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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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장-불법의 비밀

45장 - 불법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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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인들에게 보내는 두번째 편지에서 법왕권 수립으로 귀결될 큰 배도가 있으리라고 예언하였다. 그는 그리스도의 날이 “먼저 배도하는 일이 있고 저 불법의 사람 곧 멸망의 아들이 나타나기 전에는 이르지 아니하리니 저는 대적하는 자라 범사에 일컫는 하나님이나 숭배함을 받는 자 위에 뛰어나 자존하여 하나님 성전에 앉아 자기를 보여 하나님이라 하느니라” 하고 또한 계속하여 “불법의 비밀이 이미 활동하였”(살후 2:3, 4, 7)다고 신자들을 경고하였다. 사도 바울은 벌써 교회 안에 오류가 들어와 법왕권 설립의 길을 준비하고 있는 사실을 보았다.

불법의 비밀이 처음에는 암암리에 그 일을 잠행(簪行)하였으나 나중에는 점점 공공연하게 세력을 얻어 사람들의 마음을 지배하게 되고 점점 그 기만적 신성 모독적인 행위를 증진시켰다. 이교적(異敎的) 습관이 눈에 띄지 않을 만큼 서서히 기독교 안으로 침입해 들어왔다. 교회가 이교도들에게 극심한 핍박을 받는 동안에는 타협과 순응의 정신이 일시 억제되었다. 그러나 박해가 그치고 기독교가 왕들의 궁전에까지 들어가자 교회는 그리스도와 그의 제자들의 겸손한 단순성을 버리고 다신교의 제사장이나 방백들처럼 오만과 허식을 따랐으며 하나님의 율법 대신에 사람의 이론과 관습을 채택하였다. 327 제4세기 초엽에 콘스탄티누스황제의 명목상의 회심은 일반에게 크게 환영을 받았고 세속이 의의 두루마기를 입고 교회로 걸어 들어온 셈이었다. 이리하여 부패는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겉으로는 이교가 정복을 당한 듯했지만 사실은 승리자가 되었다. 그 정신이 온 교회를 지배하였다. 이교적 교리와 의식과 미신이 그리스도인으로 자처하는 많은 사람의 예배와 신앙에 스며들어 왔다.

이와 같은 이교와 기독교 사이의 타협은 하나님을 대적하고 하나님 위에 자기를 높이리라고 예언한 죄악의 사람을 대두시켰다. 이러한 거짓 종교의 대규모적 조직은 사단의 권세가 만든 걸작-스스로 보좌에 앉아 마음대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사단의 노력의 기념탑이다.

교회가 세속적 이익과 명예를 얻기 위하여 세상의 권력자들의 호의와 지지를 구하고 그래서 그리스도를 거절하고 사단의 대리자인 로마의 감독에게 복종하게 되었다.

로마교회의 주요 교리 중의 하나는 법왕이 전세계 그리스도교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머리이며 세계 각지에 있는 감독과 목사들을 다스리는 최상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법왕은 하나님 자신의 지위를 사칭했다.

사단은 성경이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의 속임수를 간파하게 하며 그의 권력에 대항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았다. 세상의 구주께서도 사단의 공격을 물리치실 때 말씀을 사용하셨다. 사단이 도전(挑戰)하여 올 적마다 “기록하였으되” 라는 영원한 진리를 방패삼아 막아내셨다. 사단이 적의를 드러낼 때마다 그리스도께서는 말씀의 지혜와 능력으로 대항하셨다. 328 따라서 사단이 인류를 지배하고 하나님의 권위를 찬탈한 법왕권을 세우기 위해서 사람들이 성경에 대하여 무지하게 해야만 되었다. 성경은 하나님을 높이고 유한한 인류의 처지를 분명히 가르쳐 줄 것이다. 그러므로 어떻게든지 그 거룩한 진리를 감추거나 압박해야만 되었다. 이와 같은 논리가 로마교회에 채택되었다. 수백년 동안 성경 보급이 금지되었다. 사람들은 성경을 읽거나 집에 둘 수도 없었고 다만 지조없는 교부와 감독들이 자신의 교리를 해석하고 자기변호를 하기 위하여 보관하는데 불과하였다. 그래서 법왕을 지상에 있는 하나님의 대리자요, 교회와 국가 위에 군림하는 권위를 가진 자로 일반인들이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때와 법을 변개함

오류 탐지기인 성경이 제거되었으므로 사단은 이제 자기 마음대로 활약하게 되었다. 일찍이 선지자는 로마교가 “때와 법을 변개코자 할 것”(단 7:25)이라고 선언하였다. 그 일은 지체하지 않고 추진되었다. 이교에서 개종한 사람들을 위해 점점 우상과 유물숭배의 풍습이 교회 안에 들어와 명목적인 그리스도교인이 증가되었다. 그리고 대회의에서 로마교회의 우상숭배가 체계를 갖춰 확립되었다. 로마교회는 그 신성 모독적 행위의 하나로 십계명에서 우상숭배를 금하는 둘째 계명을 삭제하고 숫자를 채우기 위하여 열째 계명을 둘로 나누었다.

이교에 양보하는 이러한 정신은 더욱더 하늘의 권위를 무시하는 길을 넓혔다. 사단은 교회의 경건치 못한 지도자를 통하여 십계명 중의 넷째 계명을 짓밟고 하나님께서 복 주시고 거룩하게 하신 옛적부터 있는 안식일을 폐하고 그 대신에 이교에서 “존경할 만한 태양의 날”로 지켜오던 축일을 내세웠다. 329 이러한 변경도 그 당초에는 공공연하게 추진된 것은 아니다. 처음 몇 세기 동안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이 참된 안식일을 준수하였다. 그들은 하나님을 존중하는 마음이 열렬하였고 율법이 변개할 수 없는 것임을 믿고 그 율법의 신성한 정신을 열심히 옹호하였다. 그러나 사단은 자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그 대리자들을 교묘하게 활동하도록 하였다. 사람들의 주의를 일요일에 집중시켜 그날을 그리스도의 부활을 축하하는 날로 삼았다. 그날에 여러 가지 종교적 행사를 가졌으며 당시만 해도 이날은 단지 오락을 즐기는 날로 여겨졌다. 안식일은 여전히 따로 신성하게 준수하고 있었다.

아직도 이교도였던 콘스탄티누스황제는 칙령을 발표하여 일요일을 전 로마제국의 경축일로 삼았다. 그리고 그가 개종한 후에는 충성스러운 일요일 옹호자가 되어 자기의 새 신앙의 이익을 위해 그 이교의 칙령을 강제로 시행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그의 권위는 그리스도인에게 안식일을 주의 거룩한 날로 지키지 못하도록 온전히 막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사단은 다른 방도를 택했는데 즉 거짓 안식일을 참 안식일과 동일하게 높이는 것이었다. 콘스탄티누스의 칙령이 내린 지 몇 년 후에 로마의 감독은 일요일을 주의 날이라는 칭호를 붙여 불렀다. 이리하여 사람들은 점점 일요일을 어느 정도 거룩한 날로 여기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참된 안식일은 그대로 준수하고 있었다.

거짓의 우두머리는 아직 그의 사업을 완성하지 못했다. 기독교회를 자기의 깃발 아래로 모으고 자기의 대리자 즉 그리스도의 대리자라고 주장하는 오만한 대 감독을 통하여 그 권세를 휘두르기로 결심하였다. 그는 반쯤만 회심한 이교도와 야심에 가득 찬 주교(主敎)들과 또는 세속적 욕망을 가진 목사들을 통하여 그 목적을 성취했다. 330 그 이후 계속해서 대 회의가 소집되고 그 때마다 각지로부터 교회의 감독들이 소집되었다. 회의가 거듭될수록 점점 하나님이 제정해 주신 안식일은 낮추어지는 반면 일요일은 존귀하게 되어갔다. 마침내 이교의 축제일이 바로 거룩한 제도로 존중되고 성경상 안식일은 유대교의 유물로 선언되어 이를 준수하는 자는 저주받을 자로 취급되고 말았다.

이리하여 그 큰 배도자는 마침내 “범사에 일컫는 하나님이나 숭배함을 받는자 위에 뛰어나”(살후 2:4) 자신을 높이는데 성공했다. 그는 전 인류에게 살아계신 참 하나님을 명백하게 가리키는 하나님의 유일한 율법을 감히 변경하려 하였다. 넷째 계명은 하나님이 천지의 창조주이심을 나타내고 또한 다른 거짓 신들과의 구별을 분명하게 한다. 제칠일을 사람이 쉬는 날로 구별된 것은 창조 사업을 기념하기 위함이었다. 안식일은 살아계신 하나님을 존재의 근원이시요 존경과 예배의 대상으로서 사람들의 마음에 항상 기억하게 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사단은 사람들이 하나님께 대한 충성을 버리게 하고 그 율법을 준수하지 못하도록 애를 쓰면서 특별히 하나님이 창조주이심을 드러내는 그 계명을 없애고자 온갖 노력을 다했다.

오늘날 개신교측에서는 일요일에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으므로 그날이 그리스도인의 안식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무런 성서적 뒷받침이 없다. 그리스도나 그의 제자들은 이날을 결코 그처럼 존중시하지 않았다. 기독교의 제도로 일요일을 준수하는 일의 기원은 사도 바울 시대에 이미 활동을 시작한 “불법의 비밀”이었다. 그러면 어디서 또는 언제 주께서 법왕권이 낳은 이 자식을 양자로 삼으셨는가? 성경에 아무 근거가 없는 이러한 변경에 무슨 적당한 이유를 붙일 수 있겠는가?

331 제6세기에 이르자 법왕권의 세력은 더욱 견고하여 갔다. 그 권위의 보좌를 제국의 수도에 정하고 로마의 감독은 전세계 교회의 머리가 된다고 선포하였다. 이교는 이제 그 지위를 법왕교에게 물려주었다. 용이 짐승에게 “자기의 능력과 보좌와 큰 권세”(계 13:2)를 주었다. 이리하여 다니엘서와 요한계시록(단 7:25; 계 13:5-7) 에 예언된 1260 년간의 법왕권 핍박이 개시된 것이다. 이에 그리스도인들은 그 지조를 굽히고 법왕권의 의식과 예배를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지하의 감옥에 갇히거나 고문대와 화형주, 또는 목베는 자의 도끼에 생명을 잃든지 그 중 어느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렇게 하여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벗이 너희를 넘겨 주어 너희 중에 몇을 죽이게 하겠고 또 너희가 내 이름을 인하여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눅 21:16, 17)라고 하신 예수님의 예언이 성취되었다. 충성된 사람들에 대한 핍박은 더욱 격렬하여져서 온 세상은 전쟁터가 되고 말았다. 수백년 동안 그리스도교회는 궁벽한 산간이나 인적이 드문 곳에서 그들의 피난처를 찾았다. 이에 대하여 선지자는 “그 여자가 광야로 도망하매 거기서 일천이백육십일 동안 저를 양육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예비하신 곳이 있더라”(계 12:6)고 예언하였다.

암흑시대

로마교회의 권좌로의 등극은 암흑시대가 시작된다는 표시였다. 그 세력이 증가함에 따라 암흑도 더욱 짙어졌다. 신앙이 그 참된 기초가 되는 그리스도로부터 로마 법왕에게로 옮겨졌다. 사람들은 죄의 용서와 영원한 구원을 위해 하나님의 아들을 바라보는 대신에 법왕이나 그 대리자들인 교부나 감독에게서 구하게 되었다. 법왕을 저들의 중보자라고 믿고 그를 통해서만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갈 수가 있으며, 그는 하나님의 대리자이기 때문에 그에게 절대 복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가르쳤다. 332 그리하여 그의 명령을 순종하지 않는 자는 당연히 육체나 영혼에 엄한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의 마음은 하나님을 떠나 실수 투성이요, 잔악한 사람들, 더구나 그들을 통하여 제마음대로 권력을 행사하는 암흑의 왕에게로 마음이 향하게 되었다. 죄악이 신성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었다. 성경이 금지를 당하거나 인간이 자기를 지극히 높일 때에는 항상 이러한 궤휼과 기만과 불법에 대하여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사람의 법과 전통이 높임을 받고 하나님의 율법을 무시한 결과로 부패에 빠지게 되었다.

위기의 때

이 때야말로 그리스도교회에 있어서 위기의 시대였다. 신실한 기수(旗手)가 매우 드물었다. 진리를 증거하는 사람이 전혀 없지는 않았으나 그 당시에는 오류와 미신이 세력을 장악하고 있어서 참된 종교는 이 세상에서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복음은 자취를 감추었고 종교의 외양만 득세하여 사람들은 엄격한 종교의 규칙에 매여 숱한 괴로움을 받고 있었다.

그 사람들은 법왕을 단지 중보자로 바라볼 뿐 아니라 죄를 속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행함을 의지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다. 긴 순례 여행과 고행, 그리고 유물숭배와 교회당, 제단, 수도원의 건립과 거금 헌납 등 이러한 일만이 하나님의 진노를 그치게 하고 그의 은혜를 입게 하는 것이라고 가르쳤다. 마치 하나님께서 사람처럼 사소한 일에 진노하시고 또는 예물이나 고행(苦行)으로써 그 진노를 푸신단 말인가?

세월이 지날수록 더욱더 그릇된 교리가 로마로부터 나왔다. 333 법왕권이 수립되기 전부터 이교 철학자들은 주목을 끌었으며, 교회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 개심하였다고 스스로 말하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저희의 이교적 철학에 집착되어 그 연구를 계속할 뿐만 아니라 이교도를 감화시키는데 필요하다 하여 다른 사람에게까지 그것을 권장하고 있었다. 이리하여 묵과할 수 없는 오류가 그리스도교회 안에 침투하였다. 이러한 오류 가운데서도 특별히 두드러진 것은 사람이 본시 불사 불멸하는 존재요, 따라서 죽은 자의 영혼이 의식을 가졌다는 교리이다. 이 교리는 로마가 설립한 성자(聖者)에 대한 기도와 마리아 숭배의 기초를 닦았다. 또 일찍부터 법왕권의 신조에 통합된 바, 불신자가 최후에 영원한 지옥의 고통을 당할 것이라는 이단설도 또한 여기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로마교가 이른바 연옥이라고 명명한 이교적 허구(虛構)가 소개되어 어리석고 미신적인 군중을 위협하였다. 이 이설에 의하면 영원한 형벌을 받지 않아도 될 영혼은 범한 죄에 해당하는 만큼의 형벌을 받을 곳인 바로 연옥에서 불완전한 상태가 정결하여지고 나면 천국에 들어가게 된다는 것이다.

로마교는 또 신도들의 공포심과 악습을 이용하여 돈을 벌고자 또 하나의 거짓을 만들어 냈다. 이것이 곧 면죄부이다. 법왕군에 참가하여 그의 국토를 확장하고 대적을 징벌하며 법왕의 정신적 최상권을 부인하는 자를 멸절하는 자에게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모든 죄가 사유함을 받고 그가 받을 고통과 형벌에서 해방된다는 약속이다. 그리고 또한 헌금을 교회에 내면 죄로부터 자유함을 얻되 자신뿐만 아니라 현재 죽어서 연옥 불에서 고통하고 있는 친구의 영혼까지도 구원할 수가 있다고 가르쳤다. 334 이러한 방법으로 로마교회는 금고(金庫)를 채우고 향락과 사치를 다하며 머리 둘 곳이 없었던 그리스도의 거짓 대리자들의 추악한 행위를 계속했다.

성경 가운데 제정된 성만찬 예식도 미사라는 우상 종교의 희생 제도로 바꾸어 놓았다. 로마교회의 신부들은 근거없는 허례로써 떡과 포도주가 실제로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변한다고 말하고 하나님을 모독하는 참람된 말로써 저희가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창조”할 권능이 있다고 공언하였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의 위협하에 이 가공할 신성 모독적 이단을 믿는다고 고백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 요구를 거절하는 자들은 화형을 당하였다.

법왕권의 대낮은 세계의 도덕적 밤중이었다. 성경은 일반 민중들뿐 아니라 신부들조차도 알지 못했다. 옛날 바리새인들처럼 로마교회의 지도자들도 자기 죄를 드러내 주는 빛을 싫어하였다. 의의 표준인 하나님의 율법을 저버리고 권력을 무제한으로 남용하며 악행을 거리낌없이 자행하였다. 온갖 기만과 탐욕과 방탕이 성행하였다. 사람들은 부귀나 혹은 지위를 얻기 위하여 어떠한 범죄라도 감행하였다. 법왕과 감독의 궁궐은 극도의 방탕을 연출하는 장소이었다. 어떤 법왕은 너무도 비인도적인 행위를 자행했기 때문에 이들 교회의 고관들을 괴물로 여긴 세상의 통치자들은 그대로 묵인할 수 없다 하여 그들을 면직시키려 한 일도 있었다. 그리하여 수세기 동안을 학문과 예술과 문화의 모든 면에 걸쳐 아무런 진보도 볼 수 없었고 그리스도교국은 도덕적·지적 마비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