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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건축가인가… 일상 속 건축의 경계를 다시 묻다

2025.11.04 조회수 307 커뮤니케이션팀

건축학과 학우팀, 공간국제학생건축상 ‘특선’ 수상

▲ 지난 9월 19일 서울 중구 퇴계로 공간종합건축사사무소 사옥에서 열린 ‘제38회 공간국제학생건축상’ 시상식에서 (왼쪽부터) 건축학과 김세연, 정현선, 이건희 학우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건축학과 정현선(21학번), 김세연(21학번), 이건희(20학번) 학우팀(지도교수 사광균)이 메이저 건축 공모전인 ‘제38회 공간국제학생건축상’에서 특선을 수상했다. 이들은 올해 초 ‘2025 정림학생건축상’에서도 대상과 특별상을 거머쥐는 등 주요 건축 공모전에서 연이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관련기사▷건축학과 학생팀, ‘정림학생건축상’ 대상·특별상 2관왕)

‘공간국제학생건축상’은 1983년부터 공간그룹이 주최해 온 대표적인 학생 건축 공모전이다. 매년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는 건축적 질문을 던지며 젊은 건축가들의 실험적 시도를 독려해 왔다. 2001년부터는 국제전으로 확대돼 세계 각국의 건축학도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무대이기도 하다.

올해 주제는 ‘건축의 유동하는 경계, 그 안과 밖’이었다. 기후위기, 인공지능, 도시 쇠퇴, 공동체 회복 등 동시대의 다양한 사회적 이슈 속에서 건축은 더 이상 고정된 담론이나 경계 안에 머물지 않는다. 공모전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오늘날의 건축가란 누구이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삼육대 팀의 수상작 ‘Who is Architect?’(누가 건축가인가)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이들은 “건축의 경계는 전문 건축가의 영역 안에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서울 도심 속 일상 공간에서 드러나는 ‘비공식 건축’ 현상을 관찰하고 분석했다.

을지로동, 공릉동, 수유동 등 상업과 주거가 혼재된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조사를 진행한 결과, 도시 공간을 구성하는 다양한 사회적 실천을 여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작업건축가 △상인건축가 △노점건축가 △주민건축가 △관리건축가 △학생건축가로, 이를 통틀어 ‘일상건축가(Everyday Architects)’라 명명했다.

팀은 수개월간의 답사와 사진기록, 지도 제작, 관찰 일지를 바탕으로 ‘일상건축가’가 만들어낸 공간의 변형과 확장을 세밀하게 기록했다. 이를 통해 건축적 실천의 주체가 반드시 전문 자격을 지닌 설계자에 한정되지 않음을 시각적으로 드러냈다.

이처럼 “도시 공간은 전문 설계자만이 아닌, 사회적 실천을 통해 누구나 만들어갈 수 있다”는 선언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현대 건축의 역할과 담론의 경계를 새롭게 조명했다.

심사위원단은 “일상 공간에 대한 치밀한 관찰과 ‘건축가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 인상 깊었다”며 “새로운 유형의 건축가를 발견하려는 시도가 신선하다”고 평가했다.

정현선 학우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건축가의 결과물이 반드시 물리적 건축물일 필요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도시와 건축의 현상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태도 자체가 건축적 행위임을 느꼈다. 앞으로도 연구하고 사유하는 건축가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건희 학우는 “건축은 도면이나 건물로 완성되는 결과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만들어지는 과정”이라며 “도시의 다양한 행위를 읽어내고 이를 건축적 언어로 해석하는 ‘매개자로서의 건축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김세연 학우는 “관찰과 기록은 단순한 조사가 아니라 건축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핵심적인 방법임을 체감했다”며 “앞으로도 일상의 공간 실천을 주목하며, 그 속의 의미를 발견하는 연구 중심의 건축을 이어가고 싶다”고 전했다.

글 하홍준 hahj@sy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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