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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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또 비유를 베풀어 가라사대 천국은 좋은 씨를 제 밭에 뿌린 사람과 같으니 사람들이 잘 때에 그 원수가 와서 곡식 가운데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더니 싹이 나고 결실할 때에 가라지도 보이거늘.”

“밭은 세상이”라고 그리스도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세상에 있는 그리스도의 교회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해석해야 한다. 이 비유는 천국에 관한 것과 사람의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사업을 묘사하고 있는 데 이 일은 교회를 통하여 성취될 사업이다. 성령은 온 세상에 편만해 계셔서 어디서나 사람들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계신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의 곳간에 거두어들여질 만큼 자라고 익어 가야 할 곳은 교회이다.

“좋은 씨를 뿌리는 이는 인자요…좋은 씨는 천국의 아들들이요 가라지는 악한 자의 아들들이요.” 좋은 씨는 하나님의 말씀 곧 진리에서 난 자들을 대표한다. 71 가라지는 오류와 거짓 원칙의 열매나 그 화신(化身)이 된 자들을 대표한다. “가라지를 심은 원수는 마귀요.” 하나님과 그분의 천사들은 가라지를 나게 하는 씨를 절대로 뿌리지 않는다. 가라지는 언제나 하나님과 사람의 원수인 사단이 뿌리는 것이다.

동방(팔레스틴)에서는 사람들이 원수에 대한 보복으로 새로 갈아 놓은 상대방의 밭에다 자라는 동안은 곡식과 흡사한 유해한 잡초의 씨를 뿌리는 일이 있었다. 이 잡초는 곡식과 같이 자라나면서 곡식을 해롭게 하고 밭 임자에게 어려움과 손해를 끼쳐 준다. 이와 같이 사단이 그의 악한 씨를 좋은 곡식 사이에 뿌리는 것도 그리스도에 대한 원한 때문이다. 사단은 자기가 뿌린 씨가 맺은 열매에 대한 책임을 하나님의 아들에게 돌린다. 사단은 교회 안에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공언하면서 그의 품성을 부정하는 사람들을 들여보내서 그들로 하나님께 욕을 돌리고 구원의 사업을 그릇 나타내며 영혼들을 위태롭게 만든다.

그리스도의 종들은 교회 안에 진실한 신자들과 거짓 신자들이 섞여 있는 것을 보고 탄식한다. 그들은 교회를 깨끗하게 하기 위하여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 비유에 나오는 주인의 종들처럼 그들은 가라지를 뽑아 버리려고 한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그들에게 “가만 두라 가라지를 뽑다가 곡식까지 뽑을까 염려하노라 둘 다 추수 때까지 함께 자라게 두어라”고 말씀하신다.

그리스도께서는 공공연한 죄를 고집하는 자들을 교회에서 제명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그러나 그는 우리에게 품성과 동기를 판단하는 일을 맡기지 않으셨다. 그는 우리의 성정을 너무나 잘 아시므로 이 일을 우리에게 맡기지 않으신다. 우리의 생각에 거짓 그리스도인으로 보이는 자들을 교회에서 끊어 버리려 하다가는 반드시 실수하게 될 것이다. 때때로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당신께로 이끄시고 계시는 바로 그 사람을 오히려 희망이 없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만일 우리가 이러한 사람들을 우리의 불완전한 판단에 따라 처리한다면 그들의 희망을 영원히 꺼 버리게 될지도 모른다. 자기 자신이 그리스도인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결국에는 부족하다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다. 72 이웃 사람들의 생각에 전혀 천국에 들어가지 못할 것같이 보이던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천국에 들어가게 될 것이다. 사람은 외모로 판단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마음을 보시고 판단하신다. 가라지와 곡식이 추수할 때까지 함께 자라게 되며 추수할 때는 바로 은혜의 시기가 끝나는 때이다.

구주의 말씀 가운데는 또 하나의 다른 교훈 즉 놀라운 인내와 부드러운 사랑의 교훈이 있다. 마치 가라지의 뿌리가 곡식의 뿌리와 서로 얽히게 되는 것처럼 교회 안에서도 거짓 형제들이 진실한 제자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거짓 신자들의 본성이 완전히 드러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만일 이러한 사람들을 교회에서 끊어 버리려고 하면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흔들리지 않고 견고히 서 있었을 다른 사람들까지 넘어지게 할 수 있다.

이 비유의 교훈은 하나님께서 사람들과 천사들을 취급하시는 일을 통해 설명되고 있다. 사단은 기만자이다. 그가 하늘에서 범죄했을 때에 하나님께 충실한 천사들까지도 그의 내심을 충분히 간파할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사단을 즉시 멸망시키지 않으셨다. 만일 하나님께서 당장 그를 멸망시키셨더라면 범죄하지 않은 천사들이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오해했을는지도 모른다. 하나님의 선하심을 의심하는 것은 마치 나쁜 씨와 같아서 죄와 재난의 쓴 열매를 맺게 된다. 그러므로 그의 본성이 완전히 드러나기까지 악의 장본인을 그대로 놔두셨던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긴 세월을 통하여 악의 역사를 바라보아야 하는 고통을 견디어 오셨다. 그리고 그분은 사람이 마귀의 악선전에 미혹되도록 버려두지 않으시고 오히려 무한한 갈바리의 선물을 주셨다. 이는 귀한 곡식이 뽑힐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가라지를 뽑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천지의 주재가 되시는 하나님께서 사단에 대하여 오래 참으시는 것처럼 우리 동포들에 대하여 오래 참아야 하지 않겠는가?

교회 안에 교인답지 못한 사람이 있다고 해서 세상 사람들이 그리스도교의 진리를 의심하는 것은 온당치 않을 뿐 아니라 그리스도인들도 그러한 거짓 형제들을 인하여 낙심하지 말아야 한다. 초대 교회는 어떠했는가? 아나니아와 삽비라와 같은 이들도 그리스도의 제자였으며 마술사 시몬도 침례를 받았다. 73 바울을 버린 데마도 한 신자로 여겨졌다. 가룟 유다도 사도중에 한 사람으로 계수되었다. 구주께서는 한 영혼도 잃어버리기를 원치 아니하신다. 예수께서 유다를 취급하신 경험이 우리로 하여금 그분이 패역한 인간에 대하여 얼마나 오래 참으시는지를 알게 하기 위하여 기록됐다. 그는 우리에게 당신이 참으신 것처럼 참으라고 부탁하신다. 그분은 세상 끝 날까지 거짓 형제들이 교회 안에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이러한 그리스도의 경고의 말씀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가라지를 뽑으려고 애쓴다. 74 악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벌하기 위하여 교회는 세상 나라의 권력을 의존해 왔다. 교회가 정해 놓은 신조들과 다른 자들을 소위 그리스도를 대표한다고 하는 자들의 교사(敎唆)로 옥에 가두고 고문과 사형을 자행했다. 그러나 이런 행동을 교사한 것은 사단의 영이요 그리스도의 영이 아니다. 이러한 방법은 세상을 자기의 지배 아래 묶어 두려는 사단의 방법이다. 이단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이와 같은 방법으로 처리함으로 하나님은 교회를 통하여 그릇 나타내지셨다.

그리스도께서 비유를 통해서 주시는 교훈은 남을 판단하고 정죄하라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의 부족을 느끼고 겸손하라는 것이다. 밭에 뿌려진 모든 씨가 다 좋은 곡식이 아니듯이 교회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이 다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잎이 청청할 때에는 가라지와 곡식은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밭의 곡식이 익어 누렇게 되면 쓸모없는 잡초들은 여물어 고개 숙인 곡식과는 전혀 다르다. 경건의 모양을 가장한 죄인들이 한동안 참된 그리스도의 제자들과 섞여서 외형상 기독교인으로 간주되어 많은 사람을 속이고 있지만 이 세상의 추수 때가 이르면 선한 자와 악한 자 사이에 현저한 차이점이 드러날 것이다. 그 때에 교회와는 연합하였으나 그리스도와 연합하지 않은 자들이 명백하게 드러나게 될 것이다.

가라지도 곡식 사이에서 햇빛과 비가 주는 모든 좋은 것을 받으면서 자라도록 용납되었다. 그러나 추수할 때가 되면 “너희가 돌아와서 의인과 악인이며 하나님을 섬기는 자와 섬기지 아니하는 자를 분별하리라” (말 3:18). 그리스도께서 친히 누가 하늘 가족과 같이 살기에 합당한 자인지를 결정하실 것이다. 그분은 모든 사람을 그들의 말과 행실에 따라 심판하실 것이다. 공언은 저울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품성이다.

75 구주께서는 모든 가라지가 다 알곡이 될 시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곡식과 가라지는 추수 때, 곧 세상 끝 날까지 같이 자란다. 세상 끝에 가서는 가라지는 단으로 묶어 불에 사르고 알곡은 모아 하나님의 곳간에 들여 놓는다. “그 때에 의인들은 자기 아버지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나리라.” 그 때에 “인자가 그 천사들을 보내리니 저희가 그 나라에서 모든 넘어지게 하는 것과 또 불법을 행하는 자들을 거두어 내어 풀무불에 던져 넣으리니 거기서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