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교소식

캄보디아 소식 (103호)

2023.02.16 조회수 849 suwmc
share

캄보디아 선교소식입니다.
~~~~~~~~

한국이 추우니 캄보디아도 춥습니다.
가지고 있는 긴팔 긴바지 그리고 최대한 따뜻한 옷으로 중무장을 해보지만
여전히 콧물을 훌쩍이며 최대한 바람을 피해봅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그저 선선한 가을 날씨에 불과하지만
평소 섭씨 35도에서 40도를 웃돌던 날씨에 살던 우리는
이 선선한 날씨를 캄보디아의 한파라고 표현합니다.
다행히 한낮이 되면 다시 뜨거운 해아래 몸을 녹일 수 있기에
아침 저녁으로만 추우면 되니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그제 밤, 학생 아버지의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시간이 너무 늦어버린 탓에 그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습니다.
외딴 곳에 있는 외딴 집에 나무를 덧대어 만든 벽에서는 밤새도록 찬 바람이 스며들었습니다.
찬바람에 들썩이는 양철지붕은 밤새도록 울음 소리를 내고
전기도 화장실도 없는 곳이기에 간단히 세수만하고 남편과 함께 서로의 체온을 의지해 잠을 잤습니다.
하지만 몸은 불편하고 등이 시리도록 추우면서도
마음은 그리 편안할 수가 없었습니다.
전기가 없는 정글이지만 하늘에는 별이 쏟아지고
화장실이 없는 자그마한 움막같은 곳에서는 어두움속 사방 어디든지 화장실이 되었습니다.
가난하고 조촐한 장례식에서는
인생의 처음과 그 끝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소박한 시골 사람들로 가득찼고,
사람들의 작은 흐느낌과 간간이 들려오는 웃음소리로 장례식은 하루 반만에 끝이 났습니다.
재림의 소망을 가지고 잠드신 아이의 아버지와
그 소망때문에 평온을 유지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보며
때때로 나는 너무 많은 것을 소망하고, 너무 많은 것에 실망하며,
그때문에 너무 많은 것을 놓치고 살고 있지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장례식에 참석하며 볼 수 없었던
모든이의 평안이 깃든 그 장례식에서 알게 된 것은 생각보다 단순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아침부터 몰아치는 찬바람은
사방이 막힌 곳으로 잠깐 몸을 두어 피하고,
대낮이 되어 해가 나면 다시 사방이 트인 곳으로 나와 따스함에 내 몸을 두는 일.
죽음마저 자연스레 받아들이며 평온을 유지하는 그 사람들속에서
살면서 내게 휘몰아치는 많은 일들에
조금은 더 단순해져보리라 그리고 더 감사해보리라 마음먹어봅니다.
2023년 새해, 많은 문제들 앞에 따뜻한 평안이 깃들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언젠가 있을 우리의 끝이 평안이라는 이 한단어로 마쳐지기를 기도합니다.
평안과 감사함이 함께하시기를 기도하며 백 세번째 소식을 전합니다.

  • 담당부서
    세계선교센터
  • 전화번호
    02-3399-3636
최종수정일: 2023.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