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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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교육에 대한 우리의 생각은 그 범위가 너무 좁고 그 정도가 낮다. 우리는 더욱 넓은 식견과 보다 높은 목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참된 교육은 어떤 연구 과정을 이수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이 세상의 생활을 위하여 준비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참된 교육은 전인 교육(全人敎育)이어야 하며 평생 교육(平生敎育)이어야 한다. 즉, 지(知), 덕(德), 체(體)의 능력이 일생 동안에 걸쳐서 균형지고 원만하게 발달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교육이란, 이 세상에서 봉사함으로 얻어지는 기쁨과, 내세에 있어서의 더욱 넓은 범위의 봉사로 말미암아 얻어질 보다 큰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학생들을 준비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의 근원은 무한하신 분에 대해 가르치고 있는 성경 말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분 안에는 “지혜와 지식의 모든 보화가 감취어 있”(골 2:3)으며 “모략과 명철도 그에게 속”(욥 12:13)해 있다.

세상에는 지금까지 위대한 교사들이 많이 나왔다. 그들은 높은 지능을 가지고 광범위한 연구에 종사하면서 사상과 지식의 매우 넓은 분야를 개척해 왔다. 이런 사람들은 저희 민족의 인도자와 은인으로 칭송을 받았다. 그러나, 그들보다 더 뛰어난 분이 계신다. 우리는 유사 이래 지금까지 있어 온 세상의 모든 교사들의 흔적을 추적할 수 있다. 그런데, 빛이신 그분께서는 그들보다 먼저 계셨다. 14 태양계의 달과 별들이 모두 태양의 빛을 받아 빛나는 것처럼, 세상의 위대한 사상가들도 저희 가르침이 진실된 한 의의 태양이신 분의 빛을 반사하는 것이다. 섬광처럼 빛나는 사상과 번뜩이는 지성은 그 하나하나가 세상의 빛 되신 분에게서 나오는 것이다.

근년에 들어와 “고등 교육”의 성격과 중요성에 대하여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참된 “고등 교육”은 “지혜와 권능”(욥 12:13)을 가지시고 “지식과 명철을 그 입에서”(잠 2:6) 내시는 하나님께로부터 받는 것이다.

모든 참된 지식과 진정한 발달의 근원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있다. 물질계나 정신계나 영계를 막론하고, 죄의 폐해가 미치지 않은 곳이면 어디에나 이 지식이 나타나 있다. 어떤 방면의 연구에 종사하든지 진리에 도달하려는 진실된 목적을 가지고 힘쓸 때에, 우리는 만물 가운데서, 또 만물을 통하여 일하시는, 눈에 보이지는 않으나 놀라운 지능 그 자체이신 분을 만나게 된다. 사람의 마음과 하나님의 마음이 만나고, 유한한 자와 무한하신 분이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만남이 지·덕·체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헤아릴 수 없이 크다.

이러한 교제에서 최고의 교육이 이루어진다. 이것이 곧 하나님께서 친히 쓰시는 계발(啓發)의 방법이다. “너는 하나님과 화목하”(욥 22:21)라는 말씀은 사람에 대한 그분의 기별이다. 이 말씀에 제시된 방법들이 인류의 부조(父祖)들을 교육하실 때 사용하신 것들이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이 죄없는 영광 가운데 있을 때에 아담을 거룩한 동산에 두시고 이렇게 교육하셨다.

교육 사업이 함축하고 있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본성(本性)과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신 목적을 생각하여 볼 필요가 있다. 이와 동시에, 악에 대한 지식이 세상에 들어옴으로 말미암아 생긴 사람의 상태 변화와, 또한 이런 상태에 빠진 인류를 교육시켜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목적을 계속하여 달성하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15 아담이 창조주의 손으로 지음을 받았을 때 그의 육체와 지능과 영성(靈性)은 하나님을 매우 닮아 있었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창 1:27)고, 사람이 오래 살면 살수록 더욱 완전히 창조주의 형상을 나타내어 그분의 영광을 보다 충분히 반영하게 하려고 목적하신 것이다. 사람의 모든 재능은 발달 가능성이 있었으며, 그 능력과 활력은 끊임없이 증진하게 되어 있었다. 재능의 활용 범위는 광대하였고, 연구를 위해 펼쳐진 분야는 놀라웠다. 눈에 보이는 우주의 신비, 곧 “지혜가 온전하신 자의 기묘한 일”(욥 37:16)들은 사람의 연구심을 불러일으켰다. 창조주와 대면하여 마음을 열어 놓고 교제하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큰 특권이었다. 만일, 사람이 하나님께 대한 충성을 변치 아니하였더라면, 그 모든 특권이 영구히 사람의 것이 되었을 것이다. 무궁한 시대를 통하여 계속적으로 새로운 지식의 보화를 얻고, 행복의 새 샘을 찾으며, 하나님의 사랑과 지혜와 힘에 대하여 더욱 더 밝은 개념(槪念)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다. 창조함을 받은 목적을 보다 완전히 성취함으로써 창조주의 영광을 더욱 잘 나타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불순종으로 인하여 이러한 특권을 잃어버렸다.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형상이 훼손되고 일그러져서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사람의 체력은 약해지고, 지적 능력은 떨어지고, 영적 통찰력은 어두워졌다. 그래서, 인간은 결국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인류는 소망 없이 버려지지 않았다. 무한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로 구원의 경륜이 세워지고, 생명에 대한 유예(猶豫)의 은혜가 주어지게 되었다. 사람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목적이 실현되도록 사람에게서 창조주의 형상을 회복시키는 것, 다시 말해 지·덕·체의 발달을 증진시켜 사람으로 하여금 창조되던 당시의 완전한 상태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구속 사업이다. 16 이것은 또 교육의 목적인 동시에 인생의 위대한 목적이기도 하다.

창조와 구속의 기초인 사랑은 또한 참된 교육의 기초가 된다. 사랑은 하나님께서 생활의 지침으로 주신 율법 가운데 명백히 나타나 있다. 크고 첫째가 되는 계명은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눅 10:27)라는 것이다. 힘을 다하고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무한하신 자, 전능하신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것은 사람의 모든 능력을 최대한 계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곧 지·덕·체를 균형지게 발달시켜 하나님의 형상이 전인적으로 회복되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둘째 계명도 첫째 계명과 마찬가지이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마 22:39). 사랑의 율법은 하나님과 동료 인간들을 위해 몸과 마음과 목숨을 다하는 헌신적인 봉사를 하라고 요구한다. 이러한 봉사는 우리로 하여금 다른 사람에게 축복이 되게 하는 동시에 우리 자신에게도 큰 축복을 가져다 준다. 이타적인 정신은 모든 참된 발달의 기초이다. 이타적인 봉사를 통하여 우리의 모든 재능이 최대한으로 계발된다. 이러한 일이 계속될 때 우리는 신의 성품에 참예하는 자가 된다. 마음에 하늘의 뜻을 받아들임으로 하늘에 적합한 자가 되는 것이다.

이미 아는 대로, 하나님께서 모든 참된 지식의 원천이 되시므로 교육의 첫째 목적은 하나님께서 당신을 나타내실 때에 우리의 마음이 그분을 향하도록 하는 것이다.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과 더불어 직접 교제함으로 지식을 얻었으며, 그분께서 하시는 일들을 통하여 그분에 대해 배웠다. 모든 피조물들은 처음에 완전할 당시에는 하나님의 사상을 그대로 표현했다. 17 아담과 하와가 볼 때 천연계는 하나님의 지혜로 충만해 있었다. 그러나, 사람의 범죄로 인해, 하나님과의 직접적인 교제를 통해서 그분을 배우는 길이 끊어지게 되었으며, 또 그분의 일을 통하여 배우는 길도 대부분 막히고 말았다. 땅은 범죄 때문에 훼손되고 더러워져서 창조주의 영광을 희미하게 반영할 따름이다. 물론, 하나님의 실물 교훈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천연계라는 거대한 책의 매 페이지마다에서 지금도 그분의 솜씨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천연계는 여전히 그것을 창조하신 분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나타내는 것들은 부분적이며 불완전하다. 게다가, 타락한 상태에 있는 연약한 사람의 지력과 통찰력으로는 하나님의 실상을 바로 알고 해석하기란 불가능하다. 우리에게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기록된 말씀을 통해 주시는, 그분에 대한 보다 자세한 계시가 필요하다.

성경은 진리의 완전한 표준이며, 교육은 이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이라고 할 만한 가치 있는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성경에 나타나 있는 창조주 하나님과 구속자이신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을 받아들여야 한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은 모든 인류는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에 있어서 하나님과 유사한 능력을 부여 받았다. 이 능력을 계발시키는 사람들이 책임을 맡고, 사업을 지도하며, 다른 이들에게 감화를 끼친다. 참된 교육은 이 능력을 계발시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청년들로 하여금 단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반영하는 자가 아닌 스스로 생각하는 자가 되도록 훈련을 시킨다는 뜻이다. 학생들이 공부할 때, 사람이 말하고 기록해 놓은 것만 연구하게 하지 말고 진리의 원천, 천연계와 계시 속에 펼쳐져 있는 광범위한 연구 분야로 그들의 방향을 돌리게 하자. 이들로 하여금 사람의 본분과 운명에 대한 중요한 사실들을 깊이 생각하게 하자. 그리하면, 그들의 마음이 넓어지고 강하게 될 것이다. 18 교육 기관은, 교육을 받았으나 여전히 약한 사람들 대신에, 생각하고 행하는 일에 있어서 의지력이 있는 사람들, 환경에 지배 받기보다는 이를 지배하는 사람들, 넓은 마음과 바른 식별력과 신념에 대한 용기를 가진 사람들을 배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교육은 단순한 지적 훈련과 육체적 훈련 이상의 것을 마련해 준다. 품성을 단련시켜 진실과 정직이 이기적인 욕망이나 세속적인 야심에 의해 희생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은 또 정신을 강하게 하여 악에 대항하도록 만든다. 모든 동기와 욕구가 파괴를 일삼는 정복욕으로 변하는 대신에 의와 위대한 원칙들과 일치하게 된다. 하나님의 품성의 완전함을 간직하게 될 때 마음은 새로워지고, 영혼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다시 창조함을 받게 된다.

이보다 더 고상한 교육이 어디 있으며, 어떤 교육이 이와 버금가는 가치를 가질 수 있단 말인가?

“정금으로도 바꿀 수 없고 은을 달아도 그 값을 당치 못하리니 오빌의 금이나 귀한 수마노나 남보석으로도 그 값을 당치 못하겠고 황금이나 유리라도 비교할 수 없고 정금 장식으로도 바꿀 수 없으며 산호나 수정으로도 말할 수 없나니 지혜와 값은 홍보석보다 귀하구나” (욥 28:15-18).

인간을 위한 하나님의 이상은 사람의 생각이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경지보다도 더 높다. 경건 곧 하나님과 같은 성품을 가지는 것이 도달해야 할 목표이다. 학생들 앞에는 끊임없는 진보의 길이 열려 있다. 학생에게는 이루어야 할 목표, 도달해야 할 표준이 있으며, 이 목표와 표준은 선하고 순결하고 고상한 모든 것을 포함한다. 학생은 참된 지식의 각 분야에 있어서 가능한 한 빨리, 그리고 멀리 나아갈 것이다. 그러나, 그의 노력은 하늘이 땅보다 더 높은 것같이 단순히 이기적이며 속된 관심사보다는 보다 높은 목적을 위한 것이 될 것이다.

19 청년들에게 하나님의 지식을 나눠 주고 인간의 품성이 그분의 품성을 따라 꼴지어지도록 하는 일에 거룩한 뜻을 좇아 협력하는 사람은 귀하고 고상한 사업을 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이 하나님의 이상(理想)에 도달하려는 강한 욕구를 가질 때, 그는 하늘처럼 높고 우주처럼 넓은 교육, 현세에서 끝나지 않고 내세에서까지 계속될 교육, 성공적인 학생에게 이 땅의 예비 학교에서보다 높은 단계의 하늘 학교로 진학할 수 있는 자격을 보장해 주는 교육을 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