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와 선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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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장-씨름하던 밤

18장 - 씨름하던 밤

195 야곱이 하나님의 지시에 순종하여 밧단아람을 떠났지마는 20년 전에 도망자로서 지나갔던 그 길을 되돌아올 때에 여러 가지 불안한 생각이 머리에 떠올랐다. 아버지를 속인 죄는 언제나 그의 앞에 아른거렸다. 그는 자신의 오랜 유랑 생활이 그 같은 죄의 직접적인 결과임을 알고 그 일을 주야로 깊이 생각했으며 양심의 가책은 그의 여행을 매우 슬프게 만들었다. 고향의 산들이 멀리 바라보일 때에 이 족장의 마음은 깊이 감동되었다. 지난날의 모든 일들이 그의 앞에 생생하게 떠올랐다. 자기 죄에 대한 기억과 아울러 그를 향한 하나님의 은총과 도와주시고 인도하여 주시겠다는 그분의 약속이 함께 떠올랐다.

그는 여행의 끝이 점점 가까워짐에 따라 에서에 대한 생각으로 여러 가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야곱이 도망한 후에 에서는 자기 자신이 아버지의 재산에 대한 유일한 상속자라고 생각하였다. 야곱이 돌아온다는 소식은 에서로 하여금 야곱이 상속권을 주장하기 위하여 오고 있다는 두려움을 일으킬 것이었다. 에서는 지금 마음만 먹는다면 그의 아우를 크게 해할 수 있었다. 그는 복수하고 싶은 욕망에서뿐 아니라 그가 오랫동안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해 오던 재물에 대한 안전한 소유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야곱에게 폭력을 사용할 수도 있었다.

주께서는 다시 야곱에게 하나님께서 보호하고 계시다는 증거를 보여 주셨다. 야곱이 길르앗산에서 남쪽으로 여행할 때에 두 무리의 하늘 천사들이 그의 앞뒤를 호위하고 마치 그의 일행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 양 그 무리와 함께 전진하였다. 야곱은 오래 전에 벧엘에서 본 계시를 회상하고 그가 가나안으로부터 도망할 때에 그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던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의 귀환 길을 수호하는 자들이 될 것이라는 증거를 보고 그의 무거웠던 마음이 점점 더 가벼워졌다. 그리고 그는 “이는 하나님의 군대라 하고 그 땅 이름을 마하나임(두 군대 혹은 진영)이라 하였”(창 32:2)다.

그러나 야곱은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느꼈다. 그러므로 그는 먼저 사자들을 보내어 그의 형에게 위무적(慰撫的)인 인사를 하도록 하였다. 196 그는 그들에게 에서에게 가서 할 말까지 자세하게 가르쳐 주었다. 두 형제가 출생하기 전에 형이 동생을 섬기리라는 예언이 있었으므로 에서가 이것을 기억하고 원한을 품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야곱은 하인들에게 에서 앞에 가서 저희는 “내 주 에서”에게 보내심을 받았다고 말하게 하고 그들의 주인에 대하여는 “주의 종 야곱”이라고 말하도록 부탁하였다. 그리고 그가 가난한 방랑자로서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돌아오고 있다는 염려를 없애기 위하여 야곱은 그의 기별에서 “내게 소와 나귀와 양떼와 노비가 있사오므로 사람을 보내어 내 주께 고하고 내 주께 은혜받기를 원하나이다”고 조심스럽게 말하였다.

그러나 하인들은 에서가 친선의 기별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400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가까이 오고 있다는 소식을 가지고 돌아왔다. 에서가 복수하기 위해 오고 있는 것이 분명하였다. 공포가 온 진영에 퍼졌다. 야곱은 “심히 두렵고 답답하였”다. 그는 되돌아갈 수도 없었고 앞으로 나가기도 두려워했다. 무장도 안하고 아무 방비도 없는 그의 일행은 원수를 만날 아무런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는 그들을 두 무리로 나누고 만약 한 무리가 공격을 받으면 다른 무리는 도망할 기회를 얻을 수 있게 하였다. 그는 그의 많은 양떼 중에서 골라낸 후한 선물을 친선의 기별과 함께 에서에게 보냈다. 그는 형에게 잘못한 죄를 속하고 무서운 위기를 피하기 위하여 자기 힘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한 후에 그는 겸손히 회개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보호를 간구하였다. “주께서 전에 내게 명하시기를 네 고향, 네 족속에게로 돌아가라 내가 네게 은혜를 베풀리라 하셨나이다 나는 주께서 주의 종에게 베푸신 모든 은총과 모든 진리를 조금이라도 감당할 수 없사오나 내가 내 지팡이만 가지고 이 요단을 건넜더니 지금은 두 떼나 이루었나이다 내가 주께 간구하오니 내 형의 손에서, 에서의 손에서 나를 건져내시옵소서 내가 그를 두려워하옴은 그가 와서 나와 내 처자들을 칠까 겁냄이니이다”(창 32:9~11).

그들은 이제 얍복강에 이르렀다. 밤이 되어 야곱은 가족들을 보내어 강의 얕은 여울을 건너게 하고 그는 홀로 뒤에 남았다. 야곱은 그 밤을 기도하며 보내기로 결심하고 홀로 하나님과 같이 있기를 바랐다. 하나님께서는 에서의 마음을 부드럽게 하실 수 있으셨다. 그의 유일한 희망은 하나님께 있었다.

그 곳은 야수들이 자주 나타나는 한적한 산악 지대였고 강도들과 살인자들의 은신처였다. 야곱은 혼자 아무 방비도 없이 비통한 마음으로 땅에 엎드려 있었다. 밤중이었다. 그의 사랑하는 이들은 모두 멀리 떨어져 있었으며 그는 언제 위험과 죽음을 당하게 될지 알 수 없었다. 197 무엇보다 그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한 것은 무죄한 사람들에게 이런 위난을 몰고 온 것은 자기 자신의 죄라는 생각이었다. 그는 진지한 탄원과 눈물로 하나님 앞에 기도하였다. 갑자기 거센 손이 그를 붙잡았다. 그는 원수가 자기를 죽이려 하는 줄로 생각하고 공격자의 손아귀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몸부림쳤다. 어둠 속에서 두 사람은 이기기 위해 서로 싸웠다. 한마디 말도 없이 야곱은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웠으며 한 순간도 그의 노력을 늦추지 않았다. 이처럼 그가 자기의 생명을 위해 싸우는 동안 죄책감이 그의 영혼을 억눌렀으며 그의 죄가 되살아나 그를 하나님께로부터 떼어 놓으려 하였다. 그러나 그는 무서운 궁지에 빠져 있었지마는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하고 전심으로 하나님의 자비를 간청하였다. 투쟁은 거의 동틀 때까지 계속되었는데 그 때 그 이상한 사람이 그의 손가락을 야곱의 환도 뼈에 대자 그가 곧 절게 되었다. 그리하여 야곱은 이제 그가 더불어 싸우는 상대자가 누구인지를 분별하게 되었다. 그는 자기가 하늘의 사자와 씨름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이것이 바로 그가 거의 초인간적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얻지 못한 원인이었다. 야곱에게 자신을 나타내신 분은 “언약의 천사” 그리스도였다. 야곱은 이제 불구가 되어 격심한 고통을 느꼈으나 그가 잡고 있는 것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 온전히 통회하고 상한 심령으로 그는 천사에게 매달렸다. 그는 축복을 탄원하면서 “울며 그에게 간구하였”(호 12:4)다. 그는 자기의 죄가 용서받았다는 보증을 받아야 하였다. 육체적 고통도 이러한 그의 목적을 단념시킬 수 없었다. 그의 결심은 점점 강하여지고 그의 신앙은 더욱더 열렬해져서 마지막 순간까지 참고 견디었다. 천사는 그에게서 빠져 나가려고 애를 쓰며 말하기를 “날이 새려 하니 나로 가게 하라”고 재촉하였다. 그러나 야곱은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 하지 아니하겠나이다”라고 대답하였다. 만일 이 말이 자만하고 외람된 자신감에서 나왔다면 야곱은 즉시 죽임을 당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신념은 자기 자신의 무가치함을 고백하면서 언약을 지키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는 사람이 보여 주는 그러한 확신이었다.

야곱은 “천사와 힘을 겨루어 이”(호 12:4)겼다. 이 죄 많고 잘못이 많은 인간이 겸손과 회개와 자기 포기를 통해서 하늘의 임금과 겨루어 이겼다. 그는 하나님의 약속들을 떨리는 손으로 붙잡았으며, 사랑이 무한하신 분께서는 이 죄인의 호소를 물리칠 수 없으셨다.

속임수로 장자의 명분을 빼앗은 죄가 이제 그의 앞에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는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당신 자신이 정하신 시간에 당신이 정하신 방법으로 이루실 그것을 자기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고자 하였다. 198 그가 용서받았다는 증거로서 그의 이름이 그가 범한 죄를 생각나게 하는 이름으로부터 그의 승리를 기념하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천사는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대신 들어앉는 자)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사람으로 더불어 겨루어 이기었음이니라”(창 32:28)고 말하였다.

야곱은 그의 영혼이 오랫동안 갈망하던 축복을 받았다. 대신 들어앉는 자요, 속이는 자로서의 그의 죄는 사유하심을 받았다. 그의 생애의 위기는 지나갔다. 의심과 고통과 후회가 그의 생애를 쓰디쓰게 만들었었지만 이제 모든 것이 변했다. 하나님과 화목함으로 이르러 오는 평화는 몹시 달콤했다. 야곱은 이제 형 만나기가 두렵지 않았다. 그의 죄를 용서해 주신 하나님께서는 에서의 마음도 감동시켜 그의 겸손과 회개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하실 수 있으셨다.

야곱이 천사와 씨름하는 동안 다른 하늘의 사자가 에서에게 파송되었다. 에서는 꿈속에서 아버지의 집을 떠나 20년 동안 방랑하는 그의 아우를 보았다. 그는 또 야곱이 어머니의 죽음을 알고 몹시 슬퍼하는 것과 그가 하나님의 군대에 호위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에서는 이 꿈을 자기의 군사들에게 이야기해 주고 그의 아버지의 하나님이 야곱과 함께 계시니 그를 해하지 말라고 명하였다.

마침내 두 무리는 서서히 접근하고 있었다. 황야의 추장은 그의 부하 군사들을 거느리고 있었으며 야곱은 그의 처자들과 목자들과 하녀들을 앞세우고 뒤에는 양떼들과 가축 떼들의 긴 행렬을 이끌고 다가갔다. 야곱은 지팡이를 의지하여 군사들의 무리를 만나러 나아갔다. 투쟁을 겪은 지 얼마 되지 않으므로 얼굴은 창백하고 발을 절름거리면서 그는 발걸음마다 아픔을 이기지 못해 멈추면서 천천히 걸어 나아갔으나 그의 얼굴은 기쁨과 평화로 빛나고 있었다.

그 절름거리는 고뇌의 사람을 보고 “에서가 달려와서 그를 맞아서 안고 목을 어긋맞기고 그와 입 맞추고 피차”(창 33:4) 울었다. 그 광경을 바라보던 거칠기 이를 데 없던 에서의 군사들까지도 마음에 큰 감동을 받았다. 꿈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는 하였으나 그들의 대장의 마음이 이렇게까지 변할 줄을 미처 생각지 못했었다. 저들은 야곱의 질환을 보았으나 그의 이 연약함이 바로 그의 능력이 되었다는 사실을 거의 생각지 못했다.

얍복 강가에서 고민하던 밤, 멸망이 바로 그의 앞에 이른 것처럼 보이던 그 때에 야곱은 인간의 도움이 얼마나 헛된 것이며 인간의 능력을 신뢰하는 모든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임을 알게 되었다. 201 그가 하나님께 그처럼 큰 죄를 지었으나 그의 유일한 도움 역시 하나님께로부터 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의지할 곳 없고 자신의 무가치함을 느낀 그는 회개하는 죄인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자비로운 약속을 간청하였다. 그 약속이 바로 하나님께서 자기를 용서하시고 받아 주시겠다는 보증임을 확신하였다. 하늘과 땅은 없어질 수 있어도 그 말씀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를 붙들어 저 무서운 투쟁을 견딜 수 있게 한 것은 바로 이것이었다.

야곱이 씨름하고 고민하던 밤에 겪은 경험은 그리스도께서 재림하시기 직전에 하나님의 백성들이 겪어야 할 시련을 나타낸다. 선지자 예레미야는 거룩한 이상 가운데 이 때를 내려다보고 “우리가 떨리는 소리를 들으니 두려움이요 평안함이 아니로다…그 얼굴빛이 창백하여 보임은 어찜이뇨 슬프다 그날이여 비할 데 없이 크니 이는 야곱의 환난의 때가 됨이로다마는 그가 이에서 구하여 냄을 얻으리로다”(렘 30:5~7)고 말하였다.

그리스도께서 인류를 위하여 중보자로서 그의 사업을 끝내실 때에 이 환난의 때가 시작될 것이다. 그 때에는 영혼 개개인의 문제가 결정될 것이며 더 이상 죄로부터 정결케 하는 속죄의 피가 없을 것이다. 예수께서 하나님 앞에서 인간을 위하여 봉사하시던 중보자의 자리를 떠나실 때에 “불의를 하는 자는 그대로 불의를 하고 더러운 자는 그대로 더럽고 의로운 자는 그대로 의를 행하고 거룩한 자는 그대로 거룩되게 하라”(계 22:11)는 엄숙한 선고가 내려진다. 그 때에 억제하시는 하나님의 성령은 지상에서 떠나가신다. 마치 야곱이 성난 형에 의하여 죽음의 위협을 당한 것처럼 하나님의 백성들도 그들을 멸하려는 악인들로부터 위협을 당하게 될 것이다. 야곱이 에서의 손에서 구원함을 받기 위하여 밤새도록 씨름한 것처럼 의인들은 그들을 둘러싼 원수들로부터 구원함을 받기 위하여 밤낮으로 하나님께 부르짖을 것이다.

사단은 하나님의 천사들 앞에서 야곱을 고소하고 그가 범죄하였으므로 그를 멸할 권리가 자기에게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는 에서에게 야곱을 대적하여 진군하도록 충동하였다. 야곱이 밤새도록 씨름하고 있는 동안 사단은 그로 하여금 죄책감에 억눌리게 함으로 그를 낙담시켜 하나님을 굳게 붙잡는 그의 신뢰심을 깨뜨리려 하였다. 야곱이 고통 중에서도 천사를 붙잡고 눈물을 흘리며 간청할 때 하늘의 사자도 그의 믿음을 시험하기 위하여 그의 죄를 생각나게 하고 그에게서 빠져나가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야곱은 외면당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비하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분의 자비에 자기 자신을 의탁하였다. 그는 자기가 죄를 회개한 것을 지적하고 구원하여 주시기를 탄원하였다. 202 그는 자기의 생애를 되돌아 볼 때에 거의 절망 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그는 천사를 굳게 붙들고 열렬하고도 애타는 부르짖음으로 승리를 얻을 때까지 간청하였다.

악의 세력과의 마지막 투쟁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당할 경험도 이와 같을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믿음과 인내와 그들을 구원하시는 그분의 능력에 대한 그들의 확신을 시험하실 것이다. 사단은 그들에게는 아무런 희망도 없으며 그들의 죄는 너무 커서 용서받을 수 없다는 생각을 일으켜 그들을 공포에 질리게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결점들을 뼈저리게 느낄 것이며 그들의 생애를 회고할 때에 그들의 희망은 꺼져갈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크신 하나님의 은혜와 자신들의 성실한 회개를 기억하고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회개한 죄인들에게 그리스도를 통하여 주신 하나님의 언약을 이루어 주시도록 간청할 것이다. 기도가 즉시 응답을 받지 못한다고 하여 그들의 믿음이 약해지지 않을 것이다. 야곱이 천사를 붙잡은 것처럼 그들은 하나님의 능력을 붙잡을 것이며 그들의 부르짖는 소리는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 하지 아니하겠나이다”라는 말이 될 것이다.

야곱이 속임수로 장자의 명분을 빼앗은 자기 죄를 이전에 회개하지 않았더라면 하나님께서 그의 기도를 들으시고 자비스럽게 그의 생명을 보존시킬 수 없으셨을 것이다. 시련의 때에도 이와 같다. 만일 하나님의 백성들이 공포와 고민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동안에 그들 앞에 회개하지 않은 죄가 나타날 때, 그들은 압도당할 것이며 절망으로 그들의 신앙은 끊어지고 그들은 하나님께 구원을 호소할 수 있는 담대함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자기 자신들의 무가치함을 깊이 느끼는 반면 은밀한 잘못들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죄는 그리스도의 속죄의 보혈로 도말되었을 것이므로 그들은 그 죄악들을 기억할 수 없을 것이다.

사단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일상생활의 사소한 불충실은 묵과하실 것이라고 믿게 한다. 그러나 여호와께서는 결코 악을 시인하시거나 허용하지 아니하신다는 사실을 야곱을 다루시는 가운데 나타내셨다. 죄를 변명하거나 숨겨 두고 그것을 회개하지 않고 용서받지 못한 채 하늘 책에 그대로 남겨 두는 자들은 모두 사단에게 정복당할 것이다. 그들의 고백이 찬양을 받고 직위가 명예로울수록 그 같은 저들의 행위는 하나님 보시기에 더욱 악한 것이며 그들의 대원수 마귀의 승리는 더욱 분명하게 된다.

그러나 야곱의 이야기는, 죄에 빠졌다가 참으로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오는 사람들을 그분께서 내어 쫓지 않으시리라는 보증이 된다. 203 야곱이 자기 자신의 힘으로 싸워서 얻으려고 하다가 놓쳤던 그것을 얻게 된 것은 자기 자신을 하나님께 내맡기고 신뢰하는 신앙으로 말미암아서였다. 이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은혜와 능력만이 그가 갈망하던 축복을 그에게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당신의 종에게 가르치셨다. 말세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이와 같을 것이다. 위험이 그들을 둘러싸고 절망이 영혼을 억압할 때에 그들은 오직 속죄의 공로만을 의지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무력하고 무가치한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부활하신 구주의 공로를 의지해야 한다. 그렇게 하고도 멸망당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우리의 흉악한 범죄의 긴 목록이 무한하신 하나님의 눈앞에 놓여 있다. 그 기록은 완전하여 우리의 죄 중에 어느 하나라도 빠진 것이 없다. 그러나 옛날 당신의 종들의 부르짖음을 들어주셨던 하나님께서는 믿음으로 드리는 기도를 들으시고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실 것이다. 그분께서 그렇게 약속하셨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말씀을 성취하실 것이다.

야곱은 인내심을 가지고 단호하게 섰기 때문에 승리하였다. 그의 경험은 끈질긴 기도의 능력을 증거한다. 우리가 끈질긴 기도와 불굴의 신앙에 대한 교훈을 배워야 할 때가 있다면 바로 지금이다. 그리스도교나, 그리스도인 개개인들에게 이르러 오는 가장 위대한 승리들은 그들의 재능이나, 교육이나, 재물이 인간의 어떤 호의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열렬하고 필사적인 믿음으로 전능하신 능력의 팔에 매달릴 때에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기도의 밀실에서 얻어지는 승리들이다.

모든 죄를 버리고 열렬하게 하나님의 축복을 구하지 않는 자들은 그것을 얻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야곱처럼 하나님의 약속을 붙잡고 그가 했던 것처럼 열렬하고 참을성 있게 매달리는 사람들은 야곱이 성공한 것처럼 모두 성공할 것이다. “하물며 하나님께서 그 밤낮 부르짖는 택하신 자들의 원한을 풀어 주지 아니하시겠느냐 저희에게 오래 참으시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속히 그 원한을 풀어 주시리라”(눅 18: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