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학술

[삼육人] 해초강 미기록종 발굴… 첫 이공계 박사우수장학생 선발

2026.11.03 조회수 105 커뮤니케이션팀

대학원 환경원예학과 권소연 박사과정생
독도·제주 해역 직접 잠수해 표본 채집

▲ 삼육대 권소연 박사과정생이 ‘2026년 이공계 박사우수장학금’ 장학증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홍준

삼육대 대학원 환경원예학과 분류생태학 전공 권소연 박사과정생(지도교수 정훈)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장학재단이 주관하는 ‘2026년 이공계 박사우수장학금’ 신규 장학생으로 최종 선정됐다.

이 장학금은 우수한 이공계 박사과정생이 학업과 연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올해 신설된 국가장학사업이다. 전국 이공계 대학원생 1000명 내외를 선발해 학기당 375만원, 연간 750만원을 지원한다. 대학별 자체 평가와 한국장학재단의 심사를 거쳐 최종 장학생을 선발한다.

권 박사과정생은 해초강(Ascidiacea·멍게류)의 분류학과 해양생물다양성을 연구하고 있다. 삼육대에서 학부와 석사과정을 마치고 올해 박사과정에 진학한 그는 스쿠버다이빙 전문 등급인 PADI 다이브마스터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독도와 울릉도, 제주도 등 국내 주요 해역에서 직접 잠수해 해양생물 표본을 채집하고, 형태학적 특징과 DNA 분석을 결합한 ‘통합분류학’ 연구를 수행해 왔다.

대표적인 연구 성과는 지난해 10월 국제학술지 ‘Zootaxa’에 제1저자로 발표한 논문이다. 이 연구에서 국내에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된 적이 없던 해초강의 일종 ‘Herdmania pallida’를 처음으로 보고했다. 형태학적 분석과 분자계통학적 분석을 병행해 종을 확인한 결과로, 국내 해양생물 종다양성에 관한 기초자료를 확충했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이 종은 열대·아열대 해역에도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향후 해양환경 변화에 따른 생물 분포를 연구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권 박사과정생은 해당 논문을 포함해 지금까지 국제학술지 논문 4편에 저자로 참여했다.

현재는 제주도 해역 해초강의 분류생태학적 연구를 박사학위 논문 주제로 삼고 있다. 제주 연안의 해초강 종다양성과 분포 특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미기록종 및 신종 발굴과 국내 해양생물 분류체계 구축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권 박사과정생은 “학부연구생 때부터 석사과정까지 꾸준히 해초강을 연구해 왔는데, 그동안의 연구 과정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 같아 의미가 크다”며 “이번 장학금을 계기로 연구에 더욱 집중해 좋은 성과로 보답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국내 해초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며 “최신 분류체계를 반영한 ‘한국 해초강 도감’을 만들어 연구자와 일반인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자료를 남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 삼육대 권소연 박사과정생이 교내 해양동물다양성연구소 실험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홍준

“바닷속에서 해초강을 직접 만나고 싶었습니다”

― 해초강은 이름조차 매우 생소한데. 특별히 이 분야 연구에 매력을 느낀 계기는.

“학부 시절 해양 다큐멘터리를 보고 해양생물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삼육대 해양동물다양성연구소(소장 이택준 교수)에서 학부연구생 생활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멍게라고 하면 흔히 먹는 멍게만 생각했는데, 멍게류가 속하는 해초강에는 실제로 매우 다양한 종이 있고 내부 구조와 유전정보에도 흥미로운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무엇보다 연구를 계속할수록 국내 해초강에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실제로 국내에서 보고되지 않았던 종을 발견하면서 이 분야를 계속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욱 커졌다.”

― 형태분류학과 분자계통학을 결합한 ‘통합분류학’ 연구를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가.

“쉽게 말하면 생김새와 DNA를 함께 살펴 종의 정체를 확인하는 방법이다. 먼저 표본을 해부해 종을 구분하는 중요한 특징을 관찰하고 기존 연구와 비교한 뒤, DNA 염기서열을 분석해 그 판단이 맞는지 확인한다.

해초강은 서로 다른 종도 겉모습이 비슷하거나, 같은 종 안에서도 형태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형태와 유전정보를 함께 비교하는 과정이 정확한 종을 밝히는 데 중요하다.”

― 해초강 연구는 해양생태계에서 어떤 의미가 있나.

“해초강은 바위나 인공 구조물에 붙어 생활하기 때문에 특정 지역에서 어떤 종이 나타나고 사라지는지를 기록하면 바다의 생물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따뜻한 바다에 살던 종이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발견된다면, 장기적으로 해양환경 변화와의 관계를 연구할 수 있다. 이런 종 목록과 분포 자료가 꾸준히 쌓이면 기후변화에 따른 해양생태계 변화를 이해하고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된다.”

― PADI 다이브마스터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데. 직접 바다에 들어가게 된 계기는.

”연구실에 들어온 후 학부 3학년 때 오픈워터 자격을 취득하면서 처음 스쿠버다이빙을 시작했다. 학부 4학년 여름방학에는 제주도 성산에 있는 다이빙숍에서 스태프로 일하며 다이브마스터 자격까지 취득했다.

다이빙을 계속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연구하는 생물을 살아 있는 상태에서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해초강은 에탄올에 고정하면 색이 빠지고 형태도 변하기 때문에 실험실에서 고정된 표본만 봐서는 실제 바닷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알기 어렵다. 어떤 수심에서, 어떤 기질에 붙어서, 주변의 어떤 생물들과 함께 살아가는지도 직접 보고 싶었다. 단순히 ‘다이빙을 할 줄 아는 연구자’가 아니라, 내가 연구하는 생물을 직접 찾아 관찰하고 필요한 표본을 정확하게 확보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되고 싶었다.“

▲ 권소연 박사과정생이 2024년 독도 해역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며 해양생물 조사 및 표본 채집 활동을 하고 있다. /본인 제공

― 표본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본인만의 원칙이 있나.

”연구는 채집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해초강은 채집 직후 형태가 빠르게 변한다. 표본을 채집하면 수심, 수온, 기질 등의 환경정보와 살아 있을 때의 색과 형태를 가능한 한 빠르게 기록한다. 또 표본과 채집정보가 섞이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한다. 특별한 기술 하나보다는 ‘채집-촬영-정보 기록-표본 처리’를 하나의 과정으로 표준화하는 것이 현장조사의 원칙이다.“

― 여러 해역에서 현장조사를 수행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은.

”2023년과 2024년에 참여했던 독도 생물종 조사다. 당시 독도 조사 사업을 준비하면서 사업제안서를 작성하기 위해 독도가 우리나라에 어떤 의미를 갖는 곳인지, 그리고 왜 독도의 생물다양성을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기록해야 하는지 관련 자료를 많이 찾아봤다.

그 과정에서 독도가 단순히 지리적으로 중요한 공간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연구해 과학적 자료를 축적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곳이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그런 공부를 한 뒤 처음 독도에 입도했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실제로 본 독도 바다는 정말 맑고 깨끗했다. 지금까지 다이빙한 곳 중에서도 그렇게 시야가 좋은 바다는 아직 보지 못했다. 조사 기간 동안 독도에 머물면서 독도경비대 분들도 만나고, 직접 독도 바닷속으로 들어가 생물을 관찰하고 표본을 채집한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내가 남긴 표본과 기록 하나하나가 독도에 어떤 생물이 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과학적 자료가 된다는 점을 실감했다. 그 경험을 통해 현장 기록의 중요성을 배웠고,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독도의 해양생물다양성을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기록하고 싶다.“

― 지난해 국제학술지 ‘Zootaxa’에 제1저자로 발표한 논문에서 국내 미기록종 ‘Herdmania pallida’를 처음 보고했다.

“국내 해초강 목록에 새로운 종을 추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종은 열대·아열대 해역에도 분포하기 때문에 앞으로 따뜻한 해역의 생물이 국내에서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추적하는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이 발견만으로 기후변화 때문에 북상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원래 있었지만 발견되지 않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발견을 하나의 ‘기준점’으로 보고, 앞으로 꾸준히 조사하며 자료를 쌓아가려 한다.”

▲ 권소연 박사과정생이 2025년 제주도 중문 해역에서 채집한 해초강의 일종 ‘Herdmania pallida’의 해부 표본. 권 박사과정생은 이 종을 국내 미기록종으로 처음 보고했다. /본인 제공

― 학부와 석사에 이어 박사과정까지 우리 대학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모교에 남기로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 연구실에 들어왔을 때는 박사과정까지 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학부연구생으로 현장조사와 실험을 배우고, 석사과정에서 직접 연구를 설계하고 논문을 쓰면서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특히 연구실이 현장조사부터 형태분류, 분자분석까지 한 곳에서 이어서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컸다. 지금까지 쌓은 표본과 경험을 바탕으로 연구를 더 깊이 발전시키는 것이 의미 있다고 판단했다.”

― 연구실 자랑을 더 한다면.

“학생이 연구의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는 점과 연구실 구성원 간의 관계가 굉장히 좋다는 점이다. 이택준 교수님께서는 학부연구생일 때부터 다양한 연구와 현장조사에 참여할 기회를 주셨고, 해초강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에는 그것을 연구 분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꾸준히 지도해 주셨다.

교수님께서 연구뿐 아니라 연구실 구성원들에게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함께 현장조사를 가거나 연구실 내 소모임을 하는 등 자연스럽게 소통할 기회도 많다.

또 학부연구생부터 대학원생까지 다양한 학번의 학생들이 함께 있는데, 나이나 과정에 관계없이 서로 도와주고 편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는 분위기다. 연구는 혼자 하는 일이 아니기에, 이런 분위기 덕분에 오랫동안 연구를 이어올 수 있었다.”

― 이번 장학금이 앞으로의 연구에 어떤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나.

“가장 큰 변화는 연구에 보다 안정적으로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박사과정 중 여러 해역의 현장조사와 분자실험을 계획하고 있어 다이빙, 출장, 유전자 분석 등에 꾸준한 비용이 필요하다. 부담이 줄어든 만큼 조사 횟수와 분석하는 표본 수를 늘려 박사학위 논문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또 국제학회와 해외 연구자들과의 교류 기회도 적극적으로 넓혀가고 싶다.”

▲ 삼육대 권소연 박사과정생이 교내 실험실에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하홍준

― 연구자로서 장기적인 목표는.

“국내 해초강을 가장 잘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 박사과정에서는 국내 해초강의 종다양성을 정확하게 밝히고 형태와 유전정보를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것이 우선 목표다. 이후에는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최신 분류체계를 반영한 ‘한국 해초강 도감’을 만들어 연구자와 일반인 모두가 활용할 수 있는 기준자료를 남기고 싶다. 최종적으로는 내가 남긴 표본과 데이터가 다음 세대의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가치 있는 자료를 축적하고 싶다.”

 

하홍준 hahj@sy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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