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벽사류 허튼춤의 계승자인 이미희 삼육대 통합예술학과 교수는 오는 22일 오후 6시 서울남산국악당에서 ‘서울허튼춤 – 신명의 문’ 공연을 무대에 올린다.
이 교수는 지난해 국가무형유산 승무 예능보유자인 고(故) 정재만 선생 추모 10주기를 맞아 서울·경기의 맥을 잇는 허튼춤을 보존하고 계승하기 위해 ‘서울허튼춤’을 결성하고, 본격적인 전수 사업을 시작했다. 이번 공연은 서울허튼춤이 주최하는 첫 번째 무대로, 다음 세대를 향한 허튼춤의 포문을 여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 이미희 교수
허튼춤은 보편적으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추는 즉흥춤을 뜻한다. 하지만 서울허튼춤이 전승하는 ‘허튼춤’은 1980년 정재만 선생이 초연하고 1993년 ‘전통명무 7인전’에서 허튼살풀이로 선보여 대중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던 춤으로 그 맥을 달리한다. 벽사춤 특유의 절제미와 함께 맺고 풀고 어르고 허트는 고도의 기교가 집대성된 작품으로 현재는 제자 이미희 교수가 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공연은 서울·경기류의 승무, 태평무, 살풀이춤이 내재된 ‘허튼춤의 서사’를 주제로 한다. 국가무형유산 승무를 계승한 정용진 벽사정재만춤보존회 회장과 승무 이수자들이 함께하는 하늘을 향한 승무로 시작해, 땅의 근원을 다지는 태평무의 발디딤새, 인(人)의 춤 살풀이, 다음 세대들의 허튼시나위춤이 펼쳐진다.
이어 천지인을 아우르는 고도의 경지를 추구하는 허튼춤으로 마무리되며 역동적인 서울의 신명을 풀어낼 예정이다.
▲ 이미희 교수
특히 이번 공연은 인터랙션, 3D 맵핑, 홀로그램, 로봇 등 융합연구를 통해 다양한 연출을 시도해 온 이미희 특유의 연출 방식을 토대로, 세련된 영상과 전통춤의 조화를 통해 전통과 현대, 원형과 전형의 무대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삼육대는 재학생의 진로 및 취·창업 역량 강화를 위해 2025년 진로(취·창업)전담교수 25명을 임명했다. 임명식은 지난 13일 교내 백주년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진로전담교수는 학과(부)별로 1명을 추천받아 임명한다. 교내 진로지원 부서인 대학일자리본부와 긴밀히 협력해 학생들의 진로상담, 현장실습 및 인턴십 지도, 취업처 발굴·연결, 미취업자 관리 등 진로 지원 업무를 전담한다.
또한 매월 정기적으로 열리는 워크숍에 참석해 학과별 진로지도 전략을 공유하고,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한다.
제해종 총장은 이날 임명식에서 “대학생들은 정체성을 찾고 미래를 고민하는 중요한 시기에 있다”며 “이때 교수님과의 만남이 학생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새로운 세계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 교수님들의 따뜻한 관심과 지도가 학생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삼육대 제해종(오른쪽) 총장과 유혜진 간호학과 진로전담교수가 임명장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지난 11월 13일 DDP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에서 열린 삼육대 시니어모델 최고위과정 1기 패션쇼
달력이 한 해의 끝을 향하던 지난해 12월 17일, 삼육대 국제교육관 장근청홀. 파란색 가운을 입은 졸업생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들은 이 학교가 마련한 ‘시니어모델 최고위 과정’ 1기 수료생들이다.
‘웰에이징(Well-aging·건강한 나이 듦)’ ‘뉴 시니어(新노년)’ 시대를 맞아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새로운 도전을 지원하기 위해 개설한 비학위 과정이다. 15주 동안 △최신 패션쇼 트렌드 분석 △워킹법 △퍼포먼스 △영양 및 건강 관리 △패션 스타일링 △이미지 메이킹 △스피치 등 시니어모델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을 이수한다. 수료식을 앞두고는 패션쇼 발표회를 열어 실전 경험을 쌓기도 했다. 20명 내외의 소규모 운영을 통해 전문 강사의 세심하고 꼼꼼한 코칭을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날 학사모를 눌러쓴 21명의 수료생은 4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머리에는 어느덧 희끗희끗 서리가 내렸지만 마음만은 이팔청춘처럼 생기가 넘쳤다. 눈가에 깊은 주름이 자리했지만 가슴에 담긴 열정은 그 누구보다 뜨겁게 빛났다. 교육과정이 실제 모델로 활동할 수 있는 전문성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춰서일까.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도 남달랐다. 포즈에서 그야말로 포스가 흘러넘쳤다.
자리를 같이한 제해종 총장은 “‘도전에는 나이가 없다’는 말처럼 여러분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 아름다운 도전을 완성했다. 그런 모습은 누군가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 주는 롤 모델이 될 것”이라며 “시니어모델로서 인생의 무대에서도 역동적으로 활약하길 기대한다”고 축하했다.
▲ 지난 12월 17일 교내 국제교육관 장근청홀에서 열린 삼육대 시니어모델 최고위과정 1기 수료식
정말 그랬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 이들이 장내에 들어서자 행사장은 이내 런웨이로 변했다. 기품 있는 걸음걸이와 당당한 몸짓 그리고 맵시 있는 패션과 스타일링은 단박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면 스크린에는 그간의 학습 과정을 그린 영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여기저기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그러고 보니 이 자리는 단순한 수료식이 아닌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선처럼 여겨졌다.
수료생들은 시니어모델 과정에 참여한 뒤로 일상에 변화가 찾아왔다고 입을 모았다. 신체는 물론 삶을 바라보고 대하는 시선도 달라졌다. 인생의 목표가 실현되고, 생활에 활력이 더해졌다. 신명 나는 매일의 혁신이 찾아왔다. 그래서인지 한눈에 봐도 생기가 넘쳐 보였다. 어떤 이는 우울감이나 어지럼증을 말끔히 고쳤다고 했고, 어떤 이는 “이제 내 인생은 시니어모델 수강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라며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학 교수인 윤미은 씨는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이나 배움 자체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마음이 달라졌다. 동료 수강생들이 굉장히 좋은 분들이어서 더 행복했다. 각계각층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지도자들을 만나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다. 다음에는 언니와 함께 참여할 생각”이라며 미소 지었다.
김기선 씨는 자신의 반듯한 워킹 영상을 보여 주며 “소위 팔자걸음이 심했다. 걸음걸이와 체형을 바꾸고 싶어 지원했는데 수강하면서 자세가 교정되고 고질적이던 허리 통증이 씻은 듯 사라졌다. 내 몸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 지금은 날아갈 것 같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도 있지만 이번 과정 덕분에 진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것 같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삼육대 시니어모델 최고위과정 수업 모습
초대 원우회장을 맡은 최청수 씨는 “한마디로 건강은 물론 젊음까지 되찾을 수 있는 종합예술”이라며 “교육 시스템이 체계화되어 있는 게 최대 장점”이라고 꼽았다. 최 회장은 “모델(model)이란 단어가 모본(example), 모범(standard)이라는 뜻을 함께 담고 있듯 우리도 사회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해 후세대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고령 수료생인 신순자 씨는 “만약 어렸을 때 키가 좀 더 컸더라면 모델이 됐을 것이다. 그런데 뒤늦게나마 이렇게 시니어모델이 됐다. 삼육대는 내 어린 시절의 꿈을 이뤄 준 소중한 곳”이라며 고마워했다. 그는 “이전에는 막연히 ‘이제 내 시대는 끝났다’라는 침울한 생각이 들었었는데 함께 배우고 활동하면서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나이는 시니어지만 열정만큼은 주니어”라며 활짝 웃었다.
손녀 황현도 씨는 “평소와 표정이 사뭇 달라지셨다. 행복해하시는 게 절로 느껴진다. 전화 통화를 할 때도 목소리 톤이 예전과 다르다. 주변에도 이 과정을 ‘강력 추천’하신다. 그런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가족으로서 기쁘다”라며 꿈을 향해 힘차게 발길을 내디딘 할머니를 응원했다.
녹록지 않은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들은 이제 어엿한 모델이 됐다. 앞으로 각종 화보나 매체 등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하지만 모델로서 이들의 존재는 비단 ‘새로운 양식의 옷이나 최신 유행의 옷을 발표할 때 그것을 입고 관객들에게 그 옷의 맵시를 보이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그 자체로 세상의 본보기가 되기 때문이다.
▲ 지난 11월 13일 DDP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에서 열린 삼육대 시니어모델 최고위과정 1기 패션쇼
어쩌면 이들에게 프로가 됐다는 성취감이나 포부보다 더 값진 것은 새로운 삶의 활력을 얻었다는 점일 것이다. 인생 제2막을 누구보다 활기차게 열어 가는 즐거움과 기대감이 훨씬 컸을 것이다. 앞으로의 삶의 태도와 철학이 열정으로 반짝반짝 빛날 것이다. 이들의 도전은 선배 세대의 인생의 자취와 발걸음을 배우고 답습하게 될 후세대에게 진정한 ‘모델’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하다.
누군가는 시니어를 ‘실버’라거나 ‘황혼기’라고 일컫기도 한다. 하지만 적어도 이날 만난 21명의 타이틀롤(주인공)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그간 수고했다며 서로를 격려하고 옷매무새를 고쳐 주는 모습을 보며 문득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유행가 가사가 스쳤다.
꿈을 이뤄 가는 데 나이가 무슨 대수일까. 가슴 뛰는 열정을 품고 있으니 여전히 청춘이다. 인생의 푸르른 시절이 여기 싱그럽게 맺혀 있다.
삼육대 시니어모델 최고위 과정은 1년에 두 차례,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진행한다. 수업은 매주 화요일 저녁 교내 체육문화센터 시니어모델 강의실에서 열린다. 수료자에게는 삼육대 총장 명의의 수료증이 수여된다. 총동문회 회원 자격이 부여되며 학기 중 교내 헬스장·수영장·체육관·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재단 산하 80여 개 병원과 요양원 할인 혜택도 덤으로 주어진다. 2기는 오는 3월 초 개강 예정이다. 관심 있는 예비 수강생은 사무국(☏010-2008-3625) 또는 이메일(AMP@syu.ac.kr)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삼육대 건축학과 정현선(21학번), 김세연(21학번), 이건희(20학번) 학생팀(지도교수 사광균)이 국내 메이저 건축 공모전인 ‘2025 정림학생건축상’에서 대상과 특별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우수한 창의성과 설계 역량을 인정받았다.
‘정림학생건축상’은 정림건축문화재단이 주관하는 권위 있는 공모전으로, 2005년부터 매년 우리 사회와 밀접한 주제를 선정해 근미래 한국의 도시와 건축을 상상하고 설계하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올해 공모전에는 전국 417개 팀이 지원했다. 이 중 15개 팀이 본선에 진출했으며, 5개 팀은 대상을, 10개 팀은 입선을 수상했다. 이와 별도로 2개 팀은 특별상을 받았다.
이번 공모전 주제는 ‘고고학자와 발명가’였다. 최근 공사비 폭등과 환경 문제로 인해 기존 건축물을 재활용하는 ‘건물 다시 쓰기’ 개념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1980년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을 계기로 대거 건설된 건물들이 40년이 지나면서, 새로운 용도로의 활용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참가자들은 1980년대 사용승인을 받은 건축물을 대상으로, 고고학자처럼 기존 건물의 사회적·역사적·문화적 맥락을 분석하고, 발명가의 시선으로 새로운 건축적 해법을 제시하는 창의적인 설계를 요구받았다.
삼육대 팀은 ‘수유리 8-1=1’ 프로젝트를 출품했다. 이 작품은 서울 강북구 수유동의 1980년대 주택 8채를 하나의 공동체 마을로 재구성하는 설계안이다. 8채 중 가운데 한 채를 제거해 공동 마당을 조성하고, 나머지 주택을 서로 연결해 주민들이 함께 마을을 가꾸며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주거유형을 제안했다.
심사위원단은 기존 주택을 보존하면서도 공동체 개념을 유지하는 방식이 설득력 있게 제시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발굴 과정에서의 철저한 조사와 분석이 돋보였으며, 공간의 가치를 깊이 있게 탐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아 대상과 특별상인 발굴상을 함께 수여했다.
삼육대 학생팀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도시 변화 속에서 80년대 주택이 지닌 가치와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사람들의 행위를 깊이 탐구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도시의 흐름 속에서 공간의 의미를 고민하고, 사람들의 삶과 연결된 건축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 수상소감은.
“팀원들과 밤을 새우며 스터디하고,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 짧은 겨울방학 동안 정말 치열하게 준비했다. 그 노력 이상의 보상을 받게 돼 감사할 따름이다. 공모전 진행 과정에서 아낌없는 조언과 열정적인 지도를 해주신 사광균 교수님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현장 발표에서 같은 주제를 두고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한 여러 팀을 보며 많은 것을 배웠고, 스스로 부족한 점을 깨닫는 값진 경험이었다. 심사위원인 양수인, 이상윤 건축가님께도 존경을 표한다. 언젠가 그 위치에 서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
─ 공모전 주제글과 주제설명회에서 받은 인상은.
“예년보다 현실성 있는 제안을 해야 한다고 느꼈다. 핵심은 1980년대 건물 유형을 선정해 심도 있게 관찰하고, 특수해가 아닌 일반해 즉, ‘여느 건물’에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발명품을 제안하는 것이었다. 기존 건물을 직접 사진으로 기록하고, 스케치하며 탐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됐는데,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건물을 연구하면서 과거 건축의 특징과 현재의 활용 가능성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 주제글에서 제시한 ‘다시 쓰기’는 리모델링인가.
“겉으로 보면 ‘리모델링’과 유사해 보일 수 있지만, 공모전에서 강조한 핵심 개념은 ‘업사이클링’이었다. 단순히 기존 건물을 보수하고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적 보존’이라는 개념을 적용해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방식을 제안해야 했다. 공간이 가진 잠재력을 끌어내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 기존 공모전과 접근 방식이 어떻게 달랐나.
“대부분의 건축 공모전은 대상지와 설계요강(규모, 프로그램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하지만 정림학생건축상은 주제만 주어지고, 설계 대상지나 목표를 백지에서부터 직접 설정해야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논리적으로 설계를 구성하고, 설득력 있게 제안해야 했기에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 ‘발굴조사서’와 ‘발명품 제안서’를 제출물로 요청한 점이 독특하다.
“정림학생건축상은 매년 독창적인 콘셉트를 제시한다. 올해 주제는 ‘고고학자와 발명가’였는데, 참가자들이 실제 고고학자처럼 들여다보고, 발명가처럼 제안해야 했다. 건축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두 직업의 능력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느꼈다.”
─ 고고학자로서 어떤 작업을 했나.
“먼저 우리는 80년대 주택을 단순한 건물이 아닌, 하나의 공간적 현상으로 조명하고자 했다. 당시 주택에는 대문, 담장, 마당, 발코니 등 공간이 많이 생겼는데, 이 공간들은 서로를 ‘연결’하고 ‘매개’하는 역할을 했다. 우리의 첫 번째 발굴 대상은 바로 이 ‘연결과 매개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수유동을 직접 탐험하며 발견한 것은, 이러한 공간들이 이미 주민들의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확장되고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에 우리는 이 ‘활용공간’을 두 번째 발굴 대상으로 삼았다.
결과적으로, 연결과 매개의 공간은 단순한 구조적 요소가 아니라, 언제든지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잠재성을 지닌 공간이라는 점을 발견했고, 이를 ‘여지 공간’이라 명명해 연구를 확장해 나갔다.”
─ 발명 단계에서는
“발명의 단계로 넘어가면서, 우리는 ‘여지 공간’을 공공의 영역으로 확장하면 사람들이 함께 활용하고 만들어 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8채의 주택을 하나의 공동체 마을로 변화시키는 ‘수유리 8-1=1’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개별적으로 존재하던 8채의 주택 사이에 공공의 여지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사람들이 함께 가꾸고 활용하는 ‘공동체 마을’을 구상했다.”
─ 팀원 간 역할 분담은 어떻게 했나.
“작업량과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예를 들어 ‘발굴조사서’는 입면의 양이 많았기에, 건물마다 번호를 정해 각자 기록하고 관찰하며 쓰임의 형태를 추리했다. 새로운 공동체 주거를 구상하는 과정에서는 공공성을 중심으로 건물을 제거할 것인지, 보존할 것인지, 강화할 것인지에 대해 팀원들과 함께 토론하며 결정을 내렸다.”
─ 작업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80년대 주택에 대한 도면이나 연구자료가 거의 없어서 초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옛 주거 유형에 관한 도서를 여러 권 참고하며 80년대 주택의 평면과 입면 유형, 주요 특징을 분석했다. 또 현장조사를 통해 창문의 위치와 크기를 관찰하며, 이를 바탕으로 안방과 화장실 등의 위치를 추정해 도면을 직접 작성했다.
심사위원이 제안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작업도 어려웠다. 비교적 쉬운 어휘를 사용하고, 슬라이드를 두괄식으로 구성해 핵심 내용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했다.”
─ 대상과 함께 특별상인 ‘발굴상’도 받았는데.
“두 심사위원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상윤 심사위원님은 ‘8-1=1’이라는 개념이 설득력 있었으며, 기존 주택을 보존하면서도 공동체 개념을 유지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발굴조사서의 시각적 표현이 돋보였고, 단순한 건물임에도 불구하고 보존하고 싶을 정도로 아름답게 그려졌다고 말씀해 주셨다.
양수인 심사위원님은 탐구 과정과 활용에 대한 고민이 잘 드러난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발굴조사서에서 구체적인 묘사와 조사 과정이 프로젝트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고 했다.”
─ 이번 공모전에서 무엇을 배웠나.
”(정현선) 공모전 준비 당시 사광균 교수님께서 덴마크에서 활동하는 박희찬 건축가의 ‘관계도시’라는 책을 추천해 주셨다. 이 책을 통해 덴마크에서는 ‘휘게(hygge)’, 즉 ‘함께 사는 정신’을 기반으로 하는 ‘중정형 집합 주거’ 유형이 매우 보편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러한 해외 사례를 접하지 못했다면, 이번 프로젝트의 출발조차 어려웠을 것이다. 책 속에는 인터넷에서 찾을 수 없는 깊이 있는 정보들이 많았다. 같은 주제를 더 깊이 탐구하려면 도서를 통한 학습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건축은 단순한 감각적 접근이 아니라, 깊이 있는 연구와 탐구를 통해 ‘논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김세연) 도시 변화 속에서 80년대 주택이 지닌 가치와 그 안에서 이뤄지는 사람들의 행위를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도시의 흐름 속에서 공간이 가지는 의미를 고민하고, 사람들의 삶과 연결된 건축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한국 주택의 가치와 덧대어지고 증축된 변화의 흔적을 해석하는 방법을 더욱 깊이 연구하고 싶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설계 과정에서도 이러한 고민을 반영해, 도시와 사람을 연결하는 건축을 하고 싶다.“
”(이건희) 그간 일상에서 접하는 건물들에 대해 왜 깊이 고민하지 않았는지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또 심사위원분들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앞으로는 신축보다 리모델링이 더욱 중요한 방향이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신축 위주의 사고에만 머물러 있었던 것 같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기존 공간 속에서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 안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건물에 담긴 가치를 깊이 이해하는 건축가로 성장하고 싶다. 어떤 것을 보존하고,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고민하겠다.“
삼육대와 삼육보건대, 서울여자간호대, 한양여대, 배화여대 등 5개 대학은 12일 삼육보건대 대회의실에서 ‘서울 RISE 사업 컨소시엄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삼육대 제해종 총장을 비롯해, 삼육보건대 박주희 총장, 서울여자간호대 김숙영 총장, 한양여대 나세리 총장, 배화여대 이후천 총장과 각 대학 RISE 사업단장 및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사업’은 대학 재정지원사업 예산 집행권을 중앙정부(교육부)에서 지자체로 이관해, 대학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올해 5월부터 2030년 2월까지 5개년간 추진되며,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서울시는 올해 765억원, 향후 5년간 총 4225억원의 예산을 확정했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5대 프로젝트와 12개 단위과제를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 5개 대학 총장들이 협약서에 직인을 찍고 있다.
삼육대 등 컨소시엄 대학은 ‘서울 미래키움 교육지원 생태계 구축’ 과제(연간 사업비 15억원) 수주를 목표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향후 5년간 100건의 지역 현안 문제를 발굴·해결하는 한편,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사회 교육 및 돌봄 기능을 강화한다.
늘봄학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아침 수업 전과 방과 후 저녁 7시까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돌봄을 제공하는 제도다. 지난해부터 모든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도입됐으며, 올해에는 2학년까지 확대됐다. 내년부터는 전체 초등학생으로 대상이 넓어진다.
이처럼 늘봄학교의 전면 도입으로 교육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함에 따라, 대학의 자원을 활용해 초등교육 지원 플랫폼을 조성하는 구상이다. 교육청과 협력해 늘봄지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늘봄센터 구축, 인력양성 및 재교육 등 특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서울형 초등 늘봄학교’ 모델을 선도할 계획이다.
삼육대 제해종 총장은 “초연결 시대, 각 대학의 강점을 결합하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하는 지역-대학 간 동반 성장 전략에 발맞춰 사업 수주에 최선을 다하고, 성공적인 사업 운영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