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 수혜 수기

( 성적 향상 장학금 ) 장학 수기
상담심리학과 4학년 김하림 2012123011
2학년 즈음 저는 자퇴를 생각했었습니다. 입학한 1학년 때는 못다했다고 해야 할까요, 도전해보지 못했던 꿈에 대한 갑작스러운 열의와 혼란으로 잠시 방황하는 기분이었다가, 2학년 때 뜬금없이 자퇴를 선언한 것이었습니다. 제 꿈은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는 일이었습니다. 습작과 투고 도전은 얼마든지 학업과 병행하여 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당시에는 어렸고 한 가지밖에 할 수 없다는 생각에 갇혀 있던 저는 글을 쓰기 위해서는 학업을 그만 두어야 한다고밖에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자 뒤늦은 공부로 고3 1년을 하루 13시간씩 공부해서 패기있게 이룬 대학 생활 전반에 회의감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생각을 이어오다 조금씩 습작 생활을 시작하던 중 자퇴 결정을 내렸던 것입니다. 
그러나 부모님께 그 치기어린 생각이 받아들여질 리 만무했습니다. 이유조차 말씀드려보지 못한 채 전화기 너머 ‘시끄러워!’ 한 마디로 묵살 당해 맥없이 휴대폰을 떨군 채 서 있던 사무엘관 복도, 2013년 막 여름이 시작되던 시기, 그때가 바로 저의 2학년 1학기 때였습니다.
초여름에 막 접어들던 이때만 해도 알지 못했었습니다. 본격적인 여름과 동시에 제 생각과 생활이 완전히 바뀔 것이라는 건 그때 제가 가진 생각으로는 절대 예상할 수 없는 사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맥없이 그렇게 학교를 다니며 회의감에 빠져 있던 중, 방학 때 ‘직업상담사 자격증’에 관한 공부를 위해 학교 아이디로 인터넷 강의를 함께 듣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공부도, 글 습작도 모두 놓친 채 방학이 되었지만 딱히 어떠한 의욕도, 의지도 없던 저는 알 수 없이 튀어나온 도전의식으로 그 프로그램에 신청을 합니다. 그로 인해 방학 때 학교에 나가 하루 4시간씩(시간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인터넷 강의를 듣고 집에 오고 다음 날 또 등교를 하고, 그 생활을 반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불쑥 어떤 의욕이 생겨났습니다. 이 공부를 제대로, 열심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따로 인강을 결제하여 집에서 독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함께 듣는 인터넷 강의는 공동의 일정을 맞추기 위해 몇 배속으로 재생되었기 때문에 놓치는 부분이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후로, 저는 필기 시험에 합격했고, 2학기 때는 1학기 때와 확연히 다르게 열성적으로 수강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개강하는 날 무척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교정을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새 벌써 4년 정도가 지난 이야기지만, 저는 그때 기분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합니다.
1학기 때는 의욕도 없고 의미도 느끼지 못해 수업에 제대로 나가지 않고, 될 대로 되란 식으로 수강 중도 포기 신청도 신경쓰지 않아 FA학점을 두 과목이나 받아서 학점이 말이 아니었는데, 2학기 때는 쑥 올라서, 성적 향상 장학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당시에도 ‘혹시 될까?’ 하는 마음에 성적 향상 장학금을 신청하면서도 ‘그럴 리가…….’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성적 향상 장학금에 채택되었다는 연락에 기쁘면서도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불과 몇 개월 사이일 뿐이었는데 마음가짐과,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가 이렇게나 달라졌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항상 의욕 있게, 혹은 싫지도 좋지도 않은 채 무난하게 학교를 다닐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전혀 의욕이 없이 다니던 1학기가 존재하기에 2학기의 생활이 더욱 크게 와 닿았었습니다. 어떠한 계기로 인해 바닥을 치고 올라오는 것도 나쁘지 않구나, 어쩌면 더 좋을 수도 있겠구나, 항상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조금씩 ‘꾸준히 올라가는’ 과정이라는 것도 참 중요하구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중학생, 고등학생 때도 공부에 그다지 열의가 없다가 고2 막바지에 어떠한 계기로 갑자기 불이 붙어 고3이 끝날 때까지 독하게 마음 먹고 공부했던 시절도 떠올랐습니다.
고등학생 때도 글을 쓰고 싶다고 했지만 부모님과 선생님께서는 졸업 후 하라며 만류하셨습니다. 부모님께서도 말리진 않았지만 학업도 반드시 병행해야 하며 소홀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시만 해도 ‘병행’이라는 것에 대한 인생의 경험과 생각이 부족했던 저에게는 양자택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가로막힌 벽 같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대학에 와서도 병행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던 건 마찬가지였었습니다. 그런데 직업상담사 자격증에 합격하고 성적 향상 장학금을 받은 그때 깨달았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리고 나 자신이 힘들어했던 것은 다름이 아닌 ‘주체성을 잃어버렸다’는 느낌이었다는 것을요. 원하는 걸 하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앉아서 ‘정해진’ 수업을 들어야 한다 생각하며 학교를 다녔을 때와는 달리, 나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직업상담사라는 공부를 하고 나니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그 이후, 학교를 다니는 것도 더 이상 수동적인 일이 아니었습니다. 학교 수업을 선택하는 것도, 열정적인 클릭으로 수강신청에 성공하는 것도, 앉아서 수업을 듣고 과제를 수행하는 것도 모두 제가 주체적으로 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마음가짐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었습니다.
성적 향상 장학금을 받았던 경험, 돈이라는 ‘보상’을 떠나서 나 자신의 성과를 돌아보고 ‘실감’하는 계기가 되는 장학 수혜 경험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그런 장학금 제도가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고, 그렇기 때문에 성적 향상 장학금을 위해서 한 공부와 학교 생활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마음가짐이 달라지면서 받게 된 장학금이라는 결과는, 돈이라는 재화가 아닌 마음가짐의 변화로부터 달라진 학교 생활과 나 자신이 맺은 열매 같은 것이었습니다. 물론 당연히 선물을 받은 것 같은 뿌듯함도 있었습니다. 전혀 의욕이 없던 제가 열의를 다지고, 그리고 그 열의를 더 이어갈 수 있도록 뒤에서 밀어주는 힘 같은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친구들에게 ‘성적 향상 장학금을 받았다’고 이야기할 때도 열심히 했던 학교 생활에 대한 긴 자랑과 설명도 필요없이 내 자존감까지 쑥 올리게 되는, 그런 일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성적 향상 장학금. 단순히 ‘잘한’ 학생에게만 주는 것이 아닌, ‘원래는 잘 하지 못했지만 향상 시킨’ 학생에게도 칭찬의 손을 내밀어주는 이 장학금은 정말 큰 의미가 있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1등만을 쫓고, 아무리 잘 하고 열심히 했어도 2등은 알아주지 않는 이 냉정한 세상에서는 특히 더더욱 말입니다. 여전히 1등도 2등도 아니지만 그럼에도 나 자신만큼은 나의 향상을 알고 있지 않습니까. 그 성취감에 힘을 실어주는 제도. 이 제도의 기운을 받은 다음부터 제 학교 생활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또 학교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다른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제 마음 가짐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는 여기서 더 길게 이야기하지 않아도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에겐, 장학금 그 이상의 가치였던 그 선물을 저는 아직 잊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