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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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지배아래 있는 천연계

81 물질계는 하나님의 지배하에 있으며 만물은 자연 법칙을 순종하고 있다. 만물은 다 같이 창조주의 뜻을 말하고 있으며 또 그 뜻을 따르고 있다. 구름과 햇빛, 비와 이슬, 바람과 폭풍우, 이 모든 것들이 하나님의 감독 아래 있으며 그의 명령에 절대적으로 복종한다. 곡식의 싹이 흙을 뚫고 나와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막 4:28) 되는 것은 하나님의 법칙을 순종하기 때문이다. 82 주께서 이것들을 때를 따라 발육시키는 것은 그것들이 주의 역사에 반항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고 이성(理性)과 말하는 재능을 받은 인간만이 하나님의 선물에 대해 감사하지 않고 그의 뜻을 불순종해도 된단 말인가? 이성을 가진 인간만이 이 세상을 어지럽혀도 괜찮단 말인가?

하나님과 함께 일함

사람의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모든 일에는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협력이 나타나 있음을 볼 수 있다. 사람이 저희 손으로 씨를 뿌리지 않으면 아무것도 수확할 수 없다. 그러나 사람이 씨를 뿌려도 햇빛과 우로와 구름을 주시는 하나님의 역사가 없다면 곡식은 자라지 못할 것이다. 이것은 모든 사업 경영과 모든 학문과 과학 분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며, 영적 사물과 품성 형성과 모든 그리스도인의 봉사 사업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그 모든 일에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이 있지만 하나님의 능력이 우리와 함께 하시지 아니하면 우리의 온갖 노력은 허지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사람이 영적인 사업이나 세속적 사업에 있어서 어떤 것을 성취시켰다고 하면 그것은 창조주와 협력함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모든 일에 하나님을 의지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사람을 너무 신뢰하고 사람의 꾀를 지나치게 의뢰한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주시려는 능력에 대해서는 너무도 적게 신뢰한다.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들”(고전 3:9)이다. 사람이 하는 역할이 말할 수 없이 미약하지만 그가 그리스도의 신성과 연결된다면, 그는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능력을 통하여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어린이들의 교육

씨에서 나온 식물이 점진적으로 자라는 모습은 자녀 교육의 좋은 실물 교훈이 된다. 83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 이 비유를 말씀하신 분께서 작은 씨를 만드시고 그 씨에 생명소를 넣어 주셨을 뿐 아니라 그 씨의 성장을 주관하는 법칙을 제정하셨다. 그리고 비유가 가르치는 진리가 그분 자신의 생애 속에 실제적으로 나타났다. 그는 육체적인 면이나 영적인 면을 막론하고 그가 모든 청년들이 하기를 바라시는 그대로 식물에 의하여 실증된 거룩한 성장의 법칙을 따라 행하셨다. 그는 비록 하늘의 임금이요 영광의 왕이셨으나 베들레헴에 아기로 탄생하시고 얼마 동안은 어머니의 보호를 받는 무력한 아기로 지내셨다. 소년시절에 부모의 말을 잘 듣는 어린이로서 자기의 일을 열심히 하셨다. 그때 그는 어른스럽게 행동하지 않으시고 소년답게 말하고 행동하셨다. 부모를 공경하고 어린이로서 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부모의 명령을 준행하고 가사를 도와드렸다. 자라나시는 각 단계에 있어서 그는 죄 없는 생애를 사셨고 단순하고 자연스러운 미덕을 갖추셨으며 완전 무결하셨다. 성경은 그의 유년 시절에 대하여 “아기가 자라며 강하여지고 지혜가 충족하며 하나님의 은혜가 그 위에 있더라”(눅 2:40)고 하였고 그의 청소년 시절에 대하여는 “예수는 그 지혜와 그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 사랑스러워 가시더라”(눅 2:52)고 하였다.

여기에 부모와 교사의 할 일이 제시되어 있다. 그들은 청소년들의 성벽을 잘 지도하여 줌으로써 그들의 생애의 각 단계에서 마치 밭의 곡식이 하는 것처럼 각각 그 시기에 적절한 자연미를 자연스럽게 나타내도록 힘써야 한다.

자연스럽고 천진난만한 어린이일수록 가장 큰 매력을 갖고 있다. 그들을 너무 추켜세우거나 그들이 듣는 데서 그들의 재치 있는 말을 되풀이하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일이다. 그들의 용모와 말과 행동을 칭찬해 줌으로 허영심을 길러 주지 말라. 그리고 값이 비싸고 사치스러운 의복도 입히지 말라. 그렇게 하면 그의 마음속에 교만심이 조장되고 그들의 동무들의 마음에는 질투심이 일어나게 된다.

어린이들은 어린이다운 단순성으로 교육을 받아야 한다. 84 그들로 나이에 맞는 작은 일을 하게 하여 부모를 돕게 하고 그들의 나이에 알맞은 오락과 경험에 만족할 수 있도록 지도하여야 한다. 유년 시기는 비유 가운데 나오는 싹에 해당되는 데 싹은 그 싹 특유의 미(美)를 갖고 있다. 어린이들이 빨리 조숙해지도록 강요하지 말고 저희 유년 시절의 싱싱함과 미덕을 될 수 있는 대로 오래 보유하고 있도록 해야 한다.

어린이들도 그리스도인으로서 그들의 연령에 맞는 경험을 가질 수 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기대하시는 전부이다. 그들은 영적 사물에 대해서도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 부모들은 자녀들이 그리스도의 품성과 같은 품성을 조성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온갖 편의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종류대로 거둠

천연계를 지배하는 하나님의 법칙 가운데서 원인에는 틀림없이 확실하게 결과가 따른다. 수확되는 곡식은 무엇을 심었느냐를 증명해 준다. 게으른 일꾼은 그의 행위로 인하여 정죄를 당한다. 수확은 게으른 자에 대해 불리한 증거를 제시한다. 이것은 영적인 면에서도 그러하다. 모든 일꾼의 성실성은 그가 한 일의 결과로 헤아려진다. 각 사람이 한 일의 특성이 그의 부지런함과 게으름 여하에 따라 수확물에 나타나게 된다. 각 사람의 영원한 운명도 이와 같은 식으로 결정된다.

뿌려진 모든 씨는 그 종류대로 수확을 낸다. 사람의 생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다 긍휼과 동정과 사랑의 씨를 심어야 한다. 이는 우리가 심은 것을 거두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기심과 자애(自愛)와 자존심과 모든 자아 방종적 행실은 그 특성에 해당되는 수확을 하게 될 것이다. 자신을 위하여 사는 사람은 육체를 위하여 심는 자이므로 그는 육체로 말미암아 썩어질 것을 거두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아무도 멸망시키지 아니하신다. 멸망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스스로 멸망을 자초한 것이 될 것이다. 양심의 경고를 무시하는 자는 불신(不信)의 씨를 심는 자이다. 그 씨는 정확하게 불신을 수확하게 될 것이다. 옛날 애굽 왕 바로는 하나님께서 주신 첫 번째 경고를 거절함으로 강퍅의 씨를 심게 되었고 따라서 강퍅함을 거두게 되었다. 85 하나님께서는 그를 강제로 불신하게 하지 않으셨다. 그가 뿌린 불신의 씨는 그 종류대로 수확을 냈다. 그리하여 그의 거역은 마침내 자기 나라의 황폐와 자기 맏아들의 차디찬 시체와 자기 나라 안에 있는 모든 가정의 장자들의 시체를 보기까지 계속되었고 드디어 바닷물이 그의 말과 병거와 그의 모든 군사들을 덮을 때까지 계속되었다. 이같은 바로의 경험은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갈 6:7)는 진리를 여실히 드러내 주는 무서운 실례이다. 사람들이 이 진리를 깨닫는다면 그들이 뿌리는 씨에 대해 조심하게 될 것이다.

뿌려진 씨는 수확을 내고 그것은 다시 뿌려져서 수확은 점점 불어나게 된다. 이 법칙은 우리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적용된다. 모든 행동과 모든 말은 열매를 맺는 씨가 된다. 모든 친절한 행동과 순종과 극기는 다른 사람에게서 재생산되고 그들을 통해 또 다른 사람에게 뿌려진다. 이와 같이 질투와 증오와 불화 따위의 행동도 “쓴 뿌리”(히 12:15)를 나게 하는 씨가 되어 그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더럽힘을 받게 된다. 그리고 그 “많은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 다른 사람들에게 해독을 끼칠지 모른다. 그리하여 선악간에 씨를 뿌리는 일은 그 영향이 현세와 내세에까지 미치게 된다.

물가

씨 뿌리는 비유는 영적이거나 현세적인 것 모두에 대해서 관대해야 될 것을 가르치고 있다. 주께서는 “모든 물가에 씨를 뿌리…는 너희는 복이 있느니라”(사 32:20)고 말씀하셨다. “이것이 곧 적게 심는 자는 적게 거두고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둔다 하는 말이로다”(고후 9:6). 모든 물가에 씨를 뿌린다는 말은 하나님의 선물을 항상 나누어 준다는 의미이다. 86 이 말은 하나님의 사업이나 인간의 요구가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기꺼이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함으로 가난해지는 것이 아니다. “많이 심는 자는 많이 거둔다.” 씨를 뿌리는 사람은 그 씨를 땅에 던져 버림으로 더 많이 불어나게 한다. 하나님의 선물을 나누어 주는 일에 신실한 자들도 그와 같다. 그들은 나누어 줌으로 저희의 축복을 증가시킨다. 하나님께서는 나누어 주는 사람에게 계속하여 나누어 줄 수 있도록 풍성한 은혜를 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눅 6:38).

그리고 씨를 뿌리고 거두는 일에는 이 말씀 이상의 의의가 내포되어 있다. 우리가 하나님께서 주신 세상 물질을 남에게 나누어 줄 때 우리의 사랑과 동정의 표시가 그것을 받는 사람의 마음속에 하나님께 대한 감사의 생각을 일깨우게 된다. 그리하여 마음 밭이 영적 진리의 씨를 받아들일 준비가 갖추어진다. 그리고 씨 뿌리는 자에게 씨를 주시는 분은 씨가 발아해서 영생의 열매를 맺도록 하실 것이다.

그리스도의 희생의 모본

땅에 씨를 뿌리는 일로써 그리스도께서는 인류의 구속을 위한 당신의 희생을 나타내 보이신다. 그는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 (요 12:24)고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그리스도의 죽으심이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열매를 맺게 한다. 식물계의 법칙과 마찬가지로 생명은 그리스도의 죽음의 결과로 얻게 된다.

그리스도와 함께 일하는 동역자로서 열매를 맺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먼저 땅에 떨어져 죽어야 한다. 생명이 세상의 필요를 상징하는 밭이랑에 던져져야 하고 자애(自愛)와 이기심이 죽어 없어져야 한다. 그러나 자아 희생의 법칙은 자아 보존(保存)의 법칙이다. 땅속에 묻힌 씨는 열매를 내고 그 열매는 또다시 땅에 심어진다. 그렇게 함으로 곡식이 불어나게 된다. 농부는 그 곡식을 땅에 던짐으로 그것을 보존한다. 이와 같이 인생에서도 죽는 것이 곧 사는 것이다. 보존될 생명은 하나님과 사람들을 위한 봉사에 아낌없이 바쳐진 생명이다. 87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는 사람은 그 생명을 영원히 보존하게 될 것이다.

씨는 새 생명을 내기 위하여 죽는다. 우리는 여기서 부활의 이치를 배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은 하늘 에덴에서 다시 살게 될 것이다. 무덤에 묻혀 썩도록 버려진 사람의 몸에 대하여 하나님께서는 “썩을 것으로 심고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며 욕된 것으로 심고 영광스러운 것으로 다시 살며 약한 것으로 심고 강한 것으로 다시 살”(고전 15:42, 43)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실제적 교훈

이상의 교훈은 씨 뿌리는 자와 씨에 대한 천연계의 생생한 비유를 통해 주신 많은 교훈들 중에 몇 가지이다. 부모와 교사들이 이 공과를 가르치고자 할 때에는 그 일을 실제적으로 해야 한다. 자녀들로 하여금 직접 밭을 고르고 씨를 뿌리게 하라. 자녀들이 그 일을 할 때에 부모와 교사들은 좋은 씨와 나쁜 씨가 뿌려진 마음 밭을 설명하여 줄 것이며 또한 씨를 뿌리기 위하여 밭을 준비해야 하는 것처럼 진리의 씨를 심기 위하여도 마음이 준비되어야 할 것을 설명해 줄 수 있다. 씨를 밭에 뿌릴 때에 그들은 그리스도의 죽으심에 대한 공과를 가르쳐 줄 수 있고 싹이 나올 때에는 부활에 대한 진리를 가르쳐 줄 수 있다. 곡식이 자라는 동안은 천연계와 영계의 파종을 대조하며 계속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들은 이와 같은 방법으로 교훈을 받아야 한다. 그들은 밭을 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학교마다 경작할 토지가 있으면 매우 좋을 것이다. 이러한 토지는 하나님이 친히 가르치는 교실로 여겨져야 한다. 88 천연계의 사물을 하나님의 자녀들의 교과서로 여겨야 하고 이 교과서에서 영혼의 훈육에 대한 지식을 얻도록 해야 한다.

밭을 갈며 토지를 개간하는 동안 끊임없이 배워야 할 공과들이 있다. 아무도 개간하지 않은 땅에 씨를 뿌리고는 즉시 그 수확을 거둬들이려고 기대하지 않을 것이다. 씨를 뿌리기 전 밭을 일구기 위해 열심 있고 부지런하고 끈기 있게 노력해야 한다. 사람의 마음속에서 행해지는 영적 사업도 그러하다. 땅을 경작해서 수확을 얻고자 하는 자들은 마음속에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 그리하면 그들은 성령의 부드럽게 하고 굴복시키는 감화로 말미암아 깨어진, 개간되지 아니한 마음의 밭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밭을 일구는 데 고된 수고를 하지 아니하면 밭은 수확물을 낼 수 없다. 마음 역시 그러하다. 먼저 하나님의 성령께서 역사해서 마음을 개선하고 단련시키지 않으면 하나님께 영광이 될 열매를 맺지 못한다.

마음내킬 때만 토지를 손질하게 되면 수확을 내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날마다 주의성 있게 돌볼 필요가 있다. 토지는 자주 깊게 갈아서 곡식의 양분을 빼앗는 잡초가 돋아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밭을 갈고 씨를 심는 자들은 수확을 위해 준비하는 자들이다. 그렇게 준비한 자들은 아무도 저희의 기대에 어긋나는 흉작으로 인하여 한탄할 필요가 없다.

주님의 축복은 이렇게 토지를 가꾸면서 천연계로부터 영적 교훈을 배우는 자들에게 임할 것이다. 일꾼이 밭을 갈 때에는 그가 자기 앞에 어떤 큰 보화가 있게 될지를 전혀 알지 못한다. 물론 그는 경험 있는 자들과 지혜로운 자들의 지식과 교훈을 멸시하지 말아야 하되 스스로 교훈을 얻도록 힘써야 한다. 이것이 그가 받는 훈련의 한 부분이다. 땅을 가꾸는 일은 마음의 훈련에 이바지한다.

89 씨가 싹이 트도록 하시고 자랄 힘을 주시며 밤낮없이 돌보시는 분은 우리의 창조주이신 하늘의 왕이시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더욱 크신 보호와 관심을 가지고 당신의 자녀들을 돌보고 계신다. 씨를 뿌리는 사람은 이 땅에서 그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씨를 뿌리나 거룩한 파종자께서는 영생의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하여 우리의 심령 속에 씨를 뿌리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