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생활스포츠 인人터뷰 ①] ‘인라인 슬라럼 1세대’ 도지환 씨의 꿈

2014.09.15 조회수 3,199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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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환(24) 씨가 인라인스케이트를 처음 신은 건 6살. 유아체능단에서 였다. 중학교 1학년, 또래 보다 키가 컸던 도 씨는 동호회에서 만난 회원의 권유로 본격적으로 인라인스케이트 슬라럼이라는 종목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저 배우는 게 재밌고 대회를 준비하는 게 재밌었다. 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연습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2007년 국가대표상비군 선발전 슬라럼 부문 4위, 시니어 스피드슬라럼 부문 1위에 입상하면서 국가대표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겨우 17살 때였다.

2010년 삼육대학교 생활체육학과에 진학한 도 씨는 학업과 선수생활을 병행하면서 유수의 세계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휩쓸었다.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에 이어 2010년 은메달, 2011년에도 동메달을 수상했다. 2013년 전국대회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 삼육대학교 생활체육학과에 진학한 도지환 씨는 학업과 선수생활을 병행하면서 유수의 세계대회에 출전해 메달을 휩쓸었다.

음악에 맞춰 퍼포먼스 능력 겨루는 인라인 슬라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생활스포츠로 많이 즐기는 인라인스케이팅에 4가지 종목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인라인 레이싱 인라인 하키, 인라인 피겨, 인라인 슬라럼)

인라인 슬라럼은 3개 라인에 일정간격으로 콘을 설치하고 준비한 음악에 맞춰 퍼포먼스를 하는 종목이다. 예술적인 것과 기술적인 것을 감안해 평가를 한다. 비보잉과 피겨스케이팅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추석을 앞둔 지난 6일 오후, 강습을 막 끝낸 도지환 씨를 서울 성동구 응봉공원에서 만났다. 지난 2월 대학을 졸업한 도지환 씨는 국가대표에서 은퇴 후 생활체육동호회를 운영하며 강습을 하고 있다고 했다.

─ 슬라럼이라는 종목 자체가 굉장히 고급기술인데 일반인에게 어떻게 지도하고 있나.
“슬라럼을 하려면 인라인 기본스케이팅이 돼야 해요. 앞으로 가기나 뒤로 가기 코너링 같은 기본스케이팅을 먼저 가르칩니다. 그러면서 쉬운 슬라럼 기술로 들어가죠. 그냥 앞으로 가는 것보다 슬라럼을 같이 했을 때 수업 진도는 물론 흥미도 훨씬 많이 느낄 수 있습니다. 일반인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선으로 강습하고 있습니다.”

생활스포츠로서 어떤 운동효과가 있나.
“인라인 스케이팅 자체가 유산소 운동이에요. 또 하체 근육이 많이 발달하기 때문에 성장기에 있는 유소년들에게 특히 좋죠.”

─ 위험하진 않나.
“보호대와 헬멧을 꼭 착용합니다. 넘어지는 방법이나 브레이크 방법을 매수업마다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있어요.”

인라인 슬라럼은 국제대회도 활발한 스포츠다. 매년 10월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와 2년마다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가 가장 큰 규모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부터는 인라인 롤러라는 레이싱 종목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인라인 슬라럼은 시범종목이었다.

─ 우리나라는 국제대회에서 어느 정도에 위치해 있나.
“슬라럼 강국이에요. 정말 잘합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계속 우승했고 지금도 상위권에 있어요. 작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후배 선수들이 1, 2등을 했어요. 지금은 중국이 많이 올라와 중국과 우리나라가 우승을 다투고 있어요. 슬라럼은 아시아권이 강세지만 프랑스, 폴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 선수들도 굉장히 많고 잘합니다.”

─ 우리나라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비결이 뭔가.
“기발해요. 기발한 것을 만들려고 항상 노력하고 생각합니다. 우리 선수들은 아이돌 가수들의 무대나 피겨스케이팅 선수들, 비보이들의 무대를 고루 많이 봐요. 어떤 음악에 맞춰서 어떤 퍼포먼스를 하는지 아이디어가 많아야 다른 음악에 새롭게 적용시킬 수 있어요.”

▲ 지난 2월 대학을 졸업한 도지환 씨는 지금은 국가대표에서 은퇴하고 생활체육동호회를 운영하며 강습을 하고 있다.

─ 대학 졸업과 함께 은퇴를 결심하던 당시 어떤 고민이 있었나.
“2013년은 성적이 제일 좋지 않았던 해에요. 미래에 대한 걱정이 있었어요. 영어를 하거나 여러 공부를 준비해보기도 했고. 예전처럼 100% 집중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우리나라는 아직은 이 종목에 대한 비전이 크지 않아요. 끌고 가려고 했지만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정말 마음이 아프지만 은퇴를 결심하고 후배들 양성하는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 엘리트 스포츠인들의 공통적인 고민이 아닐까 싶다.
“다른 선수들도 똑같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인기종목과 비인기종목의 차이가 그런 것 같아요. 인기종목 선수들은 은퇴 후에도 미래에 대한 기반이나 시스템이 어느 정도 잡혀 있는데 비인기 종목은 선수 혼자 개척해나가야 해요.”

─ 해외에서는 어떤 것 같나.
“대만과 중국은 국가차원에서 인라인스케이팅 지원을 많이 하고 있어요. 매번 대회 나갈 때마다 선수들이 바뀌고 점점 많아지죠. 우리나라는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선수가 5~8명 정도인데 메인 선수들 5명이 거의 바뀌지 않고 있어요. 그 5명도 지금은 개인사정으로 다른 일을 하고 있어요. 강국이지만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죠. 얼마 전 중국에서 우리나라 선수 2명을 스카웃하기도 했어요. 어떻게 보면 효자종목인데 관심과 지원을 해줄만한 이유는 있다고 생각해요.”

─ 협회는 없나.
“협회는 오래됐지만 아직 올림픽에 들어가지 못한 종목이에요. 슬라럼이 채 20년이 되지 않았어요. 다른 종목은 100년 넘어가는 게 많아요. 그만큼 공부한 사람이 많아 기반이 잡혀있기 때문에 후배들은 열심히 운동하면 이어받을 수 있죠. 모든 뉴스포츠가 그렇겠지만 자기가 자신의 기반을 닦아 나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요.”

─ 올림픽 공식종목 까지는 너무 멀지만 가까운 아시안게임은 어떻게 보고 있나. 레이싱 종목은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있기도 한데.
“10년은 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스포츠역학 같은 이론에 맞게 룰을 개정해야 하는데 아직은 개인 판단에 의해 룰이 만들어져 있어요. 스포츠 전공자가 아닌 비전공자가 만든 대회가 많아요. 우리나라 슬라럼 선수들은 대부분 체대 재학 중이에요. 대학에서 이론을 공부한 체육전공자들이 룰을 체계화시키고 개편해야 합니다.”

▲ 국가대표 인라인 슬라럼 선수들. 오른쪽에서 3번째가 도지환 씨.

─ 하지만 본인은 이론보다는 현장에서 동호회와 강습을 통해 후배들을 양성하고 있는데.
“후배들이 없어지면 종목자체가 없어져요. 슬라럼을 10년 이상 했어요. 종목이 없어지면 나 혼자 추억으로는 남겠지만 기록으로는 남지 않아요. 그런 게 싫었어요. 지금은 좀 더 오래 후배들을 양성하고 싶어요.”

─ 대학원도 생각하고 있나. 앞으로 10년 어떻게 본인의 커리어를 쌓아갈 건가.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연히 대학 나왔으니까 대학원 가야지라는 생각보다 현장에서 부딪치면서 필요성이 느껴지면 그때 할 것 같아요.”

대표 팀을 떠난 도지환 씨는 요즘 생활체육동호회를 운영하면서 현장에서 후배들을 양성하고 일반에게 보급하는데 열심이다. 현재 7팀 50명 정도 수강생을 매주 가르치는데 10대 청소년부터 초등학교 교장선생님까지 다양하다.

지난 8월부터는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팀도 가르치고 있다. 9세기 말 합스부르크 가문의 화려한 무도회 장면을 15분 동안 배우들이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연기한다. 안재욱, 팀, 임태경, 안시하, 김보경을 포함 앙상블까지 30여명을 강습하고 있다. 10월 초 개막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 중이다.

─ 인라인 슬라럼을 보급하는 활동을 하면서 특별한 보람이 있나.
“가족단위 팀도 가르치고 있는데 부부와 자녀가 함께 인라인을 배워요. 가족이 인라인으로 함께 소통하고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것에 보람이 크죠. 다음 주에는 유소년 클럽아이들을 대상으로 대회가 열려요. 참가자가 100명이 넘는데 유소년대회가 100명이 넘은 건 처음이에요.”

지난해에는 일본에서도 강습을 했다. 일본에 슬라럼이 보급된 지 얼마돼지 않아 한국 선수들을 강사로 초청을 했는데, 매 강습마다 통역을 고용하는 등 열의가 대단했다고 한다.

도지환 씨에게는 꿈이 있다.

“저는 슬라럼 종목 1세대에요. 선수로서는 은퇴 했지만 1세대로서 해야 할 책임감이나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요. 후배들을 양성하면서 인라인 슬라럼이라는 종목의 기반을 쌓도록 계속 노력할 겁니다.”

위드인뉴스 http://www.withinnews.co.kr/news/view.html?smode=&skey=%BB%EF%C0%B0%B4%EB&section=99&category=102&no=4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