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뷰

[삼육人] 월드컵 취재 현장 누비는 ‘스포츠 기자’ 김진수 동문

2026.06.10 조회수 122 커뮤니케이션팀

‘2026 북중미 월드컵’ 멕시코 현지 연결
학보사 출신 스포츠 기자가 전하는 언론인의 삶

▲ 지난해 9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넥슨 아이콘매치’ 기자석에서 김진수 동문(영어영문학부 영어커뮤니케이션전공 06학번)이 노트북을 켜고 경기 상황을 실시간으로 타전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는 박지성, 티에리 앙리, 웨인 루니, 스티븐 제라드, 호나우지뉴, 가레스 베일, 잔루이지 부폰 등 세계적인 축구 레전드들이 총출동했다. 사진=김진수 동문 제공

역대 최초로 48개국이 참가하고 32강 토너먼트가 신설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큰 변화를 예고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오는 12일(한국시간) 마침내 막을 올린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 결전지의 생생한 현장을 타전하기 위해 프레스 카드를 목에 걸고 현지로 향한 동문이 있다. 올해로 스포츠 기자 8년차를 맞은 <스포츠월드> 김진수 기자(영어영문학부 영어커뮤니케이션전공 06학번 동문)다.

월드컵 개막전을 이틀 앞둔 10일, 멕시코 과달라하라 미디어센터에서 본격적인 취재 레이스를 준비 중인 그와 전화를 연결해 이번 대회의 전망과 스포츠 기자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월드컵 한국 대표팀 경기 일정. 사진=KFA 인스타그램

“조별리그 1승 1무 1패 예상”

프로축구 K리그부터 국가대표 매치, 프로배구 V리그, 배드민턴, 테니스까지 다양한 종목의 현장을 전천후로 누비는 그에게 이번 월드컵의 예상 성적을 묻자 날카로운 분석이 돌아왔다. 김 동문은 “현실적으로 조별리그 성적은 1승 1무 1패를 예상한다”고 입을 열었다.

“조별리그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까다로운 상대는 단연 멕시코입니다. 같은 조에 속한 네 팀 중 피파 랭킹이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멕시코 특유의 열광적인 홈팬들의 응원이 엄청난 변수입니다. 특히 한국 대표팀이 경기를 치를 과달라하라는 고지대라는 환경적 특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팀이 현지 적응 훈련을 거쳤다고는 하지만, 현지 고산지대에 완벽히 적응해 살아온 이들을 체력적으로 압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역대 월드컵 전적에서 한국이 멕시코를 두 번 만나 모두 패했다는 데이터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반면 다른 조별리그 상대인 남아공에 대해서는 확실한 1승 카드로 내다봤다. 최근 남아공의 평가전 성적을 분석했을 때,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만한 위력적인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 근거다.

마지막으로 체코에 대해서는 “전력이 한국과 비교해 엄청나게 강하다고 보기도 어렵지만 결코 만만한 팀도 아니다”라며 비등비등한 접전 끝에 최소 무승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것이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전했다.

이번 대회부터는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되면서 조 3위를 기록하더라도 성적이 좋은 상위 8개 팀은 32강 토너먼트에 합류할 수 있게 됐다. 김 동문은 “과거 32강 체제에서는 조별리그 통과 자체가 곧 16강 진출이라는 뚜렷한 목표 달성이었지만, 이제는 32강 진출만으로는 온전한 성공이라 평가하기 어렵다”며 “홍명보 감독이 좋은 성적으로 32강에 가겠다고 공언한 만큼, 진짜 진검승부는 토너먼트가 시작되는 32강 이후부터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훈련 중인 한국 월드컵 대표팀. 사진=KFA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역대 최고 전력… 스리백 전술은 불안 요소

김 동문은 현재 대표팀의 가장 큰 강점으로 ‘역대 최고’라 불릴 만한 주전 선수들의 네임밸류를 꼽았다. 베스트 라인업의 대부분이 해외파로 구성돼 있으며, 손흥민(공격수), 이강인(미드필더), 김민재(수비수)가 각 포지션의 척추 라인을 단단하게 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0년 이상 활약한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며, 이강인과 김민재 역시 유럽 5대 빅리그에서 세계 톱클래스로 인정받는 자원이기에 전술적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우려 섞인 시선도 숨기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은 본선 무대를 앞두고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스리백 전술’을 도입해 직전 엘살바도르전까지 라인업을 끊임없이 바꿔가며 실험을 지속해 왔다. 김 동문은 “이 새로운 전술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100% 통할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본래 월드컵 최종 멤버로 계획됐던 수비의 핵심 조유민 선수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수비 조직력 구상에 차질이 생긴 점도 뼈아픈 대목이라고 짚었다.

이번 대회에서 대중이 주목해야 할 ‘키플레이어’로는 튀르키예 리그에서 뛰고 있는 공격수 오현규를 꼽았다. 4년 전 카타르 월드컵 당시 등번호도 부여받지 못한 채 선배들의 훈련을 돕는 ‘훈련 파트너’에 불과했던 그는 4년이 지난 지금 당당히 주전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김 동문은 “현재 대표팀의 전문 공격수 자원인 손흥민, 조규성, 오현규 세 명 중 최근까지 소속 리그에서 가장 폼이 좋았고 기량이 완벽하게 물오른 상태”라며, 주전 자리를 위협할 가장 날카로운 창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대중에게는 다소 덜 알려졌지만 반전의 활약을 보여줄 ‘히든카드’로는 수비수 이기혁을 지목했다.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전까지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출전 경험이 없었고, A매치 경력도 통산 3경기에 불과한 신예다.

하지만 최근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전에서 보여준 안정적인 센터백 수비 능력과 날카로운 왼발을 활용한 적극적인 공격 가담 능력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 동문은 경력이 짧음에도 불구하고 이기혁이 이번 대회에서 깜짝 주전으로 도약해 수비 라인의 새로운 핵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 사진=FIFA 월드컵 공식 인스타그램

스포츠 역사의 최전선에서

이번 월드컵은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관전 포인트를 제공할 전망이다. 세계 축구계를 10년 넘게 양분해 온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 무대이기 때문. 이와 더불어 한국 축구의 전설인 손흥민에게도 이번 대회가 커리어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손흥민 선수가 이번 대회 무대를 밟는 순간, 현 대표팀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과 함께 한국 축구 역사상 최다 월드컵 출전(4회)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게다가 손흥민 선수는 현재 남자 A매치 통산 56골을 기록 중인데, 이번 대회에서 단 두 골만 더 추가하면 차범근 전 감독이 보유한 역대 최다 골 기록인 58골과 동률을 이루게 되죠. 축구사의 거대한 역사적 페이지가 새로 쓰이는 현장을 가장 가까이서 직접 지켜보고 활자로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은 스포츠 기자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광입니다.”

하지만 메가 이벤트 취재의 이면에는 혹독한 체력적 부담과 치열한 취재 경쟁이 도사리고 있다. 한국에서 미국 LA를 경유해 시차가 15시간이나 나는 멕시코 현지에 도착한 그는 쉴 틈 없이 취재 동선을 점검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경기장 간의 이동 거리도 상당하다. 대표팀의 조별리그가 치러지는 과달라하라와 몬테레이 사이를 오가기 위해서는 국내선 비행기로만 1시간 반을 이동해야 한다. 현지 숙소와 경기장 간의 이동은 주로 우버나 피파(FIFA)가 미디어를 위해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 스케줄에 맞춰 움직인다.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호텔과 항공편 등 기본적인 인프라는 공유되지만, 현장에서 다른 매체들을 압도할 기사를 발굴하는 것은 오롯이 기자의 역량이다. 국내에서만 30여개 매체가 참여하는 치열한 취재 경쟁 속에서 김 동문은 자신만의 차별화된 기획 아이템을 구상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경기 결과와 선수 인터뷰 같은 기본적인 뉴스 외에도, 경기장 인근 한국 식당들이 누리는 월드컵 특수 현장이나 최근 방탄소년단(BTS)의 방문으로 한껏 고조된 멕시코 내 한류 열풍을 축구 응원 문화 및 굿즈 시장과 엮어내는 다각도의 현지 스케치 기사를 준비 중이다.

▲ 지난 2024년 3월, 육상 높이뛰기 국가대표 우상혁 선수의 파리 올림픽 대비 공개 훈련 현장에서 취재 중인 김진수 동문의 모습(빨간색 사각형 안). 축구뿐만 아니라 종목을 가리지 않고 치열한 언론계 미디어데이 현장을 누비는 것이 스포츠 기자의 일상이다. 사진=연합뉴스TV 방송화면 캡처

밤낮없는 현장 취재… 스포츠 기자의 세계

김 동문이 들려준 스포츠 기자의 하루 루틴은 일반적인 직장인의 삶과는 사뭇 다르다. 오전 8시 50분경 그날 작성할 기사의 주제를 고민하는 ‘발제’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 10시 부서 지면 회의를 거쳐 아이템이 확정되면 곧바로 기사 작성에 돌입한다. 오후에는 현장 인터뷰를 진행하거나 축구계 관계자들을 만나 취재원 네트워크를 다지고, 일주일에 한 번은 회사에 들어가 ‘내근’ 업무를 소화한다.

경기가 있는 날에는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된다. 경기 시작 최소 1시간 전 현장에 도착해 감독의 사전 인터뷰를 챙겨야 하고, 2시간의 경기가 끝난 후에도 업무는 계속된다. 경기가 끝난 직후 승장과 패장, 수훈 선수를 만나는 믹스트존 취재를 마친 뒤 현장에서 곧바로 기사를 마감해 송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오후 8시에 국가대표팀 경기가 시작되면 밤 10시가 넘어서 끝나고, 인터뷰와 기사 작성을 모두 마치면 자정을 넘겨 퇴근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체력적 한계에 부딪히는 날이 많음에도 그가 펜을 놓지 않는 이유는 스포츠를 향한 오랜 애정과 역사적 순간의 기록자라는 사명감 때문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취재 순간을 묻자, 지난해 8월 손흥민 선수의 방한 기자회견 당시를 떠올렸다.

회견이 마무리되려던 찰나, 마이크를 잡고 잠시 뜸을 들이던 손흥민이 10년간 몸담은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겠다고 기습 발표한 순간의 긴장감, 그리고 장내에 감돌던 ‘5초간의 정적’은 여전히 그의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 김진수 동문의 네이버뉴스 기자 페이지 캡처

교내 횡단보도를 만든 학보사 기자

어린 시절 아침마다 아버지가 보던 일간지 스포츠면을 따라 읽으며 자연스럽게 기자의 꿈을 품었던 그는, 우리 대학 입학 후 학보사 ‘삼육대신문사’에 입사하며 본격적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재학 시절 중앙일보 인턴을 거치며 현장 감각을 익히기도 했다.

특히 학보사 기자 시절, 캠퍼스 곳곳의 교통안전 시스템 미비와 교통표지판, 횡단보도 부족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기사를 기획 보도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 기사는 교내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바로 다음 학기 곳곳에 횡단보도가 설치되는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학생 기자 신분이었지만 자신의 활자가 사회를 안전하게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한 첫 경험이었다.

김 동문은 언론인이나 스포츠 기자를 꿈꾸는 모교 후배들을 향해 실질적인 제안을 건넸다. 먼저 사회에 나오면 깊이 있게 외국어를 공부할 물리적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당장 스피킹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학원으로 달려가라”고 독려했다.

또한 단순히 경기 스코어나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의 일거수일투족에만 매몰되지 말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90분의 경기 화면과 골 장면만 보고 쓰는 글은 전문적인 기자가 아니어도 누구나 작성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뜻이다.

“스포츠를 진정으로 깊게 이해하고 차별화된 시각을 갖추기 위해서는 스포츠를 하나의 거대한 ‘산업’으로 바라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구단의 홍보나 마케팅 부서 인턴십, 심판 교육 과정, KBO가 주관하는 야구 기록지 작성법 교육 등 스포츠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영역에 대학 시절 직접 부딪쳐 보길 권합니다. 경기를 만들어가는 내부 관계자, 행정가, 마케팅 전문가들의 시선을 두루 이해해야만 비로소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전하는 진짜 기사를 쓸 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앞으로 어떤 기자로 독자들에게 기억되고 싶은지 물었다.

“화려한 조명을 받는 소수의 스타 선수들 뒤편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 흘리면서도 빛을 보지 못하는 소외된 종목과 선수들이 훨씬 많습니다. 그런 이들의 삶을 부지런히 발굴하고 치열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세상에 꺼내, 독자들에게 진한 감동과 새로운 희망을 전하는 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아울러 스포츠계 내부에 여전히 존재하는 폭력이나 비리 같은 어두운 이면을 철저히 감시하고 견제하는 언론 본연의 책무 또한 무겁게 지켜나가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그는 곧바로 과달라하라 미디어센터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구 반대편 멕시코에서 그가 타전할 치열한 현장의 기록들이 기대된다.

바로가기▷김진수 동문 네이버뉴스 기자 페이지

 

글 하홍준 hahj@sy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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