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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터 기념비’ 돌아보며 캠퍼스 투어 해볼까

2022.05.27 조회수 3,279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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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터 기념비 탐방 루트

▲ 스미스관 터(현 백주년기념관 뒤)에 세워져 있는 기념비

코로나19 영향으로 지속되던 비대면 수업이 차츰 정상으로 회복되면서 캠퍼스에 활기가 더해지고 있다. 싱그러운 신록이 가득한 자연 친화적인 캠퍼스를 걷다 보면 이전에 보지 못한 기념비들이 곳곳에 세워져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개교 116주년을 맞아 교내 옛터(역사지) 10곳에 설치한 기념비들이다.

우리 대학은 구한말 근대교육이 시작되는 시기인 1906년에 설립된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학이다. 평안남도 순안에서 개교한 우리 대학은 1942년 일제의 탄압으로 강제 폐교됐다가, 해방 후 서울 회기동에서 재개교했다. 이후 1947년 조선 황실 소유의 토지였던 현재의 부지(서울시 노원구 화랑로 815)를 매입하고, 1949년 캠퍼스 터전을 이전해 이른바 ‘삼육동 시대’를 연 지 73년의 세월을 지나왔다.

우리 대학은 개교 116주년을 맞아 오늘의 캠퍼스가 존재하게 하고, 현재 대학의 기반이 되는 옛터의 모습을 기억하고 후손들에게 물려주고자 ‘옛터 세우기 사업’을 추진했다. 캠퍼스환경조경위원회를 중심으로 여러 논의를 거쳐 교육과 신앙에 큰 영향을 끼쳤던 멸실 건물터 10곳을 선정해 과거 건물 사진과 개요 등을 담은 기념비를 세웠다.

기념비가 세워진 옛터는 △본관 터(스미스관 앞) △스미스관(구 과학관) 터(백주년기념관 뒤) △소강당 터(사무엘잔디광장) △남교사/북교사 터(사무엘관) △백합사 터(에덴관) △시화사 터(시온관) △실업관 터(제1실습관) △유가공실습장 터(다니엘·요한관) △엘리야관 터(백주년기념관) △구 도서관 터(신학관) 등이다.

“캠퍼스의 역사성·시간성 보존”

‘옛터 기념비 세우기 사업’을 처음 제안하고 주도적으로 추진한 이는 우리 대학 캠퍼스환경조경위원회 위원인 이태은 건축학과 교수다. 캠퍼스환경조경위원회는 캠퍼스의 전반적인 환경을 균형 있게 만들기 위해 건축, 조경, 디자인, 미술 등 분야별 전문 교수들과 대학의 시설관리를 담당하는 행정보직자, 시설 관련 실무자들이 모여 캠퍼스 환경을 개선하고 경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관하여 의논하고 정리하며 심의하는 일을 한다.

▲ 지난 4월 23일 교내 백주년기념관 뒤편에서 열린 ‘옛터 기념비 제막식’에서 이태은 건축학과 교수(캠퍼스환경조경위원회 위원)가 ‘옛터 기념비 세우기 사업’의 추진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 교수는 우리 대학 백주년기념관, 신학관, 체육관, 디자인관, 솔로몬광장 등을 설계한 건축가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SU-크리에이터 뉴스팀과의 인터뷰에서 “건축가는 건물을 짓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역사와 문화와 환경의 중요성을 고려해 건축물을 복원하거나 리모델링하거나 이전하는 일도 한다”면서 “공간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시간의 가치도 이해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교수는 “우리 대학은 본래 평안남도 순안에 세워졌지만 이곳으로 이전한 지도 73년이 지났다”며 “그 과정에서 교육, 선교, 재정에 기여했던 건축물과 시설물이 세워졌다가 멸실되고 새로운 건축물이 생겨나며 옛 흔적들이 모두 사라져 버렸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로운 공간은 중요하지만 시간의 흔적도 소중한 것이다. 인간은 공간적 존재이기도 하지만 시간적 존재이기도 하다. 과거 이 대학의 발전에 기여했던 건물이 있었던 옛터에 그 건물의 모습과 역할, 개요를 담은 동판을 세워 캠퍼스의 역사성과 시간성을 되살리려고 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옛터 기념비 돌아보며 캠퍼스 투어

기자는 취재를 위해 옛터 기념비가 세워진 곳을 둘러봤다. 우리 대학의 과거 역사뿐만 아니라, 현재 캠퍼스 투어도 같이 할 수 있는 인상이었다. 기자 역시 ‘코로나 학번’이기에 익숙하지 않은 캠퍼스를 더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멸실된 건물터들이 현재 캠퍼스 요지에 있기 때문이었다. 단순한 우연일까.

▲ 엘리야관 터(현 백주년기념관)에 세워져 있는 기념비

이 교수는 “당시 선배들께서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훌륭한 안목으로 적절한 위치에 건물을 짓도록 결정했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아쉬운 점은 과거에는 공간에 대한 마스터플랜 개념이 희박해서 체계적이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그때 상황에 잘 맞춰 결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이라도 캠퍼스가 균형 있고 효율적으로 발전하려면 캠퍼스 마스터플랜이 필수적이다”라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학생들이 옛터 기념비를 돌아보며, 우리 대학이 긴 역사를 가진 대학이며 명확한 교육적 사명을 가지고 한 걸음씩 발전해온 대학이라는 것을 느꼈으면 한다고 했다. “우리의 현재가 미션(Mission)과 비전(Vision) 그리고 열정(Passion)을 가진 분들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고, 우리 대학의 희망인 학생들 역시 선배들과 같은 미션·비전·열정을 갖고 대학을 사랑하게 되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의 자문을 바탕으로, 옛터 기념비를 효율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탐방 루트를 소개한다.

▲ 디자인=박경희(아트앤디자인학과 22학번)

①본관 터(스미스관 앞) → ②스미스관(구 과학관) 터(백주년기념관 뒤) → ③소강당 터(사무엘잔디광장) → ④남교사/북교사 터(사무엘관) → ⑤백합사 터(에덴관) → ⑥시화사 터(시온관) → ⑦실업관 터(제1실습관) → ⑧유가공실습장 터(다니엘·요한관) → ⑨엘리야관 터(백주년기념관) → ⑩구 도서관 터(신학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