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인터뷰] 지역사회까지 물들인 ‘도르가회’ 선한 영향력
아시아타임즈 ‘더 착한 뉴스’
삼육대에는 학교의 역사와 함께하는 봉사단체가 있다. 삼육대는 1906년 평안남도를 의명학교를 시작으로 1961년에 서울 노원구 삼육신학대학으로 이전했다. 이 64년 역사에서 한 치도 빠지지 않는 봉사단체가 바로 ‘도르가회’다.
삼육신학대학의 설립과 함께 만들어진 도르가회는 삼육대의 역대 총장과 처장 사모들이 운영해 왔다. 평생 이웃을 위해 구제와 봉사를 했던 성경 속 여인 ‘도르가’처럼 도르가회는 아무리 덥고 많은 눈이 와도 매주 수요일마다 바자회를 연다. 그렇게 긴 세월동안 학생들을 위한 장학기금을 쌓아왔다.
이렇게 모은 기금은 매년 50명의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데 사용된다.
2011년 2월부터 지금까지 7억7814만원의 장학기금을 모았으니, 기록되지 않은 2011년 이전까지 도르가회가 바자회를 통해 모은 돈으로 얼마나 많은 학생들을 도왔는지는 짐작키도 어려울 정도다.
‘발로 뛰는’ 봉사⋯ 오직 학생들을 위해
도르가회가 장학기금을 모으기 위해 처음으로 생각한 방법은 ‘건강식품을 파는 바자회’ 였다. 지금이야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집 앞까지 빠르게 배송되지만, 바자회를 시작한 당시에는 직접 발로 뛰는 수 밖에 없었다.
도르가회는 바자회에 팔 물건을 구하기 위해 차를 빌려 경동시장에서 물건을 가져와야 했다. 그렇게 과일 채소부터 참기름과 즉석에서 만든 녹즙까지 다양한 건강식품을 팔았다.
어렵게 모은 금액과 삼육대학교회에서 도르가회를 위해 헌금한 금액과 합쳐 젖소를 구매했다. 도르가회는 이 젖소에게 ‘장학금을 만들어주는 소’라는 의미로 장학소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이 장학소를 삼육대의 농장에서 키우며 젖을 짜서 팔고 새끼를 낳아 늘려갔다.
이렇게 키운 장학소를 팔아 1000만원을 마련했다. 삼육대 재무실은 당시 이자가 높은 적금 상품을 판매하는 은행에 맡겨 이 돈을 더욱 불려나갔고, 그렇게 한 학생의 장학금을 더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지역 명물이 된 바자회⋯ 지역 주민도 자연스럽게 ‘선행’

학생들에게 줄 장학금을 모으기 위해 열리던 도르가회의 바자회는 이제 주민들에게 ‘도르가 장터’라고 불리는 지역 명물이 됐다. 주민들도 매주 수요일 열리는 이 바자회에 찾아와 이런 저런 물건을 사고, 그렇게 번 돈은 학생들을 위한 기금으로 쌓여간다.
대학교회의 교인들도 도르가회의 바자회에 손을 보탠다. 교인들은 직접 키운 농작물을 복숭아, 포도, 멜론 등의 과일을 50통씩 보낸다. 바자회를 아는 모두가 학생들을 돕겠다며 한 손 한 손 돕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을 위한 이 바자회의 ‘선한 영향력’은 교인들은 물론 지역 주민들까지 학생들을 돕는 선행에 자연스럽게 참여하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유영환 도르가회 전 회장은 “가난한 학생들이 학업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돕는 것이 도르가회의 사명으로 모두가 즐겁게 바자회를 연다”면서 “시간이 흘러 사회에 진출한 학생들을 마주치면 도르가회 사모들을 알아보고 인사하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글/사진 아시아타임즈 양혜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