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미 조명탄] 작고 섬세한 디테일이 주는 감동

[김나미 삼육대 스미스학부대학 교수]

‘영성은 벗은 신발을 바로 놓는 데서 시작된다.’

오래전 들은 말이지만 잊지 못할 추억이 담겨 있다. 대학 시절 많은 교회가 연합으로 진행하는 큰 행사에 스태프로 참여했다. 메인 행사 장소는 참가자들이 신발을 벗고 실내화로 갈아 신어야 하는 곳이었다. 수백 명이 참여했기에 1층 입구는 혼잡 그 자체였다. 미처 신발장에 들어가지 못한 신발들이 전쟁의 폐허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행사 진행을 돕기 위해 중간에 잠시 밖에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한 남학생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혼란 그 자체인 수많은 신발을 가지런히 정리하며 질서를 찾아주고 있었다. 나는 가던 걸음을 멈추고 작지만 소중한 봉사의 현장을 한동안 지켜보았다.

드디어 깔끔하게 정리를 마친 남학생이 일어나 얼굴을 돌렸을 때 마음에 맑은 울림이 전해졌다. 왜냐하면 그는 그 행사의 총책임을 맡은 학생대표 신학생이었고, 수많은 스태프가 그를 돕고 있었는데도 기꺼이 허드렛일을 가장 소중한 일처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까이 간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고, 나의 우문에 대한 그의 현답이 바로 이 말이었다. 그는 자신의 스승인 신학과 교수님이 목회의 기본은 가장 작은 일을 충실히 하는 것이라고 늘 강조하셨다며 겸손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오래전 경험한 추억 속에서 작은 ‘디테일’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보석처럼 빛난다. 요즘은 크고 규모 있고 핵심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작은 디테일에서 상황이 달라지고 결정이 바뀐다. 사람들은 오히려 디테일에 공감하고 매혹된다. 디테일에서 창의성과 개성이 돋보이고, 거기에 진정성이 숨어 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다양성과 이미지가 중시되는 세상에서 우리의 마음은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작고 섬세한 일에 대한 관심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세상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만들어지며, 세상의 큰일은 반드시 작은 것에서 만들어진다(天下難事, 必作于易, 天下大事, 必作于細)’라는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 구절이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쉬운 일, 작은 일이 바로 돼야 큰일 중요한 일이 제대로 된다. 작고 섬세한 디테일에 대한 관심은 기본과 원칙을 소중히 하는 것이 포함된다. 그리고 그 속에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소중히 여기는 따뜻한 배려도 담겨 있다. 상대방의 관점에서 보고 공감해야 보이는 것이 작고 섬세한 디테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작은 디테일을 살피는 마음속에는 정성이 가득 들어 있다.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 단번에 생각할 수 없고 오래 지켜보고 깊은 마음을 헤아려 봐야 알 수 있는 정성과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성실하고 진정성 있는 봉사가 들어 있어 우리 마음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시 ‘풀꽃’에는 작고 섬세한 디테일의 감동이 맛깔나게 표현돼 있다. 얼마 전 이 시가 탄생한 비화를 알게 됐다. 나 시인이 초등학교 교장으로 일할 때 아이들을 위해서 쓴 시다. 특별히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아니라 그와는 거리가 먼 아이들을 위해 쓴 글이다. 풀꽃 그리기 수업 시간에 제대로 관찰하지도 않고 제멋대로 그려오는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 “얘들아, 풀꽃도 자세히 보면 예쁘고 오래 보면 사랑스럽단다”고 여러 차례 잔소리를 했지만 그래도 건성으로 대답하는 아이들에게 “얘들아, 너희들도 그래”라고 이야기해 줬던 일화가 그대로 시가 된 것이다. 오늘 하루 나도 나 시인의 그 애틋하고 따스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싶다.

국방일보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20211126/1/BBSMSTR_000000100134/view.do

[대학通] 데이터 리터러시

[김기석 삼육대 교육혁신단 원격교육지원센터 과장 / 콘텐츠학 박사]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의 변화는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교육 역시 기존의 전통적 교육환경과 교수법에서 변화를 겪으며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있다. 비대면 온라인 교육의 확대와 인공지능, 증강현실 등 다양한 기술이 교육 플랫폼과 콘텐츠 제작에 활용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한 교육적 수단과 방법이 강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변화하면서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도 덩달아 변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업들은 성실함과 높은 지능을 가진 엘리트 인재를 선호했다. 공부를 잘하거나 지능이 높은 인재, 똑똑하며 근면 성실한 인재를 원하고 명문 대학교를 나온 학벌이 좋은 인재를 채용 시 우대했다. 하지만 최근 그 기조가 바뀌고 있다. 더 이상 기업들은 성실하고 똑똑한 인재를 최고라 여기지 않는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사회의 트렌드에 따라 세상을 읽는 유연함과 실천력, 남들이 하지 못하는 기발한 상상을 하는 창의적인 인재를 원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이 창의적이고 과감한 도전을 추구하는 인재를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차별성’에 있다. 미래에는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특화된 능력이 더 가치를 인정받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기술이 탑재된 로봇이나 기계들이 인간의 노동력을 얼마든지 대체할 수 있고 천편일률적인 생각과 제품, 서비스로는 더이상 소비자에게 신선함을 주지 못한다. 이러한 기조의 변화는 우리나라 고등 교육의 패러다임 역시 변화시켰다.

데이터 리터러시가 요구되는 사회

이러한 사회 변화에 따라 새롭게 요구되는 역량과 교육 역시 변화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데이터 리터러시’다. 데이터 리터러시는 디지털 시대에 비즈니스의 생존을 결정짓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능력을 의미한다. 수많은 정보들이 난무하는 디지털 시대에 유용한 데이터를 선별하고 수용해 숨겨진 혜안을 도출하는 것이 데이터 리터러시의 핵심이다. 쇼핑이나 금융,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빅데이터가 활용되는 만큼 빅데이터를 정확히 분석해 통계를 만들고 해석하는 능력이 주목받고 있다.

데이터를 잘 아는 것은 그야말로 ‘세상을 잘 아는 것’이다. 정치, 경제,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와 통계는 광범위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데이터를 읽어내는 능력, 즉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는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역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렇다면 데이터 리터러시는 어떠한 역량의 집합일까? 여기에는 다양한 역량이 포함돼 있다.

데이터 리터러시의 다양한 역량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을 기르기 위해 이미 수많은 기업에서는 자체적으로 직원 역량 강화 교육이나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데이터를 잘 알고 활용할 줄 아는 인재를 선호하는 경향도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데이터를 단시간에 검색해 선별하는 수집 역량 △데이터를 목적에 따라 분석해 의미 있는 혜안과 결과를 도출하는 가공‧분석 역량 △데이터를 분석 가능한 형태로 구조화하고 정제하는 관리 역량 △가독성 있게 그래프와 삽화 등으로 표현하는 시각화 역량 △데이터 활용 계획을 짜임새 있게 만드는 기획 역량 등 다양한 역량들이 데이터 리터러시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에서 요구하는 데이터 리터러시 역량은 단기간에 얻을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방대한 양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새로운 관점과 혜안을 도출하는 총체적인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21세기는 데이터가 경제 활동의 핵심이 되고 데이터를 잘 다루는 능력이 곧 권력이자 부의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흐름과 달리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 데이터 리터러시 능력을 오롯이 발전시키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데이터경제 시대의 교육 패러다임 변화

우리나라 청소년과 대학생들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다루는 기본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미 초중고 수행평가와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정보를 다루며 통계 교육과 정보화 교육 등을 통해 데이터를 검색하고 분석하는 능력이 갖춰진 셈이다. 반면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를 종합해 나름의 의미 있는 혜안을 도출하는 능력은 부족하다. 지금껏 기존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정리하는 것에만 익숙하기 때문이다.

빅데이터를 분석해 시대적 트렌드에 맞게 활용하고 새로운 의미를 도출하는 종합적인 분석 교육과 방법론적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에 기반한 창의적인 발상 연습 △데이터라는 객관적인 자료에 의해 추론되는 기발한 상상력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사회 문제를 해결해 대안을 제시하는 문제해결능력을 키워주는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주도적인 학습을 통한 상상력과 창의성, 통찰력이 필요하다. 천편일률적인 교육보다 새로운 시대를 여는 혜안의 핵심이 바로 ‘데이터 리터러시’에 있다. 방대한 영역의 빅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가공해 분석하는 종합적인 역량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 창의 시대를 여는 인재의 조건일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18703

[김나미 조명탄] 칼랑코에와 은행나무

[김나미 삼육대 스미스학부대학 교수]

매일 아침 연구실 문을 열면 칼랑코에의 분홍색 작은 꽃들이 익숙한 아침 인사를 전한다. 지난 5월 스승의 날에 제자들이 가져다준 칼랑코에와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처음 선물을 받았을 때, 화사한 작은 꽃들을 보며 정말 예쁘지만 오래가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앞섰다. 그런데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깊어가는 오늘까지도 꽃 무리가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있다. 중간중간 말라 죽는 꽃들도 있었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 끝에서 또 화사한 새 꽃들이 피어났다.

이제는 이 꽃들이 나에게 ‘계속해서 살아가는 삶의 힘’을 생각하게 해 주는 좋은 화두가 되고 있다. 작고 연약해 보이면 오래 살지 못할 거라는 편견, 시들기 시작하면 끝이 온다는 편견, 한계에 대한 성급한 편견들이 깨지고 있다.

‘계속해서 살아가는 삶의 힘’에 대한 화두를 발전시킬 수 있는 또 하나의 소중한 만남이 있었다. 올가을 여행에서 만난 용문사 은행나무다. 노란 은행나무를 기대하며 오른 용문사에는 아직 초록빛이 싱싱한 나무가 웅장하게 서 있었다. 실망한 마음으로 나무를 바라보던 나의 눈길이 나무 주변에 떨어진 수많은 은행 열매들에 꽂혔다.

나무 옆 현판에는 오랜 세월에도 살아남아 ‘천왕목’이라고 불리는 1100살이 넘은 이 노목이 아직도 매년 약 350㎏ 정도의 열매를 맺는다고 적혀 있었다. 그 글을 보며 ‘살아있는 한 열매 맺는 삶’이란 문구가 떠올랐다. 오래된 나무라 생존만 할 거라는 편견이 깨지고 오래 살면서도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묵직한 교훈이 마음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칼랑코에 꽃을 통해 ‘계속해서 살아가는 힘’에 대한 교훈을 얻었다면, 용문사 은행나무를 통해서는 ‘살아있는 한 열매 맺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한 단계 더 성장한 귀한 교훈을 배우게 됐다.

인간의 수명도 연장되고 있다. 우리는 예전보다 더 ‘계속해서 살아갈 수 있는 삶’을 경험하는 세대가 됐다. ‘호모 헌드레드(Homo Hundred)’는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면서 100세 시대가 도래했음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단지 오래 사는(living longer)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잘 사는(living well) 것이 더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호모 헌드레드에게는 용문사 은행나무처럼 길게만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한 열매 맺는 삶’, 즉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숙제가 생겼다.

칼랑코에처럼 계속 꽃피는 삶, 용문사 은행나무처럼 지속적으로 풍성한 열매를 맺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칼랑코에는 시들어가는 가지 끝에서 새 꽃이 피어난다. 용문사 은행나무는 아직도 가지마다 생명력이 생생하여 끊임없이 자신을 확장해 나가는 모습이다. 이들이 주는 인생 교훈의 핵심에는 ‘멈추지 않는 자아 확장의 노력’이 숨어 있다. 우리도 그들처럼 주어진 상황에 반응만 하며 부정적이고 원하지 않는 것을 피하는 것에 초점을 두는 자아 수축의 삶이 아닌, 내가 진짜 원하는 모습으로 성장하기 위해 자아 확장의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자아 수축은 불안으로 행동하는 것이고 자아 확장은 사랑으로 행동하는 것입니다.”

알렉스 룽구는 그의 책 『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에서 그 비결을 알려주고 있다.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비결은 불안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마이너스를 0으로 만들려는 마이너스 라이프가 아니라 사랑에 이끌려 더 나은 선택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플러스 라이프를 사는 것이다!

국방일보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20211029/1/BBSMSTR_000000100134/view.do

[특별기고] SW중심대학의 新 특화사업

[오덕신 삼육대 SW중심대학사업단장]

대한민국의 SW중심대학 사업은 주요 선진국들이 SW 전문 인재 양성 방안을 국가전략으로 수립하는 정책에 편승한 것으로, SW 전문 인력을 통한 기업의 미래 생존과 국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SW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한다.

SW중심대학 사업은 대학교육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혁신함으로써 SW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학생‧기업‧사회의 SW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5년에 시작됐다. 2020년까지 40개 대학이 목표에 맞춰 SW 전공 및 SW 융합인력 배출에 공헌했다. 본 사업은 비전공자들에게 SW와 융합 기회를 확대했으며, 전공자들에게는 ICT 기술을 기반으로 4차 산업시대를 반영한 적기의 교육사업으로 평가된다.

기존 SW중심대학 사업은 전공 인력을 중심으로 한 SW 전문 인력 양성, 인문‧사회 등 타 전공별 특성을 반영한 융합인재 양성,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SW 역량 교육, SW 교육환경 구축 그리고 정보 소외계층에 대한 SW 교육 활동을 통한 SW 가치확산에 중점을 뒀다. 이는 SW 생태계를 위한 SW 전문 인력양성과 비전공자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교육시스템 구축을 의미한다.

1단계 SW중심대학 사업은 6년 동안 연차별 평가를 통해 자체 목표 달성을 도전적으로 견인해왔다. 현시점에서 SW 교육은 양적으로 팽창돼 새로운 변곡점(Singularity)이 필요하다. 즉, SW 교육을 전문분야로 확장해 대학별 특화된 분야를 중심으로 고도화를 꾀하는 것이 본 사업의 미래를 향한 발전적인 모습이 될 것이다.

그동안 SW중심대학 사업이 확대되면서 학생들의 컴퓨터 과학에 대한 친숙함과 코딩능력은 향상됐다. 하지만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기술 분야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고도화되지 못했다. 삼육대에서는 2단계 SW중심대학 사업의 비전(Vision)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요구에 따라 고도화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알코올, 도박, 인터넷, 게임, 마약 등 중독에 특화된 SW 융합인재 양성을 제시했다.

삼육대는 개교 이후 100여년 동안 건강과 중독에 관한 교육을 통해 노하우를 확보했다. 이러한 능력을 인정받아 서울시립 창동인터넷중독예방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삼육서울병원을 중심으로 지역사회 건강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교육부로부터 5년간 약 87억을 지원받아 건강과학특성화사업(CK-II, 2014~2019)을 수행했으며 건강과학 연계전공으로 중독 분야(중독심리, 중독재활) 전문가를 배출하고 있다. 대학자율역량강화지원사업(ACE+)으로 4년간 약 80억을 지원받아 잘 가르치는 대학의 면모를 갖췄으며, 대학교육뿐만 아니라 연계전공 교육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음주·흡연 등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출이 꾸준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알코올 중독률은 세계 평균의 1.8배 수준이다. 약 618만명이 인터넷게임, 도박, 알코올 및 마약 등 중독에 빠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각종 중독에 대한 예방, 치료, 가족 보호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에 대한 시장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를 지원할 전문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밀한 판단에 따른 예방‧교육‧훈련‧치료 및 관리를 위해 SW 기술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향후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ICT 신기술을 응용한 체계적인 예방 및 관리 시스템 구축으로 중독전문상담사의 부족 문제 해결과 함께 중독자 관리 범위 확장 등이 필요할 것이다.

삼육대는 SW중심대학의 고도화 및 특화를 위해 2021년 2단계 사업에서 특화트랙에 지원해 ‘건강한 지역사회를 위한 SW건강과학 융합인재 양성’을 수행하고 있다. 6개 학과(간호학과, 약학과, 물리치료학과, 상담심리학과, 보건관리학과, 사회복지학과)를 중심으로 SW중독심리, SW중독재활, SW보건빅데이터 연계전공에서 SW중독전문가 및 SW보건전문가를 양성한다. 연계전공은 건강과학 분야에서 18학점과 SW 분야에서 18학점을 이수해 총 36학점으로 학위가 부여된다. 재학생은 누구나 연계전공에 참여할 수 있다.

삼육대는 본 사업을 크게 6개 분야로 구분해 다음과 같이 운영하고 있다.

첫째, ‘SW 기초교육’은 전공을 불문한다. 전교생 SW 교육(6학점)과 대학 신입생에 대한 입학 전 SW 교육으로 전교생 대상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한다.

둘째, SW학과를 대상으로 하는 ‘SW 전공교육’은 컴퓨터공학부(71명), 인공지능융합학부(100명)에 대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산업 관련 SW 기술을 교육한다.

셋째, ‘SW 융합교육’에서는 기존의 건강과학특성화사업에서 산출된 건강과학 연계전공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SW건강과학 연계전공을 전교생 대상으로 개설한다.

넷째, SW학과와 비SW학과의 SW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체계를 개편하고, 인공지능, 빅데이터 교육과정에 따른 우수 교원 확보를 통해 ‘SW 교육혁신’에 도전한다.

다섯째, ‘산학협력’은 SW 전공자를 포함해 SW중심대학 사업에 참여한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다. 산업체 수요 맞춤형 교과‧비교과 과정을 개설해 취업‧창업을 선도한다.

마지막으로 ‘SW 성과확산’은 SW학과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소상공인,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지원이나 애로사항에 대한 문제해결을 수행한다. SW봉사단을 통해 지역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건강관리를 지원한다.

삼육대의 SW중심대학 사업 비전은 ‘건강한 지역사회’를 표방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 전역으로 확대해 SW 기반 건강관리의 초석이 되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이번 특화형 사업을 수행하면서 다양한 SW 건강과학 기술 교육을 통해 SW중심대학의 새로운 이정표를 한 땀씩 만들어나갈 것이다.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18604

[기고] 10월 24일 애플데이

[정성진 삼육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10월 24일은 ‘애플 데이(Apple Day)’다. 애플 데이는 2002년에 학교폭력대책 국민협의회에서 사제 간과 친구 간에 애정과 화해가 담긴 사과(沙果)와 편지를 교환하여 따뜻한 학교를 만들자는 취지로 마련했다고 한다.

둘이서(2) 서로 사과(4)하기 때문에 애플 데이를 10월 24일로 정한 점과 사과(謝過)하고 싶은 사람에게 사과(沙果)와 편지를 건네며 용서와 화해를 청한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애플 데이는 참으로 재치 있고 의미심장한 날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 꺼내기 어려운 사과(謝過)를 맛있는 사과(沙果)를 건네며 자연스럽게 사과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장치인 것이다.

용서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용서와 화해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사례와 문헌들을 통해 절실히 느끼고 있다. 좁게는 개인 간의 사소한 문제부터 넓게는 민족과 국가 간의 갈등까지 서로 상처를 주고받으며 증오와 분노 가운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미디어에서는 이러한 상처를 받을 때 복수하는 것이 통쾌한 것인 양 그려질 때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상처와 복수는 악순환만 되풀이될 뿐 결국 당사자 모두 불행에 사로잡히고 만다. 그렇다고 용서와 화해가 쉬운 것도 아니다. 많은 눈물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용서와 화해를 촉진시키는 가장 강력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사과다! 진심으로 사과를 주고받으면 용서와 화해는 착착 진행되기 마련이다.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대사는 유명한 로맨스 영화 ‘러브 스토리’에 나온 것으로 많은 연인이 인용한다. 아마도 서로를 너무 잘 이해하고 있으니 사소한 것으로 인해 미안해하지 말고 당당해지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것 같다. 아니면 사랑하는 사이에 미안할 행동은 아예 시작도 하지 말라는 뜻일까? 어쨌거나 이 대사는 다른 측면에서 본다면 어불성설이다.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서로에게 실수하고 상처를 줬다면 진심으로 사과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가까운 사이일수록 사과를 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애플 데이를 제정한 것도 어떻게 보면 주 5일 만나서 매우 친밀한 학교 구성원 사이에 사과가 자연스럽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서로 잘 아는데 굳이 말로 사과를 표현해야 하나라는 생각에서, 아니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서, 혹은 상처를 준 것조차 몰라서 사과가 드물다고 생각한다.

가족도 마찬가지다. 가장 친밀하기 때문에 상처를 가장 자주, 가장 깊게 받는 곳이 가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억하라. 사랑하는 사이일수록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고 부모도 자녀도 서로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것을.

사과의 언어 5가지

그렇다면 어떻게 사과해야 용서와 화해에 이를 수 있을까? 가장 중요한 사과의 원칙은 사과받는 사람이 원하는 방식과 언어로 사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5가지 사랑의 언어>라는 책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게리 채프먼의 <5가지 사과의 언어>에 나와 있는 사과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사과의 언어는 유감을 표명하는 “미안해.”이다. 상처 준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껴 고통스럽다는 감정을 전달하며 사과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다 미안해.”라고 말하면 안 된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미안한지 말해야 한다. 그리고 “미안해. 하지만~”이라고 토를 달지 말아야 한다.

두 번째는 책임을 인정하는 “내가 잘못했어.”이다. 자존심을 굽히고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다. 책임 인정은 나약한 것이 아니며 진정한 강자만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 사이에 자존심이 관계 회복보다 중요하겠는가? “미안해.”와 함께 “내가 잘못했어.”라는 표현을 들을 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느끼게 된다.

세 번째는 잘못을 보상하고 싶다는 표현인 “어떻게 하면 좋을까?”이다.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표현은 사랑을 확인하는 메시지다. 대체로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보상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친밀한 관계라면 ‘5가지 사랑의 언어’인 인정하는 말, 봉사, 선물, 함께하는 시간, 스킨십을 활용할 수도 있다.

네 번째는 진실한 뉘우침을 전달하는 “다시는 안 그럴게.”이다. 똑같은 상처를 다시 주지 않겠다는 다짐과 변화의 의지를 전달한다면 상대방은 용서의 문을 열기 쉬워진다.

다섯 번째는 직접 용서를 요청하는 “날 용서해 줄래?”이다. 상처 준 사람이 용서를 구하는 것은 관계 회복을 원하며 잘못을 깨달았고 처분을 상처받은 사람의 손에 맡긴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용서와 화해를 촉진시킨다.

예를 들어, 배우자의 결혼기념일을 깜빡했다면 이렇게 5가지 사과의 언어를 사용할 수 있다. “여보, 깜빡해서 미안해요. 당신과 우리의 결혼은 내게 정말 중요해요.”, “내가 잊어버린 데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어요.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지?”, “당신을 향한 내 사랑을 어떻게 증명해야 하죠?”, “내년에는 절대 잊지 않을게요! 달력에 표시해 둘게요.”, “나 때문에 마음이 상했다는 걸 알아요. 그래도 나를 용서해 주겠어요?”

가족 애플 데이를 가져 보자

앞만 보고 달리다가 서로에게 상처 주었는데 미처 사과하지 못했다면, 각 가정마다 촛불을 켜 놓고 가족 애플 데이를 가져 보면 어떨까? 위의 5가지 사과의 언어를 활용해서 한 사람씩 돌아가며 사과한다면 우리 가족은 새콤달콤한 사과 같은 가족이 될 것이다!

위드인뉴스 http://www.withinnews.co.kr/news/view.html?skey=%BB%EF%C0%B0%B4%EB&page=9&section=1&category=97&no=24100

[기고] 정보가 아닌 감정을 교류하라

[정구철 삼육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지금 성인들은 TV를 ‘바보상자’라고 부르던 시대를 거쳐 왔을 것이다. 멍하게 TV만 보면 바보가 된다는 뜻인데, 요즘 세대는 TV보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패드를 이용해 영상을 보고 정보를 얻는다. 그것들이 우리 자녀를 그 이름처럼 ‘스마트’하게 만들어 주고 있을까? 가족 모두 한집에 모였지만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앞에서 따로따로 활동하는 모습을 볼 때면, 오히려 바보상자라 불리던 TV 앞에 온 가족이 모여 도란도란 대화하며 같은 프로그램을 보던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가족간 소통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늘어났는데, 과연 우리 가족은 더 많이 대화하고 더 가까워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어떻게 하면 가족의 소통을 늘리고 친밀감을 높일 수 있을까? 우리는 일반적으로 대화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다. 자녀가 오늘 무엇을 했는지, 숙제는 다 했는지, 누구와 시간을 보냈는지 궁금하기에 자연스럽게 저녁에 모이면 질문을 한다.

내가 궁금한 것을 묻고, 그에 대한 답변을 듣고, 만일 그 답변이 ‘숙제를 다 했다’라는 등 내 맘에 드는 답변이라면 아마도 우리의 대화는 적당한 칭찬을 한마디 던지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부모는 자녀의 모든 것이 궁금한데, 자녀는 부모의 이러한 것들이 전혀 궁금하지가 않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온 아버지에게 ‘오늘 직장에서 무얼 하셨냐?’고 묻는 자녀를 본 적이 있는가?

“아버지, 여기 좀 앉아 보세요. 오늘 점심은 누구랑 드셨어요? 아, 그분은 업무 성적이 좋은 편인가요? 그분은 어디 사시나요?” 직장에서 누구와 식사했는지, 동료들과 다투지는 않았는지 묻는 자녀가 있는가? 질문하지 않는 이유는 궁금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모는 자녀에게 이런 질문을 매일 하고 있으니 자녀들은 대답하기가 귀찮고 간섭처럼 느끼기도 한다. 자녀에게 묻고 그에 대한 답변이 마무리되면 더 나눌 이야기가 없어진다. 왜냐하면, 자녀는 여러분에게 질문하지 않을 테니까. 그러나 연인은 다르다. 겉으로 보기에 그들 역시 서로의 일과를 묻고 답하는 듯한데,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일이 즐겁고 자연스럽게 계속 이어진다.

차이가 무엇일까?

정보가 아닌 감정을 교류하라

연인 간 대화의 특성을 살펴보면, 정보의 교류 과정이 아니라 정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의 감정을 교류하고 있다. 그날 일어난 일 자체보다는 그 일로 경험한 연인의 감정을 더 우선시하고 공감해 주는 것이다.

가족의 대화가 길어지고, 친밀감도 커지려면 정보가 아니라 감정을 교류해야 한다. 대화 시간을 늘리겠다고 ‘오늘 무엇을 했는지’처럼 주로 일과를 자세히 묻는다면, 답변은 정보 전달에 필요한 부분만 꺼내고 마무리될 것이다. 흔히 가족의 대화는 사실과 경험을 보고하는 것, 서로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확인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친밀감을 높이는 대화는 ‘사실’을 주고받는 이성적인 대화가 아니라 ‘감정’을 주고받는 감성적인 대화이다. 친밀감이란 따뜻함, 위로, 사랑이라는 감정에 기반하고 있지 않은가? 이처럼 가족의 친밀감을 높이려면 사실 중심의 대화가 아니라 감정 중심의 대화가 이어져야 한다.

우리는 자녀들이 무엇을 하는가에 관심이 높지만,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잘 모를 때가 많다. 아이들 또한 부모가 무엇을 느끼며 사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이렇듯 가족들이 서로의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감정과 공감을 나누는 일은 미숙할 수 있다.

가족의 친밀감을 높이기 위한 대화 방법으로 항상 서로의 감정을 나누는 연습을 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감성적 대화하기

감정 표현에 익숙지 않은 우리는 자신의 감정이 정확히 무엇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잠시 길을 잃어버렸던 아이를 찾게 된 엄마가 너무나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느끼면서도, ‘말도 없이 어딜 돌아다니느냐’고 아이를 나무라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아이가 미운 것이 아니라 너무도 다행이고 기쁜데,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표현하는 데 미숙하다. “여러분은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내셨고, 지금 기분이 어떠신가요?” 만일 이런 질문을 지금 듣는다면, 현재 자신의 감정을 정확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가? 많은 사람이 ‘좋았다’라거나 ‘나빴다’라거나 ‘그냥 그랬다’라는 식으로 단순하게 답한다.

“오늘 학교에서 어땠어?” “응, 그냥 그랬어.” 하루 종일 아무런 기쁜 일이 없었다는 것일까?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수많은 단어가 있지만, 우리는 ‘좋다’, ‘나쁘다’와 같이 이분법적으로 표현하는 데 익숙하다. 이것은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알고 표현하는 데 미숙하여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러므로 감성적인 대화를 위해서는 첫 번째로 자기의 감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표현해야 한다. 앞으로는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단어를 활용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보자. 오늘 하루는 “신나는, 기쁜, 놀라운, 흥미로운, 흐뭇한, 뿌듯한….” 하루였다고 표현해보는 것이다.

이렇게 자신의 감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표현하면, 두 번째 단계로 상대방의 감정을 읽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혹시, 자녀가 아직도 이분법적으로 표현한다면 그의 마음에 맞는 단어들을 추측하고 표현해보자. 잘 맞추었다면 공감을 해 주었으니 대화가 더 확장될 것이고, 만일 틀려도, “그게 아니라….” 하면서 좀 더 정확한 자기의 감정을 이야기해 줄 것이다.

이렇게 감성적인 대화를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공감만 해 주어도 친밀감이 증진될 것이다. 세 번째 단계는 단순히 그의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고 이해하는 것을 넘어, 결국 그가 바라는 감정이 무엇인지 예측해 보는 것이다. 오늘 그저 그렇게, 지루한 하루를 보냈다고 대답한우리 가족은, 사실 오늘 어떤 하루를 보내고 싶었던 걸까?

무언가 성취감을 느끼는 하루? 친구들과 함께 웃고 싶었던 하루? 무탈하게 지나가 안도감이 넘치는 하루? 우리가 느낀 것을 넘어 바랐던 감정을 서로 나누어 보는 것이다. 그리고 네 번째 단계에서 서로가 느끼고 바랐던 감정을 조절해 보는 것이다.

오늘은 비록 아쉽게 지났지만, 내일은 그렇게 느끼는 하루가 될 거라고, 서로 그렇게 느끼는 삶을 살아보자고 공감하며 지지해 주는 것이다. 아울러 그런 감정을 느끼기 위해 내일은 무엇을 할지 계획해 볼 수도 있다. 이제 내일 저녁에 나눌 대화거리도 생겼다. 이렇게 서로의 감정을 교류하는 가족 대화는 그냥 그랬던 하루를 다양한 감정으로 가득 찬 하루로 변모 시켜 줄 것이다.

공감하고 바람을 나누는 대화로 가족 간 친밀감을 증진해보자. 자녀와는 물론 부부간에도 이러한 감성 대화가 이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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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심리학자가 본 ‘끈기’

[정성진 삼육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금연, 다이어트, 어학공부 등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새해 결심의 단골 메뉴이자 작심삼일에 그치고 말 때가 많다는 것이다. 어떤 것을 결심하고 목표를 정하기는 쉽지만 온갖 난관을 이기고 끝까지 실천하여 목표를 이루는 것은 어렵다.

이는 자신의 상태와 수준을 잘 모르고 목표를 세웠거나, 실패로 이끄는 요소들을 극복하고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끈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사전을 보면 끈기(끈氣)란 ‘쉽게 단념하지 아니하고 끈질기게 버티어 나가는 기운’이다. 끈끈하다, 끈적하다, 끈덕지다, 끈질기다 등의 단어를 보더라도 ‘끈’ 자에는 달라붙어서 웬만하면 끝까지 붙어 있는다는 어감이 있다.

끈기가 ‘근기(根氣)’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즉 뿌리가 나무를 지탱하듯이 참을성 있게 견뎌 내는 힘, 기본에 충실하면서 끝까지 버티는 저력이 바로 끈기인 것이다. 사회에서는 게으름과 나태함을 부정적으로 보고, 끈기와 근면함을 도덕적으로 높이 평가한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끈기 있게 노력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성공과 행복을 누릴 수 없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끈기

긍정심리학자들은 끈기(persistence)를 ‘여러 가지 난관과 좌절에도 불구하고 목적 지향적인 행동을 자발적으로 지속하는 태도’라고 정의한다. 시작한 일을 마무리하여 완성하는 능력이자,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계획된 행동을 지속해 나가면서 과제를 완수하고 만족감을 느끼는 자세라고 말하기도 한다.

어려움에 맞서 굴복하지 않는다는 면에서 용기와 비슷하지만, 공포가 아니라 권태, 좌절의 고통, 나태함의 유혹을 이겨야 한다는 점에서 용기와 다르다. 비슷한 말로는 인내(perseverance)와 근면성(industriousness)이 있으며, 최근에는 기개, 투지, 불굴의 정신 등으로 불리는 그릿(grit)이 끈기와 유사어로 사용된다. 골턴(Galton)은 탁월한 성취를 이룬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지적 능력, 열정, 끈기 있는 노력을 꼽았다.

사회적 성공을 이룬 사람들의 아동기를 연구한 콕스(Cox)는 IQ 수준을 제외하고 자신감, 인격적 감화력 그리고 동기와 노력의 지속성이 공통점임을 밝혀냈다. 목표를 성취하는 사람들은 낙수가 바위를 뚫듯이, 가랑비에 옷 젖듯이 목표를 이루는 데 필요한 행동을 꾸준하게 반복하는 것을 견디고 즐긴다.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지 않는가!

학습된 근면성 이론에서는 사람은 목표를 성취하는 과정에 따르는 노고를 피하고 싶어 하지만, 노력하는 과정에서 칭찬을 듣거나 보상을 받고 내면에서 만족감을 느끼면 끈기가 향상되고 이렇게 강화된 끈기는 다른 일에도 확산된다고 주장한다. 자기결정이론에서는 목표를 향해 노력을 기울이고 유혹을 이겨 내려면 자기조절 능력이 필요하며, 이 능력은 내재적 동기가 높을 때 강화된다고 본다.

내재적 동기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기대와 관계가 가까워질 수 있다는 바람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있을 때 상승하지만, 처벌의 위협, 평가의 압박 혹은 목표나 완성 시간의 강요가 있으면 감소한다. 또한 끈기는 목표를 어떻게 설정하고 실행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목표는 중요한 것이어야 하고 구체적으로 달성 가능한 난이도로 즉시 실행할 수 있게 설정하는 것이 좋다.

끈기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여 성공을 거두게 되고, 인내심은 물론 기술과 역량이 향상되며, 자기효능감과 자신감이 향상되어 다시 끈기가 더 강해지는 유익을 얻게 된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에 집착하여 노력과 시간을 낭비하거나, 낡은 것을 고집하여 희생을 초래하거나, 이미 투자한 시간, 노력, 자금 때문에 포기하지 못하거나, 거의 목표에 가까워졌다는 느낌 때문에 그만두기 힘들거나, 공적인 책임감과 체면 때문에 그만두지 못한다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결국 끈기를 지속하느냐 그만두느냐를 알고 결정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또한 과도하게 성취 지향적인 사람이나 문화가 개인과 가족과 조직에 끼치는 악영향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끈기 증진 방법

끈기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노력에 대한 보상과 긍정적인 피드백이 필수적이다.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가 강한 한국 사회에서는 자녀를 키울 때 성적과 결과에 대해서만 보상하고 배움과 과정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어릴 때는 성과를 내는 것 같지만, 나이가 들수록 자신감이 떨어지고 도전을 피하며 본격적으로 끈기를 발휘해야 할 때 이미 소진되어 버리고 만다. 또한 노력과 과정에 대한 칭찬과 보상은 과도하지 않게, 가끔씩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스스로 즐겁게 몰입하는 것에 대해 보상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일으킬 수도 있다. 끈기를 강화시키려면 우선 자기를 잘 알아야 한다. 자신의 현재 수준과 성격과 장단점을 정확하게 알아야 목표를 적절하게 설정할 수 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중요한 것부터 목표를 세워 글로 적어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이고, 목표를 이루는 과정과 결과를 상상하며, 목표를 소리 내어 외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하여 책임감을 높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할 일 목록을 만들어 점검하면서 해보는 습관을 들이거나, 중요한 일은 마감 시간보다 하루나 이틀 일찍 완성해 보거나, 끈기의 모델을 따라해 보거나, 농작물을 기르거나, 시간관리 세미나에 참석하거나, 매주 다섯 가지 작은 목표를 세우고 실행해 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작은 것부터 성공의 경험을 누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백 일 동안 피는 끈기의 꽃 무궁화는 매일 아침 새 꽃이 핀다고 한다. 독자 여러분 모두 매일 아침 새로운 결심을 품고 소걸음으로 천 리 길 간다는 말처럼 인생길을 끝까지 행복하게 완주하시기를 기원한다.

위드인뉴스 http://withinnews.co.kr/news/view.html?smode=&skey=%C1%A4%BC%BA%C1%F8&x=32&y=17&section=1&category=97&no=25716

[대학通] 메타버스의 미래와 교육의 변화

[김기석 삼육대 교육혁신단 원격교육지원센터 과장 / 콘텐츠학 박사]

21세기 교육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전면 등교 중지와 온라인 수업 확대 등 교육환경의 변화가 크다. 이중 주목받는 것은 코로나19 경제 위기에도 급성장하고 있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이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뜻하는 ‘Meta’와 우주를 뜻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한 가상세계를 뜻한다. 메타버스가 현실을 넘어 이상적인 공간, 가상공간을 구현함으로써 인간이 할 수 있는 영역과 일들이 많아진 것이다.

메타버스는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현실과 다른 나를 가상공간에서 꾸미고 활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메타버스는 인공지능이 발달하고 비대면 업무가 확산되면서 가상현실, 증강현실, 디지털 트윈 등 다양한 가상 세계를 구현하는 기술과 함께 구체적인 모습으로 교육에 반영되고 있다. 디지털 신대륙인 메타버스 가상세계에서 사람들은 옷을 사고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소통하기도 한다. 교육과 쇼핑 등 다양한 업무가 이곳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온라인 교육 시대를 맞이한 대학의 대처

코로나 팬데믹 이후 대학 교육계엔 많은 변화가 생겼다. 줌을 이용한 온라인 비대면 교육이 활성화되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나 대학 축제 등 대규모 행사가 대폭 축소됐다. 그렇다고 전통적으로 해온 행사를 안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고민에 빠진 대학들의 선택은 ‘메타버스’였다.

가상 공간에서 낭만을 누리는 캠퍼스 라이프가 메타버스를 통해 그대로 재현됐다. 교육 환경 변화에 따라 기존 오프라인에서만 이뤄지던 교육 활동이 온라인상에도 구현된 것이다. 실제 대학 건물을 디지털 공간에 재현하기도 하고 가상공간에서 마음껏 축제를 즐기는 것도 가능해졌다. 학생들은 자신의 분신인 아바타로 개성을 표현하고 수업에 참여하기도 한다.

대학별 메타버스 활용 사례

국내 대학들의 메타버스 활용 사례는 다양하다. 순천향대의 경우 국내외 주요 인사를 매주 연사로 초청하는 15주 교양 수업 ‘피닉스 열린 강좌’를 교양강의 메타버스로 개설했다. SKT의 점프VR 플랫폼에 계단식으로 의자가 놓인 원형 강의실을 만들어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컨퍼런스룸을 만들었다. 이 가상 강의실에서 학생들은 각자의 아바타로 출석을 체크하고 강의를 들으며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처럼 메타버스의 활용은 단순한 가상의 수업을 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대학 축제 역시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 공간에서 이뤄질 수 있다. 그간 코로나로 인해 미루고 취소된 대학 축제로 아쉬움을 느낀 학생들이 많았지만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학생들은 가상 공간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이에 건국대는 VR게임 기업 ‘플레이파크’와 손잡고 ‘건국유니버스’라는 축제를 개최했다. 서로의 얼굴을 잘 몰라도 문제없다. 가상 아바타로 자신을 표현하며 실시간 채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면을 두려워하고 부끄러워하는 MZ세대의 특성답게 학생들은 얼굴이 보이지 않는 실시간 채팅과 화상대화로 학우들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다.

‘건국유니버스’에는 증강현실이 적용된 게임 ‘포켓몬고’처럼 가상공간에 건국대의 명물 고양이, 거위, 자라 등이 등장한다. 이렇게 발견한 명물을 인증하는 이벤트, 가상 학생회관에서 퀴즈를 푸는 방탈출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가 기획됐다. 보상은 캠퍼스 머니다. 이렇게 축제에서 얻은 머니로 학생들은 아바타를 꾸밀 수 있는 옷, 액세서리를 살 수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숭실대의 축제가 있다. 숭실대는 실리콘밸리의 가상공간 영상회의 솔루션 ‘게더’를 활용했다. 게더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교내 시설과 홍보 부스 등을 세세히 구현해 아바타가 서로 마주하면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 실시간 영상 대화가 가능하다. 이렇게 변화한 교육 환경은 학생들에게 평범한 일상이 돼가고 있다.

대학 혁신과 미래를 고민하는 교육부

메타버스는 교육뿐만 아니라 인간의 다양한 생활영역에 녹아들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정부 역시 대학 혁신과 미래 교육을 고민한다. 지난 7월 교육부는 ‘2021 대학혁신포럼’을 개최해 ‘대학 혁신, 오늘과 미래를 말한다’라는 주제로 대학 교육의 미래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현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인재 양성을 주도하고 대학의 자율적인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방침으로 대학혁신지원사업(2019~2021)이 진행 중이다. ‘2021 대학혁신포럼’에서는 대학혁신지원사업을 통한 현장의 변화와 노력, 학생들이 체감하는 혁신의 성과와 사례 등을 공유하며 새로운 교육의 변화를 다각도로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교육 과정 혁신, 혁신교수법, 원격강의‧환경개선, 학생・학습지원, 교육의 질 관리, 산학‧지역사회 기여 등 다양한 우수사례가 발표됐다. 사업참여 대학 143개교의 성과 전시관도 메타버스를 활용해 모두가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미래에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환경과 교육 콘텐츠가 더 많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학 또한 이런 변화를 맞이해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수용하고 미래 인재 양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15471

[기고] 다둥이 가정의 행복

[서경현 삼육대 상담심리학과 교수]

사회성 기술과 문제 해결 능력은 어린 시절 가정에서 습득한다. 부모와의 관계는 물론 형제자매와의 관계에서 서로 협력하고 힘을 합하여 문제를 해결하면서 대인 관계 능력을 학습하는 것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옛말에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표현이 있다. 다시 말해 가정이 화목하고 가족 간에 협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유명한 개그맨이었고 사업으로도 성공한 연예인이 200평 정도 되는 펜트하우스 집을 잘 꾸며 살고 있지만 결혼하지 않아 함께 사는 가족이 없으니 행복하지 않다며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후배들에게 결혼하여 가정을 꾸릴 것으로 권고하는 내용이 얼마 전 방송을 탔다. 경험에서 나온 그의 조언은 듣는 후배들뿐 아니라 방송을 보는 시청자도 가족이 행복의 조건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다. 그런데 가족은 행복의 근원 혹은 조건이 되기도 하지만 사회에 적응하거나 더 나아가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데에도 필수 조건이다.

성공이나 행복에 대한 관념의 변화

그런데 벌써 오래전부터 자녀를 한 명만 낳는 것이 유행처럼 되어 버렸다. 자녀를 적게 낳는 이유를 물으면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에는 낳아 놓으면 그냥 컸지만 지금 자녀를 제대로 키우려면 너무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예전에 한국의 경제 사정이 더 나았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만이 자녀를 적게 낳는 이유라고 보기 힘들다.

자녀를 적게 낳는 이유를 더 정확히 말하면 경제적 상황의 변화나 자녀 양육 비용의 증가 때문이라기보다 성공이나 행복에 대한 관념의 변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명의 자녀를 키우는 데 들이는 노력이나 비용을 한 명에게 집중하면 자녀가 성공할 가능성이 크고 더 행복해질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또 어떤 사람들은 한 자녀만 양육하면 여러 명의 자녀를 키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 자신들의 삶이 더 윤택해지고 행복해질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착각일 수 있다.

사회성 기술과 문제 해결 능력 습득

많은 사람이 비싼 과외를 하거나 좋은 학원에 다니게 하여 더 나은 대학에 들어가게 하면 자녀가 성공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비싼 과외나 학원이 성적을 조금 올려 주기는 하지만, 타고난 지능과 형제자매와 상호 작용하며 얻을 수 있는 지식과 문제 해결 능력에 의한 효과를 능가하지는 못한다. 사회에서 성공하는 것은 학교의 명성이나 가지고 있는 지식보다 문제를 해결하고 관계에 대처하는 능력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회성 기술과 문제 해결 능력은 어린 시절 가정에서 습득한다. 부모와의 관계는 물론 형제자매와의 관계에서 서로 협력하고 힘을 합하여 문제를 해결하면서 대인 관계 능력을 학습하는 것이다. 현대 심리학자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아들러(Adler)라는 학자는 성공과 행복의 관건이 사회적 관심(social interest)에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것이 어린 시절 가정 내에서 형성된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사회적 관심을 사람의 행동 방향과 강도를 결정하는 중요한 동기 요인으로 보았는데, 그것이 부모의 양육 방식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지만, 무엇보다도 형제자매와의 관계 속에서 발달한다고 설명한다.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함을 깨닫고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게 하는 데에는 가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성공과 행복, 사회 공헌은 타인과 협동해야

사회에서의 성공과 행복은 이기적인 태도를 가지고는 결코 이루어 낼 수 없고, 타인에게 이익이 되고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것을 추구할 때 보장된다. 사회에 대한 공헌은 타인과 협동하면서 이루어 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형제자매와 힘을 합하여 문제를 해결하면서 그런 방식을 배우게 된다.

그런데 외동일 경우 그런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적다. 사촌이나 이웃 친구들과 친밀한 접촉을 가지며 그런 기회를 얻을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제한적이다. 그래서 아들러는 외동인 아이는 경쟁하고 협동할 형제가 없어 응석받이가 되고 의존하는 성향과 자기중심적 태도가 강할 수밖에 없음을 강조하였다.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

사회에서의 성공이 반드시 행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외동일 경우 행복의 기회도 적다. 물론 그런 환경을 극복하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외동이면 여러 상황이 외로움을 겪게 하는 것을 넘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일례로 외동인 경우 부모상을 당하면 형제자매가 있을 때보다 정신적으로 더 힘들어질 수 있다.

반대로 결속력에 문제가 없는 가정에서는 한 사람이 사회에 적응하는 데 형제자매들이 물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형제가 많으면 중년기에 들어서 한 형제가 경제적으로 어려워지거나 사고를 당해 위기에 빠지면 동기들 간에 힘을 합쳐 어려움을 당한 형제가 회복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우리는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중년기나 노년기가 되어 형제자매 간에 사이가 안 좋은 사람들도 있다. 서로의 얼굴을 보기 싫을 정도로 원수처럼 여기고 형제자매가 없는 것처럼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 자신이 외동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동기간끼리 사이가 안 좋은 사람 치고 가족 외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원만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

가정에서 동기간의 유대감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이 사회성이 좋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아들러의 관점에서 보면 동기간에 화합하고 서로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삶은 의미가 없는 인생이다. 형제자매에게 유익이 될 수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동기간끼리 사이가 안 좋은 사람들은 여러 이유에서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므로 삶의 질도 낮다.

자녀를 많이 낳아 잘 양육한 사람이 유복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옛말에 가정이 화목해야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는 표현이 있다. 다시 말해 가정이 화목하고 가족 간에 협력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은 앞서 설명한 내용을 대변한다. 성공의 조건이 가정에 있는데, 그런 성공의 경험을 가족과 나눌 수 있을 때 비로소 인생의 목적을 성취한 것이고 자아실현을 이룬 것이다.

가정을 내팽개치고 물불을 안 가리고 무언가를 획득하였다고 해도 일시적인 쾌감 외에 궁극적인 차원에서의 행복은 경험할 수 없다. 가족들과 함께 나눌 수 없는 성취는 개인의 삶에 있어서 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가족과 좋은 관계에서 협력의 힘에 의한 성공의 비결을 몰라 실패한 사람들이 가정에서 가족 간의 협력의 모본을 보이지 못한 결과로 자녀들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여 힘들게 할 때 ‘무자식이 상팔자’라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실제로 자녀를 많이 낳아 잘 양육한 사람이 유복하다.

위드인뉴스 http://www.withinnews.co.kr/news/view.html?smode=&skey=%BC%AD%B0%E6%C7%F6&x=24&y=3&section=1&category=153&no=25416

[김나미 조명탄] 우상혁 선수의 진짜 충성

싱긋싱긋 웃고, 응원 유도하고
비록 목에 건 메달은 없지만
더 빛나는 금빛 정신의 승리

[김나미 삼육대 스미스학부대학 교수]

한여름의 열기만큼 뜨거웠던 2020 도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스포츠와 더불어 다양한 선수들의 감동적인 인생 서사가 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그중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안겨준 보석 같은 사연의 주인공은 국군체육부대 소속 일병 우상혁 선수였다.

그는 올림픽의 결선, 그 비장하고 엄숙한 자리에서 결코 본 적이 없는 신기한 모습을 세상에 보여줬다. 색이 다른 운동화를 신고, 싱긋싱긋 웃고, 응원을 유도하고, 성공할 때마다 겸손하기보다는 마음껏 자신의 성취를 즐기고, 무엇보다 메달을 따지 못하는 4등을 하고도 기뻐 어쩔 줄 모르는 낯설면서도 신선한 모습이었다. “항상 긍정적이게 실패를 쿨(cool)하게 떨쳐버리고 다시 도전하면 즐거움이 다시 찾아오는 것 같아요.” 특유의 긍정적인 태도로 경기에 임한 그는 2m35cm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고 개인 기록을 4cm나 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우상혁 선수와는 또 다른 관점에서 눈에 띈 선수가 영국의 국가대표 복싱 선수 ‘벤저민 휘태커’였다. “이번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게 아니라 금메달을 놓쳤다. 매우 실망스럽고 실패자가 된 기분이다. 선수라면 금메달을 차지하기 위해 대회에 참가한다. 이런 기분을 또다시 느끼고 싶지 않다.” 그는 남자 복싱 라이트 헤비급 결승전에서 판정패로 은메달을 땄다. 하지만 굳은 표정으로 시상대에 올랐고 은메달을 받은 후 목에 걸지도 않았다. 곧장 메달을 주머니에 넣고 눈물을 흘렸다. 은메달을 따는 성취를 이루고도 ‘실패’라는 결과에만 초점을 둔 또 다른 모습이었다.

두 선수의 대조되는 모습과 소감을 살펴보며 얼마 전 알게 된 김민기의 ‘봉우리’라는 노래가 떠올랐다. 그는 올림픽 승자를 위한 노래를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오히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을 위한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을 피력했고 그렇게 탄생한 곡이 ‘봉우리’다.

이 곡은 “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 높고 뾰족한 봉우리만을 골라서”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봉우리를 오른 이유는 단지 “사람들이 손을 들어 가리키기” 때문이고 꼭대기에서 남 보란 듯이 “손을 흔들고 고함칠” 생각과 “늘어지게 한숨 잘” 보상을 위해 땀을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힘겹게 오른 정상에서 ‘땀의 대가를 누려야 할 정상은, 또 다른 삶의 수고가 필요한 길의 초입이었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그리하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세상이 가리키는 저 높은 곳이 아니라, 거창하고 특별할 것 하나 없는 “바로 여기”라는 빛나는 통찰과 위로를 선물하는 곡이다.

“다음 올림픽이 3년 남았다. 지름길로 가는 건 중요하지 않다. 천천히 한발 한발 준비하겠다. 예전엔 동메달이 목표였는데 뛰어보니까 금메달도 가능하겠더라. 없었던 자신감이 불타올랐다.” ‘봉우리’를 추구하는 세상의 시선이 아니라 인생의 ‘바다’의 의미를 깊이 사유하는 20대 청년 우상혁의 통찰이 놀랍다. 비록 목에 건 메달은 없지만, 더 빛나는 금빛 정신의 승리다.

우상혁은 5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군인 신분 최고의 표창! 충성”이라는 말과 함께 “우상혁 일병은 명예로운 대한민국의 국가대표이자, 우리 군의 자랑”이라는 서욱 국방부 장관이 보낸 축전을 공개했다. 군 복무 경험은 ‘리스크’가 아니라 ‘고마움’이었다는 우상혁 선수. 모든 도전을 유쾌하게 마무리하며 보여준 결연한 경례와 승리보다 성장을 기뻐하고 지금 여기에서 충실한 것이 더 소중하다는 긍정적인 군인정신이 진짜 ‘충성’이다.

국방일보 https://kookbang.dema.mil.kr/newsWeb/20210811/1/BBSMSTR_000000100134/view.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