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시대, DMZ를 남북간 완충지대로…’버퍼(Vuffer)’
건축학과 황해승 학생, 공간국제학생건축상 우수상
삼육대 건축학과 황해승 학생이 제34회 공간국제학생건축상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공간국제학생건축상은 건축문화계를 이끌어갈 건축가를 양성하기 위해 공간그룹에서 주최하는 공모전이다. 1983년 시작된 이래 매회 시대적 요구와 변화에 대응하는 다양한 건축적 주제를 제시하며, 미래 건축가들에게 사회문제의 건축적 해결책에 대한 질문을 던져왔다.
올해 공모전 주제는 ‘위태로운 세계의 건축’이다. 사회, 경제, 생태계 위기에 맞서 디자인을 통한 회복탄력성(resilience)의 대안적 접근을 모색하자는 취지다.
황해승 학생은 ‘버퍼(Vuffer)’라는 주제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향후 다가올 통일시대, 비무장지대(DMZ) 군사시설을 남북한 주민 간 완충지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건축적으로 구현했다.
황해승 학생은 남북이 급격히 통합될 경우, 정치, 경제적 차이로 인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봤다. 그는 “완전한 통합 바로 직전의 단계로 경제적인 협력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남북한 주민의 이동이 제한적으로 허용되는 상태를 가정했다. 상대 지역으로 출장, 여행 시 비자제도를 도입해 상호 주민이동을 조절할 수 있는 완충적 기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상지는 국경을 따라 배치된 선형 군사시설이다. 전군의 60%가량이 집중돼 있는 최전방 군 부지는 통일시대엔 그 목적이 상실될 것이다. 군부대에 의존하는 인접지역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황해승 학생은 각각의 성질을 가지던 군부대의 공간적 상실을 대체하여 각 4개의 군부대와 이를 잇는 길, 위치하게 되는 등고를 분석, 각각 다른 성격을 부여했다. 이 단지들은 남북한 주민 간 완충적 작용을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작동하게 된다.
심사위원단은 “언젠가 ‘회복 과정’의 일부가 될 수 있는 이 지역의 다른 ‘비극적 장소’에 관해서도 새로운 관점의 사고방식에 영감을 주는 프로젝트”라며 “건축과 도시를 새로운 방식으로 이용해 사회 정치적 문제와 생태를 고려하고, 인간과 비인간 에이전트의 공존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는 프로젝트의 비전과 야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평했다.
황해승 학생은 “건축이 매력적인 이유는 홀로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건물 하나를 지으려 해도 그 땅이 가지고 있는 역사와 도시의 관계성 등 고려하고 관계 맺는 것들이 무한히 많다. 이를 하나하나 고려해나가고 자신만의 어휘로 정리해나가는 과정 자체가 흥미롭고 매력적이라고 느끼고 있다”면서 “졸업 후 미래에 건축가가 되어도 지금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욕심과 열정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 공간국제학생건축상
공간국제학생건축상의 시작은 19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간그룹이 ‘공간미술대상’을 제정하면서부터다. 3년 후인 1978년, 상의 이름을 ‘공간대상’으로 변경하여 도예, 조각, 판화 등 미술과 함께 건축까지 포섭하기 시작했고, 1983년에는 공모의 하위 카테고리로 ‘공간학생건축상’을 신설했다. 1984년부터는 이를 독자적인 공모로 전환했으며, 2001년 국제전으로 확대해 ‘공간국제학생건축상’으로 실시하여 현재의 형식을 갖추게 됐다. 공간그룹은 “건축학도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학생들 간에 작품을 통한 적극적인 교류의 장을 제공한다”는 목표하에 공간국제학생건축상을 꾸준히 개최하고 있으며 이 상은 올해로 34회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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