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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신학 접근’ 신학연구소 학술대회 성료

2025.06.17 조회수 15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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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와 기독교 사상: 책임과 의무’ 주제로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 국내외 정치지형 변화를 살피고, 이를 요한계시록의 주요 해석과 대조해 조명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삼육대 신학연구소(소장 최경천)는 지난달 28일 삼육대학교회에서 ‘국제정치와 기독교 사상: 책임과 의무’라는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훈재 교수(삼육대 신학과)의 사회로 진행한 이날 행사는 특히 정치신학에 관한 교계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를 학술적으로 풀어보는 자리여서 눈길을 끌었다.

차태서 교수(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는 ‘탈자유주의 부상과 미국의 미래: 트럼프 재선과 글로벌 질서의 퇴행’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그는 ▲미국의 정체성 서사 경쟁 ▲탈자유주의 우파의 주류화 ▲반동적 사회상의 귀환 ▲포스트 리버럴 세계질서의 도래 등의 목차를 통해 과거 50여 년간 세계를 지배하던 신자유주의가 무너지고, 탈자유주의가 부상하게 된 상황과 그로 인한 미국의 미래를 전망했다.

특히 2016년과 2020년 그리고 2024년 미국 대선의 의미를 짚으며, 신우파의 부상과 공화당의 급진화 등 (포스트)트럼프 시대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미국 정치 지형의 재정렬과 특징을 짚었다.

차 교수는 오늘날 세계질서를 “강대국 정치의 재림”이라고 표현하며 “1970년대와 구조적으로 유사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우파 정치는 시혜적 패권국에서 강압적 패권국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념대결이 완화하고, 다극 체제 아래 현실정치가 강조되고 있다”라며 국제 정치 질서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들었다.

정정훈 교수(한국예술종합학교 한국예술학과)는 ‘국가 비상사태와 메시아적 정치: 조르조 아감벤의 <예외상태>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아감벤은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비평가. 근래 세계에서 가장 뜨겁게 논쟁되고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그의 문체는 대단히 신학적이면서도 철학적인 것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역사 인식이나 세계관에 대해서도 매우 참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교수는 아감벤의 정치철학에 기초해 최근 한국에서 일어난 국가 비상사태와 메시아적 정치 문제를 다뤘다. 하지만 비상계엄 국면에 대한 구체적 경험 분석이 아닌, ‘종교와 정치의 관계’라는 일반적 문제에 집중했다. 그는 “정치의 근본 구조와 종교의 관계 자체라는 추상적 논의에 초점을 맞췄다”라고 전제했다.

정 교수는 정치를 신학화한 칼 슈미트의 법 해석에 입각해 예외상태와 호모 사케르, 그리고 생명 정치 이론을 구축한 조르주 아감벤의 정치철학을 통해 그 예외상태가 현실적으로 작동하는 정치 이론을 설명하고, 그런 예외상태의 폭력성에 대항할 진정한 예외상태, 즉 정지된 현재로서의 메시아적 시간(남겨진 시간)이라는 개념을 발터 벤야민의 논제로부터 이끌어냈다.

김봉근 교수(삼육대 교목처)는 ‘요한계시록의 주요 해석법에 대한 정치신학적 고찰: 요한계시록 13장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기독교와 정치신학 ▲성경 텍스트 해석학 ▲요한계시록의 4가지 해석법 ▲요한계시록 13장의 경우 등 준비한 목차를 통해 요한계시록의 해석에 나타난 정치신학적 요소를 고찰했다.

김 교수는 요한계시록 13장에 등장하는 예언적 상징들이 현대 사회의 정치체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을 정치신학적 시각에서 접근했다.

특히 오늘날 요한계시록을 해석하는 대표적 방법인 △과거주의(preterism / 1세기 당시의 상황에 초점) 해석 △미래주의(futurism / 종말의 특수한 시점에 집중) 해석 △이상주의(idealism / 역사적 시간과 무관하게 텍스트 내부의 영적 원리를 추출해 이해) 해석 △역사주의(historicism / 요한계시록 전체가 교회의 역사적 개요를 예언적으로 암시) 해석 등을 설명해 이해를 도왔다.

논찬자로 단에 오른 이국헌 교수(삼육대 신학대학원장)는 “차태서 교수와 정정훈 교수는 현재의 국제 정치 질서 속에 나타난 이슈에 대해 정치적, 신학적 통찰을 제시했다. 김봉근 교수는 성서 예언 텍스트를 기반으로 국제 정치 질서에 대한 해석학적 연구를 소개했다”라고 총평했다.

이 교수는 “올해 국제 정치는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몇 년 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뉴노멀이 강조됐지만, 현재의 정치 상태는 올드노멀로의 회귀를 보는 듯하다. 4차 산업혁명의 발달로 호모 데우스의 시대를 예견하면서도 우리의 정치 현실은 그렇게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는 무엇을 지향해야 할까? 기독교 정치학은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까?”라며 이러한 담론의 장이 더 자주, 깊이 있게 마련되길 기대했다.

글/사진 김범태 재림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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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정일 : 2025.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