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육人] 태극마크 달고 ‘금빛 꽃꽂이’… 국제기능올림픽 출전
환경디자인원예학과 남윤희(25학번) 학우
국제기능올림픽 ‘화훼장식’ 국가대표 발탁

환경디자인원예학과 남윤희 학우(25학번)가 ‘제48회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화훼장식 직종(Floristry)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빛 꽃꽂이’를 선보인다.
국제기능올림픽대회는 만 22세 이하 전 세계 청년 기술 인재들이 기량을 겨루는 최고 권위의 국제 대회다. 차세대 명장들의 ‘꿈의 무대’로 불리는 이번 대회는 오는 22일부터 27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다.
전 세계 73개국 1천399명의 선수가 참가해 64개 직종에서 경쟁하는 가운데, 한국 대표팀은 화훼장식을 포함한 50개 직종에 선수 56명을 파견, 2015년 브라질 상파울루 대회 이후 11년 만이자 통산 20번째 종합우승을 노린다.
남 학우는 지난해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친 1·2차 선발전에서 당당히 1위에 오르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14개에 달하는 고난도 실기 과제를 완벽하게 수행하며 단 한 장뿐인 국가대표 출전권을 따냈다.
화훼장식은 유럽 국가들이 전통적인 강세를 보여온 종목이지만, 우리나라는 2003년 첫 출전 이래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입증해 왔다. 이번 대회에는 각국을 대표하는 16명의 선수가 출전해 4일간 핸드타이드(꽃다발), 절화장식, 식물심기, 공간 장식, 신부 부케, 바디장식, 주얼리 등 다양한 과제를 수행하며 종합 점수로 순위를 가린다.

플로리스트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유년 시절부터 꽃을 접해 온 남 학우는 정교한 와이어링(철사 작업) 테크닉을 요하는 신부 부케와 주얼리 장식에서 독보적인 기량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남 학우를 지도해 온 2013년 대회 금메달리스트 김은영 국제지도위원은 “손이 매우 빠르고 섬세한 마감 능력에 능해 국제무대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삼육대 환경디자인원예학과에 진학해 원예학적 지식과 공간 구성 능력을 체계적으로 쌓은 것도 강력한 무기다. 꽃을 단순한 디자인 소재로만 보지 않고, 식물 자체의 특성을 이해해 작품이 놓이는 공간과 주변 환경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췄다.
남 학우는 대회를 앞두고 지난해 11월부터 매일 오전 7시 구보를 시작으로 하루 12시간 이상의 고강도 합숙 훈련을 소화해 왔다. 장시간 서서 작업해야 하는 종목 특성에 맞춰 체력 단련을 병행하는 한편, 개최지 상하이의 문화·예술적 특성을 디자인에 녹여내는 연구를 이어왔다. 특히 생성형 AI 툴을 활용해 아이디어를 빠르게 시각화하는 등 훈련 방식에도 혁신을 꾀했다.
남 학우는 “청년 기술인으로서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의 무게를 무겁게 느끼고 있다”며 “화훼장식 직종에서 한국이 얼마나 뛰어난 기술력과 디자인을 갖추고 있는지 전 세계에 증명하고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래는 일문일답.
― 치열한 1, 2차 평가전을 거쳐 국가대표로 최종 선발되었습니다. 태극마크를 달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국가대표가 되는 것을 오랜 시간 인생의 목표로 준비해 왔기 때문에 최종 선발됐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하지만 기쁨과 동시에 이제는 개인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책임감도 크게 느낍니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 나가는 만큼 지금까지 준비해 온 모든 것을 후회 없이 쏟아내고 오겠습니다.”
― 합숙 훈련 일과가 무척 고되다고 들었습니다. 체력단련도 하고 있다고요.
“지난해 11월 본격적인 합숙 훈련을 시작했습니다. 매일 아침 7시에 다 함께 구보를 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실제 대회와 비슷한 환경에서 과제를 제작하고 분석하는 훈련을 반복합니다.
화훼장식은 보기에는 섬세한 작업 같지만, 실제로는 오랜 시간 서서 무거운 구조물이나 많은 양의 식물 소재를 다루는 중노동입니다. 게다가 국제대회는 4일 동안 경기가 이어지기 때문에 마지막 날까지 집중력과 완성도를 유지하려면 강인한 체력이 필수입니다. 그래서 일과 후에도 주 3회 헬스장에서 개인 체력 훈련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 대중들에게는 다소 낯선 종목입니다. ‘화훼장식’ 직종은 구체적으로 어떤 과제를 수행하며 실력을 겨루나요.
“단순히 꽃다발을 만드는 종목이 아닙니다. 핸드타이드, 절화장식, 식물심기, 벽장식이나 행잉장식, 신부 부케, 바디장식, 주얼리 등 다양한 형태의 과제가 출제됩니다.
주어진 공간이나 상황, 주제에 맞춰 디자인을 해석해야 하고 색채와 구성뿐만 아니라 식물 소재를 다루는 기술, 구조의 안정성, 마감의 완성도까지 종합적으로 평가받습니다. 현장에서 주어지는 소재와 조건에 빠르게 대응하는 능력도 중요하기 때문에 디자인과 기술, 판단력을 모두 요하는 종목입니다.”

― 수많은 과제 중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테크닉이나 강점은 무엇입니까.
“신부 부케나 주얼리처럼 와이어를 활용해 섬세하게 제작하는 작품입니다. 이런 작품들은 꽃을 단순히 꽂는 것이 아니라, 와이어링을 통해 소재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연결하고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가는 기술이 중요합니다. 특히 가까이에서 보이는 작품인 만큼 작은 부분의 마감까지 완벽해야 합니다. 손이 빠르면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저의 섬세함과 와이어 테크닉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과제입니다.”
― 개최국인 중국 상하이 대회에 맞춘 특별한 전략이 있다면.
“화훼장식 종목에서는 개최국의 문화와 예술에 관한 문제가 이른바 ‘서프라이즈 소재’로 자주 출제됩니다. 그래서 지도위원 선생님들과 상하이 꽃시장을 직접 찾아 현지 꽃들의 크기와 특성을 공부했고, 동방명주 같은 유명 건축물의 색감과 구조적 느낌을 작품에 어떻게 반영할지 연구했습니다.
디자인적으로는 특정한 스타일을 고집하기보다, 큰 덩어리와 명확한 형태를 중심으로 시선을 잡고 소재의 높낮이와 공간감을 활용해 입체감과 긴장감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출제 의도가 분명하게 보이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핵심 전략입니다.”
― 최근 디자인 구상에 AI 툴을 활용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방식인가요.
“AI가 디자인을 대신 만들어주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머릿속으로 구상한 구조나 꽃의 배치, 색감을 이미지로 빠르게 구현해 보고 여러 방향의 디자인을 비교 검토하는 용도로 씁니다. 실제 작품에서는 꽃의 물리적 특성, 구조적 안정성, 제한 시간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므로 실물 구현은 결국 온전히 제 손으로 해내야 합니다.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새로운 방향을 찾기 위한 훌륭한 참고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 플로리스트의 길을 처음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머니가 플로리스트이고 과거 기능경기대회 전국대회에 출전하신 경험도 있으십니다. 어머니가 작품을 연습하실 때 버려지는 ‘쪼가리 꽃’으로 새를 만들며 놀곤 했습니다. 제 이야기를 꽃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경험했습니다. 처음에는 취미처럼 배웠는데, 중학생 무렵 지도 선생님의 권유로 지방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하면서 본격적인 선수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 삼육대 환경디자인원예학과에 진학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화훼장식은 꽃을 디자인적인 소재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식물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식물과 원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함께 배우고 싶어 삼육대 환경디자인원예학과에 진학했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전공 지식은 소재의 특성을 파악하고 작품이 놓이는 공간과 주변 환경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주었습니다. 단순히 꽃만 예쁘게 꽂는 것을 넘어, 하나의 공간을 해석하는 데 큰 시너지를 내고 있습니다.”
― 끝이 보이지 않는 훈련 과정에서 슬럼프는 없었습니까.
“매일 쉬지 않고 비슷한 일정을 반복하다 보니 체력적인 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도 무기력해지는 시기가 있었습니다. 정해진 답이 없는 디자인을 하다 보니 스스로 확신이 서지 않을 때도 잦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처음 국가대표를 목표로 했던 이유를 떠올렸습니다.
대회가 끝나면 지도위원 선생님들과 홀가분하게 상하이에서 ‘왕홍(網紅·중국 인플루언서) 체험’을 해보자며 즐거운 상상을 나누기도 합니다. 또 엑소(EXO) 도경수 님의 팬인데 부지도위원 선생님이 ‘윤희야, 메달 따면 도경수가 결혼하자고 할 거야’라는 말씀도 해주십니다(웃음).”
― 대회가 끝난 후 복학을 앞두고 있습니다. 플로리스트로서 장기적인 꿈은 무엇인가요.
“우선 대회를 잘 마무리한 뒤 복학해서 선수 생활 때문에 충분히 하지 못했던 조경과 원예 공부를 계속하고 싶습니다. 장기적으로는 저만의 색이 분명한 플로리스트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단순히 꽃을 잘 다루는 사람을 넘어, 작품만 봐도 ‘남윤희가 만들었구나’ 하고 알 수 있도록 저만의 스토리와 디자인을 굳히고 싶습니다.
또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도경수 님의 솔로곡 ‘밤에 내린 눈’의 분위기에 맞춰 차가우면서도 포근한 느낌의 무대 장식을 제 손으로 직접 연출해 보고 싶다는 작은 꿈도 있습니다.”

― 응원하고 있는 삼육대 학우들과 국민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로 국제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입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도와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삼육대 학우분들과 저를 믿어주신 모든 분들께 좋은 결과로 보답할 수 있도록, 국가대표라는 이름에 걸맞은 책임감을 안고 상하이 경기장에서 후회 없이 경기하고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글 하홍준 hahj@syu.ac.kr
ⓒ 삼육대학교 브랜드전략본부 커뮤니케이션팀 supr@sy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