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일간스포츠]남자피겨 간판 이동훈(삼육대, 1학년), 누나 이선빈과 동반 도약 꿈꿔

2007.11.20 조회수 7,653 운영자
share

국내 일인자를 넘어서 세계 최정상급 여자피겨스케이팅 선수로 한층 성숙함을 뽐내는 김연아(17. 군포수리고)의 국내 훈련모습이 며칠 전 공개되었다.


아이스링크 장에는 이미 중학교 남녀 학생 팬들이 소식을 접하고 그녀를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고 길지 않은 연습 공개 장면을 지켜본 관중들은 환호성과 아낌 없는 박수로 성원을 보냈다.


필자가 일주일 전에 만난 또 한 명의 피겨 선수. 국내에서 필적할 상대가 없는 남자 피겨의 간판 이동훈(20. 삼육대 1년)을 안양 실내 빙상장에서 만났다.


11월 1~2일. 경기도 고양 어울림 누리 빙상장에서 열린 2007회장배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랭킹대회 출전 이후 감기로 고생했다는 그는 국내 챔피언으로서 의외의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이제 우승은 큰 의미가 없어요. 혼자 나가 우승한 건 꼴등이나 다름없는 거잖아요. 한마디로 창피해요.”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단 한 명의 라이벌만 있었더라도 좀더 발전 할 수 있을 거라며 자신을 소개했다.한 살 터울의 누나 이선빈(21. 상명여대 3년)을 따라 피겨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이동훈은 초등학교 1학년 당시 누나를 목표로 경쟁심을 불태웠다고 한다.


“누나 옆에서 기술을 엿보면서 연구하고 따라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어요(웃음).”


누나 역시 동생과 함께 상비군을 거쳐 국가대표까지 올랐던 피겨 유망주였다. 최근 재기를 노리고 있다는 이선빈은 누나가 아닌 같은 피겨선수로서 동생에게 거는 기대감을 이렇게 전했다.


“동훈이는 선수로서 자질이 충분해요. 점프뿐만 아니라, 스텝, 스핀 모두 훌륭해요. 표현력도 풍부하고 결코 세계수준에 뒤떨어 지지 않는다고 봐요.”


잠시 심호흡을 하던 이선빈은 “다만 ‘문제는 체력’이죠”라며 웃었다. 이동훈은 누나의 이야기를 듣다가 말을 이어갔다.


“세계최고의 선수들이 하는 경기를 보다 보면 그들이 실수 하는 걸 전 충분히 할 수 있거든요(웃음). 그런데 막상 경기에 나서 후반에 들면 실수가 생겨요. 체력이 떨어지면서 경기를 망치는 거죠.”


체력훈련이 소홀했음을 시인하는 이동훈의 얼굴은 심각해졌다.


“며칠 동안 맘 다잡고 하다가 그만 관두고 말고, 반복해요. 다른 선수들은 체력훈련도 많이 하거든요. 스케이트 타기 전에 지상훈련을 하는데 전 그런 거 제대로 하지 않았죠. 안 되는데 하는 생각도 하지만, 옆에서 훈련하는 여자 애들 보면서 영 자극이 오질 않아요. 아무리 잘 타도 저의 경쟁상대는 아니잖아요. 사람들은 경쟁자가 없어도 열심히 하면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쉽게 하시는데 사실 그 게 말처럼 되질 않아요(웃음).”


“남자 선수라고 해 봤자 민석이, 차오름 선수 정도예요. 몇 명 없거든요. 그나마 하던 선수들도 제가 있어서 절대 우승은 힘들 거 같다며 그만 둔 경우도 있어요.”


워낙 출중한 기술을 갖고 있기에 그가 넘어야 하는 산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자기자신’인 것이다.


“이번 여름 미국으로 전지훈련을 갔었는데요. 안도 미키의 코치죠. 라파엘 코치가 제게 충분히 더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 해줬어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앞으로는 가능하면 외국으로 나가 훈련을 받으며 기량을 쌓아갈 계획입니다.”


물론 대한빙상연맹의 지원이 아닌 자비를 들여 떠날 것이라고 전했다.


“확실히 외국을 가면 목표가 높아지고 멀리 보게 되는 안목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이번엔 열심히 해서 내년시즌까지는 퀴드러플점프(공중 4회전점프)를 최소한 5개는 마스터하고 돌아올 계획입니다.”


다른 건 몰라도 세계적인 선수들과 비교해 점프만큼은 자신 있다는 이동훈은 불가능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6종류의 점프 모두 4회전을 성공시켜 보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물론 여기에는 강한 체력과 유연성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올림픽 금메달이나 세계 최고자리에 오른다는 목표가 아닌 훨씬 더 구체적인 기술에 대한 욕심을 밝혀 더 큰 꿈을 묻자 그는 엉뚱하게도 PC방 사장이 되고 싶단다. ‘성공해서 돈 많이 벌면’이라는 단서를 붙였는데 워낙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스무 살을 갓 넘긴 젊은이로서 취미생활로 여겨지는 게임을 그가 열광적으로 즐긴다는 말에 필자는 약간의 실망감을 느꼈다.


“게임 끊고 훈련에 집중 하시죠!” 필자가 단호하게 한마디를 던지자 옆에서 지켜보던 누나 이선빈은 속이 후련하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초등학교시절부터 피겨 한가지에만 파고 들어 노력을 한 결과 지금의 자리에 올라서 있는 이동훈. 충분한 가능성을 품고 있음에도 자신을 통제하는 일이 아직은 서툴다.
지금까지 걸어 온 피겨 인생을 포기 할 것이 아니면 단단히 맘먹고 세상 속으로 박차고 나가 도전해 보길 바란다.


주변에 라이벌이 없다면 찾아 나서면 되는 것이다.


홍희정 KBS 스포츠 전문 리포터
<사진>피겨스케이팅 오누이 이동훈(왼쪽)과 이선빈.


[Copyright ⓒ 한국 최고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OSEN


 


2007.11.16 17:19 입력 / 관련기사 – 일간스포츠 인터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