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아트앤디자인학과, ‘무등미술대전’ 대거 입상 쾌거

2025.04.15 조회수 868 커뮤니케이션팀

총 8명 수상… 광주시립미술관 전시 기회도

△ 허지희, 「디지털 시대 속 관계의 이면」,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 162.2×130.3cm, 2024

우리는 끊임없이 연결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기술은 소통을 빠르게, 접근을 용이하게 만들었지만, 그 안에는 결코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고립, 피로, 감정의 소실이라는 이면이 존재합니다.

저의 작업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이 만들어낸 관계의 양면성을 시각적으로 탐구합니다. 화면을 가득 메운 다양한 세대의 휴대전화는 단순한 기기의 나열이 아니라, 시간과 감정이 축적된 관계의 풍경입니다. 각각의 디스플레이 안에 삽입된 ‘심장’은 그 관계의 상태를 드러냅니다. 깨진 화면, 왜곡된 선, 얼룩진 이미지들은 우리가 감정적으로 어떤 균열을 마주하고 있는지를 은유합니다. 화면은 동시에 창이자 벽입니다. 더 많은 접속, 더 잦은 대화 속에서 감정은 얇아지고, 연결은 점점 더 피상화되고 있습니다.

본 작품은 그 표면 아래에 놓인 정서적 불확실성과 단절의 감각을 호출하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정말로 연결되어 있는가, 아니면 연결된 듯한 고립 속에 머물고 있는가?” 기술이 확장시킨 연결의 세계에서, 저는 되묻고 싶었습니다. 진정한 관계는 어디에서, 어떻게 가능한가요?

△ 조정빈, 「Chess piece」, 캔버스에 혼합매체, 162.2×112.1cm, 2025

선을 그리고 있다.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일 수도 있고, 지켜야 하는 선일 수도 있고, 우리가 연결된 선일 수도 있고, 스스로 그어 놓은 한계일 수도 있다. 우리는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이러한 것들을 극복해낸다. 보통 선을 긋지만 나는 면을 그리고 면의 일부를 남기고 다시 면을 그린다. 다시 말해 면의 중첩을 통해 선을 형성하고 단색화의 수행정신을 탐구한다. 한국 미술은 선과 단색화를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포스트 단색화를 지향한다. 무수한 반복을 통해 선을 형성하고 여기에 나는 돌가루를 추가로 사용한다. 돌가루는 화면의 질감, 중첩된 색상과 점을 표현하기에 좋다. 이로써 한 화면에 점, 선, 면을 모두 담았다. 기존의 단색화는 탕과 비슷했다면 나는 기존의 탕에 풍미를 더하기 위해 치킨스톡을 사용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작업의 시간성을 제외하는 것은 아니다. 돌가루위에 무수히 중첩된 붓질과 물감은 한국 고유의 축성술을 연상시키며 정성과 마음을 넘어 자기초월적인 상태의 진입을 보여준다. 나의 작품은 선으로 형성된 미니멀한 도상을 띄지만 감정이 배제되지 않았기에 미니멀리즘이 아니다. 감히 포스트 단색화라고 부를 수 있을까.

△ 김준한, 「폭발의 순간」, 캔버스에 아크릴, 162.2×112.1cm, 2024

나는 말하지 못한 감정들이 몸 안에 쌓여 결국 형체를 찢고 나올 수밖에 없는 순간에 주목한다. 이 작업은 ‘폭발’ 그 자체보다, 폭발 이전의 무언의 시간들, 숨죽인 분노와 차오른 억압, 내면에서 끓는 감정들이 조용히 배양되는 그 긴 시간에 대한 시각적 기록이다. 나는 이 파열의 장면을 통해, 인간이 감정을 억누를 때 발생하는 물리적·정신적 균열을 들춰내고자 했다. 감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말해지지 못한 감정은 언제나 몸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가장 예기치 않은 방식으로 드러난다. 이 작품은 바로 그 ‘드러남’의 시각적 형상이다.

‘파열의 순간’은 치유를 말하지 않는다. 대신 나는 해체를 통해 감정의 실체를 드러내고, 관람자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과 마주할 수 있는 또 다른 입구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 작업은 고통과 침묵의 해부이며, 동시에 그 자체로 하나의 선언이다. 나는 여기 있었다고, 그리고 나의 감정은 무겁고, 뜨겁고, 살아 있었다고.

△ 오승준, 「공룡은 멸종이 아닌 추억으로 남긴다」, 캔버스에 볼펜, 162.0×112.0cm, 2025

어린 시절 품었던 공룡에 대한 동경과 상상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세상과 나를 연결하는 감정의 뿌리였다.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었지만, 그 감각은 사라지지 않고 또 다른 모습으로 내 안에 남아 있다.

이 작업은 변화된 자아와 사라지지 않은 동심 사이의 기억을 되짚는 시도이다. 과장되고 근육질로 표현된 공룡은 단순한 생물학적 존재가 아닌, 내면의 감정이자 추억의 화신이다. 멸종된 것이 아닌, 마음속 어딘가에 여전히 살아 있는 존재. 공룡은 나에게 그렇게 남겨져 있다.

그리고 그 기억은, 누구에게나 하나쯤은 있을 동심의 얼굴이다.

△ 서경원, 「Rest in paradise」, 캔버스에 혼합매체, 162.0×112.0cm, 2024

도시는 거대하고 차갑습니다. 그러나 그 속에는 수많은 감정이 스며 있습니다. 저는 이 작업을 통해, 무채색처럼 보이는 도시의 구조물 사이에서도 꺼지지 않는 인간의 고독, 회복, 그리고 희망의 흔적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작품 속 중앙을 가로지르는 붉은 조약돌 길은 어쩌면 현실을 지나 꿈을 향해 걷는 마음의 통로일지도 모릅니다. 질서 정연하게 심어진 야자수와 그 끝에 놓인 작은 집은, 일상의 반복 속에서도 간직하고 싶은 소망의 공간입니다. 어두운 건물들이 감싸고 있는 장면 속에서, 유독 환하게 빛나는 창문은 삶의 온기를 상징합니다. 외형은 서로 닮았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정은 결코 똑같지 않습니다. 그 빛은 누군가의 기억이고, 사랑이며, 기다림일 수도 있습니다.

높은 빌딩들로 가득한 도시의 실루엣은 때로는 단절과 고립을 말하지만,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식물과 녹색의 리듬은 자연스럽고 끈질긴 회복의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차가움과 따뜻함, 규칙과 감정이 교차하는 이 풍경은,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내면이기도 합니다.

△ 박수빈, 「고유한 행성」, Acrylic On Canvas, 162.0×87.0cm, 2024

나는 이 작업을 통해 내면 깊숙이 가라앉은 감정, 말할 수 없었던 어둠의 본질을 마주하고자 했습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 속 인혜의 마지막 모습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끝내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지만, 인혜는 죽음 앞에서 가장 ‘자기다운’ 순간을 맞이합니다. 그 장면이 나에게는 해방처럼 느껴졌습니다. 세상에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오롯이 자신이 되는 일. 그건 두렵고도 아름다운 일입니다.

작품 속 인물은 나의 또 다른 자화상입니다. 거대한 눈동자, 흐트러진 선, 비현실적인 형체는 하나의 행성입니다. 우주 속 오직 같은 행성의 모습으로써만 존재해야 하지만, 그사이 고고하게 자신의 형상을 뿜어내고 있는 고유한 행성의 모습입니다. 사회적 시선에 길들여진 내 모습이 찢겨 나가고, 그 사이로 드러나는 진짜 나를 찾는 우주의 단 하나뿐인 고유한 행성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습니다.

내면의 어둠은 부정하거나 숨길 대상이 아니라, 내가 나일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조각이라 믿습니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나의 어둠을 직면하고, 고유한 내 모습을 인정할 때 우리는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그리고 그 자유는, 때로는 외롭고 고요하지만 가장 진실한 순간이라고.

△ 이지민, 「시야(視野)」, oil on canvas, 145.5×112.1cm, 2025

저의 작업은 극사실주의 회화의 조형 언어를 통해, 감정의 가장 미묘한 진동이 포착되는 순간을 탐색한 시도입니다. 저는 인물의 응시를 매개로 내면의 정서를 시각화하며, 그 시선 안에 잠재된 ‘희망’이라는 감정을 회화적으로 풀어내고자 했습니다.

극도로 세밀한 필치는 단순한 묘사의 기술을 넘어, 인물과 감정 사이의 거리, 내면으로 진입하는 감각의 밀도를 구현합니다. 피부의 질감, 눈동자에 맺힌 빛, 손끝의 긴장감까지 정교하게 그려냄으로써, 정지된 화면 위에 살아 있는 감정을 밀도 높게 새겨 넣었습니다. 이처럼 회화적 리얼리즘은 감정의 실체를 가시화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작동합니다.

모노톤의 제한된 색채는 감정의 무게와 침묵의 깊이를 담아내는 동시에, 그 안에서 더욱 선명하게 떠오르는 달빛은 인물의 내면을 비추는 상징적 희망의 메타포로 기능합니다. 달은 인물의 시선 속에 머물며, 고요한 절망을 통과한 후에야 비로소 마주하게 되는 삶의 의지를 상징합니다. 작품 속 나비는 정지된 감정 속에 유입된 변화의 징후로서, 치유와 회복의 은유로 병치됩니다.

이 작업은 한 인물의 얼굴을 통해 다층적인 감정의 층위를 읽어내는 감성의 기입이며, 시선을 통해 감정과 서사가 확장되는 회화적 장치로 기능합니다. 보는 이는 이 응시 앞에서 자신의 기억과 감정의 잔재를 투사하게 되며, 이는 회화와 관람자 사이에 이루어지는 가장 사적인 교감의 순간입니다.

△ 채재서, 「초행」, mixed media on canvas, 160.6x53x5.5cm, 2024

전통혼례식을 주제로 전통혼례식에 대해 잘 모르고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작품으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전통혼례식에서의 초행이라는 신랑이 신부를 찾아가 식을 시작하는 순서의 모습을 작품으로 보여주고자 했고, 이는 작품에서 신랑이 기럭아범과 풍물패를 이끌고 신부한테까지 도착하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이 초행이라는 작품은 혼례식에서의 초행이라는 순서이면서도 보는 사람들이 이 작품을 통해서 전통혼례식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하는 초행의 의미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작품 속 각각의 인물들에게 있는 거울을 통해 본인을 작품에 투영하여 몰입할 수 있도록 했고 이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전통혼례식에 대해 알아가는 시작이자 초행었으면 좋겠습니다.


삼육대 아트앤디자인학과 학생들이 국내 대표적인 미술 공모전인 ‘제41회 무등미술대전’에 출전해, 총 8명이 입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동시대 시각예술 분야에서의 창작 역량을 대외적으로 입증했다는 평가다.

수상자는 서양화 부문의 특선 허지희(20학번), 입선 조정빈(16학번·졸업생), 김준한(19학번), 오승준(19학번), 서경원(20학번), 박수빈(21학번), 이지민(21학번), 공예 부문 입선 채지서(20학번) 등이다.

무등미술대전은 올해로 41회를 맞이한 전통 있는 전국 규모의 공모전이다. 광주·전남발전협의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광주광역시, 전라남도가 후원한다. 유망 미술인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등 미술계의 대표적인 등용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총 1944점의 작품이 출품돼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출품 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9점 증가한 수치로, 그만큼 경쟁도 치열했다.

이은미 지도교수는 “예술은 불확실성과 전환의 시대에 인간 존재와 세계를 성찰하고 재구성하는 비평적 언어이자 사유의 매개체”라며 “이번 수상은 단순한 성과를 넘어, 우리 학생들이 동시대적 질문에 창작으로 응답하고자 한 진지한 태도와 과정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의 여정에도 예술의 빛이 늘 함께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시상식은 17일 오후 2시 30분 광주 비엔날레전시관에서 열린다. 입상작 전시는 광주시립미술관 비엔날레 전시실에서 18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다.

글 하홍준 hahj@sy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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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https://news.chosun.com/pan/site/data/html_dir/2025/04/17/2025041702369.html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29334
미주중앙일보 https://www.koreadaily.com/article/20250417010635916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economy/biznews/1192850.html
뉴시스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417_0003142798
한국대학신문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77770
대학저널 https://dhnews.co.kr/news/view/1065575059255447
교수신문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133427
베리타스알파 https://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550247
팝콘뉴스 https://www.popcorn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77689
위드인뉴스 http://www.withinnews.co.kr/news/view.html?section=1&category=155&item=&no=36087
브릿지경제 https://www.viva100.com/article/20250417500682
중앙이코노미뉴스 https://www.joongang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417735
매일일보 https://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1229574
스마트경제 https://www.dailysm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6099
비욘드포스트 https://www.beyondpost.co.kr/view.php?ud=202504170949308927d2326fc69c_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