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칼럼

[대학通] 디지털 리터러시

2020.11.10 조회수 2,007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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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석 삼육대 교육혁신단 디지털러닝센터 과장 / 콘텐츠학 박사]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시대의 개막은 교육 변화를 한 단계 앞당겼다. 온라인 비대면 수업 장기화로 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한 것이다. 기존 오프라인 수업은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됐다. 사이버 강의를 통해 교수와 학생이 소통하는 방식이 일상에서 이뤄진다. 교육 변화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 교수의 에듀테크 역량이 요구된다. 교수자의 교육 능력도 중요하지만, 비대면 수업이 확산되면서 학생과 교수의 자유로운 의사소통능력, 질 좋은 온라인 강의 콘텐츠 제작·편집 능력 등 세부 에듀테크 역량인 ‘디지털 리터러시’가 강조되기 때문이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수자에게 꼭 필요한 역량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이뤄지는 교육 변화에 맞춰 교수자에게도 질 좋은 교육·강의 콘텐츠를 제작해야 할 의무가 생겼기 때문이다. 강의실에서 이뤄지던 학생 상담은 사이버 커뮤니티에서의 1대 1 채팅이나 화상 회의 솔루션을 통해 진행된다. 교수와 학생이 가장 많이 소통할 수 있는 강의실은 사이버 비대면 공간으로 대체됐다. 학생들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강의를 듣는다.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다루고 교육 콘텐츠를 제작·편집할 수 있는 디지털 리터러시 에듀테크 역량이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 같은 비대면 수업 확산은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전통적인 흐름에 따른 기존 교육관에서는 교수와 학생 간 소통이 수직적으로 이뤄졌다. 반면 현대 교육에서는 교수와 학생의 소통이 자유롭게 이뤄진다. 학습자도 주체적으로 교육에 임하는 평등한 관계로 변화했다.

온라인 사이버 공간에서는 더 자유롭고 편안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진다. 기존의 교수는 권위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사이버 공간에서는 학생들이 교수와 소통할 때 부담감을 덜 느낀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스마트 기기 사용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는 오히려 답답한 오프라인 강의실보다 사이버 공간이 더 편안하고 실용적인 학습 공간이다. 교수자도 학습자의 니즈에 맞춰 변화하는 교육의 니즈와 형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 시대를 흔히 ‘과학 기술의 시대’라 부른다. 현대 사회를 지탱하고 삶을 영위하도록 했을 뿐더러 앞으로의 사회 발전을 이루는 데에도 과학 기술이 큰 역할을 한다는 점 때문이다. 현대 교육이 요구하는 디지털 리터러시도 시대적 변화의 니즈라고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도 시대 변화에 따라 교육 니즈는 꾸준히 변화해 왔다. 1930년 일제강점기 시대 당시 제국주의자들은 과학 기술을 우리 민족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과학기술 민족주의’를 주장했다. 당대 지식인은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이용해 민족공업 발전에 기여하는 등 국가 근대화를 이루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일례로 김용관은 자주적 소규모 공업 진흥에 필요한 발명연구소인 ‘이화학 연구소’를 구상해 과학 기술의 자주적 발전을 꾀했다. 하지만 당시 과학운동에 참여했던 대다수 사회 명사들은 김용관의 과학기술진흥론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연과학에는 국경이 없고 민족 차별이 없다는 보편적 과학주의에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9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 변했다. 90년 전 과학 기술에 대한 중요성을 자각하지 못하고, 기존 흐름을 따랐더라면 지금의 눈부신 발전은 없었을 것이다. 이처럼 시대의 변화를 개방적으로 수용하려는 노력은 교육의 패러다임 변화를 이끄는 데 중요한 요인이다.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이 요구되는 모습 또한 이러한 사회적·시대적 변화의 바람이 반영된 것이다.

교육 현장에는 다양한 특성을 가진 학생들이 존재한다. 저마다 학습 욕구나 효과가 다르다. 교수자는 늘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온라인 비대면 강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효과적인 대안이 된다. 학습자가 자신의 수준에 맞는 강의를 선택할 수 있고, 내용 이해가 어려운 경우 반복 시청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사이버 강의가 활발히 이뤄지는 상황에서의 원격교육은 더 많은 사람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해주는 기회로 작용한다.

교수자들은 효과적인 교육을 위해 사이버 교수설계 과정을 체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화면 단위로 스토리보드를 상세하게 구성해 집중을 유도하고, 이해를 돕기 위한 시각적 자료도 다양하게 활용해야 한다. 음향·색·동영상·사진 등 학습자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스토리보드를 구성해 학습 내용과 전개법이 학습자들에게 만족스럽게 느껴질 수 있도록 검토하고 구체화하는 에듀테크 능력이 요구된다.

비대면 시대 각종 디지털 플랫폼은 ‘강의실 없는 교육의 미래’에 성큼 가까워진다. 학교뿐만 아니라 공공장소에서의 무료 와이파이존 확대, 교육 플랫폼, 동영상 강의 편집, 제작 프로그램 사용 교육 등 교수자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와 학교 등 공동의 노력도 필요하다.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을 강화하는 것은 결국 교수자와 학습자의 원활한 상호 존중과 이해·배려를 위한 과정이다. 학습자의 상황과 니즈에 맞게 변화하는 진취적인 도전이 필요한 시점, 에듀테크 능력은 필연적인 시대의 요구가 됐다.

한국대학신문 http://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236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