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분 통강의가 5분 ‘짤강’으로… 숏폼 입고 혁신하는 대학 교육
‘마이크로러닝’ 강의 콘텐츠 도입
1과목 39차시 강의가 195개 모듈형으로 세분화
등하교 자투리 시간 활용… 복습 편의성 극대화 ‘호평’

현대인의 콘텐츠 소비 방식이 ‘스낵 컬처(Snack Culture)’로 대변되는 숏폼(Short-form)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교육 현장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50분에서 1시간 남짓 진행되던 전통적인 긴 호흡의 강의가 3~5분 단위의 ‘짤강(짧은 강의)’으로 쪼개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마이크로러닝(Microlearning)’ 시스템의 도입이다. 우리 대학은 이번 학기부터 교육혁신을 위한 새로운 시도로 마이크로러닝 기반의 모듈형 강의를 시범 운영하며, 미래 학습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다.
마이크로러닝은 아주 작은(Micro) 단위로 잘게 쪼개진 교육 형태를 뜻한다. 길게는 10분 이내, 짧게는 2~3분 분량의 영상으로 구성되며, 단순히 긴 강의를 기계적으로 자른 것이 아니라 한 콘텐츠당 하나의 ‘핵심 주제(Single Concept)’만을 집중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이러닝(e-Learning)이 연속적인 흐름을 가진 일괄적인 형태였다면, 마이크로러닝은 철저히 ‘모듈형’이다. 학생들은 필요한 순간에 즉시 찾아보고 적용하는 ‘적시 학습(Just-in-Time)’이 가능하며, 다양한 멀티미디어 포맷이 결합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 환경에서 최적의 효율을 발휘한다. 지식의 변화 주기가 빠른 현대 사회에서 학습자의 인지 부하를 줄이고 집중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교육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39차시 통강의가 195개 모듈로
우리 대학 교육혁신원 원격교육지원센터는 이번 학기 총 3개 강좌에 마이크로러닝을 선도적으로 적용했다. 공모를 통해 △경영학과 임태종 교수의 ‘경영학원론’ △창의융합자유전공학부 김향일 교수의 ‘글로컬영어’ △사회복지학과 조미숙 교수의 ‘인간행동과 사회환경’ 등 핵심 개념 전달과 반복 학습이 중요한 이론 및 심화 탐구 과목들이 선정됐다.
기존의 온라인 강의가 1과목당 15주차 기준 39차시로 운영되었다면, 모듈형 강의는 무려 195차시로 세분화된다. 1주차 3차시 기준 3개의 통강의가 올라가던 틀을 깨고, 핵심 주제별로 분리된 15개의 짧은 강의가 탑재되는 식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첨단 제작 환경도 완비했다. 교수자 혼자 터치스크린과 프롬프터를 활용할 수 있는 ‘셀프 스튜디오’, 전자칠판과 중형 합성 시스템을 갖춘 ‘이러닝 스튜디오’, 패널 토론과 대형 가상 시스템이 연동되는 ‘중대형(하이플렉스) 스튜디오’가 강의의 질을 한 차원 끌어올리고 있다.

자투리 시간 활용에 최적… 제작은 고통의 연속?
실제 수업에 참여한 학우들의 반응은 매우 고무적이다. 짧은 런타임 덕분에 심리적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졌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임태종 교수의 수업을 수강하는 주가진(아트앤디자인학과 25학번) 학우는 “1시간짜리 강의는 루즈해지는 감이 있었는데, 짧은 강의는 순간 집중력으로 끝까지 온전히 몰입하기 수월했다”고 평가했다. 김민제(경영학과 25학번) 학우 역시 “통학 거리가 먼 학생들에게 이동 중 부담 없이 듣기 좋은 최적의 옵션”이라며 “시험 기간 중 헷갈리는 개념만 취사선택해 복습할 수 있어 편리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향일 교수의 수업을 수강하는 창의융합자유전공학부 김희수, 김형건(모두 26학번) 학우도 “특정 파트만 짧고 집중도 있게 볼 수 있어 성취감이 높고 머릿속에 잘 남는다”고 입을 모았다.
반면,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촬영해야 하는 교수자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다. 임태종 교수는 “200개에 가까운 짤강을 기획하고 촬영하는 과정은 후회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하며 웃었다. 그러면서 그는 “짧은 강의를 모두 모아 큰 흐름을 유지해야 하기에 많은 노력이 들었지만, 사족 없이 핵심만 전달할 수 있고,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와 집중도가 예전보다 눈에 띄게 높아져 보람이 크다”고 전했다.
김향일 교수 또한 “초반에는 강의를 어떤 기준으로 나누어야 할지 많은 시간과 고민이 필요했다”면서도 “부분 교체가 가능해 수정 및 보완이 쉽고, 비교적 짧고 집중도 높은 단위로 제시되는 수업에 학생들이 덜 지루하게 참여한다는 피드백을 받아 긍정적인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물론 개선해야 할 과제도 남았다. 학생들은 연속 수강 시 매번 다음 버튼을 눌러야 하는 번거로움과 북마크 기능의 부재를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교수자 입장에서는 숏폼 형태로 완결성 있는 학습 내용을 재구성해야 하는 설계 부담과 편집 등 제작 비용 증가가 숙제로 지목됐다.

양적 확대보다는 내실화
원격교육지원센터는 이번 시범 운영을 통해 전통적 교육 방식이 최신 미디어 소비 트렌드와 성공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향후 모든 강의를 일괄 전환하기보다는, 철저한 성과 분석을 바탕으로 마이크로러닝에 최적화된 특정 유형의 교과목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확대를 꾀할 방침이다.
마이크로러닝 사업 실무를 총괄한 원격교육지원센터 박성도 과장은 “콘텐츠 제작의 과중한 부담을 덜기 위해 제작 가이드라인을 표준화하고, 전용 학습 인터페이스(UI/UX) 구축 등 기술적 인프라 고도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차기 학기에는 단순한 양적 확산보다 내실화에 집중해 4개의 신규 강좌를 추가로 선보이며 표준화된 제작 모델을 정립하겠다”고 구체적인 운영 로드맵을 밝혔다.
원격교육지원센터 이승원 센터장은 “대학 교육은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에 맞춰 학습 환경을 구축하고 민첩하게 변화해야 한다”며 “이번 마이크로러닝 사업은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의 필요에 맞춰 지식을 습득하고 심화할 수 있는 ‘맞춤형 학습권’을 보장받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통적인 강의실의 경계를 넘어, 데이터 기반의 효율적인 학습 경험을 제공하고 학생 개개인의 성장을 돕는 진정한 교육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하홍준 hahj@sy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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