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삼육人] 박사과정 유학생, 中 최고 영화상 ‘금계장’ 수상 쾌거

2025.02.03 조회수 4,467 커뮤니케이션팀

‘지붕 위의 축구’ 금계장 최우수 어린이영화상
시옹 후이 학생, 제작·각본·연출·미술 참여
최우수미술상 후보로도… 4개 부문 노미네이트

▲ 영화 ‘지붕 위의 축구’ 포스터

삼육대 통합예술학과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시옹 후이(熊晖, XIONG HUI) 학생이 제작, 각본, 연출(조감독), 미술 등으로 참여한 영화 ‘지붕 위의 축구(屋顶足球, Football on the Roof)’가 지난해 11월 16일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서 열린 ‘제37회 중국영화 금계장 시상식’에서 ‘최우수 어린이영화상’을 수상했다.

금계장(金鸡奖, Golden Rooster Awards)은 중화권 최고권위 영화상으로, ‘중국판 아카데미상’으로 불린다. 1981년부터 중국영화가협회가 주관하며, 전문가 심사를 통해 수상작을 선정한다.

이 영화는 최우수 어린이영화상 외에도 신인감독상, 최우수미술상, 최우수음악상 등 총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 특히 시옹 후이 학생은 개인 자격으로 최우수 미술상 후보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지붕 위의 축구’는 중국 윈난성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축구를 통해 성장하고 하나가 되는 시골 마을 소녀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축구공이 없어도 작은 유자를 차며 세계를 향한 큰 꿈을 키워가는 아이들의 도전과 성장, 그리고 공동체의 가치를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작품은 금계장에 이어, ‘제6회 비엔나 어린이 영화제(Vienna International Children’s Film Festival)’에서 최우수영화상을, ‘제42회 밀라노 국제 스포츠영화제(SPORT MOVIES & TV – Milano International FICTS Fest)’에서 명예언급상(Mention d’Honneur)을 수상하며 국제 무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는 지난해 중국 현지에서 상영을 마치고 일본과 오스트리아 배급을 앞두고 있다.

시옹 후이 학생은 삼육대 브랜드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장이머우(작품상), 천카이거(감독상) 감독 같은 세계적인 거장들과 함께 시상대에 오르게 되어 꿈만 같고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삼육대 통합예술학과에서 배운 교육이 창의성과 예술적 역량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삼육대와 학과 교수진에 대한 깊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영화 엔딩 크레딧에 지도교수인 김영화 교수의 이름을 남기기도 했다.

다음은 시옹 후이 학생과의 일문일답.

▲ 시옹 후이 학생. 사진=본인 제공.

─ 먼저 수상 소감은.

“장이머우, 천카이거 등 세계적인 거장들과 같은 시상대에 올랐다는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고 가슴이 벅찹니다. 영화는 한 사람의 노력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제작진 모두가 함께한 결과물이기에 더욱 뜻깊습니다. 기획부터 제작, 완성까지 헌신적으로 참여해 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신인 감독들의 작품임에도 주목해 주신 금계장 심사위원단에게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저 같은 영화계 신인에게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것은 큰 격려이자,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다가옵니다. 이 상을 원동력으로 삼겠습니다.”

─ 이번 영화에서 각본가, 공동 제작자, 조감독, 미술감독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고 들었습니다.

“제작비가 부족했기에 제작진 모두가 일인다역을 해야 했습니다. 고생을 많이 한 만큼 보람이 큽니다. 저는 시나리오 작가로서 각본이 가장 자신 있는 분야였습니다. ‘지붕 위의 축구’는 산간마을 소녀들의 이야기입니다. 여성 작가로서 여성의 시각에서 그들의 삶을 섬세하게 그려낼 수 있었습니다.

조감독으로서는 현장에서 페이위 감독과 긴밀하게 협업하며 촬영을 조율했습니다. 마음이 잘 맞아 손발이 척척 맞았습니다. 미술감독은 제 전공이 미술이기에, 영화미술에 대한 철학과 다양한 아이디어를 반영하며 영화의 시각적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작을 맡게 된 것은 계획에 없던 일이었습니다. 최종 배급 단계에서 예산이 부족해지자 공동제작자로 나서야 했습니다. 낯선 영역이었지만 선배들의 조언을 얻어가며 한 걸음씩 나아갔고,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습니다.”

▲ 영화 ‘지붕 위의 축구’ 스틸

─ 영화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특별히 원난성의 자연과 시골 소녀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유는.

“원래는 애니메이션 영화나 SF를 하고 싶었지만 장벽이 높았습니다. 첫 영화였던 만큼, 현실적으로 제작가능한 작품을 만들자는 원칙을 세웠습니다. 그러다 어린 소녀들의 축구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스포츠 영화는 도전해 볼만했고, 어린이 영화는 시장에서도 부족한 장르였기에 의미가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페이위 감독과 전국 여러 곳을 답사한 끝에 중국 남쪽 소수민족이 가장 많이 사는 원난성을 촬영지로 정했습니다. 그곳의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소수민족의 다양한 매력을 영화에 담아내면서 시각적 미를 구현하고 싶었습니다. 원난성은 중국 여자축구의 발상지이기도 하고요.

대본을 쓰는 동안, 제 머릿속에는 영화의 장면들이 생생하게 그려졌습니다. 순박하지만 활력 넘치는 산간마을의 소녀들이 작은 유자를 축구공 삼아 꿈을 향해 달리고, 마침내 세계 무대에 당당히 서게 되는 장면들. 이 모든 것이 제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됐고 그렇게 영화가 탄생했습니다.”

─ 이 영화로 무엇을 말하고 싶었나요?

“‘지붕 위의 축구’는 산간마을 소녀들이 자신의 꿈을 좇으며 순수한 열정과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노력으로 운명을 바꿔나가는 이야기입니다. 번데기가 나비가 되어 하늘 높이 날아오르려면 고치를 깨고 나오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관객들이 영화를 통해 용기와 희망, 삶의 에너지를 얻길 바랍니다.”

▲ 지난 11월 16일 중국 푸젠성 샤먼시에서 열린 ‘제37회 중국영화 금계장 시상식’. 사진=금계장 조직위

─ 삼육대 통합예술학과에 입학하기 전 어떤 커리어를 쌓아왔나요?

“베이징영화대학(Beijing Film Academy)에서 연기를 전공하며 영화와 처음 인연을 맺었습니다. 재학 중 크고 작은 영화에 출연했고, MC로도 활동했습니다. CCTV(중국중앙방송) 주최 MC 경연대회에서는 최종 16인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저는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자신의 한계를 끊임없이 타파해 내 안의 잠재력을 끌어내려고 노력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후 원난예술대에서 영화감독 석사과정을 밟으며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경험을 쌓았습니다. 2019년에는 북경국제영화제 청년극작가 훈련캠프에 참가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때 제 뒷자리에 앉아 있던 분이 바로 이번 영화의 감독인 페이위였습니다. 그 인연과 영화에 대한 열정으로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 박사과정에 진학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영화는 학위가 중요한 분야는 아닌데요.

“중국에서만 공부했던 저에게 유학은 오랫동안 품어온 꿈이었습니다. 하루라도 젊을 때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2022년부터 대학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학위를 단순한 이력이나 수단으로 삼기보다, 인생의 경험이자 자기 수련의 과정으로 삼고 싶었습니다. 특히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내면 깊은 곳으로의 여정이 꼭 필요하고, 또 이러한 경험이 향후 좋은 작품을 완성하는 밑거름이 될 거라고 확신했습니다.”

▲ 금계장 트로피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는 시옹 후이 학생.

─ 왜 삼육대였나요?

“삼육대에 다니고 있는 친구들의 추천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총장님과 사모님께서 직접 외국인 유학생들을 챙기신다는 이야기, 외국인을 위한 다양한 장학금과 문화활동이 잘 마련되어 있다는 점 등이 인상 깊었습니다. 교수님들께서도 매우 친절하시고, 학업과 생활 전반에서 유학생들을 배려해 준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확신이 들었습니다.

또한 삼육대 캠퍼스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학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캠퍼스를 검색해 보면서 벚꽃이 만개한 봄 풍경과 제명호의 잉어 떼, 설경을 보며 더욱 동경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2022년 9월, 삼육대 박사과정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 캠퍼스 생활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은 경험은.

“국제교육원에서 외국인 유학생들을 인솔해 잠실 롯데월드에 갔던 날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그날은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모든 놀이기구를 빠짐없이 타면서 오랜만에 어린아이처럼 웃고 즐길 수 있었습니다. 어른이 져야 하는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고, 캠퍼스 생활을 하면서 오로지 학업과 자기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에 무척 감사합니다”

─ 삼육대 통합예술학과의 교육이 이번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김영화 교수님의 ‘심리치료’ 수업은 영화 제작 막바지에 겪었던 불안과 초조함을 다스리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박정양 교수님의 ‘종합예술사’ 수업에서는 음악과 미술의 세계 발전사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영화의 음악과 미술을 기획할 때 더욱 깊이 있는 접근이 가능했고, 각 요소를 조화롭게 연결하는 데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영화가 중국 본토에서 상영되는 동안에는 동기들과 학우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주고, SNS를 통해 홍보를 도와주는 모습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캠퍼스에서 나눈 소소한 일상과 학우들과의 교류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자 기억입니다. 삼육대에서의 모든 순간이 감사이고 감동입니다. 앞으로도 이곳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습니다.”

─ 엔딩크레딧에 김영화 교수님의 이름을 넣었다고요.

“김영화 교수님의 ‘심리치료’ 수업을 수강하지 않았다면 제 마음이 지금처럼 평온하고 따뜻할 수 없었을 겁니다. 수업 첫날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교수님은 부드럽고 친절한 언어와 탁월한 학문적 역량으로 상담에 참여한 학생들의 마음 문을 열어주셨습니다. 그날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 마음속 깊이 묻어 두었던 아픔을 토로했고, 그렇게 울어 본 것도 난생처음이었습니다. 교수님과 학우들은 제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깊이 공감해 줬습니다. 그리고 교수님은 제게 다가와 저를 꼭 안아주면서 위로해 주셨습니다. 그 순간부터 저는 심리학을 사랑하게 됐고, 울적했던 마음도 밝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붕 위의 축구’ 제작 막바지에 공동제작자로 나서면서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미 마음의 치유를 받았고, 마음의 에너지를 충전했기에, 그 모든 압박을 넉넉히 이겨내며 영화 작업을 끝까지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이 제게 주신 치유와 격려는 단순한 학문적 배움을 넘어, 제 인생에 깊은 영향을 줬습니다.”

▲ 영화 ‘지붕 위의 축구’ 특별 포스터. 금계장 최우수 어린이영화상 수상(왼쪽)과 4개 부문 노미네이트(오른쪽)를 알리는 내용이 담겼다.

─ 이번 금계장 수상이 향후 경력과 작품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데뷔작부터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되니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도 큽니다. 출발점이 너무 높아졌잖아요. 후속작은 더욱 치밀하게 기획하고,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됩니다. 금계장 수상을 계기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차기작을 위한 펀딩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의 작업이 좀 더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만 영화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불황인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길은 험난할 것 같습니다.”

─ 문화예술계나 영화계로 진출하려는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예술에는 보편성이 있습니다. 하나의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서로 연결됩니다. 전공과 장르의 한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예술 경험을 해보세요. 그러면 예상치 못한 뜻밖의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입니다. 생각은 실천으로 옮기지 않으면 영원히 상상으로만 남게 됩니다. 실천이 중요합니다.”

─ 차기작은 어떤 작품일까요?

“마음의 치유를 이야기하는 따뜻한 로드무비를 만들고 싶기도 하고, 서스펜스 범죄영화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지금은 청소년범죄를 다룬 시나리오를 구상 중입니다. 동기들과 이야기하다가 한국 유학생활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도 흥미롭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늘 많은 생각에 잠겨 살고 있고, 아이디어가 많은 만큼 번뇌도 많습니다. 극작가의 타고난 팔자인가 봐요.”

글 하홍준 hahj@syu.ac.kr
중문 번역 정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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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https://news.chosun.com/pan/site/data/html_dir/2025/02/04/2025020402231.html
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1493
한겨레 https://www.hani.co.kr/arti/economy/biznews/1180614.html
뉴시스 https://www.newsis.com/view/NISX20250204_0003052120
뉴스1 https://www.news1.kr/society/education/5679262
머니투데이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5020414554422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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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저널 https://dhnews.co.kr/news/view/1065575098959141
베리타스알파 https://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5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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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 https://www.naeil.com/news/read/537279?ref=naver
매일일보 https://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1204390
팝콘뉴스 https://www.popcorn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72513
중앙이코노미뉴스 https://www.foodn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407078
스마트경제 https://www.dailysmar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3091
포인트데일리 https://www.pointdail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2741
아시아타임즈 https://www.asiatime.co.kr/article/20250204500470
위드인뉴스 http://www.withinnews.co.kr/news/view.html?section=1&category=155&item=&no=35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