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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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구주의 지상생애는 천연계와 하나님으로 더불어 교제하는 생애였다. 이 교제를 통하여 그분께서는 능력 있는 생애의 비결을 우리에게 보여 주셨다.

예수님은 열렬하고 지칠 줄 모르는 일꾼이셨다. 그분보다 더 무거운 책임을 지고 살아간 사람은 없다. 세상의 슬픔과 죄의 짐을 그분보다 더 무겁게 지셨던 분은 없다. 다른 사람들의 유익을 위하여 자아를 불태우는 그런 열성을 가지고 일하신 분은 없다. 그럴지라도 그분께서는 건강한 생애를 사셨다. 영적으로는 물론이요 육체적으로도 그분께서는 “흠없고 점없는”(벧전 1:19) 희생제물의 어린 양으로 대표되셨다. 영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그분께서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율법을 순종함으로 모든 인류에게 성취되기를 기대하신 바 모본이셨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쳐다보았을 때, 그분의 얼굴에서 거룩한 동정심과 지각하는 능력이 섞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분은 영적 생명의 분위기에 싸여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분의 태도는 친절하고 겸손한 반면에, 그분께서는 감취어 있으면서도 완전히 숨겨질 수 없는 어떤 능력을 소유하고 있음을 사람들에게 느끼게 하였다.

주님께서는 봉사생애 동안 당신의 생명을 노리는 교활하고 위선적인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추적을 당하셨다. 52 정탐꾼들은 그분을 따라다니면서 그분을 대적할 기회를 포착하고자 그분의 말씀을 주시하였다. 그 나라의 가장 영리하고 교양 있는 사람들이 논쟁을 통하여 그분을 패배시키고자 시도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없었다. 그들은 갈릴리 출신의 비천한 교사에게 패배와 수치를 당하여 싸움터에서 물러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스도의 교훈에는 사람들이 이전에 결코 소유해 본 적이 없는 참신함과 능력이 있었다. 심지어 그분의 원수들까지도 “그 사람의 말하는 것처럼 말한 사람은 이 때까지 없었나이다”(요 7:46)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린 시절을 가난하게 지내신 예수님께서는 타락한 세대의 인위적 습관으로 물들지 않으셨다. 그분께서는 목수간의 작업장에서 일을 하며 가정 생활의 짐을 지고 순종과 수고의 교훈을 배우시면서 천연계 속에서 휴식을 찾으셨다. 그리하여 천연계의 신비를 이해하고자 애씀에 따라 그 속에서 지식을 얻으셨다. 주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셨다. 그리고 그분에게 있어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노동하던 장소를 떠나 들로 나가 조용한 산골짜기에서 명상하고, 산허리나 수풀의 나무들 사이에서 하나님과 교통할 때였다. 이따금 이른 아침에 어떤 후미진 장소에서 명상하고 성경을 연구하고 기도하시는 그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주님께서는 찬미의 노래로써 아침 빛을 맞이하셨다. 그분께서는 감사의 노래로써 당신의 노동시간을 즐겁게 하고, 수고에 지치고 낙심한 사람들에게 하늘의 기쁨을 안겨 주셨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봉사생애 동안 대부분 옥외(屋外)에서 보내셨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여행하실 때 그분께서는 걸어 다니셨고, 대부분의 교훈은 옥외에서 하였다. 당신의 제자들을 훈련시키실 때 그분께서는 이따금 혼잡한 도시를 떠나 조용한 시골을 찾아 가심으로써 그들에게 가르치고자 하신 단순성과 믿음과 자아희생의 교훈에 훨씬 잘 조화가 이루어지게 하셨다. 53 열 두 제자를 사도로 임명하고 산상설교를 하신 곳은 갈릴리 바다에서 얼마 떨어지지 아니한 산허리의 나무 그늘 아래였다.

54 그리스도께서는 푸른 하늘 아래서, 풀이 많은 언덕 위에서, 호숫가에서, 사람들을 당신의 주위에 모으시기를 좋아하셨다. 당신 자신이 창조하신 업적으로 둘려 있는 그곳에서, 그분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인공적인 것으로부터 천연적인 것으로 돌이킬 수 있었다. 천연계의 성장과 발전에 그분의 나라의 원칙들이 나타났다. 사람들이 눈을 들어 하나님께 속한 언덕들과 그분의 손으로 이루어진 놀라운 업적들을 바라볼 때, 그들은 하나님의 진리에 속한 귀중한 교훈들을 배울 수 있었다. 그리하여 미래의 어떤 날 그 거룩한 교사의 교훈들은 천연계의 사물들을 통하여 그들에게 반복될 것이었다. 그리하여 정신은 향상되고 마음은 휴식을 발견하게 될 것이었다.

55 예수님께서는 사업을 통하여 당신과 관련되어 있는 제자들을 이따금 얼마 동안 해방시켜 줌으로써 가정을 찾아 가 휴식할 수 있게 해주셨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분을 활동에서 떠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분께서는 온종일 당신께 나오는 무리들에게 봉사하셨다. 그리고 땅거미 질 무렵이나 이른 아침이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교통하기 위하여 산 속에 있는 성소를 찾아 가셨다.

쉴새없는 활동과, 원수와 랍비들의 거짓 교훈과의 투쟁이 그분을 완전히 지쳐버리게 했으므로 이따금 그분의 어머니와 형제들, 심지어 제자들까지도 그분의 생명이 희생당하지 않을까 염려하게 되었다. 56 그러나 그분께서 고된 하루를 마치고 기도시간에서 돌아오실 때, 그들은 그분의 얼굴에서 화평의 모습을, 그리고 그분의 온 몸에 퍼져 있는 듯한 활기와 생기와 힘을 목격하였다. 매일 아침 그분께서는 하나님과 단 둘이 보낸 시간에서 얻은 하늘의 빛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고자 가지고 오셨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첫 선교여행에서 돌아오자 즉시, 따로 한적한 곳에 와서 잠간 쉬라고 명령하셨다. 제자들은 복음의 사신으로서 성공한 기쁨을 안고 돌아왔다. 그 때 그들은 헤롯의 손에 침례 요한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것은 심한 슬픔과 낙망의 소식이었다. 예수님께서는 침례요한을 옥에서 죽도록 버려두심으로써 제자들의 믿음에 큰 시험을 준 것을 아셨다. 동정 깊은 친절로써 그분께서는 슬픔의 눈물에 젖어 있는 그들의 얼굴을 바라보셨다. 주님께서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와서 잠간 쉬어라”고 말씀하실 때, 그분의 눈과 음성에는 눈물이 섞여 있었다.

갈릴리 바다 북쪽 끝, 벳세대 가까운 곳에 싱싱한 봄철의 신록으로 꾸며진 아름답고 조용한 장소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예수님과 그분의 제자들이 휴식하게 되었다. 그 장소를 향하여 그들은 배를 타고 호수를 건너갔다. 여기에서 그들은 혼잡한 군중들을 떠나서 휴식할 수 있었다. 여기에서 제자들은 바리새인들의 반박과 비난으로 방해를 받지않고 그리스도의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여기에서 그들은 주님과 교제함으로 짧은 기간의 친교를 나누고자 희망하였다.

예수님께서는 다만 짧은 기간 당신의 사랑하는 제자들과 함께 계셨다. 그러나 그 짧은 기간이 그들에게는 얼마나 귀중한 것들이었던가. 그들은 복음 사업과, 사람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하여 함께 이야기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진리의 보화들을 열어 주실 때, 그들은 거룩한 능력으로 힘을 얻고 희망과 용기로 고취되었다.

57 그러나 그분께서는 얼마 후에 무리들에게 발각되셨다. 그분께서는 흔히 휴식하러 가시던 장소에 계신 줄로 생각한 나머지 사람들은 그곳까지 그분을 따라왔다. 단 한 시간의 휴식이라도 얻어 보고자 했던 그분의 희망은 좌절되었다. 그러나 양들의 선한 목자이신 그분께서는 당신의 순결하고 동정 깊은 마음 속에, 끊임없이 갈급한 심령을 가진 그 무리에 대한 사랑과 자비만을 가지고 계셨다. 하루 종일 그분께서는 그들의 필요를 따라 봉사하셨다. 그리고 밤이 되자 그들을 흩어 가정으로 돌아가 쉬게 하셨다.

58 다른 사람들의 유익을 위하여 완전히 헌신하는 생애 속에서, 구주께서는 끊임없는 활동과 인간의 필요에 부딪히는 일을 떠나서 휴식을 찾고 하나님 아버지와 완전한 교제를 나누어야 할 필요를 깨달으셨다. 당신을 따르는 군중들이 떠나가자 그분께서는 산으로 올라가신다. 그곳에서 그분께서는 오직 하나님과 교제하면서 고난당하고, 죄많고, 궁핍한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심으로 당신의 심령을 쏟아놓으신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제자들에게 추수할 것은 많으나 일꾼이 적다고 말씀하실 때, 그분께서는 그들에게 쉬지 않고 일하도록 강요하지 않으시고, “추수하는 주인에게 청하여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어 주소서 하라”고 명령하셨다(마 9:38). 그분께서는 당신의 최초의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던 바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수고에 지친 당신의 일꾼들에게 “너희는 따로 한적한 곳에 와서 잠간 쉬어라”고 말씀하신다.

하나님의 훈련을 받고 있는 모든 사람은 자기 자신의 마음과, 천연계와, 하나님으로 더불어 교통할 조용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들에게는 세상과 세상의 풍습과 습관에 일치되지 않은 생애가 나타나야 한다. 그리고 그들은 하나님의 뜻을 아는 지식을 얻는 일에 있어서 개인적 경험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그분께서 마음 속에 말씀하시는 음성을 개인적으로 들어야 한다. 모든 다른 음성이 그치고 정적 속에서 그분 앞에 나갈 때, 조용한 심령은 하나님의 음성을 더욱 확실히 구별하게 된다. 그분께서는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됨을 알지어다”고 우리에게 명령하신다(시 46:10). 이것은 하나님을 위한 모든 활동에 있어서 효과적인 준비가 된다. 분주한 군중들과, 긴장된 생애의 활동 속에서 이와 같이 기운을 회복한 사람은 빛과 화평의 분위기에 싸이게 될 것이다. 그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새 힘을 얻게 될 것이다. 그의 생애는 향기를 발산하고, 사람들의 심령과 접촉할 수 있는 거룩한 능력을 나타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