현력, 그리고 한국의 옛 대중가요와 동서양 감성이 공존하는 연출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반응을 전했다.
▲ 방랑자(Wanderers)
이번 공식 초청은 단순한 무대 참여를 넘어, 우리 대학의 예술적 저력과 국제적 역량을 세계에 소개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됐다.
홍 교수는 연극제 부대행사로 진행된 국제 세미나 ‘U.Talk’에 연사로 참여해 유럽 각국의 교수 및 박사과정생을 대상으로 우리 대학 글로벌문화예술융합학부와 대학원 통합예술학과를 소개했다.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예술통합형 커리큘럼, 교육철학, 국제 학생 구성과 교수진의 전문성 등을 소개하며, 다양한 국가의 교육자들과 깊이 있는 교류를 이어갔다.
그 결과, 루마니아, 네덜란드, 스페인 등 유럽 주요 대학으로부터 유럽연합(EU)이 주관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 ‘에라스무스 플러스(Erasmus+)’를 포함한 다양한 협력 제안을 받았다. 현재 우리 대학 대외국제처를 중심으로 MOU 체결을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 홍선미(오른쪽) 교수가 루마니아 루치안 블라가 대학교(LBUS) 국제교류 관계자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또한 시비우 국제연극제의 공동 주최기관인 루치안 블라가 대학교(LBUS)와의 협력 가능성도 타진되고 있다. 홍 교수는 해당 대학에 자발적으로 미팅을 요청해 학과를 직접 소개하고 향후 교류 방안을 논의했다.
홍 교수는 “세계적인 무대에 공식 초청돼 우리 대학의 역량을 알릴 수 있었던 점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향후 유럽권 유학생 유치에도 긍정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 기대한다. 우리 대학이 지닌 교육철학과 국제 감각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도 유럽의 정서와 호흡을 함께 나누는 진정성 있는 예술교류를 이어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 자유전공학부 이수민(왼쪽), 윤성빈 학생이 아시아타임즈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하홍준
대학마다 자유전공학부가 있다. 신입생 때는 자유롭게 공부하다 학년이 오르면서 자신의 전공을 고를 수 있는 시스템으로, 사실 고등학교의 이과, 문과 선택과 비슷하다. 어떻게 보면 학생들에게 ‘미래의 선택권’을 준다는 점에서 자유롭게 학문을 공부하는 캠퍼스의 낭만과도 맞닿는다.
삼육대 자유전공학부는 이러한 ‘미래 선택’에 좀 더 포지티브하게 접근한다. 한 해에 4학기를 운영하는 Q학기제와 프로젝트 기반 활동을 통해 학생의 선택을 돕는다.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는 교수들은 수업 구조를 직접 설계하고 관련된 타 학과 교수와 외부 전문가를 연결해 ‘자유로운 공부’를 실현한다.
이런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윤리 교사를 꿈꿨던 윤성빈 학생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흥미를 좇아 자유전공학부에 진학했다. 여러 학과의 수업과 강연을 들으며 자신의 가치관과 맞는 보건관리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하려고 마음먹었다.
이수민 학생은 사실 단순히 성적에 맞춰 대학을 골랐다. 아마 수험생 대부분 그와 비슷한 결심으로 대학에 왔을 터. 그러나 자유전공학부는 그런 그에게 ‘미래 선택’이 어떤 의미인지를 깨닫게 했다. 사람들과 소통하며 아이디어를 기획하고 표현하는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며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확실히 알게 됐다.
이런 학생들의 성장에는 교수들의 노력도 한몫하고 있다.
김향일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현재 ‘그린빈 카페’와 ‘인사이드 스토리’라는 두 개의 프로젝트 수업을 맡고 있다. 김 교수의 전공은 영어교육학이지만, 프로젝트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기획부터 실행까지 해보는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전공보다는 ‘교육 설계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타임머신이 있다면 미래로 가고 싶어요”
대학은 결국 미래를 위한 설계다.
그래서 단순한 상상 너머, 현재의 학습 경험이 미래에 어떤 의미로 이어질 수 있는지 궁금해 “타임머신이 있다면 언제로 가고 싶을까?”라는 엉뚱한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우문현답이었다. 학생들은 당연하게도 “미래”를 택했다. 그들은 자유전공학부에서 사람과의 소통, 다양한 분야의 탐색, 실제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점차 구체화 해가고 있었다.
윤성빈 학생은 “자유전공학부의 장점이자 단점은 하고 싶은 게 많아진다는 것”이라며,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자신의 가치관과 맞는 보건관리학과를 전공으로 선택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 학생은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 입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로 간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철학 콘텐츠를 제작해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그 속에서 행복을 주고받는 일을 하고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철학과 보건이라는 분야는 달라도, 사람과의 연결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그는 일관된 가치를 추구하고 있었다.
이수민 학생은 “미래에 갑자기 뚝 떨어진다면 자유전공학부에서 배운 것처럼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그것을 표현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이 학생은 관광경영 수업에서 여행 기획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이디어가 현실로 구체화 되는 과정에 큰 재미를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친구들과 아이디어를 던지고 박수를 치며 함께 브레인스토밍하는 과정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확신했다”고 말했다.
경험으로 전공을 발견하다
이수민 학생은 관광경영 프로젝트 중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경주 여행 상품을 기획하는 팀에 참여했다.
시니어층은 은퇴 후에도 체력과 자산, 시간을 갖고 있는 집단으로, 이를 고려해 크루즈 중심의 편안한 여행 루트를 설계했다. 그는 수업 중 실제 어르신들과 인터뷰할 기회를 가졌고, “식당은 1층이 편하다”, “편안한 여행이 좋다”는 의견을 들으며 자신들의 기획 방향이 올바르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윤성빈 학생은 과학 프로젝트 ‘사이언스크루’에 참여했다. 과학에 익숙하지 않았던 그는 실험복을 입고 실험 수업에 참여하면서 처음에는 긴장했지만, 마지막에는 초등학교에서 실험 수업을 직접 진행하는 기회를 가졌다. 그는 “누군가를 가르쳐 본 적이 없어 선생님이 될 수 있을지 걱정됐는데, 아이들이 집중하고 ‘선생님이 너무 좋다’고 해줘서 감동이었다”고 전했다. 과학을 배우는 것도 좋았지만, 그보다 더 보람 있는 일은 자신이 배운 지식을 아이들과 나누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 자유전공학부 김향일 교수가 아시아타임즈와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하홍준
김향일 교수는 현재 ‘그린빈 카페’와 ‘인사이드 스토리’라는 두 개의 프로젝트 수업을 맡고 있다. 김 교수의 전공은 영어교육학이지만, 프로젝트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기획부터 실행까지 해보는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전공보다는 ‘교육 설계자’의 역할을 한다.
자유전공학부의 수업은 이론 중심이 아니다. 실제 시장을 모델로 한 프로젝트가 중심이다. 김 교수는 대표 사례로 ‘그린빈 카페 프로젝트’를 꼽는다. 이 프로젝트의 브랜드 기획은 경영학과, 메뉴 개발은 식품영양학과, 로고 디자인은 환경디자인원예학과, 마케팅은 인공지능응용학부와 연계됐다.
학생들은 10명씩 팀을 이루어 실제 카페를 하루 동안 운영한다. 브랜드명 기획부터 로고, 메뉴판, 가격 설정, 마진율, 사업계획서 작성까지 모두 학생이 이론을 배우고 직접 진행한다. 김 교수는 “수익율도 역시 중요하다”라고 말한다. 학생들이 기획에서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며 현실을 배우는데 중요점이 있기 때문이다.
‘인사이드 스토리’ 프로젝트는 수강신청 마감이 제일 늦게 됐고, 40명 정원 중 23명밖에 신청하지 않아 선호도가 낮은 프로젝트였다. 김 교수는 “오히려 그런 학생들, 학교에 애착이 없거나 정보가 부족해서 뒤늦게 수강신청한 친구들이 연극이라는 매개를 통해 달라지는 모습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자기 성찰 노트를 쓰고, 감정과 불안을 대사로 표현했다.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 ‘나는 왜 이렇게 불안할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 다뤄보는 시간이었다. 결과적으로는 학생들 스스로가 기획하고, 각자 역할을 맡아 한 편의 극을 완성했다.
연극 프로젝트는 실제 무대에서 공연을 올려 200명 넘는 학생들 앞에서 발표하고, 연극 경험이 전무한 친구들이 떨면서도 결국 해냈다. 김 교수는 “이 모든 경험이 말 그대로 ‘배운 것을 세상에 드러내는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 창작극 프로젝트 ‘인사이드 스토리’에 참여한 자유전공학부 학생들이 연극 연습을 하고 있다.
진로 탐색과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교수들
자유전공학부의 또 다른 강점은 교수진의 촘촘한 코칭 시스템이다. 윤성빈 학생은 교내 대학일자리본부와의 상담을 통해 원하는 직종의 역량을 분석하고, 실제 채용 공고를 함께 살펴보며 구체적인 진로 계획을 세웠다. 이수민 학생은 자신이 직접 작성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교수와 상담했고, “이대로 사세요”라는 농담섞인 교수의 긍정적인 피드백이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전한다.
윤성빈 학생은 자유전공학부 과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다양한 전과 가능성과 정보 전달을 위해 수프림센터와 활발히 소통하며, 자유전공학부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삼육대 자유전공학부의 1학기에는 ‘인생설계와 진로’라는 수업에서 8~12명 단위로 밀도 있게 수업하고, 그 뒤로는 개별 상담을 진행한다. 또 ‘전공탐색과 미래설계’라는 15주차 수업에서는 15개 학과 교수들이 매주 돌아가며 학과에 관련된 강의를 진행한다.
김 교수는 “학생들이 경영, 인공지능처럼 익숙한 전공만 보다가 보건관리학과처럼 생소한 전공에도 눈을 돌리게 되는 계기가 된다”며, “실제로 수업 듣고 나서 전공 바꾼 친구들이 꽤 많다”고 말했다.
▲ 삼육대 자유전공학부
교육의 본질은 결국 ‘사람’
대학이 점점 실용성과 경쟁력 중심으로 흐르고 있지만, 교육의 본질은 사람이 성장하는 것에 있다.
김 교수는 자유전공학부의 교육이 단순한 진로 탐색을 넘어서 있다고 강조한다. 목표 없는 방황처럼 보일 수 있는 탐색 과정을 통해 학생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를 발견하게 된다. 김 교수는 이 과정을 돕는 역할을 스스로 ‘교육 설계자이자 투자자’라고 정의한다.
또한 그는 자유전공학부를 ‘배움의 백지 상태에서 출발하는 곳’이라고 표현한다. 진로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를 부정적으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시간 동안 자기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경험이, 향후 전공을 선택하고 인생을 설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된다고 믿는다.
김 교수는 “자유는 방임이 아닌 방향을 모를 때 허락된 진짜 실험의 시간”이라며, “그 시간을 진지하게 보낸 학생은 전공 선택에서 후회하지 않고 교수는 그 과정을 함께 설계하고, 옆에서 지켜보며 응원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그래서 자유전공학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학부에 열의가 없던 학생들이 무대에 서서 “나는 불안을 딛고 나아가겠다”고 말하는 장면으로 꼽는다.
그는 “그 대사는 단순히 외운 대사가 아닌 학생 스스로의 삶을 통과하며 만들어 낸 언어였다”며, “그 순간 ‘이 학생은 분명히 성장했구나’라는 확신이 들었고, 이 교육이 의미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 ‘삼육의왕’ 김남일(화학생명과학과 23학번) 학우가 팔씨름 대회에서 수상한 메달을 목에 걸고 힘차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레디, 고!”
심판의 외침과 함께 두 팔이 맞붙는다. 손목이 꺾이고, 어깨와 허리에 긴장이 번진다. 짧다면 짧은 이 몇 초 안에 모든 것이 결정된다. 상대 손등이 테이블 패드에 닿는 순간, 승패가 갈린다. 단순해 보여도 결코 단순하지 않은 싸움이다. 팔의 힘은 물론이고, 손목 각도와 악력, 순간적인 기술 전환이 교묘히 얽힌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장난처럼 해봤을 팔씨름. 그러나 이 단순한 놀이에 인생을 건 청년이 있다. 우리 대학 화학생명과학과 김남일(23학번) 학우. 팔씨름계에서는 ‘삼육의 왕’이라는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중학생 시절 교실 책상 위에서 연거푸 지며 키운 승부욕이 어느새 전국대회 금메달로 이어졌다. 대회 활동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팔씨름은 그에게 단순한 취미가 아니다. 손목을 꺾고 상대를 끌어오는 ‘훅(hook)’을 연마하며 체육관과 대회장을 오가는 날들이 이어진다.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손사래를 치면서도 눈빛은 단단하다. ‘삼육의 왕’ 김남일 학우를 만나 팔씨름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첫 대회, 첫 패배
─ 팔씨름은 언제 처음 시작했나요?
“중학생 때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이랑 팔씨름을 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계속 지더라고요. 오기가 생겼습니다. 힘부터 세져야겠다 싶어서 아령 들고 손목 까딱까딱하는 운동을 했어요. 그게 제 첫 훈련이었죠.”
─ 본격적으로 대회에 나간 건 언제부터였나요?
“2023년 초 대학에 들어와서요. 영등포에 있는 팔씨름 체육관에서 열린 작은 대회였어요. 잘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거든요.”
─ 결과는?
“다시 떠올리고 싶진 않은데… 한 번 이기고 두 번 져서 탈락했어요. 첫 대회였고, 기술과 힘이 많이 부족했죠. 아쉽고 속상했는데 그게 오히려 자극이 됐어요. ‘다음엔 더 잘하자’는 마음으로 계속 연습했습니다.”
— 주로 어떤 훈련을 합니까?
“손목 힘이 중요해서 덤벨로 손목 운동을 제일 많이 해요. 상체 전반의 넘기는 힘도 필요해서 케이블 머신으로도 훈련하고요. 한 부위만 키운다고 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부위의 운동을 반복하는 게 중요해요. 철저히 루틴 정해놓고 하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컨디션에 따라 유연하게 하는 편이에요.”
▲ 전완근이 유독 크고 단단했다. 반복된 훈련의 결과다.
‘삼육의 왕’ 탄생
우리나라 팔씨름계에서 공인받는 협회는 ‘대한팔씨름연맹(KAF)’이 꼽힌다. 연맹은 국가대표 선발전을 비롯해 1년에 6회 정도 대회를 연다. 전국의 동호인과 선수 200~300명이 출전한다.
대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체급은 보통 왼팔과 오른팔 각각 여섯 가지로 나뉜다. △-63kg △-70kg △-78kg △-86kg △-95kg △무제한급(+95kg) 등이다. 또 각 체급은 비기너→하비(hobby·취미)→노비스(novice·초심자)→아마추어→세미프로→프로 단계로 구분된다. 보통 하비 또는 노비스부터 시작해 승리를 통해 포인트를 쌓고, 100포인트를 쌓으면 다음 단계로 승급하는 방식이다.
김남일 학우는 꾸준히 대회에 출전하며 폼을 끌어올리고 있다. 오른팔은 하비와 노비스를 거쳐 이미 아마추어 선수로 활동 중이다. 왼팔은 얼마 전 출전한 하비 승급전 무제한 체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 ‘삼육의 왕’이라는 닉네임은 어떻게 붙었나요?
“대회 활동하는 분 중에 ‘백석의 왕’이라는 닉네임 쓰는 분이 있었어요. 일산 백석고에서 1등이라는 뜻인데, 멋있어 보여서 저도 ‘학교 안에서라도 1등 한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따라 지었습니다.”
— 팔씨름은 힘 싸움입니까, 기술 싸움입니까?
“물론 기술도 중요하지만, 힘이 센 사람이 무조건 유리한 건 확실합니다. 비율로 따지면 힘이 8, 기술이 2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일단 힘이 세야 기술도 먹혀요. 처음부터 힘이 강했던 사람이 기술을 약간만 알면 더 강해지고요.”
▲ ‘삼육의왕’ 김남일 학우(오른쪽)가 상대와 치열한 팔씨름 승부를 펼치고 있다. 사진=옥상파워 제공
— 어떤 힘이 가장 중요한가요?
“사람마다 다르지만 저는 손목을 꺾는 힘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보통 손목에서 결판이 나요.”
— 경기 시작하면 손목부터 꺾고 힘을 주는 건가요?
“그렇진 않아요. 손목을 먼저 꺾고 그다음에 힘을 주면 상대가 대응할 시간이 생겨요. 거의 동시에 이뤄져야 합니다. 손목을 꺾으면서 동시에 넘기는 거죠.”
— 주로 어떤 기술을 쓰나요?
“훅(hook)을 가장 많이 써요. 상대 손목을 안으로 꺾고 내 몸쪽으로 끌어당기면서 넘기는 기술이죠. 손목이 핵심이라 제 스타일에 잘 맞아요. 탑롤(toproll)은 엄지를 중심으로 상대 손목을 바깥으로 비트는 기술이에요. 프레스(press)는 어깨를 집어넣고 삼두와 팔꿈치 힘으로 팔을 눌러버리는 기술인데, 팔꿈치 부상 위험이 커서 잘 쓰진 않습니다.”
— 단순히 힘으로만 되는 건 아니군요.
“손을 잡는 순간, 상대의 자세만 봐도 힘이 어디로 들어오는지 대략 느낌이 와요. 잘하는 사람은 그 짧은 순간 머릿속에서 계산이 돌아갑니다. 상대 약점을 찾아서 기술과 힘쓰는 방향을 전환하는 게 중요합니다.”
— 일반인이 단기간에 실력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팔씨름 테이블에서 손을 많이 잡아보는 게 가장 좋아요. 감을 잡아야 해요.”
— 조금 더 빠른 길은요?
“손목 꺾는 연습이요. 검지가 내 몸을 바라보게 하면서 힘을 쓰는 겁니다.”
팔씨름의 세계
— 팔씨름은 부상이 잦은 스포츠인가요?
“지키라는 것만 잘 지키면 크게 다칠 일은 없습니다. 무리해서 힘만 쓰다가 다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입문 초기에는 자세가 잘 안 잡히니까 특히 그렇고요. 쉬는 시간 충분히 갖고 정확한 자세로 하면 부상을 피하면서 강해질 수 있어요.”
— 경기 방식은.
“간단해요. 상대 손등이 터치패드에 먼저 닿으면 이기는 겁니다.”
─ 반칙도 있나요?
“팔꿈치를 놓는 정사각형 패드가 있는데, 그 밖으로 팔꿈치가 나가면 파울입니다. 두 번 파울이면 이기고 있어도 패배 처리되고요. 또 비어 있는 손으로 잡고 있는 막대에서 손이 떨어져도 반칙입니다. 닿기만 하면 되는데, 떨어지면 안 돼요.”
─ 국내 팔씨름 동호인은 얼마나 됩니까?
“대한팔씨름연맹이 운영하는 ‘그립보드’라는 커뮤니티(다음 카페)가 있어요. 회원이 1만 6천명 정도 됩니다. 정기적으로 대회에 출전하는 활동 인구는 500명 안팎이고요.”
─ 선수 수명은 긴 편인가요?
“되게 길어요. 20대 후반부터 전성기로 보고 70대에 현역으로 뛰는 선수들도 있고요. 지금도 아버지를 한 번도 못 이겼습니다.”
─ ‘근수저’군요. 아버지도 선수셨나요?
“아뇨. 농사를 지으셔서 그런지, 그냥 원래 세신 것 같습니다.”
▲ ‘삼육의왕’ 김남일 학우(가운데 팔씨름 테이블 왼쪽)가 팔씨름 동호인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다양한 연령대와 체급의 참가자들 사이에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사진=옥상파워 제공
내 인생의 가장 큰 지분
—팔씨름의 가장 큰 매력은 뭔가요?
“매번 지던 상대에게 처음 이겼을 때 느끼는 성취감. 그게 제일 큽니다.”
—팔씨름이 가르쳐준 게 있다면.
“겸손이요. 조금 이겼다고 자만하면 안 돼요. 세상에 센 사람은 정말 많거든요.”
—화학생명과학과인데, 진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가장 큰 고민입니다. 과학에 흥미가 있는데, 구체적인 직무는 아직 못 정했어요. 좀 더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
— 팔씨름으로 어디까지 해보고 싶나요?
“아마추어 부문 우승까지는 꼭 해보고 싶어요. 그 이후는 그때 가서 생각하려고요.”
▲ ‘삼육의왕’ 김남일 학우가 수상한 상장과 메달들. 오른쪽에는 다양한 대회에서 획득한 메달이 그간의 도전과 성취를 증명하고 있다. 왼쪽 위에 보이는 빨간색 운동기구는 손과 손목 강화를 위해 평소 가장 자주 사용하는 ‘탑롤 디펜스 그립’이다. 케이블에 연결해 쓴다.
—팔씨름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제 끈기와 의지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인 것 같아요. 오래 살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가장 열심히 한 분야입니다. 제일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어요.”
— ‘삼육의 왕’ 타이틀은 계속 지키고 있나요?
“네. 학교에서는 아직 한 번도 진 적 없습니다.”
— 인터뷰 나가면 도전자가 몰릴 텐데.
“닉네임이 ‘삼육의 왕’인데. 다 받아줘야죠.” (웃음)
글 하홍준 hahj@syu.ac.kr
촬영 유다혜 youda602@syu.ac.kr
편집 김신영 newyoungk@sy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