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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고양이 체다는 왜 출입금지를 당한 걸까

2020.06.11 조회수 15,973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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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 길고양이 ‘체다’ 온라인 커뮤니티서 화제
“언짢아하는 모습 너무 귀여워서 찍어”
건물 內 고양이에게 안전한 환경은 아냐

우리 대학에 서식하는 길고양이 ‘체다’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 9일 오후 우리 대학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위 이미지) “음악관 출입금지가 못마땅한 체다. 귀여워.. 소중해..”라는 글과 함께 게재된 사진에는 음악관 출입문 뒤에 앉아 있는 체다의 모습이 담겼다.

체다 옆에는 ‘고양이 <체다> 출입금지’라고 적힌 공지문이 부착돼 있어 눈길을 끈다. 체다의 눈높이에 맞춘 게시물의 위치와 내용을 읽고 체념하며 시무룩해 하는 듯한 체다의 표정이 웃음을 자아낸다.

이 사진은 현재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서 급속도로 퍼날라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누리꾼들은 “체다 더워요” “체다 녹아요ㅠ” “체다 들여보내 줘요 귀엽자나요~” “냥무룩” “너무 귀여워ㅠ” 등 댓글을 남기며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리 체다 페북스타 됐네” “저 체다가 내가 아는 체다일 줄이야” “체다가 왜 여기에!”처럼 우리 대학 학우들이 남긴 댓글도 보였다.

▲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체다의 사진

“이 정도로 ‘슈스’될 줄 몰랐다”

해당 사진을 찍고 처음 에브리타임에 올린 이는 음악학과 피아노전공 안혜원(18학번) 학우다. 그는 “체다가 음악관 앞에 녹아 있길래 너무 더워 보여서 시원한 물 좀 챙겨주려고 잠시 음악관 안에 들어갔었다”며 “체다가 따라 들어오려고 해서 안쪽 문을 닫았더니 언짢아하더라.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찍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개인 인스타그램 스토리에만 올렸는데, 관현악과 친구가 우리만 보기 아깝다고 에브리타임에도 올려보라고 해서 올렸다”며 “체다가 이렇게 슈스(슈퍼스타)가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해당 게시물을 부착한 음악학과 조교 역시 “마침 문 앞에 체다가 있길래 눈높이를 맞춰서 붙인 건데, 이렇게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고 했다.

길고양이 돌봄 동아리 동행길에 따르면 체다는 2018년 12월쯤 우리 대학에 처음 나타났다. 중성화수술(TNR)을 거친 수컷으로, 길고양이답지 않게 사람을 잘 따르고 애교도 많아 유기묘로 추정하고 있다. 그런 성격 때문인지 우리 대학 길고양이 중에선 최고 인기스타로 꼽힌다. 실제 에브리타임에서 ‘체다’를 검색하면 관련 사진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체다는 주로 음악관 주변에 출몰한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이기에 살기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위치를 자신의 영역으로 삼고 그 주변에서 활동하는 습성을 보인다. 체다가 음악관에 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그 일대를 자신의 영역으로 정한 듯하다. 음악관 출입 계단에서 음악학과 학우들의 연주를 자장가 삼아 졸고 있는 체다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 체다가 음악관 출입 계단에서 애교를 부리고 있다.

체다, 왜 출입금지 당했나

그렇다면 체다는 왜 음악관에 출입하지 못하게 된 걸까. 사실 오래전부터 음악학과 학생들과 교수들로부터 체다가 건물 안으로 들어오지 않게 해달라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우선 모든 사람이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고양이의 사진을 보고 귀여워하는 것과 실제 고양이와 함께 있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알레르기 증상을 호소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또 음악관에는 고가의 악기가 많은데, 체다는 이를 인식하지 못하기에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건물 안은 고양이에게 결코 안전한 환경이 아니다. 문이 닫히면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엘리베이터에 갇히거나 문에 끼이는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실제 체다는 음악관에 들어왔다가 밤새 갇히거나, 누군가에 의해 정수기에서 씻겨지는 일도 있었다. 고양이는 냄새로 세상을 관찰하고 인식하기에 냄새가 달라지면 혼란을 느낀다. 그 이후로 음악학과는 체다가 건물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 학우들이 에브리타임에 올린 체다의 사진

그래도 요즘 날씨가 부쩍 더워지면서 체다의 건강이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동행길 회장 송인교(상담심리학과 18학번) 학우는 “길고양이도 사람처럼 계절에 따라 추위와 더위를 느낀다”면서 “근래 날씨가 급격하게 더워지다 보니 체다가 더욱 음악관 실내를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체다가 더워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캠퍼스 내에 나무 그늘이 많고 여름철에는 동행길에서 물과 사료를 특히 신경 써서 챙기고 있다”며 “건강이 크게 우려되는 수준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 동행길이 사나주 콩콩마켓에서 판매한 길고양이 굿즈. 수익금의 10%는 코로나19 관련 단체에 기부했고, 나머지는 교내 길고양이 돌봄 활동에 사용한다.

현재 우리 대학에 서식하는 길고양이는 20~30마리로 추정된다. 동행길은 이들을 위한 급식소와 쉼터를 운영하고, 중성화사업을 통해 개체 수를 조절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학내에서 동물 유기 및 학대방지 캠페인도 벌인다.

동행길 송인교 회장은 “우리 학교처럼 정기적으로 사료가 급여되는 곳에서는 고양이에게 추가적인 간식이 필요하지 않다”면서 “특히 습식사료는 치아를 관리하기 힘든 길고양이에게 치주염이나 구내염을 유발할 수 있다. 삼냥이(삼육대 길고양이)들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싶다면, 여름철에는 물 급여를 권한다”고 당부했다.

 

▲ 체다. 사진은 동행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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