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김동건 교수 ‘다큐 인사이트’ 출연… ‘러브버그’ 대발생 해법 제시
국내 방송 최초 ‘러브버그’ 생태 탐사
김동건 교양교육원 교수 겸 환경생태연구소장은 지난 2일 방송된 KBS1 ‘다큐 인사이트’ 기후 위기 특집 ‘슈퍼버그’ 편에 출연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발생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의 확산 원인과 기후위기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심도 있게 조명했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러브버그의 유입 경로와 대발생 배경을 생태 탐사를 통해 분석한 국내 최초의 방송 시도로, 무려 4개월간의 밀착 취재가 이뤄졌다. 김동건 교수는 이 프로젝트에 핵심 전문가로 동행하며 러브버그의 유입 경로, 번식에 최적화된 국내 환경, 천적의 부재 등 대발생의 생태학적 메커니즘을 상세히 분석했다.

여름철 불청객으로 떠오른 러브버그는 1930년대 중국 장쑤성에서 처음 발견됐는데, 국내에서는 2021년 북한산에서 최초로 표본이 확인됐다.
김동건 교수는 러브버그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가장 큰 이유로 ‘생태계 내 천적의 부재’를 꼽았다. 김 교수는 “자연계 내에서 곤충들의 우화(번데기에서 성충이 되는 과정) 성공률을 5% 이내로 보는데, 러브버그는 침입 외래종이라 아직 국내 먹이사슬 안에 편입되지 않았다”며 “그렇다 보니 우화 성공률이 50% 이상 올라가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밀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러브버그 대발생의 비밀을 풀기 위해 김 교수와 취재팀은 우리보다 앞선 2019년에 대발생을 겪었던 일본 오키나와로 직접 향했다. 고온 다습한 원시림을 갖춘 오키나와는 번식에 완벽한 환경으로 보였으나, 현재 러브버그의 개체수는 크게 줄어든 상태였다.
그 해답은 ‘토양’에 있었다. 아열대 기후인 오키나와는 낙엽의 분해 속도가 매우 빨라 유기물 층이 얇은 반면, 온대 기후인 한국(수도권 일대)은 두꺼운 낙엽들이 부엽토로 쌓여 푹신푹신한 흙을 형성한다. 김 교수는 “이러한 국내 산림의 풍부한 부엽토가 러브버그 유충에게 최적의 먹이 환경을 제공했다”고 분석했다.

대발생을 억제할 유일한 자연적 수단은 ‘천적’이지만, 한국의 포식자들에게 러브버그는 여전히 낯선 존재다. 김 교수는 “러브버그를 조절할 수 있는 건 결국 천적뿐이거나 같은 종 간에 서식지 경쟁을 해야 하는데, 국내 천적들이 이들을 먹이로 인식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실제 관찰 결과, 숲속 최상위 포식자인 지네조차 러브버그 애벌레를 사냥감으로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쳤으며, 거미들 역시 거미줄에 걸린 러브버그를 먹지 않고 말아서 버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연구진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까치, 직박구리, 어치 등 새들을 대상으로도 실험을 진행했다. 새들에게 친숙한 먹이인 밀웜과 러브버그 유충을 동시에 제공하자, 새들은 평소 즐겨 먹던 밀웜에만 달려들었을 뿐 처음 보는 러브버그 유충이나 성충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외래종이 새로운 환경에 들어왔을 때, 토착 생태계가 이를 방어(포식)하기까지 상당한 시차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방송에서는 러브버그뿐만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침입외래종 문제도 폭넓게 다뤄졌다. 최근 10년 사이 바다 온도가 상승하고 겨울철 땅이 얼지 않으면서 외래 생물의 정착률이 크게 높아졌으며, 반대로 우리나라의 자생종인 ‘회양목명나방’이 유럽으로 건너가 프랑스 베르사유궁 정원을 고사시키는 등 심각한 피해를 주는 사례도 함께 조명됐다.
방송 말미, 김동건 교수는 생태계 균형 회복을 위한 연구자로서의 비전을 제시했다.
“대발생 생물에 대한 생태적인 특성을 규명하고 방제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최종적으로는 전체적인 밀도를 조절해, 자연계 내에서 알아서 조절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글 하홍준 hahj@sy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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