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칼럼

[힐링이 있는 그림 이야기] 빛깔 이야기

2019.06.07 조회수 2,188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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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운 교수의 <힐링이 있는 그림 이야기>
마음으로 그린 풍경화! 길에서 힐링 받다

시인 릴케는 노랑 장미를 무척 좋아했다. 그는 장미 가시에 찔린 후유증으로 가장 시인답게 ‘세상 소풍’을 끝냈다. ‘노랑의 구도자’ 고흐도 노랑색을 무던히 사랑했다.

고흐의 노랑은 희망이고, 기쁨이고, 행복한 설렘이었다. 백과사전을 보면 노랑은 심리적으로 자신감과 낙천적인 태도를 갖게 하며 운동 신경을 활성화하고 근육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생성시켜 상처를 회복, 치유시키는 색이다. 오방색의 노랑은 오방 중 중앙을 나타내며 대지(土)를 상징한다고 한다. 중국에서의 노랑은 천자의 색으로 모든 색의 으뜸으로 여겼다.

작가 박유선에게 있어 노랑은 무엇인가? 그는 작가 노트에서 ‘생명, 사랑의 에너지’로 노랑을 풀어내고 있다. 그의 장미는 잎과 줄기, 가시가 생략된 숭고한 내면의 사유와 향기와 여백을 중시한다. 그의 형상 언어는 색면화파 바 닛 뉴먼(Newman, Barnett)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추상’이요, 미니멀리즘이다. 이 작품은 고도로 절제되었지만, 수채화 특유의 물, 종이, 물감이 어우러지는 시간과 공간의 우연적 합일을 즐긴다.

▲ 박유선, <빛깔 이야기>, 620X620mm, Watercolor on Paper, 2010.

‘빛깔 이야기’는 형상을 깊이 관조 하여 대상이 표상하는 조형적 키워드를 포착하여 슬쩍 닦아 내거나 동일 계열의 색으로 터치하는 작가만의 방식이 돋보인다. 그의 작풍(作風)은 단순하지만 다의적인 정서가 포함되어 있고 단색조이지만 화려하다. 화가 박유선은 장미와 빛깔을 통해 세상을 치유한다.

그는 최근 노원구와 협력하여 ‘나도 피카소’라는 노인 사랑 프로그램으로 사회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그는 제자들과 함께 외롭고 소외된 노인들을 찾아가 즐거운 시간을 나눈다. 박유선은 꾸밈 없고 천진난만한 노인들의 감성 작품을 전시하고 또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 하고 있다. 그의 아름다운 마음은 작품에서 그대로 기축(基軸) 되어 따뜻한 힐링으로 전염된다.

장미 향수 한 병은 트럭 한 대 분량의 장미로 만들어졌다고 했던가? 장미는 축하와 위로와 사랑 고백의 상징으 로 주고받는 시니피앙(significant)이다. 필자는 작가의 장미꽃을 보노라면 때로는 향수로, 때로는 감동으로 응축되어 진하게 풍겨 온다. 아울러 ‘꽃은 사랑’이라고 한 시인 김춘수의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라는 명구(名句)가 생각난다. 장미의 화가 박유선은 부드럽고 깨끗한 꽃 그림을 통하여 팍팍한 세상에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으 로 무한한 사랑과 힐링을 선물한다.

화가는 아직도 사랑이 고픈가 보다.

※ Who Is? 박유선
숙명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시각·영상디자인전공 박사
개인전 13회, 국내·외 단체전 다수
SOKI 일러스트학회 이사, 운영위원
삼육대학교 아트앤디자인학과 교수

김성운
화가, 아트앤디자인학과 교수, 디자인학 박사,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졸업, 개인전 20회(한국, 프랑스, 일본 등) 국내·외 단체전 230회, 파리 퐁데자르·라빌라데자르갤러리 소속 작가, 대한민국현대미술전 심사위원, 한국정보디자인학회 부회장, 재림미술인협회장, 작품 소장 : 미국의회도서관, 프랑스, 일본 콜렉터, 한국산업은행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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