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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코리아] 계속되는 탄핵정국에 번아웃… ‘이젠 뉴스 보기도 지쳐요’

2025.03.21 조회수 186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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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현 상담심리학과 교수 코멘트

서경현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BBC 코리아가 21일 보도한 「’이젠 뉴스 보기도 지쳐요’… 계속되는 탄핵정국에 번아웃 온 시민들」 기사에서 장기화된 탄핵 정국으로 지쳐가는 국민의 심리적 피로감에 대해 짚었다.

“너무 지치고 지겹습니다. 이제는 뉴스에도 흥미를 잃었어요.”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꼬박 석 달이 넘었다. 지난 12월 3일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시점까지 포함하면 ‘탄핵 정국’은 넉 달째를 향해 가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이 거리로 나와 집회를 이어가는 상황도 이제는 일상이 됐다.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지난 주말에는 서울 곳곳에서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헌법재판소가 위치한 서울 지하철 안국역에는 탄핵 선고일에 역을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걸리기도 했다. 정치인들도 집회에 가세해 ‘거리정치’에 나서며 목소리를 냈다.

몇 달째 쏟아지고 있는 탄핵 뉴스에 ‘번아웃’이 온 일부 국민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문화및사회문제심리학회 학회장이자 삼육대 상담심리학과 서경현 교수는 “요즘 뉴스는 절반 이상이 탄핵 관련 내용”이라며 “이것이 사람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혼란스러운 탄핵 정국에 ‘번아웃’을 경험한 사람 중 하나다. “제가 딱 그랬어요. 나중에는 뉴스 기사를 아예 읽지를 않게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안정된 삶 속에서 지난해 말 계엄이 선포됐고, 연말에 항공기 사고도 터지면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어요. 그러다 보니 뉴스를 보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는 “인간의 몸은 ‘항상성’이라고 해서, 안정을 찾아가려고 하는데 자신의 의지대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데서 회의감이 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는 안정감이 사라지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황을 통제하려고 해요. 그래야 불안이 없어지거든요. 그런데 통제의 소재가 지금 외부에 있잖아요. 그 상황에서 뉴스를 계속 보고 있으면 지치고 불안할 수밖에 없어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려는 시민 중 일부는 시위에 나오기도 한다는 것이 서 교수의 설명이다. “누군가는 시위에 나서고, 누군가는 직접 시위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집회 참가자들의 음식값을 대신 지급해 준다든지 등의 행동을 통해 자기 뜻에 힘을 보태려고 하는 겁니다.”

서 교수는 “본인이 뉴스 시청을 하고 싶지 않다면 뉴스를 잠시 차단하는 것이 좋다”며 “SNS를 잠시 끊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지금은 정보 공유가 너무 빨라요. 왜곡된 정보도 많고요. 특히 정치적 입장이 한쪽으로 기운 사람들은 집단 심리에 의해서 자신이 믿고 있는 부분만 전해주는 편향된 뉴스만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 경우엔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집단의 행동들에 강한 미움과 분노의 감정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서경현 교수는 “불안하거나 지쳐서 뉴스를 보고 싶지 않다면, 그것 또한 본능적으로 자신의 안정을 찾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라며 “그러한 신호를 무시하면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럴 땐 오히려 뉴스와 거리를 두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나와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틀렸다’ 보다 ‘다르다’라는 생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나는 내가 믿는 이념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는데, 왜 저렇게 많은 수의 사람이 나와 다른 의견을 갖고 있을까’하는 고민을 해야 합니다. 상대방의 논리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거죠.”

서 교수는 “‘내가 나서서 뭐라도 해야겠다’라고 하는 마인드는 한국의 발전을 위하는 좋은 국민성일 수 있지만, 발전한 한국의 수준에 맞게 국민의 수준도 높아졌으면 한다”면서 “헌재에서 어떤 결정이 나든 상대 입장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BBC 코리아 https://www.bbc.com/korean/articles/c2erypwlm4go?xtor=AL-73-%5Bpartner%5D-%5Bnaver%5D-%5Bheadline%5D-%5Bkorean%5D-%5Bbizdev%5D-%5Bisapi%5D

최종수정일 : 2025.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