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인터뷰] 金 총장 “학과 칸막이 없애고 융합 교육, 세상 밝히는 인재 키운다”

[중앙일보 인터뷰] 金 총장 “학과 칸막이 없애고 융합 교육, 세상 밝히는 인재 키운다”

2020.04.06 조회수 24,821 총장부속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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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목 삼육대 총장 <중앙일보> 인터뷰
한류 연계전공 등 학문 융복합
지역사회 공헌 필수과목 운영
학생 수 줄어 심각한 재정 위기
연간 30억 모금으로 극복할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국 대학이 오프라인 개강을 미룬지 한 달이 넘었다. 지난달 24일 찾은 서울 노원구 삼육대 캠퍼스도 고요한 분위기였다. 이런 가운데 김일목(60) 신임 삼육대 총장은 지난달 16일 온라인 취임식을 갖고 4년 임기를 시작했다. 대학은 학생 수 감소와 등록금 동결, 거기에 코로나19가 불러온 교육 방식의 변화까지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김 총장에게 어떻게 당면한 도전을 넘어설 것인지 물었다.

Q : 코로나19로 온라인 취임식을 했다.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A : “학생 안전이 최우선이다. 전 유관부서가 참여해 코로나19 위기대응 본부를 조직하고 캠퍼스 전체 방역을 했다. 취임식 뿐 아니라 교수회의, 신입생 MVP캠프(오리엔테이션)도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모든 수업은 온라인 강의 중이다.”

Q : 갑작스런 전면 온라인 강의로 대학들이 당황하고 있는데.

A : “이번 사태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 대학은 ‘MVP 혁신교수법’이란 교육 모형을 도입해 강의를 미리 영상으로 학습하고 현장에서 토론하는 ‘플립 러닝’을 운영한다. 또 국내 최초로 가상현실(VR)을 이용한 물리치료 임상실습을 이번 학기부터 적용한다.”

Q : 취임사에서 “총장은 더는 ‘명예’가 아닌 ‘멍에’”라고 했다. ‘일모도원(日暮途遠·갈 길은 먼데 날은 저문다)’이란 말도 인용했는데 …

A : “학생 수가 줄고 등록금은 10년 넘게 동결돼 대학 재정 위기가 심각하다. 돌파구는 발전기금 확충이다. 연간 30억원의 발전기금이 필요하다고 보고 4년간 120억원을 모금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미주지역에서도 장학재단 설립으로 기금 유치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Q : 취임과 동시에 1억2500만원을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A : “대학이 어려운 상황에서 나부터 헌신하자는 생각이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많은 분이 동참하는 마중물이 되길 기대한다.”

김 총장은 취임사에서 “사람을 참되게, 세상을 환하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다. 사회에 기여하는 선한 인재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삼육대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방역복과 마스크를 구매해 기부했다. 대학도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해 입점 업체들에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김 총장은 이런 모습이 대학의 설립 목적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Q : 세상을 환하게 하는 인재의 의미는.

A : “설립 후 114년간 진리와 사랑의 봉사자를 양성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졸업 필수 과목으로 ‘지역사회공헌’이 있는데, 지난해 학생들이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맹학교 학생들의 흉상을 만들어준 적이 있다. ‘손으로 보는 졸업사진’을 선물한 것이다. 올해는 정규과목에 3D프린팅 재능기부를 포함했다. 이처럼 모든 사업과 교육에 ‘세상을 환하게’라는 가치를 녹여낸다.”

Q : 대학 혁신이 화두다. 어떤 계획이 있나.

A : “삼육대는 전통적으로 보건·의료 분야에 강점이 있다. 앞으로는 다른 분야에서도 융·복합을 통해 학생들이 자유로이 학과 칸막이를 넘나들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글로벌한국학과와 아트앤디자인과, 식품영양학과 등이 융합해 ‘한류콘텐츠 연계전공’을 만들었다. K팝, K푸드 등 급증하는 한류 문화 수요에 부응할 수 있다.”

Q : 4차산업 시대에 부응하기 위한 계획은.

A : “어떤 전공 학생이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우리는 ‘수-이노베이션 아카데미’라는 4차 산업혁명 교육과정을 보유하고 있다. ICT 융합 비즈니스, 빅데이터, ICT서비스 디자인, 인공지능 등을 가르치는데, 전공과 관계없이 모두가 참여할 수 있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본인 분야에서 능동적으로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는 융합 인재 양성이 목표다.”

Q : 청년 취업난이 심각한데, 대학의 역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A : “대학은 교육과 연구로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창업과 창직으로 이어가야 한다. 스탠퍼드대는 4만여개 동문 기업이 540만개 일자리를 창출했고 이들 기업이 연평균 약 3000조원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한다. 대학은 우선 지역사회와 긴밀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지역 발전 어젠다를 제공하고 혁신 역량을 높이는 싱크탱크가 돼야 한다. 대학 발전이 지역 발전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3746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