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칼럼

[기고] 사회복지와 호국보훈

2021.01.21 조회수 1,541 커뮤니케이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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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화 삼육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오늘날 사회복지는 사회 구성원의 욕구 결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인 서비스 모형으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많은 제도가 사회 구성원의 문제의식을 반영해 서비스의 틀을 갖추게 된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학부모나 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의 훈계를 위해 회초리를 들거나 벌을 줘 버릇을 고치고자 하는 것이 교육의 방법이나 미덕으로 이해됐지만, 오늘날은 학대로 규정되기도 한다.

이처럼 사회복지도 초창기는 개인의 빈곤 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발전했지만 오늘날 복지는 협의의 개념보다는 광의의 개념으로 해석돼 사회 구성 전체를 대상으로 각각의 제도들이 발전해 오고 있다. 특히, 군인이나 경찰 등 국가보훈 대상자에 대한 복지는 그 대표적인 예로서 이 부분을 생각해 보고자 한다

상이군경을 위한 복지 제도

많은 나라에서 국가를 위한 전쟁 희생자인 군인이나 경찰, 긴급구조원 등을 위한 보훈 복지 제도를 두고 있는데, 그 대상자로 인정되면 그에 따른 보상을 받는다. 이것이 보훈 복지다.

그 대표적인 것이 상이군경 복지 제도다. 해당자에게는 매월 연금은 물론 각종 복지 혜택을 제공한다. 똑같은 장애인이라도 국가를 위해 보훈한 장애인과 일반 장애인의 처우가 다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복지 대상자의 처우 방법은 기여자와 비기여자를 구분하는 것으로 사회복지가 초기 발전 과정에서 노동 능력이 있는 사람과 노동 능력이 없는 사람을 구분하여 처우했던 것과 같을 수 있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는 다른, 특이한 상황에 처해 있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는 것도 그 하나의 이유다.

일제 치하에서 오랫동안 구속의 틀 속에 있다가 해방이 되었지만 6∙25 전쟁이 발생하고 남북이 휴전선을 두고 대치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일제 치하에서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과 그 가족을 위한 복지와 6∙25 전쟁 속에 희생된 본인과 가족을 위한 복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군경 희생자를 위한 복지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도 전쟁이나 공비 토벌, 베트남 전쟁 희생자, 독립운동 희생자를 위한 복지는 일반적인 사회복지와는 제도적으로 다르게 처우되고 있다. 예를 들면, 노인 장기 요양 제도나 장애인 활동 제도가 있지만 국가보훈 대상자로 간병 급여를 받고 있으면 이 서비스의 대상자가 되지 못한다. 만일 사회복지 서비스를 받으려면 국가보훈 간병 급여를 단념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사회복지는 서비스를 제공받는 형태지만, 국가보훈 급여는 현금으로 받고 있어서 서비스 전환을 신청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향후 군 사회복지의 방향

저출산 고령화는 가속화되고 있고 이에 따른 복지 서비스 급여도 날로 증가 추세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복지를 일반화하여 보훈 급여를 대신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그러나 국가 제도의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광의의 사회복지 제도로 개편되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국가에 기여한 보훈 대상자이건 그렇지 않건 상관없이 복지 급여를 일반화하고 군이나 경찰 직무에 종사했을 때의 공로는 포상 방식으로 급여를 일괄 지급한다면 사회복지 서비스 대상자를 일반화할 수 있고 이에 따르는 선택의 형평성 문제는 해결되리라 본다.

향후, 군경 사회 복지 적용은 일반 국민의 복지 서비스 형평성을 고려한 방향으로 제도화돼야 하지만,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이 상황에서 정책 결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미래 사회복지의 방향은 선별적 처우 정책에서 보편성 처우 정책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해 본다.

위드인뉴스 http://www.withinnews.co.kr/news/view.html?smode=&skey=%C1%A4%C1%BE%C8%AD&x=0&y=0&section=1&category=153&no=238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