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가슴 뛰는 열정과 도전이 있으니 나는 아직 청춘이다”

2025.03.14 조회수 4,325 커뮤니케이션팀

삼육대 ‘시니어모델 최고위 과정’ 1기 수료생
월간 ‘시조’ 인터뷰

▲ 지난 11월 13일 DDP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에서 열린 삼육대 시니어모델 최고위과정 1기 패션쇼

달력이 한 해의 끝을 향하던 지난해 12월 17일, 삼육대 국제교육관 장근청홀. 파란색 가운을 입은 졸업생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들은 이 학교가 마련한 ‘시니어모델 최고위 과정’ 1기 수료생들이다.

‘웰에이징(Well-aging·건강한 나이 듦)’ ‘뉴 시니어(新노년)’ 시대를 맞아 중장년층과 노년층의 새로운 도전을 지원하기 위해 개설한 비학위 과정이다. 15주 동안 △최신 패션쇼 트렌드 분석 △워킹법 △퍼포먼스 △영양 및 건강 관리 △패션 스타일링 △이미지 메이킹 △스피치 등 시니어모델에게 요구되는 핵심 역량을 이수한다. 수료식을 앞두고는 패션쇼 발표회를 열어 실전 경험을 쌓기도 했다. 20명 내외의 소규모 운영을 통해 전문 강사의 세심하고 꼼꼼한 코칭을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날 학사모를 눌러쓴 21명의 수료생은 4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머리에는 어느덧 희끗희끗 서리가 내렸지만 마음만은 이팔청춘처럼 생기가 넘쳤다. 눈가에 깊은 주름이 자리했지만 가슴에 담긴 열정은 그 누구보다 뜨겁게 빛났다. 교육과정이 실제 모델로 활동할 수 있는 전문성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춰서일까.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도 남달랐다. 포즈에서 그야말로 포스가 흘러넘쳤다.

자리를 같이한 제해종 총장은 “‘도전에는 나이가 없다’는 말처럼 여러분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 아름다운 도전을 완성했다. 그런 모습은 누군가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 주는 롤 모델이 될 것”이라며 “시니어모델로서 인생의 무대에서도 역동적으로 활약하길 기대한다”고 축하했다.

▲ 지난 12월 17일 교내 국제교육관 장근청홀에서 열린 삼육대 시니어모델 최고위과정 1기 수료식

정말 그랬다. 흥겨운 음악에 맞춰 이들이 장내에 들어서자 행사장은 이내 런웨이로 변했다. 기품 있는 걸음걸이와 당당한 몸짓 그리고 맵시 있는 패션과 스타일링은 단박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면 스크린에는 그간의 학습 과정을 그린 영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여기저기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그러고 보니 이 자리는 단순한 수료식이 아닌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알리는 출발선처럼 여겨졌다.

수료생들은 시니어모델 과정에 참여한 뒤로 일상에 변화가 찾아왔다고 입을 모았다. 신체는 물론 삶을 바라보고 대하는 시선도 달라졌다. 인생의 목표가 실현되고, 생활에 활력이 더해졌다. 신명 나는 매일의 혁신이 찾아왔다. 그래서인지 한눈에 봐도 생기가 넘쳐 보였다. 어떤 이는 우울감이나 어지럼증을 말끔히 고쳤다고 했고, 어떤 이는 “이제 내 인생은 시니어모델 수강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라며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학 교수인 윤미은 씨는 “겉으로 드러나는 표현이나 배움 자체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마음이 달라졌다. 동료 수강생들이 굉장히 좋은 분들이어서 더 행복했다. 각계각층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지도자들을 만나 새로운 에너지를 얻었다. 다음에는 언니와 함께 참여할 생각”이라며 미소 지었다.

김기선 씨는 자신의 반듯한 워킹 영상을 보여 주며 “소위 팔자걸음이 심했다. 걸음걸이와 체형을 바꾸고 싶어 지원했는데 수강하면서 자세가 교정되고 고질적이던 허리 통증이 씻은 듯 사라졌다. 내 몸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 지금은 날아갈 것 같다. 인생은 60부터라는 말도 있지만 이번 과정 덕분에 진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것 같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 삼육대 시니어모델 최고위과정 수업 모습

초대 원우회장을 맡은 최청수 씨는 “한마디로 건강은 물론 젊음까지 되찾을 수 있는 종합예술”이라며 “교육 시스템이 체계화되어 있는 게 최대 장점”이라고 꼽았다. 최 회장은 “모델(model)이란 단어가 모본(example), 모범(standard)이라는 뜻을 함께 담고 있듯 우리도 사회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참여해 후세대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고령 수료생인 신순자 씨는 “만약 어렸을 때 키가 좀 더 컸더라면 모델이 됐을 것이다. 그런데 뒤늦게나마 이렇게 시니어모델이 됐다. 삼육대는 내 어린 시절의 꿈을 이뤄 준 소중한 곳”이라며 고마워했다. 그는 “이전에는 막연히 ‘이제 내 시대는 끝났다’라는 침울한 생각이 들었었는데 함께 배우고 활동하면서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나이는 시니어지만 열정만큼은 주니어”라며 활짝 웃었다.

손녀 황현도 씨는 “평소와 표정이 사뭇 달라지셨다. 행복해하시는 게 절로 느껴진다. 전화 통화를 할 때도 목소리 톤이 예전과 다르다. 주변에도 이 과정을 ‘강력 추천’하신다. 그런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가족으로서 기쁘다”라며 꿈을 향해 힘차게 발길을 내디딘 할머니를 응원했다.

녹록지 않은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들은 이제 어엿한 모델이 됐다. 앞으로 각종 화보나 매체 등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하지만 모델로서 이들의 존재는 비단 ‘새로운 양식의 옷이나 최신 유행의 옷을 발표할 때 그것을 입고 관객들에게 그 옷의 맵시를 보이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는 사전적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그 자체로 세상의 본보기가 되기 때문이다.

▲ 지난 11월 13일 DDP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에서 열린 삼육대 시니어모델 최고위과정 1기 패션쇼

어쩌면 이들에게 프로가 됐다는 성취감이나 포부보다 더 값진 것은 새로운 삶의 활력을 얻었다는 점일 것이다. 인생 제2막을 누구보다 활기차게 열어 가는 즐거움과 기대감이 훨씬 컸을 것이다. 앞으로의 삶의 태도와 철학이 열정으로 반짝반짝 빛날 것이다. 이들의 도전은 선배 세대의 인생의 자취와 발걸음을 배우고 답습하게 될 후세대에게 진정한 ‘모델’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하다.

누군가는 시니어를 ‘실버’라거나 ‘황혼기’라고 일컫기도 한다. 하지만 적어도 이날 만난 21명의 타이틀롤(주인공)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그간 수고했다며 서로를 격려하고 옷매무새를 고쳐 주는 모습을 보며 문득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유행가 가사가 스쳤다.

꿈을 이뤄 가는 데 나이가 무슨 대수일까. 가슴 뛰는 열정을 품고 있으니 여전히 청춘이다. 인생의 푸르른 시절이 여기 싱그럽게 맺혀 있다.

삼육대 시니어모델 최고위 과정은 1년에 두 차례,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진행한다. 수업은 매주 화요일 저녁 교내 체육문화센터 시니어모델 강의실에서 열린다. 수료자에게는 삼육대 총장 명의의 수료증이 수여된다. 총동문회 회원 자격이 부여되며 학기 중 교내 헬스장·수영장·체육관·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 재단 산하 80여 개 병원과 요양원 할인 혜택도 덤으로 주어진다. 2기는 오는 3월 초 개강 예정이다. 관심 있는 예비 수강생은 사무국(☏010-2008-3625) 또는 이메일(AMP@syu.ac.kr)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글 월간 시조 김범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