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곤 총장 경향신문 인터뷰(2009년 4월7일자)

김기곤 총장 경향신문 인터뷰(2009년 4월7일자)

2009.05.29 조회수 2,673 이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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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캠퍼스에는 학생들의 체육대회 응원 함성이 메아리처럼 울려 퍼졌다. 체육관 앞마당에 마련된 장터 앞에서는 치어리더 복장의 여학생들이 발랄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서울 노원구 화랑로에 위치한 삼육대학교에서는 봄축제가 한창이었다. 이 학교 축제에는 다른 대학과 달리 두 가지를 찾아볼 수 없다. 캠퍼스 전역에 ‘술’과 ‘담배’가 없는 것이다. 술과 담배는 평소에도 학교 반입이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학문을 닦고 인격을 쌓는 데 폐가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취직 등을 위한 교육보다 인성교육이 장기적으로는 개인과 사회에 큰 자산이 된다고 강조하는 김기곤 총장(62)을 지난 2일 대학 총장실에서 만났다.


[사진설명]삼육대학교 김기곤 총장이 지난 2일 총장실에서 대학이 계획 중인 발전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문석기자
 
-삼육대는 다른 대학에 비해 인성교육을 매우 강조합니다. 실력이 강조되는 세태에서 쉽지 않은 고집일 텐데요.


“우리 대학은 올해로 설립 102주년을 맞았습니다. 처음부터 설립자들이 인성교육을 위한 작은 대학을 지향했지요. 현재 연간 수백명의 학생이 해외봉사로 학점을 얻고 모두 1000명 이상이 봉사에 참여합니다. ‘노작교육’도 실시하는데 1학년은 1주일에 두시간씩 밭에 나가 일을 합니다. 배추 등 농작물을 가꾸면서 땅에 흘린 땀이 어떤 결실을 낳는지 직접 체험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올해는 김장을 담가서 무의탁 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등에게 전달할 예정입니다. 노력을 많이 들인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지요. 무엇보다 우리 대학 교육은 기독교윤리를 밑바탕으로 합니다. 지식에 ‘기능’만 있고 ‘가치’가 없다면 제 기능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은 지식을 전달함과 동시에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우리 대학의 교육은 ‘SU(秀)MVP 인증 프로그램’으로 상징됩니다. 기존의 ‘삼육엘리트인증제’를 개편했는데 미션과 비전, 열정을 가진 신(新) 삼육인을 키워낸다는 뜻입니다. 글로벌 엘리트를 양성하는 인재 허브대학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삼육대학교의 비전을 담은 것이지요. 자격증 위주의 여타 인증제도와는 구분됩니다. 학생들은 세움(인성)교육, 키움(지성)교육, 나눔(봉사)교육을 단계별로 인증받게 됩니다. 특히 우리 대학은 정직한 인재와 지도자를 키워내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교육,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학이 목표지요. 술 마시고 지끈거리는 머리로 지각 등교하는 무의미한 일상보다 의미있고 가치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이곳 4년 생활을 통해 깨닫게 됩니다. 학부모들께서도 아이들의 변화를 보면서 놀랍다고 말씀하시기도 하지요. 또 우리나라에 기독교인이 1000만이 넘고 중요한 자리도 많이 차지하고 있는데도 윤리적으로 언제나 지적받습니다. 그래서 인성교육을 튼튼하게 받은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공헌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는 인재들을 길러내는 것이죠.”


– 하지만 높은 취업률 역시 대학의 과제가 아니겠습니까.


“우리 대학은 국제경쟁력을 학생들에게 갖추도록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다른 대학들도 벤치마킹을 많이 했지요. 신입생들은 하루 1시간씩 원어민 교수와 대화를 합니다. 2학년부터는 삼육외국어학원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교육합니다. 해당 6단계 프로그램을 마치면 회화가 자유로워집니다.
올해에는 총 3억원 예산으로 학생 300명을 해외에 어학연수 보냈습니다. 전 세계 105개 자매대학과 더불어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한 점도 우리 대학의 자랑입니다. 이러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학생교류 프로그램과 연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취업에 필요한 컴퓨터의 기본적인 기능들을 전교생이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인성교육은 기업체들이 요구하는 바입니다. 요즘 각 기업마다 ‘인성교육’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윤리적이고 정직하고 성실하고 조화를 잘 이루는 인재의 중요성을 파악한 것이지요. 이는 우리 대학의 인성교육과도 맞아떨어집니다. 우리는 인성교육 전담교수가 21명이나 됩니다. 타 대학과 비교할 때 월등히 많은 숫자입니다.”


– 인성교육과 취업교육,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듯합니다.
 

“두 가지 교육을 별도라고 보지 않습니다. 우리 교육을 ‘삼육두유’처럼 브랜드화하자는 것입니다. 정직하게 만드는 삼육두유에는 조미료와 방부제 등을 절대 넣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믿고 먹습니다. 아무리 불경기라 해도 판매가 떨어지지 않는 이유입니다. 그 믿음이 10년, 20년 쌓였기에 처음의 그 작은 공장에서 시작해 지금의 업계 2위까지 자리매김하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겠습니까. 나는 학생들을 만나면 인성교육이 취업에 방해된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기업들이 요구하는 것은 윤리적인 인간입니다. 그리고 현재의 세계적인 경기불황을 거치고 난 이후에는 물질적인 가치보다 정신적 가치가 빛을 발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삼육의 졸업생들도 본연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때가 곧 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대학이 초점을 맞추는 교육 분야는 무엇입니까.
 

“보건복지 특성화에 지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약학과, 간호학과, 물리치료, 사회복지, 보건학 등이지요. 이는 이웃을 보살피고 봉사하고 희생하는 우리 대학의 정신과도 부합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의학대학과 치과대학을 신설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신설 가능성을 타진 중입니다.”
 

– 장학제도는 어떻습니까.

“삼육대학교는 다양하고 풍부한 장학제도를 갖고 있습니다. 예컨대 건강증진장학금을 적극 시행하고 있는데 총 6시간 교육과정을 이수해 완전히 담배와 술을 끊는 학생에게 2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합니다. 또 제자사랑장학금과 직원장학금을 제도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수회의 선발과 추천으로 이루어지는데 1년에 32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학기 초에 70만원씩 지급합니다. 직원장학금도 직원회의 선발과 추천으로 뽑힌 학생 9명에게 학기당 50만~100원의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최근 등록금을 동결했는데 장학금 대상은 더욱 늘릴 계획입니다.”

– 20년 뒤 삼육대의 모습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갖고 계십니까.
 

“아시다시피 그때는 대학 진학자들이 대학 정원보다 줄어들 것입니다. 현재는 냉혹한 경쟁의 시대이며 국가의 정책도 경쟁력 없는 대학은 퇴출시키는 것입니다. 최고의 경쟁력은 정체성이 뚜렷한 것이라고 믿습니다. 수도권 대학의 이점에 안주한다면 발전은 한계에 이를 것입니다. 무엇보다 정체성을 확고하게 정립하고 특성화시키는 것이 한국 사회에서 환영받는 대학으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 기술지주회사 ‘SU홀딩스’
캡슐 한알로 면역력 증가 ‘맞춤형 유산균’ 내년 첫선

삼육대학교는 다양한 바이오 특허기술 등을 바탕으로 지난달 기술지주회사인 ‘SU홀딩스’를 설립했다. 이를 통해 국내 처음으로 면역기능과 암예방 효과가 뛰어난 ‘맞춤형 유산균’ 특허기술이 사용된 건강보조식품 등을 내년부터 시판할 예정이다.

맞춤형 유산균 기술은 1개의 캡슐 안에 면역기능과 식중독·대장암 예방, 항균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특히 면역기능을 증가시키는 암세포 억제인자(TNF)와 가장 강력한 항생제인 ‘반코마이(Vancomycin)’ 내성균을 억제하는 유산균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 대학 측 설명이다. 건강음료 제품 등으로 상용화된다면 항생제를 장기 복용하는 결핵환자들이 갖는 장질환은 물론 항생제 내성균에 의해 유발되는 각종 감염증을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삼육대 측은 그동안 ‘맛’이 큰 비중을 차지했던 국내 유산균 시장에 바이러스 예방과 세균을 억제하는 ‘기능성’의 시대를 연다는 복안이다.

‘다이어트 패치 제조방법’과 ‘천연화장품 제조방법’ 기술 등도 상당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학교 측은 기대하고 있다. 천연소재 다이어트 패치기술은 국내 모 화장품 전문기업을 통해 러시아에 연간 200만달러 수준의 수출을 진행 중이다.

SU홀딩스는 내년 초까지 설립되는 자회사 ‘SU natural’과 ‘SU 건강케어’를 통해 내년 수출 400만달러 등 8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교 측은 2012년까지 3개 자회사를 추가 설립해 10년 이내에 800억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최민영·황경상기자 min@kyunghyang.com>