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칼럼

[명지원의 명명백백] 디지털 기억상실증

2023.05.02 조회수 562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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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원 교직과 교수]

제레미 리프킨은 <엔트로피>에서 지식과 정보가 늘어나고 쓰레기 정보에 의해 정신질환자의 증가로 정신과 의사의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40여년이 흐른 오늘날 ‘디지털 기억상실증’(digital amnesia)은 리프킨의 예언에 대한 지구촌 시민사회에 나타나는 거대한 전조현상이다. 젊은이를 뜻하는 영(young)과 알츠하이머의 합성어인 ‘영츠하이머’도 이러한 종류의 하나이다.

디지털시대의 총아는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정보를 바로 검색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다. 지식을 기억하던 뇌의 공간을 더 유용한 지식으로 채울 수 있다는 ‘희망’과는 다르게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사용 습관과 사진과 영상 촬영이 기억력 저하를 말하는 ‘디지털 기억상실증’에 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한다. 디지털 기억상실증’의 주요 원인은 집중력과 초점을 맞추는 능력의 상실이다. 초점이 계속 바뀌면 방금 했던 것을 기억하기 어렵다.

토론토대학 인지신경과학자 Morgan Barrense는 폰 카메라의 문제점을 “사진을 찍었으니 기억하는데 집중하지 않는 것”이라며 나중에 보지도 않을 무분별한 사진 촬영에 대해 비판한다. 사진 촬영의 일반적 기법인 조명, 색에 대한 관찰, 사람의 감정과 몸짓, 장소, 전체 구도 등의 종합적 동작의 경험에 가깝게 하고자 하는 HiippoCamera 앱도 등장했다. 뇌 기능의 일반 원칙은 “사용하지 않으면 잃게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는 검색이든 사진이나 영상 촬영이든 ‘의도를 가지고 의지를 발휘하여 행동’하라고 조언한다. 또한 꼭 필요한 정보 알림 기능 외의 모든 알림 기능을 끄고 정보 선택 방법을 단순화하라고 조언한다. 개인마다 가정마다 ‘디지털 기억상실증’을 예방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에 대한 확실한 활용 기준을 가지고 사용하자.

※ 명지원 교수가 <토론토 중앙일보>에 연재하는 칼럼명 ‘명명백백(明鳴絔𩗀)’은 한자성어 ‘명명백백(明明白白)’의 음가를 차용해 그가 직접 만든 조어다. ‘明(밝을 명)’과 ‘鳴(울릴 명)’, 떨어지거나 해어진 곳을 꿰맨다는 뜻의 ‘絔(깁다 백)’, 동남쪽에서 서북쪽으로 부는 바람을 뜻하는 ‘𩗀(동남풍 백)’을 썼다. 즉, ‘밝게 울려 떨어지거나 해어진 곳을 꿰매어, 동남쪽(우리나라)에서 서쪽(서구 문명)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https://www.cktimes.net/opinion/%EB%94%94%EC%A7%80%ED%84%B8-%EA%B8%B0%EC%96%B5%EC%83%81%EC%8B%A4%EC%A6%9D/?sfl=tags&stx=%EB%AA%85%EC%A7%80%EC%9B%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