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초청 전국 대학총장 간담회’

2012.05.08 조회수 3,528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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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비 이공계 편중 ··· 융복합·인문·예술 지원 늘려야
한국형 그랜트 제도 실효성엔 의문, 간접비 활용 자율성 요구


– 이인원 한국대학신문 회장: 연구비를 필요로 하는 대학들이 많은 만큼 여러 대학 총장을 이 자리에 초청했다. 매년 3조원이 넘는 연구 예산을 관장하는 이승종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에게 일선 대학 현실을 반영한 좋은 의견을 들려주기 바란다.

– 이승종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올해 연구재단 예산 규모가 3조 2000억원 정도 된다. 연구·개발(R&D)에 2조원 넘는 돈이 투입되고 이공계 기초연구에 1조원 정도가 배정된다. 또한 이공계 국책연구에 8000억, 인문·사회계 투자가 2300억원 가량 책정됐다. 대학을 운영하며 연구 지원 관련 애로사항을 말해주면 재단 운영에 적극 반영하겠다.

– 신성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국내 연구비가 많이 늘어나긴 했지만 절대 규모 면에서는 미국·일본 같은 선진국들의 1/10~1/5 수준밖에 안 된다. 연구비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느냐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이슈다. 풀뿌리 연구와 학문 저변을 넓히기 위한 신진연구자 지원정책, 세계적 선도·전략분야 발전정책이 중요하다. 학회를 좀 더 활발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각 분야 전문학회 의견을 수렴해 연구재단에 제시하면 이 분야를 중점 육성하는 방향으로 개선하자. 평가절차의 간소화도 필요하다. 선진국들을 보면 연구사업 선정은 굉장히 철저히 하지만 평가는 간소하게 한다. 우리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사실 국내는 평가자 풀(pool) 자체가 좁아 비전문가가 그 분야를 평가하는 경우도 생긴다.

– 서강석 호남대 총장: 지역대학들은 주로 교육중심대학을 지향하며 지역 산업체들과 산학 협력을 많이 한다. 그 지역에 특화된 사업 분야와 연계해야 해 그 분야에만 연구 과제를 신청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또한 연구를 받쳐주려면 대학원생 인력이 필요한데 지방대는 대학원생 확보가 힘들다. 연구재단이 산학과 연관해 지역대학들이 잘 할 수 있는 과제를 개발하고 지원을 확대했으면 한다.

– 서거석 전북대 총장: 전체 대학에 관련된 사안에 대해 질문하겠다. 학교의 대응연구비 부담이 크다. 특히 최근 등록금 인하로 인해 대학마다 재정 여건이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책연구 수주를 위해 대응연구비를 마련해야 해 많은 대학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고려해 대응연구비의 경감 내지 이 제도의 폐지를 건의한다.

– 이승종 이사장: 연구과제 기획기능 강화가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에 동의한다. 이 과정에서 학회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학계·정부와 협의해나가도록 하겠다. 평가절차 간소화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 사업 선정 이후 연구과제 관리 유연성 확보를 위해 올해 ‘한국형 그랜트(Grant) 제도’를 도입한다. 소액의 일반연구자 지원사업은 3년간 지원 후 결과평가를 따로 하지 않게 된다. 대응자금 문제는 모든 대학들이 제기하는 문제라 고민 중이다. 다행히 연구사업 가운데 대응자금을 요구하는 부분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 또 연구책임자 입장에서는 대학의 대응자금 지원을 원하는 입장차가 있다.

– 한영실 숙명여대 총장: 대학원 연구력 향상을 위한 ‘글로벌 엑셀 사업’ 기획단계에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데 이런 사업에서 이미 세계적 수준에 근접한 대학이 아니라 앞으로 세계적 수준 진입이 가능한 대학들에 대한 배려와 지원도 필요하다. 가능성 있는 대학들에 지원하는 게 우수인재 양성 확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화에 힘쓰는 대학들에 대한 실질적 지원이나 인문·사회계열 지원 비중도 높였으면 한다. 집단연구가 가능한 프로젝트가 감소하는 추세는 교수들이 많이 걱정하고 있는 대목이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융·복합사업 운영을 위한 지원을 늘려 달라.

– 박한일 한국해양대 총장: 두 가지 문제를 제기하겠다. 연구인력 피로도가 높다. 여러 평가에 대한 압력도 있지만 처리해야 하는 행정절차가 많아서다. 연구자들이 결과보고서 제출 등에 시간과 에너지를 뺏기고 있다. 사업 선정은 엄격히 하더라도 이후에 연구를 창의적으로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됐으면 한다. 국내 대학이 급팽창하며 대학 인력이 늘었는데 이들까지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 쓴 소리도 하겠다. 연구재단이 대규모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스터디와 시뮬레이션을 할 필요가 있다.

– 최준영 한국산업기술대 총장: 산학협력 관련 지표들의 활용도를 높여줬으면 한다. 우리 대학은 중급 규모의 대학이라 연구재단이 주관하는 기초연구는 거의 못하고 일부 제품화하는 과제를 하고 있다. 특히 산학협력 과제를 많이 진행하고 있다. 교과부가 LINC사업에 올해 당초 23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는데 실제로는 1700억 원밖에 배정 안 됐다. 내년에는 3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린다고 하니 크게 기대하겠다.

– 이승종 이사장: ‘글로벌 엑셀 사업’은 확정되지는 않았다. 기획재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고 있다. 연구재단이 여러 인력양성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모든 대학에서 만족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대학원생이 확보돼야 연구가 원활히 진행되는데 이 부분도 안타까울 것이다. 현재 교과부가 검토하고 있는 세계수준 연구중심대학(WCU)·두뇌한국(BK)21 후속사업에서 대학원생 유치 해결책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권오경 한양대 부총장: 연구를 진행할 때 대형·고가장비가 필요한데 사용하다 고장 나면 학교가 직접 고쳐야 한다. 고치는 것도 연구를 위해 쓰는 것이니 연구비를 장비 수리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풀링(pooling)제’를 적용했으면 한다. 또 학내에서는 인문학 분야 연구비가 적어 아우성이다. 인문학 지원이 교수 숫자에 비해 적어 인문학 교수들은 연구비 신청을 애초에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이를 감안해 인문학 분야 지원을 늘려주기를 바란다.

– 천장호 광운대 부총장: 연구사업을 수주할 때 대학의 대응자금이 적지 않게 든다. 중소규모 대학들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응자금을 유지한다면 대학의 재정규모를 고려해 할당할 것을 제안한다. 또한 다소 엉뚱해 보이는 연구에도 지원금의 일정 비율을 배분할 필요가 있다. 나중에 획기적 연구로 평가받는 경우가 더러 있지 않나. 액수가 많지는 않더라도 이런 연구들을 선별해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

–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 동의한다. 국내에서는 인정받지 못해도 해외에서는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는 사례들도 있다. 연구재단이 엉뚱하고 독특한 과제를 지원해 오히려 세계적 연구업적도 낼 수 있다. 신선한 연구과제가 발표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이승종 이사장: 인건비 풀링제는 대학 현장에서 몇 년 전부터 도입, 시행하고 있다. 풀링제가 시행되면 여러 연구비를 통합관리하게 된다. 전 단계 연구가 끝나면 연구비가 이월되는 융통성도 있다. 이런 부분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올해 7월까지 전체 공동관리 규정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한 모험연구를 지원하는 사업도 있으니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정상적 평가 절차를 거치면 지원이 불가능한 과제에 지원할 수 있다.

– 홍덕률 대구대 총장: 지방은 몇몇 거점국립대를 제외하면 교육중심대학·학부중심대학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들 대학에도 우수 연구자들이 있다. 이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연구재단이 힘써야 한다. 전반적으로 각종 연구사업에 소수의 수도권 대학만 참여하는 결과로 귀착되지 않도록 신경 써달라. 여러 정부부처에서 시행되는 다양한 연구사업의 정산·관리 방식이 모두 달라 대학에서 애를 먹는다. 체계적이고 통일성 있는 방식의 도입이 필요하다.

– 권순기 경상대 총장: 각종 후속 연구사업에서 소규모 그룹이나 지역대학 우수 연구자들에게 합당한 몫을 배분해 달라. 또한 대응자금 문제에 대해서는 연구재단이 대학을 대변한다 생각하고 대응자금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형연구단이 사업에 선정됐을 때 간접비가 적은 부분도 문제다. 대학의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연구비 신청절차 표준화 노력도 필요하다. 많이 개선됐지만 일선 연구자들은 여전히 불편을 느끼고 있다. 신진연구자들을 위한 배려도 있어야 한다.

– 오덕성 충남대 부총장: 대부분 대학이 산학연구·교육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 실제로는 직업교육이 중요하다. 4년간 기업가정신을 계발하고 교수가 직업교육의 1:1 멘토가 돼야 한다. 연구재단은 한 발 더 나아가 청년취업 활성화, 지역기업 강화로 이어지는 지역산업생태계 활성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질문도 하나 하겠다. 계약직 박사급 연구원(리서치 펠로우) 육성책이 지역대학 연구기반 구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사학위 후 초기 과정 연구자들이 리서치 펠로우로 활동하면 큰 도움이 될 텐데 어떻게 적극 육성할 수 있을까.

– 황선조 선문대 총장: 지방대 경영을 맡다보니 중소도시에서 해당지역 대학의 위상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실제 대학 간 비교를 해보면 수도권과 지방 대학의 현실적 격차를 느낀다. 연구재단이 대학 간 격차 해소에 힘쓸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연구 분야별로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의 공동연구 방안을 마련하는 등 지방대와 수도권 대학의 연구력 격차를 좁혀야 할 것이다.

– 이승종 이사장: 정부 부처별 연구비 관리제가 상이한 부분이 있는데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이를 개선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5월 중으로 관련 연구비 관리제도 개선안이 도입되니 기다려 달라. 다만 정부 사업별 특성 때문에 여전히 다른 부분이 남아있을 것이다. 지역대학 배려 부분에 대해서는 교과부가 지역대학 발전방안에 글로벌 박사 지원사업 ‘지역대학 트랙’을 신설키로 했다. WCU·BK21 후속사업에도 이런 개념이 도입되도록 연구재단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리서치 펠로우 제도는 학문 후속세대의 허리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들에 대한 4대 보험은 대학이 부담해야 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동참해줬으면 한다.

– 유기풍 서강대 부총장: 미국이 교육경쟁력을 갖는 것은 교수들이 수주하는 연구비가 대학 재정에 가시적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반값 등록금 논란으로 대학들의 재정 여건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대학들이 선진국들과 경쟁하려면 간접비의 대폭 상승이 필요하다. 대학원생 개념에 대한 변화도 필요한 대목이다. 최소한 등록금과 생활비는 국가가 대줘야 한다. 우리나라처럼 국가가 인재 양성의 책임을 무책임하게 방기하는 선진국에 어디 있는가. 연구재단의 프로젝트부터 이런 고려가 필요하다.

– 하미승 건국대 부총장: 연구자 1명이 동시에 수행하는 연구 과제를 제한하는 규정인 ‘3책5공 제도’(1인당 책임연구 3개까지, 공동연구 포함 총 연구과제 5개까지 가능한 제도)의 개선을 들 수 있다. 교수들에게 골고루 연구기회가 돌아가는 것도 좋지만 역량 있고 준비된 연구자라면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도 줘야 한다. 규제 위주 연구비 관리도 장애가 된다. 연구목적을 실질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 전환을 고려해 달라.

– 김용승 가톨릭대 부총장: 연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형 그랜트 제도가 도입됐지만 여전히 감사원 감사를 대비해 증빙자료를 확보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제도가 시행됐지만 실질적 효과가 없을 우려가 있다. 간접비 활용에 대해서는 자율성 확대를 건의하고 싶다. 대학에서 보다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간접비의 자율성 확보가 필요하다. 소규모 우수연구에 대한 지원이 대형대학 지원에 비해서 부족한 실정이다. 늘렸으면 한다.

김상래 삼육대 총장: 중소규모 대학들이 연구재단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지역대학할당제도 역시 규모에 대한 기준이 없어 대형대학에 유리하다. 연구정책 기획·집행 시 규모별 지원 고려를 제안한다. 동시에 신생 연구분야와 융·복합분야 연구자들을 배려하는 분류 기준에 대한 고민도 더 필요하다.

– 이상원 숭실대 부총장: 부익부 빈익빈이 문제다. 각종 지표나 평가 항목이 큰 대학들에 유리하게 돼 있다. 기존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이 신규 사업에도 선정된다. 기본 지표를 이미 갖춰서 그런 경향이 있다. 숭실대처럼 수도권에 소재했지만 규모가 어중간한 대학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현실이다. LINC사업의 경우도 권역별로 선정하다 보니 수도권은 경쟁이 치열했다. 지역 안배도 좋지만 대학 규모 등을 고려해 항목과 지표를 개선해줬으면 한다. 개인 연구자 지원도 마찬가지다. 연구비를 많이 받았던 교수들이 연구실적도 좋다.

– 소병욱 대구가톨릭대 총장: 교과부가 지역대학 시대를 열겠다고 했고, 그 요체는 산학협력이 중심이다. 아무래도 이공계가 우선이다. 비이공계 교수들은 벌써부터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 인문·사회계, 문화·예술계 지원도 많이 해 달라. 지역대학은 연구보다는 산학협력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지만 산학협력을 하려면 연구가 바탕이 돼야 한다. 특허 출원, 기술이전 실적 모두 연구의 결과물 아닌가. 지역대학 연구 증진책을 강화해 달라.

– 김병식 초당대 총장: 대학 입장보다는 큰 틀에서 말하겠다. 국가적 연구 패러다임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3조 2000억 원의 국가 연구자금이 많다고 하지만 기업의 1년 매출이 100조원이 넘는다. 그 매출의 3%만 연구비로 써도 3조원이다.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려면 연구비를 나눠먹어선 안 된다. 대형 프로젝트 중심의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 하나의 주제에 조 단위 연구비를 쏟아 붓지 않으면 국가의 미래 먹을거리가 나오지 않는다. 연구재단 운영의 틀을 재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 이승종 이사장: 대학의 연구성과 활용은 교육으로 선순환 된다. 좋은 연구성과가 전체 대학의 R&D 활성화와 예산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 그랜트사업과 관련해 간접비의 자율 활용 부분은 국과위가 논의 중에 있다. 대학 규모에 따른 지원방안이나 지역대학 신진·여성·강소대학 지원부문은 없었는데 신설을 고민해보겠다. 연구사업의 이공계 비율이 높은 지적도 충분히 고려하겠다. 지난해 연구재단의 중점연구소 지원사업의 경우 예체능분야를 별도 선정했다. 중요성을 인식하고 더 노력하고, 지역대학과 중소기업과의 산학 장려를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국대학신문 대학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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