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주 경영학과 교수
‘기부로 싹 틔우는 희망’ – 기부자 릴레이 인터뷰 46
“기부란, 받은 것을 돌려주는 보은”
경영학과 박철주 교수
Q. 교수님께서는 평소 대학발전 및 장학기금을 많이 기부하셨는데, 이번에도 큰 금액을 장학기금으로 기부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경영학과에 다닐 때, 3학년 1학기부터 졸업할 때까지 2년간 대학 등록금을 면제받을 수 있는 외부 장학금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이 장학금은 저에게 있어 제가 대학생 때 가장 자랑스러운 사건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 장학금을 받은 후부터 저는 경제적으로 좀 더 넉넉해졌고, 아르바이트 대신 공부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그 장학금을 받았기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생들도 이러한 작은 계기를 통해 좀 더 자신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장학회에 기부하게 되었습니다.
Q. 장학기금 운용을 위해 “필립 프런티어 장학금”이라 명칭을 정한 부분을 말씀해 주세요?
저의 아내가 필립요양병원에 근무한 적이 있었습니다. 왜 요양병원에서 ‘필립’이라는 이름을 쓸까? 하고 한참 궁금해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재활병원의 슬로건을 듣게 되었는데요, “정성으로 앉게 하고, 사랑으로 일으켜, 실력으로 걷게하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재활병원은 환자들을 반드시 일으켜서 걷게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는 것으로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저는 영어 Philip을 한자로, 반드시 (필), 설 (립), 자로 고쳐서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우리 대학생들의 꿈이 갈수록 쪼그러드는 현실에서, 학생들이 큰 꿈을 꾸고, 그 꿈을 반드시 이루어나갔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필립이라는 이름을 택했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오랜기간 해외유학생활을 하시면서 많은 장학금 혜택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장학금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저는 삼육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동경에 있는 게이오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공부를 하였습니다. 말이 유학이지, 집에서 경제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은혜로, 일본 문부성 장학금, 아쯔미 장학금, 노무라증권 장학금 등을 받게 되었고, 유학기간 내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저에게 있어서 가장 의미있는 장학금은 ‘아쯔미 장학금’입니다. 제가 석사과정부터 박사과정까지 일본 문부성 장학금을 받았는데, 박사과정이 마쳐지면서 이 장학금도 끊기게 되어 걱정을 많이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아쯔미 장학재단이 설립되어 첫 해에 10명의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장학생을 모집했습니다. 그 자격요건을 보면, ‘정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박사학위 청구논문을 작성하고자 하는 자’로 되어 있었습니다.
보통 장학재단들은 재학생들에게 관심이 높고, 그래서 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당연한데, 정규과정을 마친 학생에게 좋은 논문을 작성하라고 장학금을 주겠다는 것에 너무 놀랐고 감사했습니다.
이 장학금이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게 되었는데, 30년이 지난 지금도 장학재단의 임원들이 2년마다 한국으로 건너와 식사하면서 장학생들의 근황을 묻는 등 지속적인 관심과 친교의 장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Q. 앞으로 본 장학기금이 어떻게 사용되고, 관리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
학기금을 경영학과에 기탁하였지만, 장학 대상자는 경영학과 뿐만 아니라 다른 학과생도 지원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오직 학생들이 이루고자 하는 꿈의 크기, 비전의 크기로 장학금이 지급되고 관리되었으면 합니다.
그 꿈의 크기란, 예수님의 선한 모본을 따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원대한 비전을 세우고, 그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창조적, 자주적, 역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이 장학금이 우리 대학 학생이 가장 받고 싶은 장학금으로 발전되기를 바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인생의 선배로서 많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어느 교수님께서 대학은 험한 바다를 항해해야 할 배를 만드는 ‘조선소’라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저는 이 말에 완전히 동의합니다. 대학 4년간은 자신이 가야 할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 꿈을 세우고, 키우고, 이루고, 그 이룬 꿈을 통해 사회에 나누기 위해 준비하는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 4년간, 어떤 목표를 세우고 어떻게 준비하는냐에 따라 사람을 나르는 여객선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화물을 나르는 화물선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아니면 물고기를 잡는 낚시배가 만들어지기도 할 것입니다. 자신이 어떤 멋진 배를 만들지 상상하면서 대학 4년을 준비하시면 좋겠습니다.
Q. 교수님께 ‘기부’란 한마디로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기부란, 받은 것을 돌려주는 ‘보은’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1981년 대학 입시를 치르는 당일,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그로 인해 대학에서 공부나 할 수 있을까? 하고 낙심하고 있을 때, 캄캄한 밤하늘에서 비치는 별처럼, 기억조차 할 수 없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과 도움을 받아,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넘치게 받은 사랑과 도움을 이웃에게 돌려드리는 것이 보은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사진·영상 | 삼육대학교 대외국제처: syufund@sy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