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사회복지 시대에서 문화적 다양성의 시대로
[정종화 삼육대학교 보건복지대학장] 최근 우리나라의 문화 수준을 두고 다양한 사회 계층의 의견이 나타나고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논점은 문화적 다양성(cultural diversity)을 어떻게 포용하여 문화 복지 시대로 나아갈 것인가가 중요한 논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은 그 나라의 국민 복지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네스코는 문화 다양성 협약을 통해 문화적 다양성을 포용해야 한다고 했으며, 인간이 만들어 낸 모든 지식, 신념, 행위 등을 지역과 환경적 상황에서 포용하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지구상에는 무수한 문화적 다양성이 공존하고 있는데 언어, 의상, 고유 전통 같은 눈에 보이는 문화적 차이 외에도 각 사회가 조직되는 방식이나 공유되는 도덕적 관념, 제도적 차이, 주변국과의 환경 차이 등이 다양한 문화적 다양성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이러한 문화의 다양성에 복지 부문도 예외일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 복지 분야에서도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하는 다문화 복지 사회를 인정하고 복지 수준을 높여 가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다문화 복지를 문화적 다양성에서 생각하기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5년 12월 기준으로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수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3.7%인 1,900,000명에 이르고 있으며, 아래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5년에는 747,000명이었으나 2015년에는 1,900,000명에 가까운 증가 추세로 약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로 간다면 2020년에는 300만 명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어 우리나라는 본격적인 다문화 사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015년 통계 기준으로 보면, 체류 외국인의 국적은 중국(50.3%, 955,871명), 미국(7.3%, 138,660명), 베트남(7.2%, 136,758명), 태국(4.9%, 93,348명), 필리핀(2.9%, 54,977명), 일본(2.5%, 47,909명)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향후 한국 사회가 다문화 복지 사회 속에서 문화적 다양성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시험대에 오를 것이며, 이와 관련한 국내의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비하여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필자가 일본에서 12년간 생활하면서 국제교류문화센터 외국인상담소에서 일할 때가 있었는데 그 당시 절실히 통감했던 문제들은 언어 문제, 문화적 다양성의 수용 문제, 복지와 교육 문제였다. 무엇보다 언어 문제가 가장 심각하여 정부 차원에서의 대책은 물론 민간자원봉사센터에서도 일반 주민들이 일본어를 가정에 방문하여 가르치거나 주민복지센터 등에서 교습하는 곳이 많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또한 문화적 다양성 문제에서는 주민 인식 개선 문제가 가장 핵심이었고, 동양 문화에서도 서로 다른 속성을 나타내는 부분에서 내국인의 입장에서 판단하면 그것은 결국 차별이 되고 갈등의 원인이 되어 주민 상호 간의 의견 대립이 되어 나타나기도 하였다.
문화적 다양성은 의상, 행동, 생각의 차이에서 오는 갈등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었고, 자녀 출산으로부터 시작되는 복지와 교육 문제는 다양한 복지 지출에 대해 고민을 하여야 하는 시점에 이르기도 하였다. 인도적 차원을 넘어 실질적인 복지 서비스와 교육 지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특정 지역에서는 원주민보다 외국인이 많아 주민 간의 갈등을 확대하였던 사건도 나타났다. 이러한 선진국의 경험은 300만 외국인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대책을 구체적으로 준비하여야 하는 시점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다문화 사회를 위한 준비와 자세
이제 우리나라는 글로벌 사회를 끌고 가는 선진국의 반열에 이르고 있다. 문화의 수준도 높아져 가고 있고 복지 수준 또한 선진국 수준을 맞추어 가는 추세이고 교육 수준은 국제적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 외국인 수의 증가에서 외국인과의 결혼율이 증가하고 있고 외국인 유학생 수도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통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외국인의 증가는 대부분 동남아시아 사람의 비율이 높고 비슷한 문화이면서도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하여야 하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이 오늘의 문제이다. 그렇다면 다문화 사회를 위하여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하여야 할 것인지 핵심 내용을 정리해 본다.
첫째, 글로벌 시민 의식으로 발전하여야 한다. 글로벌 시민 의식은 공동체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의식과 나눔의 글로벌화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 연대 의식이 전제되어야 글로벌 사회에서 수준 높은 문화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나눔 문화를 바탕으로 성숙한 글로벌 시민 의식으로 다문화 사회를 수용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글로벌 사회의 수준에 맞는 다문화 정책이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과 외국인을 분리하는 정책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자국민 보호 정책의 일환이지만 다문화 사회에서는 이러한 정책들이 차별되기도 한다. 따라서 외국인 보호를 커뮤니티 차원에서 수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체류 외국인에 대한 언어 교육 비용의 정부 부담, 의무 교육의 적용이나 복지 서비스 적용에 경제적 수준을 고려한 정책 수용, 다문화 수용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 교육이 정책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나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오랫동안 인류는 자국민과 자국의 토지 확장을 위하여 경쟁과 전쟁을 지속해 왔다. 21세기 사회는 소유의 시대가 아니라 나눔의 시대를 통한 포용의 시대인 것이다. 함께 공유하고 함께 살아가는 포용의 시대에서 나눔은 필수적인 요소로 시민 의식을 향상시키고 글로벌 사회를 리드하는 요소이기도 한다. 따라서 휴머니티 정신을 기반으로 하는 글로벌 시민 의식이 나눔의 실천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그것이야말로 인류 공존의 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외국인 수의 증가에서 외국인과의 결혼율이 증가하고 있고 외국인 유학생 수도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통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외국인의 증가는 대부분 동남아시아 사람의 비율이 높고 비슷한 문화이면서도 문화적 다양성을 수용하여야 하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것이 오늘의 문제이다.
정종화 교수 일본사회사업대학에서 사회복지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회복지의 전공자로서 2000년부터 삼육대학교 사회복지학과의 교수로 있다. 현재 보건복지부 장애인복지관평가위원장, 사) 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 수석부회장, Rehabilitation International Korea 사회위원장, 한국케어매니지먼트학회 회장 등 정부 및 학술단체 주요 책임을 맡아 사회복지 교육과 학문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 삼육대학교 사회복지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