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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뽀인터뷰] 필기서 수차례 낙방…’내부귀인’으로 멘탈 키웠죠

2022.02.08 조회수 6,138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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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뽀인터뷰] (2) 국민연금공단 용인지사 주임 정보훈(사회복지학과 13학번) 동문

▲ 정보훈 동문. 사진=본인 제공

‘4대 공단’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우리나라 4대 사회보험(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산재보험)을 운영·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 건강보험공단, 근로복지공단 등 3개 준정부기관을 묶어 ‘4대 사회보험공단’이라고 부르는데요.

일반 공무원보다 비교적 보수가 많으면서, 워라밸과 정년이 보장되고, 사기업보다는 성과 압박이 적어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불리며 취준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일례로 국민연금공단의 경우 2020년 하반기 신규직원 채용 평균경쟁률은 103.14대 1, 가장 높았던 6급갑 사무직은 무려 154.95대 1에 달했습니다.

3개 공단 중에서 한 곳도 합격이 힘든데 2개 공단에 동시에 합격한 동문이 있습니다. 우리 대학 정보훈(사회복지학과 13학번, 2019년 졸) 동문은 2020년 상반기 공채에서 국민연금공단과 건강보험공단에 동시에 합격, 그중 국민연금공단을 선택해 현재 용인지사에 6급 주임으로 발령받아 근무 중입니다.

경영정보학과 복수전공을 비롯해, 자격증 공부, 취업스터디, 대외활동 등 학점과 스펙을 철저히 관리해온 그는 자신의 강점인 성실함과 풍부한 인턴경력으로 취뽀에 성공했습니다.

정 동문은 “각 회사의 전형을 꼼꼼히 분석해 내가 가지고 있는 강점으로 어느 곳에 지원하는 게 더 유리한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뻔한 얘기 같지만,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도 멘탈관리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정보훈 동문의 취업기를 소개합니다.

민원에서 시작해 민원으로 끝난다

국민연금공단은 노후에 필요한 연금급여와 복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 생활의 안정과 행복한 삶에 이바지하는 사회보장기관입니다.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 국민은 국민연금에 의무 가입해야 하는데요. 각출한 보험료는 노년에 연금급여 형태로 지급되는 ‘노령연금’, 국민연금 가입자가 치료 후 장애가 남았을 때 지급되는 ‘장애연금’, 하위 70% 어르신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 등으로 나눠 사용됩니다.

정 동문은 국민연금공단 용인지사 가입지원부에서 근무하며, 용인지역 근로자들을 국민연금에 가입시키고 보험료를 조정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 일과가 어떤가요?

“보통 오전 9시까지 정시출근하면 민원서류가 들어오는 전자팩스함과 공단 전산망에 로그인해 연금 가입자분들의 요구사항, 민원처리 내용을 조회해요. 민원 신청사항은 반드시 최대 3일 이내에 처리해야 하는 기준이 있어서 바로바로 처리하죠.

오전 일과가 끝나고 점심 후에는 타 공공기관에 보낼 공문을 취합해 전송해요. 담당 지역 사업장이나 근로자분들께 우편물과 안내사항을 전달하는 일도 있고요. 마지막으로 그날 처리했던 업무 중 특이사항은 부서회의 때 보고할 수 있도록 따로 정리해서 모아둬요. 중간중간 계속 전화를 받으며 민원응대를 하다 보면 하루가 마무리돼요. 아시겠지만 공공기관 업무는 민원에서 시작해서 민원으로 끝납니다(웃음).“

– 국민연금공단에 들어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는 언제인가요?

“국민연금 덕분에 자식들이 부양에 대한 부담을 덜었다고 하실 때, 노후 생활에 보탬이 된다고 하실 때 가장 보람 있어요. 고용안정성과 복지도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워라밸이 지켜지는 것 같아 만족하고 있습니다.“

– 공공기관과 맞지 않는 사람도 있을까요?

“각 기관 특성이나 부서, 직무마다 다르겠지만, 대체로 성과압박이 사기업보다는 덜해서 워라밸을 중시하는 분들은 잘 맞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또 국민에게 봉사하는 기관이다 보니, 사람을 돕는 일에 보람을 느끼신다면 추천합니다.

반면 적극적이고 진취적이고 개성 있는 일을 하고 싶은 분들은 공공기관 특유의 보수적인 분위기와 맞지 않을 수 있어요. 급여가 대기업만큼 높지 않기에 이 부분을 가장 중시하는 분들에게도 추천하지 않아요. 마지막으로 공공기관 업무는 민원이 대부분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하고요.“

▲ 정보훈(오른쪽) 동문이 국민연금공단 박정배 당시 이사장 직무대행과 임용장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경영학 복수전공 추천…인턴경력 가점

– 본격적으로 취뽀 과정에 대해 질문드릴게요. 거두절미하고 스펙이 궁금합니다.

“사회복지학과 주전공에 경영정보학과를 복수전공했고 평균평점은 4.03이에요. 자격증은 사회복지사 1급, 컴퓨터활용능력 1급, 한국사 1급이고, 토익은 825점이었어요. 대외활동은 서울시에너지복지시민기금 2년, 건강보험공단 1년, 근로복지공단 1년이 있고, 근로복지공단에서 계약직 9개월, 건강보험공단에서 인턴 3개월 경력이 있습니다.”

– 공단 취업을 목표로 하신 이유는요?

“전공(사회복지학)과 연관성이 있어요. 아무래도 사회보장기관이다 보니, 전공시간에 배운 내용과 많이 연결됐죠. 처음부터 공단 취업을 준비한 건 아니었지만, 대외활동을 두 번이나 공단에서 하면서 자연스럽게 준비하게 된 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건 4학년 때였어요. 인턴과 계약직으로도 일하면서 이 정도면 나름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진로를 구체화했어요.”

– 사회복지사 1급은 취업 과정에서 얼마나 영향을 미쳤나요?

“사회보장 관련 공공기관에 지원하면 가점으로 작용할 수 있어요. 실제 제가 지원했던 국민연금공단, 건강보험공단, 근로복지공단, 공무원연금공단, 보훈복지의료공단에서는 가산점이 인정됐어요. 특히 건강보험공단 요양직은 물리치료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2급 이상 자격이 있는 경우만 지원할 수 있기에 유리한 측면이 있죠. 저는 4학년 2학기 마치고 취득했어요.”

– 경영정보학을 복수전공한 이유는요?

“경영정보학을 복수전공하면, 경영학 학사를 얻을 수 있고 컴퓨터 관련 기술도 습득할 수 있을 것 같아 일거양득이라 생각했어요. 결과적으로 복수전공하면서 배운 경영학 과목 덕분에 서류전형에서 교육사항을 잘 채울 수 있었어요. 컴퓨터활용능력 1급 시험내용인 데이터베이스에 대해 미리 배울 수 있는 점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경영학 전공이나 복수전공을 하면 아무래도 사무직렬이나 행정직으로 입사할 때 교육사항에 적을 내용이 많아져서 유리해요. 복수전공을 못 한다면, 일반과목으로라도 수강해 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 근로복지공단에서 계약직, 건강보험공단에서 인턴, 그리고 현재는 국민연금공단에 재직하고 계십니다. 4대 공단에서 모두 근무한 경험이 있으신데요. 취업 과정에서 공단 근무 경력이 얼마나 도움이 됐나요?

“저처럼 타 공단 근무 경력이 있는 분들이 꽤 있었어요. 물론 무경력으로 입사하신 분들의 비율도 낮진 않아요. 그래도 서류전형에서 타 기관 근무 경력이 가점으로 작용하겠죠.”

취업 커뮤니티 후기 정독하며 출제 스타일 파악

– 국민연금공단 채용절차가 ‘서류→필기→면접’ 순으로 알고 있어요. 서류전형은 어떻게 준비했나요?

“국민연금공단 기준으로 서류전형은 △교육사항 △자격증 △어학성적 △자기소개서로 구성돼요. 4대 공단은 서류 배수가 낮아서 정량부터 채우는 게 매우 중요해요(국민연금 10배수, 건강보험 7배수, 근로복지 10배수). 국민연금은 특히 교육사항이 중요했던 거로 기억해요. 저는 지원한 직렬의 교육사항을 총 15개 정도로 채웠고, 어학(토익)은 750점 이상이면 큰 문제 없었어요.

자기소개서도 중요한데요. 저는 공고 첫날 초안을 모두 작성하고, 서류 마감 시까지 계속 첨삭했어요. △두괄식으로 쓰기 △소제목 달기 △자기소개서 문항과 답변내용이 적절한지 확인하기 같은 원칙을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 중요한 것 같네요(웃음).

마지막으로 공고가 뜨면 ‘직무기술서’를 정독하면서 직렬별로 어떤 역량을 요구하고, 이에 따른 자기소개서 방향성을 정해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 싶어요.“

▲ 국민연금공단 본사 사옥. 사진=국민연금공단

– 필기시험은요?

“NCS는 스터디를 구성해서 매주 봉투 모의고사를 2번씩 풀고, 서로 풀이방법을 공유했어요. 부족한 부분은 강의도 들었어요. ‘출석 환급반’ 같은 걸 추천해요. 돈도 아끼고 동기부여가 잘 돼요. 전공필기는 ’노 베이스‘라 정말 힘들었어요. 그나마 경영학, 경제학은 경영정보학 복수전공하면서 배운 과목이라 주력으로 삼았어요. 행정학과 법학은 서브 과목으로 지정했고요.

너무 촉박하게 공부하면 금방 지칠 것 같아 시간 여유를 좀 두며 공부했어요. 2019년에 인턴과 공부를 병행하다 보니 벅찼거든요. 상반기에는 주력과목만 하고, 하반기에는 주력이었던 두 과목은 기출문제만, 나머지 서브과목은 이론을 탄탄하게 만들어놔야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웠어요. 결과적으로 그게 먹혔죠.

그리고 취업 커뮤니티에 후기가 정말 많은데, 후기를 정독하면서 시험 스타일을 파악했어요. 기관마다 시험 스타일이 많이 다르더라고요.“

– 면접전형은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국민연금은 ‘PT면접→토론면접→인성면접’ 순으로 진행됐어요. 건강보험은 ‘토론면접→인성면접’이었고요. 자료를 사전에 제공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면접이 진행되기에, 자료분석 능력과 분석한 자료를 논리적으로 답변하는 연습을 하면 도움이 돼요.

사실 면접 정보는 찾기가 쉽지 않았어요. 공공기관 인턴과 계약직을 하면서 친해진 직원분들의 면접 후기를 들으면서 정보를 얻었어요. 필기와 마찬가지로 면접스터디도 하면서 모의면접과 각종 자료를 공유한 것도 도움이 되었어요.“

– 정보싸움도 중요해 보입니다. 취업정보는 주로 어디서 얻으셨는지.

“취업 커뮤니티와 입사하고자 하는 기관 홈페이지에서 얻었어요. 다만 커뮤니티는 익명 공간이라 검증되지 않은 정보도 많아요. 반드시 해당 기관 인사팀에 문의하거나 홈페이지 공채자료를 확인해 검증해야 해요.

또 공공기관에서 주관하는 대외활동에 참여하는 걸 추천해요. 현직 분들과 만날 기회가 많아 정보를 많이 얻었어요. 인턴이나 계약직이 아니더라도, 근로장학생 형식으로 업무를 체험할 기회도 있으니 방학 중에 도전하는 걸 추천하고요. 우리 대학에도 공공기관, 공기업에 취업한 선배들이 많아요. 선배들을 통해 정보를 얻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필기서 수차례 낙방…강한 멘탈을 위한 ‘내부귀인’

– 취뽀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아주신다면.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의 전형을 분석하고, 내 강점으로 어느 곳에 지원하는 게 더 유리한지 파악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공기관 채용은 전형이 모두 달라요. 서류합격 배수가 적어서(7배수, 10배수) 서류전형 경쟁률이 높지만, 필기시험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곳이 있고, 반면 서류전형에서 큰 문제가 없으면 모두 필기시험 기회를 부여해서 필기 경쟁률이 높은 기관이 있습니다.

저는 스스로 NCS(필기)를 잘하는 편이 아니라고 판단했어요. 대신 스펙을 잘 준비해서 서류경쟁률이 높은 회사에 지원해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필기전형에서 좀 더 수월하게 경쟁하자는 전략이었습니다. 자격증을 비롯해, 계약직과 인턴 등 타 기관 근무경력이 있어서 서류전형에는 자신 있었거든요.

실제 제가 합격한 국민연금과 건강보험의 서류배수는 각각 10배수, 7배수에 불과해 경쟁률이 매우 높은 편이었어요. 그만큼 필기시험에 응시하는 인원은 줄어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로 합격할 수 있었죠. 반면, 서류경쟁률이 낮고 필기경쟁률이 높았던 한국철도공사나 한국전력공사에는 합격하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본인이 어떤 부분에 더 강점이 있는지 분석하고, 목표를 구체화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 취준을 차곡차곡 순탄하게 잘해오신 느낌이에요. 굴곡은 없으셨는지.

“인턴 면접에 떨어졌었고, 다른 회사 공채 필기시험에서도 많이 낙방했어요. 합격 컷과 점수 폭이 너무 커서 슬럼프도 여러 번 왔죠. 그럴 때면 취업준비하는 친구들과 맛집을 가거나 함께 운동하면서 리프레시했어요. 체력관리를 위해 운동은 필수에요. 몸이 안 따라주면 머리도 안 따라와 주더라고요. 뻔한 얘기 같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매우 중요해요.”

▲ 정보훈 동문은 취업준비 과정에서 체력관리를 위한 운동은 필수라고 했다. 취준 시절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고, 최근엔 취미로 스쿠버다이빙을 한다. 사진=본인 제공

– 강한 체력만큼이나, 강한 멘탈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경영학과 수업을 들을 때 최승년 교수님이 ‘내부귀인’을 하라는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어요. 취업준비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면서 도움이 되는 말이라고 생각해요.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이라 본인 상황이 좋지 않으면 그 이유를 외부에서 찾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어요. 저도 취업준비 할 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강사를 탓하거나, 문제집이 안 좋다는 못난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그런 생각보다 나 자신의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고, 내 생각과 행동 중 문제 원인을 찾고 고치는 습관을 들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 후배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요?

“마음이 너무 급해서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잊은 채, 앞만 보고 취준하시는 분들을 많이 봤는데, 되도록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입사하신 분들은 결국 금방 퇴사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취준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학생활 동안만큼은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내가 어떤 일을 좋아하고, 뭘 잘하는지 고민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진로 방향성을 잘 정하면 목적의식이 강해져서 더 열정적으로 준비하고 수월하게 합격하더라고요. 직장에서도 롱런하고요.

4학년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취업준비 전 내가 이 직업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정말 내가 만족할만한 일인지 충분히 고민한 후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 앞으로 어떻게 직장생활을 해나가고 싶으신가요?

“기회가 된다면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어요. 우리나라 복지제도에서 공적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확대될 거예요. 대학원에서 연구하면서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기르고 싶어요. 훗날 제가 가진 지식과 전문성으로 많은 분께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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