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칼럼

[기고] 경영관리 기법과 실용적 ESG 운영

2021.06.22 조회수 2,023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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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종 삼육대 경영학과 교수 / 한국관리회계학회 이사]

지난 18일 조세일보, 한국관리회계학회 및 한국공인회계사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최근 경영관리 기법과 실용적 ESG 운영’ 토론회에 참가하여 보고, 듣고, 생각한 것들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먼저 줌(ZOOM)을 이용하여 온라인으로 진행된 토론회의 모습을 간략히 스케치하면 김재열 한국관리회계학회장이 사회를 보고, 조영균 PWC 컨설팅 부대표가 ‘최근 경영환경변화에 대한 기업현장의 경영관리와 고민’이라는 제1주제 발표를 하고, 윤영창 PWC 컨설팅 ESG 리더가 ‘기업가치 증진을 위한 실용적인 ESG 구축방향과 실무사례’라는 제2주제 발표를 하였다. 이 발표에 대하여 이상완(동아대학교), 손성진(단국대학교), 정양헌(카이스트) 교수가 차례로 느낀 점과 견해를 발표했다. 이 토론회에는 교수, 연구자, 공인회계사, 기업체 임직원 등 약 80여 명이 참가하였으며, 주최 측의 예상과 달리 90분간 예정되었던 토론회는 예정시간을 1시간 이상 넘길 정도로 열띠게 진행되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ESG는 Environment, Social, Governance의 첫 글자를 딴 용어로 친환경, 사회공헌, 지배구조 개선 등을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려는 윤리적인 경영철학을 의미한다. 친환경에는 기후변화 대응, 환경오염물질 감소, 친환경제품 개발 등이 포함되고, 사회공헌에는 사회적 약자 보호, 고용 평등, 노동환경 개선, 공정경쟁 등이 포함되며, 지배구조에는 주주 권리, 이사회 활동, 감사제도 등을 통한 법과 윤리 준수, 투명한 기업 운영 등이 포함된다.

이제 ESG는 기업의 선택 사항이 아니라 Global 경제에서 반드시 수행해야 할 필수사항이 되었다. 애플, BMW, BASF 등의 Global 기업은 자사는 물론이고 거래 상대방이나 협력사에도 ESG 표준의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재무적 지표가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었다면 ESG는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하여 기업의 비재무적 지표를 강조하는 개념이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2가지 측면에서 논의를 했다. 하나는 불확실한 경영환경, 사회적 요구, 법적 규제 등에 대응하기 위한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 도구로서의 경영관리에 대한 소개였고, 다른 하나는 경영관리의 중요한 요소가 된 ESG의 구축 방향과 실무 사례에 대한 소개였다.

이 토론회에서 발표한 내용과 토론자들의 견해를 듣고 느끼고 생각한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확한 원가 정보보다는 적시성 있는 원가 정보가 필요하고, 제품원가 정보보다는 전사적인 원가 정보가 필요하다. 경영 현장에서는 생산과정 중이거나 더 나아가 생산 이전 단계에서부터 원가 정보를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는 유연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적시성 있는 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친환경을 강조하는 ESG 경영에서는 제조활동에 따른 원가보다는 제조 이전 단계에서부터 A/S와 폐기물처리에 이르기까지의 가치사슬 전과정에 대한 원가가 요구된다.

둘째, 연구, 교육 및 실무에 있어서 원가관리회계의 범위에 대한 이해와 통합된 시각이 필요하다. 원가관리회계의 영역이 단순히 원가를 계산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 기업이 처한 상황 및 전략과 연계하여 관리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통제시스템을 통하여 동기부여, 조직학습, 혁신 등이 이루어지며, 이를 통하여 장기적인 경영성과가 창출된다. 이러한 전과정이 원가관리회계에서 다루는 범위가 되어야 하며, 이런 패러다임에서 연구, 교육 및 실무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CFO가 회계와 자금뿐만 아니라 경영관리 전과정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ESG에 대한 개념 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 기업의 사회적 공헌이나 지속가능성에 대한 많은 논의와 요구가 있었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은 외형적으로 노력하는 모습만 보이려한 경향이 있었다. 김장하기, 쓰레기 줍기, 연탄 배달 등의 일회성 CSR 활동은 기업 이미지 개선에는 도움이 되었을지 모르지만 지속가능성 관점에서 그 효과성은 의문이다. ESG는 기업의 이미지 개선용이 아니라 실제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창출에 기여한다는 사고를 가져야 한다. ESG 경영이 실질적으로 친환경 제품 개발을 위한 혁신을 촉진하고 기업 운영의 투명성을 높여서 기업가치 증대에 기여하며, 증대된 기업가치를 이해관계자에게 공정분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신념이 확산되어야 한다.

넷째, 실질적인 ESG의 성공을 위해서는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와 소비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Global 기준에 입각하여 ESG 관련 정책과 규정을 만들어야 하고 또한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ESG에 대한 지원정책도 마련해야 한다. 특히 경제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있는 대기업의 협력사 및 하청업체에 대한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리고 다수의 윤리적인 소비자가 필요하다. 현대 사회에서 소비자는 힘이 세다. 소비자가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인 기업의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보여줄 때 기업은 실질적으로 ESG 경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섯째, ESG 관련 연구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ESG 경영을 하는 기업의 이익이 높다거나 주가가 높다는 식의 연구만이 아니라, ESG 경영이 어떤 과정을 통하여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원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본질적으로 ESG는 가치 창출의 과정을 중시하고, 비재무적 지표를 강조하기 때문이다. ESG와 관련하여 비재무적 지표를 이용한 실증분석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야 하고, 또한 다수의 사례연구를 통하여 ESG의 효과를 실무적, 실증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끝으로 ESG와 관련된 상설 기구와 인재가 필요하다. ESG는 전사적이고 지속적인 특성이 있다. 따라서 ESG 활동은 상황에 따라, 정책에 따라 임시방편으로 운영될 것이 아니라 상설 기구와 전담 인력을 두어 수행하여야 한다. ESG 관련 기구를 독립적으로 운영할지 아니면 CEO나 이사회에 직속 부서를 두고 운영할지에 대한 논의와 연구는 더 필요하겠지만, 전담 부서와 전담 인력이 마련되어야 하는 것은 당면한 일이며 마땅한 것이라고 본다.

조세일보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4&oid=123&aid=00022486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