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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인터뷰] 두 강의실 한 수업… 하이플렉스 ‘김향일 교수’

2026.04.08 조회수 163 커뮤니케이션팀

김향일 창의융합자유전공학부 교수
아시아타임즈 인터뷰 기획 ‘전지적 교수 시점’

▲ 김향일 창의융합자유전공학부 교수가 하이플렉스 강의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수강 신청이 시작되는 봄. 인근 PC방, 카페에는 노트북을 연 학생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모니터 화면을 바라본다. 듣고 싶은 강의, 원하는 전공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수강 신청 홈페이지가 열리는 순간 ‘광클’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전국 대부분의 대학에서 반복되는 풍경이다. 삼육대학교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삼육대에는 여러개의 영화를 한 극장에서 상영하는 ‘멀티플렉스’ 처럼, 한 강의를 여러 강의실에서 동시에 들을 수 있는 ‘하이플렉스(HyFlex)’ 수업이 있다. 두 개의 강의실을 동시에 열어 하나의 수업을 진행하고, 강의는 실시간으로 연결된다. 같은 수업이 서로 다른 공간에서 동시에 진행되지만, 화면과 음성을 통해 하나의 강의처럼 작동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물리적인 강의실 크기가 제한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다. 특히 코로나19를 거치며 축적된 비대면 수업 경험이 기반이 됐다. 온라인 강의를 통해 ‘공간을 넘는 수업’이 가능해졌고, 이를 오프라인 수업과 결합한 형태가 하이플렉스다.

다만 삼육대의 방식은 두 개의 강의실을 동시에 운영하는 ‘이중 대면 구조’를 통해 수업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다르다. 각 강의실에는 교수가 배치되고, 수업은 연결과 분리를 반복하며 진행된다. 학생 수가 늘어나도 토론과 참여가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다.

하이플렉스 수업을 적용한 ‘글로컬 영어’ 강의는 공통 질문으로 시작해 각 교실에서 소집단 토론을 진행한 뒤, 다시 연결해 결과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어진다. 수업의 핵심은 ‘동시에 움직이는 구조’다. 두 교실이 같은 흐름 안에 있지 않으면, 연결은 쉽게 분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김향일 창의융합자유전공학부 교수가 하이플렉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수업을 읽는 힘

“학생 참여 규칙이 없으면, 하이플렉스는 ‘연결’이 아니라 ‘분열’로 끝납니다.”

하이플렉스 수업을 운영한 김향일 삼육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의 말이다. 두 개의 강의실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이 수업 방식은 ‘미래형 강의’로 불리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교수의 수업 설계가 성패를 가른다.

김 교수는 하이플렉스 수업의 핵심을 ‘참여 구조’로 설명했다. 두 개의 강의실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이 수업 방식은 기술보다 설계와 운영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하이플렉스 수업은 준비 단계부터 기존 대면 수업과 차이가 크다. 교수 간 협업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면서 강의안을 각각 준비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는 두 배, 많게는 세 배짜리 수업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준비 시간이 많이 들었다”며 “수업이 안정화되면서 점차 부담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 김향일 창의융합자유전공학부 교수

수업 구조 역시 달라졌다. 김 교수는 두 개의 강의실이 동시에 움직이도록 수업을 ‘연결형-분리형-재연결’ 구조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공통 질문으로 수업을 시작한 뒤 각 강의실에서 소집단 활동을 진행하고, 이후 결과를 공유하며 전체 토의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두 강의실이 따로 움직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전 설계가 중요했다. 그는 “상대 강의실 교수와 수업 진행 방향과 토의 질문, 방법을 미리 논의했다”며 “수업 중에는 각 교실에서 토론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교수들이 함께 개입했다”고 말했다.

학생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규칙도 별도로 마련했다. 김 교수는 “각 팀이나 개인이 세션마다 최소 한 개의 질문을 제출하도록 하는 ‘질문 의무 규칙’을 적용했다”며 “모든 발언에는 텍스트나 자료 근거를 포함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질문이 나오면 다른 팀이 답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운영했다”고 덧붙였다.

하이플렉스 수업에서만 가능한 운영 방식도 있었다. 김 교수는 “한 교수는 A교실에서 토론을 진행하고, 다른 교수는 B교실에서 코칭을 하면서도 서로의 수업을 동시에 모니터링하며 개입 타이밍을 맞췄다”며 “이런 동시 분업과 공동 조율은 단일 대면 수업에서는 구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 김향일 창의융합자유전공학부 교수가 하이플렉스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교수에게 요구되는 역량도 달라진다. 김 교수는 기술 숙련보다 수업을 읽고 조정하는 판단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공간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흐름을 파악하고 활동 전환 시점과 발언 기회를 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기술은 기반이고 실제 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운영 판단”이라고 말했다.

수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환경적 조건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현장에서 장비와 네트워크를 관리할 수 있는 지원 인력이 없으면 교수는 수업이 아니라 장비 운영에 매달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끊김 없는 네트워크와 기본 장비, 팀티칭 구조, 사전 설계 시간이 확보되지 않으면 수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학생 참여 규칙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질문 의무나 근거 제시, 교실 간 피드백 구조가 없으면 두 강의실은 쉽게 산만해진다”며 “학생들도 ‘내가 말해야 수업이 진행된다’는 책임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아시아타임즈 양혜랑 기자
사진 하홍준 hahj@syu.ac.kr

아시아타임즈 https://www.asiatime.co.kr/article/20260324500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