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위성’을 캐릭터로… 아디과 학생 대국민 공모전 우수상

환경·해양 관측 임무 마스코트에 녹여내

▲ 지난 10월 25일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열린 ‘천리안위성 2B호 대국민 마스코트 공모전’ 시상식에서 아트앤디자인학과 원예은(가운데) 학생이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SU-Creator 뉴스팀 문현민 기자]

아트앤디자인학과 원예은(23학번) 학생은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공동 주최한 ‘천리안위성 2B호 대국민 마스코트 공모전’에서 우수상(2등상)을 수상했다.

천리안위성 2B호는 세계 최초로 환경과 해양 관측 임무를 동시에 수행하는 우리나라의 정지궤도 위성이다. 2020년 2월에 발사돼 약 3만 6000㎞ 상공에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지구의 대기와 해양환경을 정밀하게 관측하고 있다.

위성에 탑재된 환경탑재체(GEMS)는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오존 등 20여 가지 대기오염 물질을 관측하며, 해양탑재체(GOCI-Ⅱ)는 적조, 녹조, 조류 등 26가지 해양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환경문제 해결과 지속 가능한 해양 관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공모전은 천리안위성 2B호를 상징하는 새로운 마스코트를 발굴해, 국민에게 친근한 위성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7월 15일부터 9월 2일까지 대국민 참여형으로 작품을 공모받아 총 52점의 작품이 접수됐다. 이후 전문가 심사(1차)와 직원 설문조사(2차)를 거쳐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등 최종 3점이 선정됐다.

‘천리까지 보는 맑고 섬세한 눈’

원예은 학생은 ‘천루안(千露眼)’이라는 캐릭터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천루안은 ‘천리까지 볼 수 있는 맑고 섬세한 눈’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우주복을 입은 개구쟁이 소년으로, 스노보드를 즐기며 하늘에서 지구를 관측한다. 특히 광범위한 영역을 정확하게 관찰하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섬세함을 간파하는 능력을 지녔는데, 이러한 능력을 활용해 환경과 자연의 조화를 이루며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천루안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양쪽 렌즈로 해양과 환경을 동시에 관측한다는 점이다. 오른쪽 초록색 렌즈는 ‘환경’을, 왼쪽 파란색 렌즈는 ‘해양’을 상징한다. 대기와 해양을 정밀하게 관측하는 천리안 2B호의 기능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눈 색깔도 이를 반영해, 왼쪽 눈은 파란색, 오른쪽 눈은 초록색으로 설정했다.

왼손에 들고 있는 스노보드는 태양전지판을 상징한다. 태양 에너지를 활용해 끊임없이 지구를 관측하는 위성의 지속적인 임무를 나타내며, 스노보드의 균형과 역동성도 보여준다. 배에 새겨진 주황빛 글자 ‘2B’는 천리안 2B호의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첨단 기술과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상징한다.

인공위성 의인화 가장 큰 난관

최근 캐릭터와 마스코트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 원예은 학생은 이를 연습하기 위해 다양한 공모전을 탐색하던 중 이번 공모전을 알게 됐다. 평소 환경과 해양, 우주 분야에 관심이 깊었던 그는 천리안위성 2B호가 환경과 해양을 동시에 다룬다는 점에 매료됐고, 이를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과정에 도전 욕구를 느꼈다.

가장 큰 난관은 인공위성을 마스코트로 의인화하는 것이었다. 동물, 인간 등 친숙한 형태로 디자인하는 일반적인 마스코트와 달리, 위성의 기술적 특성과 기능을 표현하면서도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디자인을 만드는 데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원예은 학생은 다양한 마스코트 레퍼런스를 참고해 기존 인공위성 관련 디자인을 분석하고, 아이디어 스케치를 여러 번 진행하며 캐릭터의 형태와 특징을 잡아갔다. 특히 환경과 해양을 각각 시각적으로 어떻게 표현할지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 양쪽 렌즈를 통해 두 요소를 동시에 관찰하는 방식을 주요 디자인 아이디어로 발전시켰다.

스케치를 마친 후에는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를 활용해 벡터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디자인의 단순화와 가독성에 주안점을 두며, 요소들이 명확하게 읽히도록 작업을 이어갔다. 최종적으로 각 부분의 세부적인 마무리 작업을 꼼꼼히 진행해 완성도를 높였다.

결과적으로 천루안은 천리안위성 2B호의 기술적 특성과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도 대중에게 친숙한 형태로 완성돼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인공위성에서 얻은 영감

시상식은 지난 10월 25일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조사원에서 열렸다. 원예은 학생은 국립해양조사원을 직접 방문해 기관에 대한 소개를 듣고, 체험 기회를 가졌다. 천리안위성 2B호의 실시간 모니터링 기능과 상세 프로그램 등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원예은 학생은 “국가기관에 방문해 그간 디자인을 하며 상상만 했던 것들을 눈으로 생생히 볼 수 있어 매우 색다르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며 “환경과 해양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앞으로의 디자인 작업에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원예은 학생은 이번 공모전 수상을 계기로 디자이너로서 더욱 전문적인 역량을 쌓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많은 공모전과 프로젝트에 참여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경험을 쌓으면서 나만의 강점과 방향성을 찾는 것이 목표입니다. 글로벌 디자인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 도전하겠습니다.”

[언론 인터뷰] 선한 영향력 전세계에… 유학생들 돕는 ‘삼육사랑샵’의 엄마 마음

아시아타임즈 ‘더 착한 뉴스’ 특집 보도

▲ 삼육대 교수 사모들이 운영하는 삼육사랑샵

기사 원문보기▷[더 착한 뉴스] 선한 영향력 전세계에⋯ 유학생들 돕는 ‘삼육사랑샵’의 엄마 마음

삼육대학교에는 교수 사모들이 운영하는 특별한 봉사단체가 있다. 다양한 모금 행사를 꾸준히 열어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장학금과 생활비, 그리고 긴급할 때 언제든 손을 내미는 장학∙봉사단체인 ‘삼육사랑샵’이다.

삼육사랑샵은 매주 수요일 교내 체육관 옆 콘테이너에서 바자회를 연다. 찌는 듯한 더위에도, 많은 비나 눈이 내리는 날에도 이 사랑 가득한 행사는 어김없이 열린다.

바자회가 열리는 날이면 장학금을 받은 유학생들이 찾아와 함께 팔을 걷어 올린다. 자신들을 도와 준 삼육사랑샵의 사모들을 위해 물건을 바깥으로 나르고, 무거운 박스와 옷을 진열한다. 또 행사가 마무리 되면 정리하는 일도 돕는다. 최근 열린 바자회에는 임산부인 외국인 유학생이 찾아 아이 옷을 찾았다. 추운 날씨임에도 니트 원피스만 걸치고 온 이 유학생에게 삼육사랑샵의 사모들은 따뜻하게 입을 수 있는 외투를 선물했다.

삼육사랑샵은 바자회 수익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모금 활동도 하고 주기적으로 미국을 방문해 모금행사도 연다. 이러한 노력에 기업과 단체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보낸다. 얼마 전에는 한 플롯 합주단이 음악회를 열고 얻은 수익 1000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지난 13일 삼육대에 장학기금 6200만원을 기부했다. 지금까지 삼육사랑샵이 삼육대에 전달한 장학 및 발전기금 총액은 5억 3200만원에 달한다. (관련기사▷‘유학생들의 어머니’ 삼육사랑샵, 장학기금 6200만원 기부)

삼육사랑샵은 유학생들이 학비 걱정없이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자신들의 고향과 또는 한국에 소중한 인재가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조승희 삼육사랑샵 회장은 “유학생들은 석사 박사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 큰 역할을 하며 꿈을 펼치고 있다”며, “국내에 머물러도 우리나라를 위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학생들이다”라고 말했다.

▲ 지난 9월 6일 교내 백주년기념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삼육사랑샵 장학금 전달식
코로나 사태때 시작된 도움⋯ “교수 사모회의 사명이죠”

삼육사랑샵은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전세계 경제가 휘청거리던 지난 2020년부터 외국인 유학생들을 돕기 시작했다.

아프리카와 동남아, 제3세계 국가에서 온 학생들은 코로나 사태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각자의 비전을 가지고 그 꿈을 펼치기 위해 한국에 왔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에 만만치 않은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반드시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의 냉혹함은 이들에게 더욱 더 차가웠다. 학비는커녕 당장 먹고 살기 위한 돈을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조차 구할 수 없었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로 본국 가족들 역시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면서 당장 고향에 돌아가야 하는 이들도 생겼지만 이 역시 비싼 비행기값이 발목을 잡았다.

이런 유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하고 교내 청소 등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도록 도와 준 것이 삼육사랑샵이다.

조 회장은 “유학생들이 학습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면서 생활비를 아끼려고 근근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이들을 돕는 것이 교수 사모회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삼육사랑샵은 학비나 생활비 외에도 급하게 수술비를 마련해야하는 유학생도 돕는다. 자전거나 오토바이, 자동차 등 교통사고로 갑자기 수술을 해야하는 유학생은 한학기에 한두명씩 생긴다. 최근에는 자전거를 타다 넘어진 유학생과 장기에 혹이 생겨 수술을 해야하는 유학생의 수술비를 지원했다.

그야말로 유학생들을 자식처럼 돌보는 ‘유학생들의 어머니’인 셈이다.

각자의 고향으로 퍼지는 선한 영향력

조 회장은 “삼육대에서 받은 인성교육과 전문지식으로 본국으로 돌아갔을 때 다른 어려운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삼육사랑샵의 바람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육사랑샵의 도움을 받은 유학생들은 학업을 무사히 마치고 고국에서 각자의 꿈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삼육사랑샵처럼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이다.

▲ 지난 2월 23일 한국어학당 겨울학기 수료식에서 투체 에센(왼쪽) 학생과 이승연 삼육대 한국어학당 센터장이 수료증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튀르키예 앙카라대 한국어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투체 에센(Tugce Esen·19) 학생은 지난해 대학 첫 학기를 마치고 방학을 맞아 고향 하타이주(州)에 돌아갔다. 그런데 갑작스런 비극이 찾아왔다. 작년 2월6일 규모 7.8의 강진이 고향을 덮친 것이다. 그 다음날에는 규모 7.7의 여진까지 발생해 5만여명이 죽거나 다쳤다.

외신도 앞다퉈 보도한 이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으로 투체가 가족과 함께 살고 있던 아파트도 크게 부서졌다. 투체와 가족은 갈 곳이 없어 임시로 수리 한 집에서 불안에 떨며 지내야 했다. 문을 연 상점이 없어 생필품은커녕, 깨끗한 물을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몇 주 후 개강했지만, 투체는 학교에 돌아가지 못한 채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었다. 결국 투체는 학업을 그만두고 일자리를 구해 가족을 도와야겠다고 결심했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유은미 앙카라대 교수는 공동연구과제를 수행하던 이승연 삼육대 한국어학당 센터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 센터장은 학교 당국과 협의해 투체를 6개월 동안 한국어학당에 초청하기로 했다. 유학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어학당 등록금 300만원도 전액 면제해 줬다. 이승연 센터장과 유은미 교수는 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50만원씩 5개월 동안 총 250만원을 사비로 지원했다.

여기에 삼육사랑샵도 손을 보탰다. 투체의 유학 기간 기숙사비 전액 150만원을 선뜻 내놓은 것이다.

투체는 지난 2월 말 겨울학기 종강식을 마치고 최근 튀르키예로 돌아갔다. 투체는 하타이가 지진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면 한국문화센터를 열 생각이다.

투체는 “이런 기회를 준 삼육대에 정말 감사하다”며, “학업을 그만두려던 순간 주어진 귀한 경험은 앞으로 더 큰 결심으로 한국어 공부를 끝까지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삼육人] 튀르키예 이재민 유학생, 전액 장학금 받으며 학업 마쳐)

▲ 삼육사랑샵 장학생인 철먼바야르 박사(오른쪽)와 주은혜 사모(왼쪽), 두 딸

삼육사랑샵 장학금을 받은 엘리아잘 페니튼 박사는 고향인 필리핀의 마운틴뷰대 생물학과 조교수로 임용됐다. (관련기사▷[삼육人] 필리핀 유학생, 모국서 대학교수로 임용) 또 다른 장학생인 철만바야르 박사는 몽골인 최초로 재림교회 신학박사(Ph.D)를 취득하고 모국에서 목회 사역을 하고 있다. (관련기사▷[삼육人] 몽골인 1호 신학박사 탄생)

올해 장학생으로 선발된 찰스 유피 데스보르데스 학생은 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출신으로, 대학원 중독과학과 석박사 통합과정에 재학 중이다. 찰스는 학업을 마친 후에는 고국에 돌아가 중독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조 회장은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온 찰스라는 유학생은 학기가 마칠 때마다 모든 과목이 A+인 성적표를 보내준다. 열심히 공부한 자녀가 부모에게 성적표를 가져다 준 것 같은 마음”이라며 “이 학생들을 잘 키워 본국에 돌려보내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아시아타임즈 https://www.asiatime.co.kr/article/20241230500237

바이오융합공학과 재학생, ‘한미 첨단분야 장학생’ 선발

샌프란시스코주립대 교환학생 파견
장학금 2500만원 지원

▲ 삼육대 바이오융합공학과 김예지 학생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초현실회관에서 열린 ‘한미첨단 분야 장학생 발대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삼육대 바이오융합공학과 김예지(2학년, 지도교수 한경식) 학생이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한미 첨단분야 청년교류 지원사업’ 제2기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이 사업은 지난해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양국 정상이 합의한 ‘한미 이공계 청년 특별교류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국내 우수 이공계 청년들에게 미국 대학 교환학생 장학금과 첨단산업·기술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장학생 선발은 각 대학 국제부서의 추천을 시작으로, △학업성적 △어학성적 △전공연계 산업분야 수학·연구 계획 등을 종합 평가하는 서류심사와 심층면접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김예지 학생은 바이오 분야에서 보여준 탁월한 학문적 성취와 열정을 높이 평가받았다.

이번 선발로 김예지 학생은 내년 봄학기와 가을학기에 걸쳐 삼육대의 해외 교류대학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주립대(SFSU)에서 교환학생으로 수학하며,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1만 8000달러(약 25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받게 된다.

고교시절 문과생이었던 김예지 학생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바이오 분야로 진로를 바꾸는 결심을 했다. 치료제 개발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삼육대 바이오융합공학과 입학 후에는 부족한 기초지식을 보완하기 위해 몇 배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열정은 곧 학문적 성취로 이어져, 전 과목 ‘올A’로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연구 방향을 구체화하게 된 계기는 할머니의 알츠하이머 투병이었다. 1학년 때 ‘바이러스와 생명공학’ 수업에서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라는 유전자 편집 기술을 접한 그는 이 기술이 알츠하이머와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 치료에 혁신적인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김예지 학생은 이번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주립대에서 유전자 편집, 분자 생물학, 신경과학을 집중적으로 학습하며, 알츠하이머의 유전적 원인을 분석하고 CRISPR-Cas9 기술의 응용 가능성을 연구할 계획이다. 실리콘밸리 바이오테크 중심지라는 이점을 활용해 산학협력 프로젝트와 첨단 실험연구에 참여하며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경험도 쌓고 싶다는 포부다.

그는 “교환학생을 마친 후에는 대학원에 진학해 신경과학과 유전자 편집 기술을 심도 있게 연구하고 싶다”며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바이오 제약회사에서 알츠하이머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최승년 삼육대 국제교육원장은 “이번 장학생 선발은 우리 대학의 이공계 교육 경쟁력과 학생들의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삼육대는 앞으로도 학생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https://news.chosun.com/pan/site/data/html_dir/2024/11/25/2024112501538.html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94663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economy/biznews/1169082.html
뉴시스 https://www.newsis.com/view/NISX20241126_0002972767
아시아경제 https://view.asiae.co.kr/article/2024112516563081359
전자신문 https://www.etnews.com/20241125000343
한국대학신문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71500
대학저널 https://dhnews.co.kr/news/view/1065591310745565
베리타스알파 https://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531485
교수신문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127930
에듀동아 https://edu.donga.com/news/articleView.html?idxno=78735
스마트경제 https://www.dailysm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0685
팝콘뉴스 https://www.popcorn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69026
위드인뉴스 http://www.withinnews.co.kr/news/view.html?section=1&category=155&item=&no=35003
뉴데일리 https://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4/11/25/2024112500326.html
매일일보 https://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1182480

[언론인터뷰] “장애인 무용수의 자유로운 몸짓과 함께 진짜 예술을 느껴보세요”

이미희 스미스학부대학(대학원 통합예술학과) 교수
‘2024 라라미댄스페스티발’ 예술감독
정부 정책주간지 <K-공감> 776호 인터뷰

▲ 이미희 예술감독은 청각장애인 무용수를 발굴해 전문 무용수와 함께 장애인 기관에서 공연활동을 하는 등 장애인 인식 개선 및 증진을 위해 노력해왔다. 사진=C영상미디어

한국장애인무용협회가 주최하는 2024 라라미댄스페스티발이 ‘경계 없는 모두의 춤, 경계 넘는 생태의 춤’을 주제로 서울과 충남 공주시에서 개최된다. 서울에서 진행되는 공연은 10월 19~20일 양일간 성동구 소월아트홀에서, 이후 공주에서 진행될 공연은 10월 27일 하루 공주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라라미댄스페스티발은 장애인의 문화 향유 기회 및 예술 접근성을 확대하고 장애인의 이해도 증진과 인식 개선에 기여하고자 2020년 시작된 장애인 특성화 축제다. 5주년이 된 올해는 그동안 라라미댄스페스티발에 참여했던 장애인 예술가 및 예술단체들의 발전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장애인 춤 생태계의 주역들도 함께할 예정이다.

서울 공연을 며칠 앞둔 10월 15일 오후 이미희 삼육대 스미스학부대학(대학원 통합예술학과) 교수를 만났다. 라라미댄스페스티발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그는 축제의 모든 여정을 함께해왔다. 청각장애인 무용수를 발굴해 전문 무용수와 함께 장애인 기관에서 공연활동을 하는 등 장애인 인식 개선 및 증진을 위해 노력해왔다. 다섯 번째 공연을 앞둔 그는 뜻이 맞는 사람 서너 명이 모여 시작한 일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데는 진짜 장애인을 사랑하는 마음과 좋은 분들의 도움이 있어서 가능했다며 몸을 낮췄다.

▲ 사진=한국장애인무용협회

─ 5주년이라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축제를 이어오는 동안 성장한 팀이 많다. 무용수의 개인적인 기량이 많이 늘기도 했고 규모가 커진 장애인 무용 단체들도 많아졌다. 모두 한국 장애인 무용계를 이끄는 주역들이다. 매년 주제를 달리 해왔는데 올해는 5주년을 맞아 콘텐츠와 레퍼토리가 확실한 이들을 주축으로 팀을 구성했다.”

─ 서울과 공주에서 각각 치르는 이유가 있나?

“라라미댄스페스티발은 지역과 상생하는 문화 축제다. 첫 3년은 서울에서 중심을 잡았다. 노원구, 강동구, 성동구 등 장애인 시설이 있는 공연장을 물색해서 진행했다. 상생을 위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단체도 무대에 올렸다. 2023년에는 대구에서 제법 규모가 있게 진행했고 올해는 서울과 공주에서 9개 팀이 진행하게 됐다. 장소는 열려 있다. 현재 부산과 제주 지역에서 준비하고 있고 강원·전라 지역에서도 문의가 온다. 우리는 언제나 열려 있으니 누구든 제안해주면 좋겠다.”

▲ 2024 라라미댄스페스티발에 출연하는 아라(A.R.A) 팀의 무대 연습 장면

─ 장애인 무용에는 어떻게 관심을 두게 됐나?

“개인적으로는 청각장애인 제자 덕분이다. 그 친구가 무대에 서길 바라면서 인연이 깊어졌다. 내가 그동안 배운 것들을 나눌 수 있다는 생각에 시작한 일인데 거꾸로 내가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 장애인 무용 교육에 진심인 사람들이 많아 나서는 것이 민망했지만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었다.”

─ 장애의 유형이 다양한데 한 무대에서 공연이 가능한가?

“생각보다 장애인 무용 인구가 많지 않다. 시각·청각장애인만 대상으로 하기에는 무용수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어서 발달장애로 무대를 넓혔다. 무용 팀마다 특성에 맞는 무대를 올리는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애인은 그들에게 맞는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신경 쓴 것은 음악이다. 컨디션이 오늘 다르고 내일 다른 장애인 무용수들이 자유롭게 춤을 추려면 음악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대응해줄 수 있어야 한다. 다행히 해마다 다양한 음악단체들이 협연에 참여해주고 있다.”

─ 장애인 무용수들은 어떤 개성이 있나?

“그들에게 많이 배운다. 진입장벽은 높지만 무용이 몸의 불편함을 개선시킬 수 있는 예술이라는 걸 알고 노력하는 그들의 열정은 따라갈 수 없다. 그들은 굉장히 예민하고 관찰 능력도 뛰어나다. 우리가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고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 진정한 예술인이라고 생각한다.”

─ 연습은 어떻게 이뤄지나?

“연습하는 장면을 보면 감동적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를 사랑하면서 연습하는 것이 느껴진다. 간혹 장애인 무용수가 공연 도중 돌발 행동을 하기도 하는데 연습 과정을 통해 그런 상황에 모두가 훈련이 돼 있다. 춤은 자유롭게 춰야 하는 것이다. 개개인마다 여건이 다르지만 본인이 스스로 리듬을 만들 수 있도록 훈련이 이뤄진다.”

─ 축제 현장 분위기는 어떤가? 관객 반응 등이 궁금하다.

“관객이 많지는 않다. 그러나 해야 하는 축제다. 하지 않으면 이들이 설 자리가 없으니까. 장애인 무용은 일반 예술 공연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 오랜 훈련을 거쳐야 하나의 콘텐츠가 완성되니 레퍼토리가 많지 않다는 한계가 있고 이것은 관객 수를 다양하게 하지 못한다. 사회적으로 풀어줘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

“장애인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었으면 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서로 이해하는 순간이 필요하다. 우리 문화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졌지만 교육 현장은 아직 안 바뀐 것 같다. 장애인이라서가 아니라 인간이 살아가는데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 무용뿐 아니라 장애인이 하는 다양한 문화 공연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학교 교육도 진행됐으면 좋겠다.”

▲ 홍댄스컴퍼니&춤추는 은평재활원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장애인무용협회

─ 예술감독으로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

“축제 당일 공연을 펼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힘들었던 마음이 모두 사라진다. 무대 위에서 춤추는 모습이 너무 순수하다. 예술적 감각을 가진 친구들이 에너지를 발휘하는 것을 보면 예술의 순수성은 물론 인간 정화 기능까지 느낀다. 관객으로서 힐링된다. 그런 순간들이 5년 동안 예술감독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것 같다.”

─ 축제를 진행해오면서 우리 사회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나 시선이 개선될 걸 느끼나?

“확실히 느낀다. 모두의 노력으로 ‘장애예술인 지원법’도 생기지 않았나. 앞으로도 개선의 의지가 있고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행정적인 절차 등 현실적인 문제는 있겠지만 서로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은 모두가 충분히 느끼는 것 같다.”

─ 라라미댄스페스티발이 어떻게 자리매김하길 원하나?

“축제는 결국 사회 공헌·환원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은 인간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우리 축제가 뭐든 하나라도 장애인을 위해 긍정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가령 정말 현실적인 문제로 장애인 시설이 취약한 공연장이 많다. 이미 지은 건물을 다시 지을 수는 없겠지만 우리 축제를 통해 뭐든 하나라도 긍정적으로 개선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장애인 문화예술의 성장부터 시작해야 한다.”

─ 2024 라라미댄스페스티발이 시작됐다.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냥 와서 봐주시라. 예술이라는 게 뭐라고 표현할 수는 없지만 감동이 있다. 예술이 가져야 하는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순수함을, 비장애인인 우리는 절대 할 수 없는 그들의 에너지로 만나볼 수 있다. 그들이 무대 위에서 발산하는 모습을 보면 자신을 단단하게 믿는 게 무엇인지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그 소중한 열정을 고스란히 느껴보길 바란다.”

▲ 19일 서울 성동문화재단 소월아트홀에서 열린 ‘2024 라라미댄스페스티발’ 커튼콜에서 이미희(오른쪽) 교수가 한국장애인무용협회 김용우 회장에게 공로패를 받고 있다. 장애인 무용 발전을 위해 축제의 기반을 마련하고 협회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사진=한국장애인무용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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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뽀인터뷰] 1년 6개월 만에 세무사 동차 합격… 비결요? “할 때 하자”

[취뽀인터뷰] (3) 세무사 60기 전경현(경영 15학번) 동문

흔히 수험가에서는 세무사 시험의 평균 합격 기간을 3~4년으로 본다. 하지만 이는 합격자 기준. 실제로는 5년 이상 장수하고도 끝내 합격의 문턱을 넘지 못해 수험가를 떠나는 이가 부지기수다. 얼마 전에는 9년 만에 합격한 한 수험생의 유튜브 영상이 화제를 모았다.

우리 대학 전경현(경영학과 15학번) 동문은 1년 6개월 만에 세무사 시험에 합격했다. 그것도 같은 해에 1, 2차 한 번에 합격한 동차 합격이다. 참고로 그해 2차 시험 응시자 6317명 중 합격자는 단 718명이었다. 합격률은 불과 11.36%.

“애초부터 최대 2년 보고 시작했어요. 공부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어서 길게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적은 나이도 아니라 안 되면 빨리 포기하고 취업 준비를 해야 했고요.”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전문직 시험을 1년 6개월 만에 합격한단 말인가. 어떤 비결이 있었을까. 졸업 후 오랜만에 모교를 방문한 전경현 동문을 만났다.

─ 수습 기간이라고요.

“합격자 발표는 작년 11월에 났어요. 이력서만 거의 한 달 내내 쓰다가 광진구에 있는 세무법인에 합격해서 6~7개월 정도 수습 생활을 했습니다. 지금은 수습 마치고 다른 세무법인에 입사하려고 면접을 보러 다니고 있어요. 수습 때는 기장이라는 업무를 했는데 좀 생소했어요. 아무래도 책에서만 보던 것과는 많이 달라서 애를 좀 먹었죠.”

─ 합격 확인한 순간이 기억나세요?

“공부 기간이 짧고 떨어질 각오도 많이 하고 있어서 엄청 큰 감동이 있진 않았어요. 비교적 덤덤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눈물이 조금 나긴 하더라고요.”

─ 가족들 반응은.

“같이 껴안고 울었습니다.”

─ 많이 울었어요?

“한 10초 정도 (웃음).”

시험의 달인, 세무사에 도전하다

─ 왜 세무사 시험에 도전했나요?

“원래는 사기업 중견 이상 혹은 대기업 회계 직군을 생각했어요. 4학년이 되면서 취업하려고 자격증을 취득하기 시작했어요. 전산세무, 전산회계, 재경관리사, TAT, FAT, ERP 등. 6개월 만에 다 땄어요. 그러니까 주변에서 ‘너는 시험에 강한 것 같다. 전문직 한번 공부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해서 도전하게 됐습니다.”

─ 그래도 전문직 시험은 쉽지 않은 도전이잖아요.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은 없었나요?

“굉장히 컸어요. 고민을 좀 오래, 한 달 정도 했어요. 그러다 기출문제를 한번 봤는데 물론 당장은 못 풀겠지만, 공부하면 못 할 건 아니겠다 싶었어요. 결심이 들자마자 바로 공부 시작했습니다.”

─ 다른 전문직 시험을 고려하진 않았나요?

“우선 회계랑 세법이 익숙했어요. 관련된 자격증인 회계사와 세무사 중에 고민했는데, 비교적 단기간 내에 끝낼 수 있는 걸 하자는 생각으로 세무사에 도전했어요.”

─ 원래 회계, 세법을 좋아했나요?

“1학년 때 임태종 교수님이 가르치시는 ‘회계원리’를 들었어요. 회계를 처음 접했는데 수업이 정말 재밌고 잘 이해되더라고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임 교수님 강의력이 엄청 좋으세요. 학원가에 계셨을 때부터 전설적인 분이라, 선배 세무사분들은 다 아시더라고요. 이후에도 경영학과 수업 중에서 중급회계, 원가회계, 관리회계 등 회계 과목이 재밌었어요. 임 교수님 덕분에 회계에 흥미를 갖고 결국 세무사까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세법도 좋아했고요.”

─ 완전 세무사 시험 과목이네요.

“네 맞아요. 반면 마케팅이나 경제학은 공부해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회계나 세법처럼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걸 좋아하는 거 같아요.”

─ 1년 6개월 만에 합격했다고 들었습니다.

“2022년 2월에 졸업하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 그해 5월 1차를 봤는데 떨어졌어요. 그리고 다음 해에 1, 2차 동차 합격했고요.”

─ 애초에 수험기간을 짧게 가져가려고 했나요?

“최대 2년 보고 시작했어요. 첫 번째 이유는 공부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어서 길게 하고 싶지 않았고요. 둘째는 적은 나이가 아니었어요. 대학 생활하던 중에 공부를 시작한 게 아니고 졸업하고 한 거라서 취업 준비 시기가 너무 늦어지면 안 됐어요. 하다 안 되면 빨리 포기해야 하니까요.”

‘회계·세무’는 1차 때부터 꼼꼼히

세무사 시험과목은 1차는 △재정학 △세법학개론 △회계학개론 △상법·민법·행정소송법 중 택1 △영어 등 5과목이다. 영어는 공인어학성적 제출로 대체되며, 나머지 4과목은 객관식 5지 택일형으로 치러진다. 2차는 △회계학1부 △회계학2부 △세법학1부 △세법학2부 4과목인데, 1차와 달리 주관식 서술형이다.

1차와 2차 시험 모두 과목당 100점 만점에 40점 이하면 과락이다. 한 과목이라도 과락이 나오면 해당 시험은 전체 불합격 처리된다.

─ 1차 전략과 공부법은?

“수험가에서는 1차에서 선택과목(상법·민법·행정소송법 중 택 1)에서 고득점을 받고, ‘회계’나 ‘세법’은 과락만 면하라고 많이 해요. 그런데 세무사 시험에서는 ‘회계’와 ‘세법’이 2차와 연계돼서 매우 중요하다 보니, 1차 때부터 꼼꼼히 공부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인강도 기본강의 듣고, 심화강의를 생략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는 심화도 들었어요. 심화 강의를 보통 1.5차라고 해요. 1차 문제보다 조금 더 어려운 걸 풀지만, 2차 문제도 조금씩 다뤄주거든요. 나중에 2차 공부할 때 1차 심화강의에서 들었던 내용들이 기억에 많이 남더라고요. 1차 시험 볼 때도 좀 더 어려운 문제를 다뤄봤으니까 조금 더 쉽게 느껴지기도 하고요.”

─ 2차 전략과 공부법은요?

“2차는 버릴 거 버리고 선택과 집중을 했어요. 그런데 다 버리진 않고 중요한 키워드는 최대한 가져가려고 했어요. 2차는 주관식이라서 최소한 2~5점은 받으려고 했어요. 강사분들이 중요한 문제, 덜 중요한 문제를 짚어주는데, 안 중요할수록 키워드 위주로 설명해 주세요. 그러면 그걸 버리지 말고 키워드만이라도 갖고 가는 게 좋은 거 같아요.

그리고 1차 붙으면, 보통 그해에 보는 2차는 버리고 다음 해로 유예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근데 저는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떨어지더라도 좀 노력을 다해서 2차를 보는 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 공부 방식은 주로 어떠했나요?

“집에서 인강을 들으면서 했어요. 모의고사만 학원에서 가서 봤습니다. 강의는 1.6배속 정도로 들었어요. 물론 이건 강사마다 말하는 속도가 달라서 조절하면서 들었고요. 나중에 반복해서 들을 때는 2배속으로도 들었어요.”

─ 수험기간 하루 루틴은요?

“아침 8시 정도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밥을 먹고, 9시부터 공부를 시작해서 12시까지 했어요. 점심을 먹고 오후 4시까지 공부하다가 헬스장 갔다 와서 저녁 먹고 밤 9~11시까지 공부했습니다.

금요일에는 저녁 6~7시까지만 공부하고, 밤에는 놀았어요. 다음날 토요일 오전에 좀 힘들면 날리기도 하고, 주말에는 좀 유동적으로 가져갔어요. 강박감을 안 가지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 잠을 아주 충분히 잤네요. 장기전이라 그랬던 건가요?

“장기, 단기 둘 다 마찬가지예요. 잠을 많이 잤을 때랑 아닐 때랑 두뇌 회전하는 게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 아픈 것도 없고, 기억력도 더 오래 가고요. 8시간 정도는 자려고 노력했어요.”

─ 스톱워치나 애플리케이션으로 ‘순공 시간’을 재거나 하진 않았나요?

“안 했습니다. 공부하는 데 오히려 방해되더라고요. 그런 걸 틀어 놓으면서 오늘은 공부 시간이 딸리네, 넘어섰네 이러는 거 자체가. 책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런 걸로 빠지면 안 좋다고 생각해요. 정확하게 재진 않았지만 하루 순공부시간이 9~10시간 정도는 나왔던 거 같아요.”

놀고 싶어서 공부했어요

─ 수험 생활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나요?

“스트레스 관리요. 저는 운동을 좋아해서 매일 헬스장 가고 풋살도 많이 하러 다녔습니다. 여자친구도 계속 만났어요. 노는 것도 좋아해서 금요일마다 친구들 만났고요. 중간에 해외여행도 갔습니다. 다만 우선순위를 확실히 해야겠죠. 해야 할 공부를 확실히 해야지, 먼저 놀고 공부하자 이건 아닙니다. 그리고 강박을 가지지 않아야 합니다.”

─ 강박이요?

“오늘은 무조건 진도를 어디까지 나가야지, 아니면 점수를 몇 점 이상 꼭 받아야지 이런 강박이요.”

─ 그런 게 있어야 하지 않나요?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만 정말 심하게 스트레스 받을 정도로 가지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 연애도 했다고 하셨는데, 수험생에게는 독(毒) 아닌가요?

“지금 여자친구와 5~6년간 만났고 수험생활 중에도 계속 만났어요. 주말마다 데이트했고요. 싸우기도 많이 싸웠는데, 당연히 싸우면 에너지 소모도 있고 안 좋죠. 대신 좋은 것도 당연히 있습니다. 여자친구로 인해 동기부여가 됐어요. 빨리 붙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자친구였으니까요. 공부하려고 연애 하지 말라는 건 아닌 거 같아요. 말씀드렸듯 강박을 갖지 않는 게 중요해요. 연애도 마찬가지입니다.”

─ 노는 거 좋아하면 공부에 대한 의지가 생기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놀고 싶어서 공부했어요 (웃음). 돈 열심히 벌어서 놀아야지. 더 맛있는 거 먹고, 더 비싼 거 먹고, 더 좋은 데 가고, 여행도 자주 다니고. 그러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빨리 합격해야 빨리 돈 벌고 빨리 즐겁게 살 수 있으니까요.”

─ 자신만의 특별한 공부법은.

“딱히 방법 같은 건 없어요. 그냥 강의 듣고 복습하고 그게 답니다. 유튜브에 찾아보면 공부방법 많은데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 거 찾아보면서 이거 해보고 저거 해보고 하면 시간 다 날려요.”

─ 자신의 수험생활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잠시 생각하더니) ‘할 때 하자’. 잘 때 많이 자고, 운동할 때 운동하고, 놀 때 열심히 놀고, 공부할 때 집중해서 공부하고, 연애할 때는 연애하고, 여행 갈 때는 여행 가고. 뭐든 할 때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경영학과 복수전공 필수는 아냐

─ 수험기간 뭐가 가장 힘들었나요?

“반복되는 루틴이요. 아침에 똑같이 일어나서 강의 듣고, 밥 먹고, 운동 갔다가 공부하고. 1~2달도 아니고 1년 넘게 가니까 정말 힘들더라고요. 이런 루틴한 생활을 처음 해봤는데 제가 생각보다 그런 걸 되게 힘들어하더라고요. 그래서 중간중간 많이 바꾸려고 노력했어요. 집에서 공부하다가 어느 날은 카페에서 하고, 도서관에 가기도 하고, 어떤 날은 그냥 쉬고, 이렇게 유동적으로요.”

─ 어떤 사람한테 세무사 시험이 잘 맞을까요?

“전문직 시험처럼 좀 오래 가져가야 하는 공부는 기본적으로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 잘하는 것 같더라고요. 진득하게 앉아서 공부할 수 있는 것. 1시간 하고 쉬러 가고, 이러면 오래 못 해요.”

─ 이런 사람은 도전을 말리고 싶다고 하는 건.

“할 거 없어서 하는 친구들은 안 했으면 좋겠어요. 장기간 공부가 필요하다 보니 중간에 지치는 시간이 분명히 올 겁니다. 그런데 하고자 하는 의지가 없으면 금방 포기할 거예요. 그러면 그 아까운 시간 날리는 거잖아요. 확실한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어중간하게 할 거면 도전하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 타과생이라면, 경영학과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이 도움이 될까요?

“회계나 세법 수업을 들으면 세무사 공부할 때 베이스를 깔고 들어가는 거니까 도움은 됩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복수전공이 필수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어차피 세무사 강의를 들으면 기초부터 알려주거든요.”

─ 고시반은 안 들어갔나요?

“졸업생도 고시반에 들어갈 수 있는 걸 몰랐어요. 후회되는 것 중 하나예요. 가능하면 들어가는 게 정말 좋다고 생각해요. 특히 인강비가 되게 비싼데 지원받을 수 있다고 들었어요.”

─ 세무사를 목표로 하는 재학생이라면, 졸업 후 전업 수험생이 되기 전까지 재학 중 어떤 걸 하면 좋을까요?

“최소한 1차 정도는 합격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 놓으면 좋을 거 같아요. 의지만 있다면 학교생활 하면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러면 졸업 후에 단기간에 붙을 수 있고 전체 수험기간을 확 줄일 수 있으니까요.”

─ 최근 전문직 시험 열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매년 지원자가 늘어나면서 경쟁률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그 지원자 중에는 공부 잘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허수도 굉장히 많을 거예요.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본인이 그 허수가 되지 않게 노력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세무사로서 앞으로의 계획은

“근무세무사로 몇 년 일하다가 나중에 개업하는 게 목표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전문 지식을 갖춘 세무사가 되고 싶어요. 세법뿐만 아니라, 노동법, 4대 보험까지 전부 아우를 수 있는 세무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글 하홍준 hahj@syu.ac.kr
촬영 유다혜 youda602@syu.ac.kr
편집 김신영 newyoungk@sy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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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육人] 아디과 박체홍 作 ‘여행길’, 단편영화제 공식 상영작 선정

‘제16회 대단한 단편영화제’ 단편초청 부문 선정
독학으로 영화 공부… “영화인의 길 계속 걸을 것”

▲ 영화 <여행길> 스틸

‘아버지와 아들이 단둘이 여행을 떠나는 차 안. 아버지는 그 침묵, 차가운 듯하면서도 어색한 공기를 뚫고 조심스레 입을 떼어본다. 눈을 마주하지 않은 채 이어지는 대화는 평소 하지 못하는 낯간지러운 말까지 나오게 한다.’

우리 대학 아트앤디자인학과 박체홍(19학번) 학생의 단편영화 ‘여행길’이 ‘제16회 대단한 단편영화제’ 공식 상영작(단편초청 부문)으로 선정됐다.

‘대단한 단편영화제’는 진취적이고 실험적인 국내 우수 단편 영화를 발굴하여 창작자들의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KT&G 상상마당이 2007년부터 주최해 오고 있다.

배우 겸 감독 조현철의 ‘척추측만’(4회), 윤가은 감독의 ‘손님’(5회) ‘콩나물’(8회), 이충현 감독의 ‘몸값'(10회) 등을 발굴하며 신인 영화감독과 배우들의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올해 영화제 작품 공모에는 총 766편이 접수됐다. 그중 치열한 경쟁을 뚫고 예심을 통과한 25편이 단편경쟁 부문으로, 10편이 단편초청 부문으로 선정됐다.

▲ 영화 ‘여행길’의 한 장면

박체홍 학생의 ‘여행길’은 아버지와 아들 단둘이 떠나는 여행길에서 차 안의 어색한 공기를 깨고 진솔한 대화로 이어지는 순간을 담고 있다. 아버지가 없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에 맞서기 위해 미리 그 순간의 공허함을 담아내는 시도이다.

우리 대학의 입학성적 우수학생 단기유학 프로그램으로 현재 스페인에 체류 중인 박체홍 학생은 삼육대 뉴스센터와의 인터뷰에서 “아직도 얼떨떨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막연하게 영화에 대한 꿈을 가지고 뛰어들어 겪는 어려움이 많았다. 주변에 대화를 나눌 영화인도 없었고, 과연 이 길이 맞는지 회의감도 많이 들었다”며 “그런 와중에 들려온 이 소식은 나에 대한 믿음을 더 확고히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기에 이 자리가 아주 크고 과분하게 느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체홍 학생은 영화와 관련한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은 적이 없는 순수 ‘독학파’다. 그저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습작을 이어왔다. 그는 “아직 모르는 게 천지라 두렵기도 하다”며 “이 일이 싫어지지 않는 한, 계속 영화인의 길을 걷고 싶다. 졸업 후에는 영화 관련 대학원에 진학해 더 본격적으로 영화를 공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체홍 감독의 데뷔작 ‘여행길’은 오는 9월 5일부터 10일까지 KT&G 상상마당 시네마에서 열리는 ‘제16회 대단한 단편영화제’에서 프리미어로 처음 공개된다.

아래는 박체홍 학생과의 일문일답

▲ 박체홍 학생 (사진=본인 제공)

─ 영화제 초청 소감은

“막연하게 영화에 대한 꿈을 가지고 뛰어들어 겪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주변에 대화를 나눌 영화인도 없어서 고독한 싸움을 이어왔습니다. 과연 이 길이 맞을까, 회의감이 몰려오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들려온 이 소식은 나에 대한 믿음을 좀 더 확고히 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듯합니다. 수상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상영 기회를 얻은 것뿐이지만, 저에게는 아주 크고 과분한 자리라고 느낍니다.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 ‘여행길’은 어떻게 시작하게 된 작품인가요?

”많은 이들이 살아가면서 관계를 형성합니다. 그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일이 일어나는데, 특히 저는 과거에 여러 관계에서 상처를 받은 기억이 많아 그 관계를 재정립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 자신으로부터 이야기가 출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행길’ 또한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아버지라는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 출발한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입장에서 가족을 부양하며 느낀 어려움, 그 사람의 인생을 감히 제가 한번 돌아보는, 그렇게 시작한 것 같습니다.“

─ 꿈결 같은 영상의 색감과 음악이 인상적입니다.

”아버지가 영원한 존재는 아니잖아요. 어렸을 때는 한없이 커 보이고, 무섭기도 하지만 점점 어른이 되며 작아지는 아버지의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보게 됩니다. 어느 날 문득 그런 생각을 했어요. 아버지가 없는 세상을 생각하면 너무 두렵더라고요. 아버지와 단둘이 여행을 떠난 적도 그다지 없고, 평소 대화가 많은 편도 아닌데 정신적으로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세상이 온다면, 간혹 아버지와 단둘이 차 안에서 있던 그 순간이 한여름 밤의 꿈처럼 홱 지나가면서도 강렬한, 그런 그리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지와 차를 타면 서로 앞만 보고 얘기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말이 잘 나오거든요. 그런 꿈같은 순간을 표현하기 위해 신경 썼습니다.“

─ 로드무비의 형식을 취한 이유는?

”우리는 어떤 한 지점을 목표로 삼고 살아가잖아요. 그 목표를 따라갈 때 부모든, 친구든, 누군가에게 의존하기도 하고 격려를 받기도 합니다. 앞서 말했지만 부모님이 제가 죽을 때까지 늘 옆에 계시진 못할 거란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함께 나아간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도 있고, 무엇보다 아버지와 아들의 진솔한 대화가 이어지는 지점이 차 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로드무비 형식을 취하는 것이 불가피했습니다.“

─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긴 길을 지나 터널에 진입하고 아버지가 터널 불빛을 바라보며 온갖 불협화음이 들려오는 그 장면에 대한 애착이 있습니다. 다른 장면은 몰라도 그 장면은 유독 갖고 싶었던 그런 장면입니다. 늘 터널을 지날 때, 익숙한 공간이 아니다 보니 신비한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 터널은 어둡고, 죽음으로 가는 공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평소에 하곤 했는데, 실제로 터널에 들어가면 저는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더라고요.

아버지의 인생은 무엇일까, 그 불빛들이 마치 아버지의 죽음을 암시하는 주마등 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영화 ‘여행길’의 한 장면

─ ‘여행길’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나요?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는 대부분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어색하면서도 그렇다고 멀지는 않은, 뭔가 이야기를 딱히 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사나이의 화법 같은 게 있달까요. 그런 것들이 관객들과 어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영원하지 않은 아버지를 잃었을 때의 슬픔, 그런 현실에 대한 두려움을 담고자 했습니다.“

─ 영화의 꿈은 언제 어떻게 갖게 됐나요?

”부끄럽지만 영화의 꿈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사실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쪽으로 마음먹게 된 것 같아요. 어릴 적부터 영상, UCC 같은 것을 만들기 좋아했습니다. 학교에서 그런 숙제를 내주면 다른 것들은 내팽개쳐 두고 그것만 몰두했고, 그 영상을 친구들에게 보여줬을 때 그 쾌감이 좋았습니다.

아버지가 미술을 하시다 보니 저도 영향을 받아 자연스레 미대에 진학했지만, 채워지지 않는 결핍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방황도 많이 하다가 미디어 아티스트의 꿈을 가져보기도 하고, 결정적으로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사이코’를 보고 분석해 보면서였던 것 같아요. 그게 재작년인데 그때부터 영화에 대한 매력에 매료되어 몰두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하다가 또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야 학생 신분으로서 열정 하나로 버티고 있지만 회의감 같은 것들이 몰려오는 것도 사실이고, 버틸 수 있는 한 버텨봐야겠죠.“

▲ 박체홍 학생 (사진=본인 제공)

─ 감독으로서 자신만의 세계와 실제적인 스킬은 어떻게 길러왔나요?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미술을 했기에 그 정체성을 잃지 말자는 스스로의 다짐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영화 그대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찾아보면 다른 볼거리도 있는, 제가 만드는 영화는 그런 풍족한 영화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유독 색에 대한 집착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저만의 정체성을 길러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스킬 같은 것은 솔직히 어려워요. 아직도 부족하고, 주변에 물어볼 사람도 딱히 없고 해서 서적도 찾아보고, 영상도 많이 찾아봤습니다. 관련 서적 같은 것들이 많이 도움 되기도 하지만, 영화를 많이 보는 것, 많이 찍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많이 찍기 어려워 평소 사진을 많이 찍는데, 그런 것들이 영상 구도 같은 것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직접 만져보고, 해봐야 아는 것 같아요. 저도 아직 모르는 게 천지라 두렵습니다.“

─ 장르나 주제 면에서 관심사는

”딱히 거르는 장르 없이 다 좋아합니다. 장르마다 각자의 매력이 있거든요. 감독들도 그렇습니다. 어떤 감독을 가장 좋아하냐는 질문을 받으면 솔직히 괴롭습니다. 다 좋아서 도저히 고르지 못하겠거든요. 그럼에도 굳이 골라야 한다면 저는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제 인생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은요?

”이 일이 싫어지지 않는 한, 계속 영화인의 길을 걷고 싶습니다. 제가 은근히 사람들을 좋아하더라고요.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모여 하나를 탄생시키는 것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아마 사람이 싫어지지 않는 한 계속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후에는 영화 관련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더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어서요.“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렇게 작업을 계속해 나갈 수 있던 것은 가족, 학과 교수님들, 소중한 동기들의 열렬한 지지와 존중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고민해야 했다면 이런 결과가 나오진 못했을 것입니다. 늘 예고 없이 찾아가도 응원과 크리틱을 아끼지 않으시는 김용선 교수님, 이은미 교수님께 특별히 더 감사드립니다. 제가 학과에 조금이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 그만한 영광은 또 없을 것입니다.”

─ 스페인에서 연수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운 좋게 학교에서 발탁되어 좋은 사람들과 좋은 경험, 추억을 쌓고 있는데 잊지 못할 좋은 순간인 것 같습니다.“

[동아일보] “보건대와 통합하고 의대 신설 추진… 대학 브랜드 가치 높일 것”

제해종 신임 총장 <동아일보> 인터뷰
내년 통합정원제로 235명 선발 예정… 전공 없는 인문-자연계열 학부 신설
수능성적 100% 반영해 정시로 모집… 인공지능-반도체 등 첨단학과 개편
삼육보건대와 통합 땐 건강과학 특화… 숙원 사업인 ‘의대 신설’ 추진은 계속

▲ 제해종 삼육대 총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노원구 총장실에서 진행된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삼육보건대와의 통합, 의대 신설 등을 통해 118년 된 삼육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사진=동아일보

“1906년 의명학교 시절부터 따지면 삼육대 역사가 120년 가까이 되는데 브랜드 가치가 높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삼육보건대와의 통합, 의대 신설 등을 통해 삼육대의 진가를 보여주겠습니다.”

제해종 삼육대 총장(57)은 지난달 28일 동아일보와의 취임 인터뷰에서 앞으로 4년간의 임기를 학령인구 급감에 따른 대학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삼육대의 브랜드 가치를 탄탄하게 구축하는 골든타임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삼육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삼육대에서 교목처장, 생활교육원장, 신학과장 등을 거친 제 총장은 지난달 1일 임기를 시작했다.

― 내년도 입시에서 무전공(전공 자율 선택제)으로 얼마나 뽑나.

“삼육대는 2025학년도에 전체 모집인원의 20.3%(정원 내 기준 235명)를 통합정원제(무전공)로 선발한다. 이를 위해 창의융합자유전공학부(인문계열)와 미래융합자유전공학부(자연계열)를 신설한다. 이들 학부에 입학한 경우 2학년에 올라갈 때 계열 구분 없이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창의융합자유전공학부에 입학했어도 자연계열 전공을 택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사범계열인 유아교육과와 보건계열인 간호학과, 약학과, 물리치료학과는 선택할 수 없다.”

― 무전공 선발 방법이 궁금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 100%를 반영해 정시모집으로만 선발한다. 창의융합자유전공학부는 수능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한 경우 취득 점수의 3%를 가산점으로 부여한다. 무전공 선발을 정시에서만 하는 건 수시모집의 경우 지원자의 전공 적합성을 우선해 뽑기 때문이다. 진로를 명확하게 정한 수험생은 기존처럼 학과나 학부별로 모집하는 수시에 지원하면 된다.”

― 무전공 입학생의 진로탐색을 어떻게 지원하나

“전공을 특정하지 않고 대학에 입학하면 어떤 수업을 듣고 어떻게 진로를 탐색해야 할지 몰라 방황할 수 있다. 그래서 삼육대는 전담교수 및 전문상담사 제도를 운영하려 한다. 1학년 2학기 중 전문상담사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전공능력진단을 실시하고 전담교수를 배정할 예정이다. 학과 소속의 전담교수가 학생과 상담해 커리큘럼을 짤 수 있도록 돕는다.”

― 무전공 선발을 부담스러워하는 대학도 많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는 단순한 정보 축적을 넘어 창조적인 융·복합 역량을 가져야 한다. 전공과 학과의 벽으로 경직된 체계를 벗어나지 못하면 미래 사회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무전공 선발은 대학이 당연히 가야 할 방향이다. 인기 학과로의 쏠림 현상이 예상되지만 제도 취지대로 학생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려 한다. 신설한 창의융합교육 운영위원회를 통해 제도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

― 학생 선택권 확대를 계속 추진해 왔다고 들었다.

“전과 자율제를 2013년부터 시행해 희망 학과·학부 모집정원 100% 내에서 학과장 승인 없이 전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12학점을 들으면 인정하는 마이크로전공 제도를 도입해 여러 학문을 익히고 융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 데이터사이언스, 반도체, 바이오의학, 항공서비스 등 10개 과정을 운영 중이다.”

― 의대 신설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2017년 서남대 폐교가 가시화됐을 때 삼육대가 인수를 추진하며 서남대 정상화 계획서를 교육부에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의대 신설은 삼육대의 숙원 사업이다. 삼육대는 약학과, 간호학과 등을 통해 보건의료 전문인을 양성 중이고 재단에서 운영하는 여러 병원이 있다. 특히 삼육서울병원과 삼육부산병원은 병상을 대폭 늘리는 중이다. 정부의 의료개혁에 발맞춰 충남 내포신도시에 50명 정원의 의대 캠퍼스 설립을 추진했다. 올해는 의대 신설이 허가되지 않았지만 언제든 기회가 온다면 의대 설립을 통해 의료 발전에 기여할 각오가 돼 있다.”

― 삼육보건대와의 통합은 잘되고 있나.

“정부의 글로컬대 사업에서 볼 수 있듯이 대학 간 통합은 시대 정신인 만큼 잘 진행하려 한다. 삼육보건대와의 통합이 잘 마무리될 경우 지금의 삼육대 노원 캠퍼스는 첨단학과 중심으로 특화하고, 삼육보건대 동대문 캠퍼스는 건강과학 캠퍼스로 특화하겠다.”

― 최근 학과 개편도 많이 했다고 들었다.

“아침에 생산된 지식이 저녁이면 부패하는 시대다. 삼육대는 학과구조개선위원회를 통해 산업 구조와 사회 수요에 맞춘 학과 신설 및 융·복합을 추진 중이다. 빅데이터클라우드공학과를 신설해 올해 첫 신입생 30명을 받았다. 2021년 인공지능융합학부를 신설해 인공지능공학, 경영정보시스템, 지능형반도체 등 세 전공을 운영 중이다. 인공지능융합학부는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반도체 소부장 엔지니어 양성 과정’도 운영한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출신 교수진이 반도체 8대 공정, 소자 특성 등을 강의하는 식이다. 역시 2021년 신설한 항공관광외국어학부는 서울 4년제 대학에서 최초로 설립한 항공서비스 학과다. 외국어 능력과 동아시아 문화지식을 갖춘 융합인재 양성을 위해 중국어학과와 일본어학과를 통합하기도 했다.”

―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학과도 신설한다고 들었다.

“글로벌문화예술융합학부를 신설해 올 2학기에 40여 명이 입학할 예정이다. 삼육대에는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브라질 등 29개국 559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재학 중이다. 임기 내 1000명까지 유학생 규모를 늘리려 한다. 현재 167명인 어학당 학생은 500명 이상으로 늘리고 학부와 대학원에도 진학시키겠다. 자매대학과 공유대학 설립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16개국, 18개 대학과 컨소시엄도 구성했다. 미네르바대처럼 각국 대학에 체류하며 기업 인턴십과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교육과정도 운영할 계획이다.”

동아일보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240417/124532808/1

[언론 인터뷰] 최선주 교수가 말하는 또 다른 ‘희망의 소리’

희귀질환자 ‘희망의소리 합창단’ 음악코치
음악학과 최선주 교수
월간 <시조> 3월호

지난해 12월 20일 한국방송회관 코바코홀. 말끔하게 단복을 차려입은 20여 명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무대에 섰다. 근디스트로피, 담도폐쇄증, 22번염색체미세결실증후군, 프래더윌리증후군 등 희귀·난치성질환을 가진 환아와 가족 그리고 친구들로 구성한 ‘희망의소리합창단’이다.

<가족; 우린 서로에게>라는 주제로 마련한 이 행사에서 단원들은 ‘웃어요 치즈’ ‘행복넝쿨’ ‘말의 향기’ 등 다양한 레퍼토리로 감동의 화음을 선사했다. 가슴 끝에 닿는 울림 깊은 노래에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이들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이름도 생소한 병을 앓으면서도 꿋꿋하게 일어서 무대의 주인공이 된 아이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어떨지 어렴풋하게 가늠됐다.

단원들은 이 같은 연주회 참여를 통해 자존감과 사회성을 함양한다. 심리적 안정을 찾거나 가족관계가 더욱 긍정적으로 회복되기도 한다. 자신감 넘치는 얼굴이 이를 대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막이 내리고, 환호와 박수를 쏟아냈던 관객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 조명 꺼진 스테이지에서 남몰래 감정을 추스르며 눈시울을 붉힌 사람이 있다. 바로 이 단체의 음악코치로 봉사하는 최선주 교수(소프라노 / 삼육대 음악학과)다. 그는 2014년부터 ‘희망의소리합창단’과 동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리 사회 희귀질환 극복에 이바지한 공로로 질병관리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관련기사▷최선주 교수, 질병관리청장 표창…희귀난치성 환아 음악코치)

최 교수가 이들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에서였다. 동료 음악인의 요청으로 재능기부 공연에 참여했는데, 그곳에서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를 후원하는 여러 사람을 만나 자신도 자원봉사 대열에 들어서게 됐다. 2013년 삼성그룹 초청 공연 이후로는 아예 음악코치로 합류하며 꾸준히 선한 영향력을 나누고 있다.

언뜻 희귀·난치질환 아동을 음악으로 지도하는 일이 그리 쉬워 보이지 않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어떤 점이 제일 어렵냐고 물으니 그는 그런 ‘뻔한’ 질문이 나올 줄 알았다는 듯 빙그레 웃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많은 분이 그렇게 묻는데, 사실 그다지 힘든 점은 없어요. 단원들이 거부감 없이 친밀하게 잘 따라주기 때문에 생각만큼 어렵지 않아요. 만약 성격상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면 힘들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들과 똑같은 눈높이에서 함께 뛰고, 놀고, 장난치는 것을 즐깁니다.”

희귀·난치질환자를 돕는 활동은 다른 봉사에 비해 어려울 것이라는 기자의 ‘무지한’ 편견과 선입견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그래서인지 그의 이야기는 곧 희귀·난치질환자를 대하고 바라보는 우리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로 이어졌다. 그간 가슴에 담담하게 담아왔던 진정성이 오롯이 전해져왔다.

“아직도 많은 분이 희귀·난치질환이 무엇인지,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아서 아쉬워요. 혹은 모든 질환이 유전인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기도 하죠. 환자 수도 적다 보니 치료제 개발이나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지 못하고, 설혹 약이 있다 하더라도 너무 비싸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채 중도 포기하는 일도 잦아요.”

실제로 현장에서는 의사들도 원인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이른바 ‘진단 방랑’을 경험하는 환자와 가족이 적잖다. 어렵사리 병명을 확인하더라도 힘겹고 외로운 투병을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환자와 가족이 떠안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는 것이 최 교수의 의견이다. 전 생애 동안 증상이 더욱 악화하지 않도록 치료를 지속하면서 몸은 물론, 마음까지 아프지 않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더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

▲ (오른쪽부터) 최선주 교수, 질병관리청 김현준 차장이 표창장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희귀·난치질환은 대부분 유전적 요인이거나 선천적이라고 여기지만, 성인이 되어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일도 많다고. 누구나 잠재적 희귀·난치질환자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노래로 희망을 전하는 단원들을 보면서 많은 사람의 시선이 희귀·난치질환자와 가족들로 향했으면 하는 것이 그의 진솔한 바람이다.

최선주 교수가 주변으로부터 칭송받는 까닭은 단순히 노래를 잘 가르치기 때문이 아니다. 그는 환아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자활할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지도한다. 특히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억눌려 있던 내면의 감정을 승화하고, 아름다운 하모니를 완성하며, 스스로를 치유해 나가는 전인적 존재로 여길 수 있도록 이끈다. 그가 합창단을 지휘하며 가장 신경 쓰는 점이기도 하다.

최 교수는 “우리 사회는 ‘환자’라고 하면 ‘불쌍하다’ ‘안타깝다’라는 동정심이 앞서는 것 같다.”면서 “물론 동정도 또 하나의 관심이자 사랑의 다른 표현이 될 수 있지만, 희귀·난치질환을 앓는다고 노래를 할 수 없는 것도, 생각이나 감정을 다루지 못하는 것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번 음악회도 그랬다. 항상 주변의 보살핌을 받아야 했던 환아들이 ‘사랑하는 가족의 지친 마음을 보듬고 응원해주는 주체가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서 출발했고, 그들이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멜로디를 타고 관객들에게 성공적으로 다가갔다. 설명을 듣고 보니 ‘아빠 힘내세요’ ‘엄마의 향기’ ‘햇살 같은 나의 부모님’ 등 그날의 노래가 더 생생하게 반추됐다. 객석에 흘렀던 눈물이 그토록 뜨거웠던 이유를 한 뼘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따뜻한 관심과 동정은 고맙지만, 환아들이 질환을 갖고 있다 해서 언제나 돌봄을 필요로 하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존재가 아닌,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인격체로 자라길 바라는 최 교수의 심정이 읽혔다. 그 자신 역시 환아 한 명, 한 명이 주체적 삶을 살도록 격려하며 노래로 기쁨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 교수는 요즘 들어 아이들을 가르치다 자주 눈물을 쏟는다며 시선을 잠시 창밖으로 돌렸다. 웬일인지 해가 지날수록 울고 싶은 일이 많아지는 탓이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어딘가에서 여러 문제로 인생의 힘든 시기를 지나는 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았다.

“서로 다른 질병이나 남이 모르는 아픔을 갖고 있는 것의 차이일 뿐, 누구나 사는 것은 다 비슷하다고 여겨져요. 그것들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무척 큰 용기가 필요하고, 어느 부분은 위로를 받아야 하죠. 주위를 둘러보세요. 가족이나 친구, 동료 등 나의 무거운 짐을 함께 나눌 누군가가 반드시 있을 겁니다. 세상은 비록 거칠고 척박하지만, 용기를 내어 살았으면 좋겠어요. 겨우내 차갑게 얼었던 대지를 뚫고 새로이 돋아나는 저 새싹처럼요.”

그는 한 걸음 더 들어갔다.

“더 중요한 것은 내가 그런 사람이 되는 거예요. 혹 삶의 무게에 버거워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이웃이 주변에 없는지 둘러봤으면 좋겠네요. 누구나 남들은 알지 못하는 아픔과 상처를 겪으며 살아가건만, 마음 놓고 털어놓거나 도움을 호소할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요.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는지 돌아보고 꼭 안아줄 수 있는 넉넉한 사랑을 가슴에 키워갔으면 좋겠어요.”

희귀·난치성질환 환아들과 목소리를 모아 ‘희망의 소리’를 빚어가는 최선주 교수가 전하는 또 다른 ‘희망의 소리’였다. 아! 그러고 보니 계절은 벌써 봄이구나.

월간 <시조> 3월호

[삼육人] 대통령과학장학생 3년 연속 배출

화학생명과학과 이민희 학생
코로나19 계기로 의과학자 꿈 키워
“인간의 고통 해결할 것”

▲ 대통령과학장학생으로 선발된 이민희(왼쪽) 학생과 김일목 총장이 장학증서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삼육대 화학생명과학과 이민희(21학번) 학생이 제21회 대통령과학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이로써 삼육대는 지난 19회, 20회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대통령과학장학생을 배출하게 됐다.

대통령과학장학생은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풍부한 과학기술 분야 최우수 학생을 발굴·육성 지원함으로써 세계적 수준의 핵심 과학자군을 양성하는 장학제도다. 대통령 이름으로 장학증서를 주는 만큼 국내 최고 권위의 장학금으로 손꼽힌다.

장학생은 학업성적과 과학활동, 성장계획, 봉사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심층면접을 거쳐 선발한다. 졸업 때까지 등록금 전액과 학기당 250만원의 학업장려비를 지원받는다.

올해 장학생으로 선발된 이민희 학생은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시기 코로나19가 터지자, 질병과 백신을 연구하는 과학자의 꿈을 갖고 지난 2021년 삼육대 화학생명과학과에 입학했다.

관심 분야는 ‘면역학’이었다. 재학 중 교내 학술 동아리에서 논문 스터디를 하며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코로나 백신과 심근염의 상관관계를 밝힌 포스터 논문을 작성해 국제학술대회 ‘ICSU 2021’ 후속세대 세션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백신의 종류와 기전, 부작용 등 실태를 정확하게 알린 논문으로 주목받았다.

면역학 공부를 심화하면서 ‘엑소좀(Exosome)’에 흥미를 갖게 됐다. 엑소좀은 세포에서 유래한 나노 단위 크기의 소포로, 세포 간 신호전달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차세대 약물 전달체로 주목받고 있다. 교내 생화학실험실에 들어간 그는 엑소좀을 통해 세포에 약물을 직접적으로 표적화(targeting)하는 약물전달시스템(Drug Delivery System)을 연구하고 있다.

이민희 학생의 꿈은 의과학자가 되는 것이다. “과학자로서 목표는 인간을 더욱 행복하게, 고통이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꿈이 성취된다면 제 성과를 단지 돈을 버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더 널리 쓰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그것이 모든 인간이 누려야 할 가장 중요한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아래는 일문일답.

─ 과학자의 꿈을 갖게 된 계기는.

“대학 입시를 앞두고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바이러스로 인해 매일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급증하는 뉴스를 보면서 이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처음으로 질병을 연구하고 백신을 통해 이를 해결하는 과학자의 꿈을 갖게 됐다.

삼육대 입학 후 이런 내 이야기를 들은 여러 교수님과 선배님들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코로나 백신과 심근염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포스터 논문(Study on Relationship between COVID 19 Vaccin and Myocarditis)을 작성해 국제학술대회 ‘ICSU 2021’에서 발표할 기회도 얻었다.”

─ 논문은 어떤 내용이었나.

“당시는 코로나 백신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낮은 신뢰성과 부작용으로 접종 거부자가 많았던 때였다. 하지만 이는 백신이 인체 내에서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작용하는지, 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잘 알지 못하기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알리고자 리뷰 논문을 작성했다. 접종자들 사이에서 심근염 환자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는 보고도 있었는데, 상관관계가 명확하지 않기에 부작용에 관한 메커니즘도 함께 연구했다.

이 논문은 비전공자에게는 백신의 종류와 기전 부작용 등 실태를 정확하게 알리고, 연구자에게는 백신의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큰 노력을 기울인 논문을 사람들에게 발표할 때 학문적 즐거움을 느꼈다. 이 소중한 경험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으면 했다. 학술제가 끝난 후에도 면역학에 관심을 가지며 학습을 이어갔고, 학술 동아리에서 두 편의 면역학 포스터 논문을 더 발표하기도 했다.”

─ 최근에는 어떤 연구 활동을 하고 있나.

“면역학을 공부하면서 ‘엑소좀(Exosome)’에 관해 알게 됐다. 엑소좀은 세포에서 유래한 나노 단위 크기의 소포로, 세포 간 신호전달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백신처럼 외부에서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의 세포가 다른 세포에 전달한다는 점에서 흥미를 느꼈다. 엑소좀을 활용해 안전한 약물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교내 생화학실험실에 들어가 엑소좀을 통해 세포의 타입 변화를 알아보는 실험을 하고 있다. 남은 학부 기간 엑소좀을 이용한 약물 전달에 관해 더 많이 공부하고, 실험에서 성과를 내 위암에 특화된 안전한 치료방법을 고안하는 것이 목표다.”

─ 과학 활동을 하면서 고민이나 어려운 점은 없었나.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는 사람이 관여할 수 없다고 생각하며 스스로 한계를 짓고 있던 때가 있었다.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있었다. 지난 겨울, 인턴 생활을 했던 실험실 교수님과 면담했다. 암 연구를 하고 있지만 이게 가능할지 자신이 없다는 고민을 토로했다. 그러자 교수님께서는 과학자는 포기하면 안 되는 사람이라면서, 과거 불치병으로 여겨지던 소아마비가 과학의 발전으로 해결할 수 있는 질병이 됐다고 하셨다.

그날 새로운 꿈이 생겼다. 지금은 우리가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질병들이 언젠가는 모두 나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그리고 그것이 내 연구를 통해 실현될 것이라는 꿈이었다. 이전의 나처럼 암은 고칠 수 없다고 생각하며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치료법이 나올 것이라는 희망을 주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

─ 마지막으로 대통령과학장학생에 선발된 소감은.

천재환(19회 장학생), 전은선(20회) 선배 등 앞선 사례가 없었다면 도전 자체를 망설였을 것이다. 우리 학교에서 장학생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보고 나도 할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물론 대통령과학장학생이라는 타이틀이 조금 부담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지원 과정에서 준비하며 고민했던 것들을 하나씩 해결하고 다짐을 이루기 위해 더욱 정진하는 과학자가 되겠다.”

조선일보 https://news.chosun.com/pan/site/data/html_dir/2024/03/07/2024030701934.html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3627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economy/biznews/1131361.html
아시아투데이 https://www.asiatoday.co.kr/view.php?key=20240307010003733
한국대학신문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60439
에듀동아 http://edu.donga.com/?p=article&ps=view&at_no=20240307165146652570
대학저널 https://dhnews.co.kr/news/view/1065593463876165
교수신문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116858
베리타스알파 https://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496505
메트로신문 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24031050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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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육人] 튀르키예 이재민 유학생, 전액 장학금 받으며 학업 마쳐

앙카라대 한국어문학과 투체 에센 학생
“고향 복구되면 한국문화센터 열고파”

대지진으로 이재민이 된 튀르키예 유학생이 삼육대 한국어학당에 초청돼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학업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갔다. 이 학생은 고향이 복구되면 그곳에 한국문화센터를 열고 싶다면서 삼육대에서 공부하는 동안 도움을 준 모든 이들을 초대하겠다고 말했다.

사연은 이렇다. 튀르키예 앙카라대 한국어문학과에 재학 중이던 투체 에센(Tugce Esen·19) 학생은 지난해 초 대학 첫 학기를 마치고 방학을 맞아 가족이 살고 있는 고향 하타이주(州)를 찾았다. 그러던 2월 6일 새벽, 규모 7.8의 초강력 지진이 이 지역을 정면으로 덮쳤다. 다음날엔 규모 7.7의 여진까지 이어졌다. 5만 명이 넘는 사상자를 낸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이었다.

자연재해의 위력에 가족의 삶은 송두리째 무너졌다. 건물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지는 모습은 공포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도로에는 콘크리트 더미가 넘쳐흘렀다. 가족들이 살고 있던 아파트도 저층부가 심각하게 파손됐지만, 갈 곳이 없어 임시로 수리 후 불안에 떨며 지내야 했다. 문을 연 상점이 없어 기본적인 물자는커녕, 깨끗한 물을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몇 주 후 개강했지만, 투체는 학교에 돌아가지 못했다. 대신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공부가 손에 잡힐 리 없었다. 학업을 그만두고 일자리를 얻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족을 지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사정을 알게 된 앙카라대 유은미 교수는 공동연구과제를 수행하던 삼육대 한국어학당 이승연(글로벌한국학과 교수) 센터장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 센터장은 학교 당국과 협의해 투체를 6개월(가을·겨울학기) 동안 한국어학당에 초청하기로 했다. 유학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어학당 등록금 300만원도 전액 면제해 줬다.

이 센터장은 “재난 현장을 떠나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어문학과 학생으로서 더 먼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싶었다”며 “학생 개인은 물론 가족과 지역사회를 돕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투체는 “한국 유학은 튀르키예에서 한국어문학을 공부하는 모든 학생의 꿈이다”며 “학업을 그만두려고까지 했던 상황에서 이런 기회를 얻게 된 것은 완전한 기적이었다”고 말했다. 가족들 역시 재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투체가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항상 응원하고 지지하겠다고 용기를 줬다.

삼육대 한국어학당에 입학한 투체가 지원받은 것은 등록금만이 아니었다. 삼육대 교수 사모들이 운영하는 장학·봉사단체 삼육사랑샵은 투체의 이야기를 듣고 유학 기간 기숙사비 전액 150만원을 선뜻 내놓았다. 삼육대 이승연 센터장과 앙카라대 유은미 교수는 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50만원씩 5개월 동안 총 250만원을 사비로 지원했다.

▲ 지난 2월 23일 열린 한국어학당 겨울학기 수료식에서 투체 에센(왼쪽) 학생이 수료증을 들고 이승연 센터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투체는 “많은 분의 도움 덕분에 안정적인 환경에서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며 “한국 유학은 튀르키예에서 하던 공부와는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 튀르키예에서는 수업이 끝나면 한국어와의 연결이 끝나지만, 한국에서는 지하철, 버스, 길거리, 식당 등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투체는 지난 2월 말 겨울학기 종강식을 마치고 최근 튀르키예로 돌아갔다. 그는 “대지진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음에도 고향은 여전히 재난 가운데 있다”고 했다. “많은 사람이 텐트나 컨테이너에 살면서 추위와 더위에 노출돼 있어요. 무분별한 주택 철거로 호흡기 질환자가 급증하고, 학교가 파괴돼 많은 학생이 컨테이너 교실에서 공부합니다. 내 동생도 그중 한 명이에요.”

그럼에도 그는 “튀르키예에서도 학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고향 하타이가 복구되면 그곳에 한국문화센터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포기하고 싶을 땐 먼저 멈추어 서서 깊게 심호흡하고 내가 이루고 싶은 미래 계획과 꿈을 생각했어요. 그리고 그 꿈들이 이루어졌을 때 얼마나 행복할지 상상했습니다. 저에게 이런 기회를 준 삼육대에 정말 감사합니다. 학업을 그만두려던 순간 나에게 주어진 이 귀한 경험은 앞으로 더 큰 결심으로 한국어 공부를 끝까지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더 열심히 공부해서 선생님들께 자랑스러운 제자가 되겠습니다. 고향에 한국문화센터를 열게 되면 그분들을 꼭 초대하고 싶어요.”

조선일보 https://news.chosun.com/pan/site/data/html_dir/2024/03/05/2024030501528.html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3096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economy/biznews/1130995.html
내일신문 https://www.naeil.com/news/read/503473?ref=naver
매일일보 https://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1098639
에듀동아 http://edu.donga.com/?p=article&ps=view&at_no=20240305161124494589
교수신문 https://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116713
위드인뉴스 http://withinnews.co.kr/news/view.html?section=1&category=155&item=&no=32798
팝콘뉴스 https://www.popcorn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54364
스마트경제 https://www.dailysm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84148
이뉴스투데이 https://www.enews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97603
포인트데일리 https://www.point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925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